흔적 남기는 습관/요리 (16)
[유학생 요리] 푸에르토 리코식 치킨 앤 라이스 (아로즈 꼰 뽀요 Arroz con Pollo)

난 이제 유학생이 아니라 외노자지만... 뭔가 유학생 요리 시리즈가 된 것 같으니 계속 유학생 요리로 가겠다 ㅋㅋ

 

오늘 소개할 레시피는 푸에르토 리코식 치밥이다.

스페인어로는 Arroz con pollo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밥과 닭"이라는 뜻임.

약간 라틴 아메리카식 빠에야...?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늘 사용한 레시피는: https://www.ambitiouskitchen.com/puerto-rican-chicken-and-rice-arroz-con-pollo/

 

Mama's Puerto Rican Chicken and Rice | Ambitious Kitchen

Mama's famous Puerto Rican chicken and rice, or arroz con pollo, is made in one pan with homemade seasonings & savory rice. The best dinner!

www.ambitiouskitchen.com

어느 날 뭔가를 검색하다가 걸려든 레시피다.

 

조리 난이도: ★★ (역시 대충 우당탕 재료 넣고 익히면 된다. 다만 향신료 배합에 약간 신경을 써야함.)

재료 난이도 (미국): ★ ★ ★  (일반적인 한국인이 갖추고 있지 않을 것 같은 향신료가 좀 있고,  "비둘기콩"은 미국 일반 마트에서 구하지 못할 수도 있음. 하지만 다른 콩으로 대체는 가능.)

재료 난이도 (한국): ★ ★ ★ ★ ★  (향신료 갖추기가 많이 빡셀 것 같다. "비둘기콩"은 검색해보니 인도 식재료 수입상 쪽에서 파는 것 같긴 한데... 마른 콩을 파는 것 같다. 마른 콩은 아마도 불려서 써야할 것 같음)

 

카리브해 음식에 거부감이 없는 미국 유학생이라면 시도해보는 걸 추천한다! 향신료만 갖춘다면 재료값도 엄청 착한 편임. 

이미 두 번 해먹었고 조만간에 또 해먹으려고 재료도 사뒀다 ㅋㅋ

참고로 위 링크에 나오는 레시피가 정말 말 그대로 따라하면 되도록 아주 세심하게 잘 작성되어 있다. 혹시 영어에 거부감이 없다면 직접 링크 참고를 하는 걸 추천한다.

 

재료 다듬는 시간과 불 위에 올려두고 기다리는 시간까지 모조리 합쳐서 조리 시간은 약 5-60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향신료와 쌀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는 그냥 대충 설렁설렁 맞춰도 된다. 향신료 배합이 약간 빡셈.

위 링크에 나오는 양은 4인분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건 미국 사람들 기준인 것 같다. 난 한 번 만들어서 6끼 정도 먹은 것 같다.

 

<재료>

재료가 엄청 많아 보이는데 향신료가 중복으로 나열되어 있다. 향신료 빼면 별거 없다.

참고로 밥을 지어야 하므로 뚜껑이 있는 깊이가 있는 팬/솥/큰 냄비가 필요하다. (아무거나 하나면 됨.)

 

닭고기

- 올리브 오일 2큰술

- 뼈없는 닭고기 1 1/2 lb (약 700 g, Chicken thigh/넓적다리를 추천하지만 닭가슴살도 가능함) 

 

"아도보" 시즈닝 (adobo seasoning) : 카리브해나 라틴 아메리카, 필리핀 요리 등에서 종종 사용된다. 참고로 간혹 마트에서 미리 배합된 아도보 시즈닝을 팔기도 한다.

- 큐민 가루 1 작은술

- 파프리카 가루 3/4 작은술

- 칠리 파우더 1/2 작은술 (따로 없어서 고추가루 사용함. 일반적으로 카옌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고추가 섞인 가루다.)

- 카이엔 고추 파우더 1/2 작은술 (카이엔 Cayene 고추만 사용한 가루다. 근데 솔직히 칠리랑 카이엔 차이는 잘 모르겠...)

- 양파가루 (onion powder) 1/2 작은술

- 마늘가루 (garlic powder) 1/2 작은술

- 코리앤더 가루 1/4 작은술

- 소금 1/2 작은술

- 후추 약간

 

소프리토 (sofrito)를 활용한 밥 짓기용 재료: 소프리토는 중남미 및 지중해 지역에서 사용하는 재료로 양파, 마늘 등을 사존(향신료 배합)과 섞어 저온에서 볶아 익힌 것이다. 지역마다 주된 배합재료가 약간씩 다르며, 푸에르토리코에선 배합된 향신료는 사존 (sazón)이라고 불린다. 대단한 뜻은 아니고 그냥 시즈닝이라는 뜻인 걸로 암.

- 마늘 3쪽 다져서 준비

- 다진 피망 1/4 컵

- 다진 양파 1/4 컵 (white onion이라고 되어 있지만... 알게 뭐임 그냥 아무거나 씀.)

- 다진 고수 1/4 컵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는 아닌 것 같지만 가능하다면 culantro 사용을 추천한다고 나와있음. 쿨란트로는 실란트로랑 약간 다르다고 하는데 사실 뭔지 잘 모른다.)

- 할라페뇨 고추 1개 다져서 준비 (선택사항이라고 되어있지만 한국인 입맛엔 넣는게 답임.)

- 코리앤더 가루 1/4 작은술

- 큐민가루 1/4 작은술

- 강황가루 1/4 작은술 (turmeric)

- 마늘가루 1/4 작은술

- 마른 오레가노 1/4 작은술 (집에 오레가노가 없어서 오레가노가 포함된 Italian seasoning을 넣었다.)

- 소금 1/4 작은술

- 후추 1/4 작은술

- 토마토 소스 1컵 (tomato sauce)

- 물 1 1/4컵

- 바스마티쌀 1컵 (현미 사용 금지--익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림. 해먹어보니 자스민 정도까진 괜찮을 것 같고 한국이나 일본에서 사용하는 찰기가 도는 단립종 쌀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후 불면 날라가는 종류의 흰 쌀을 사용할 것.)

- 비둘기콩 2/3 컵 (Pigeon peas라고 하는데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서 많이 먹는다. 한국에서는 주로 인도 요리에서 사용되는 걸로 소개된 모양. 미국에서도 히스패닉 물품이 많은 마트에 가야 구할 수 있을텐데, 혹시 구하기 힘들다면 그냥 냉동코너에 파는 얼린 완두콩 frozen peas을 사용해도 됨. 난 멕시칸 마트 옆에 살아서 비둘기콩 캔을 매우 쉽게 구함ㅋㅋㅋ)

 - 올리브 1/2 컵 (선택사항이라고 하는데 넣고 안 넣고 맛 차이가 좀 나는 것 같다. 있다면 넣는 거 추천.)

 

가니쉬

- 라임

- 고수풀

 

<조리방법>

1. 닭 재우기

큰 볼에 닭을 넣고 올리브 오일 1큰술, 아도보 시즈닝 (큐민, 파프리카, 칠리, 카이엔, 양파가루, 마늘가루, 코리앤더, 소금, 후추)을 넣는다. 닭을 잘 양념한 후, 그릇을 랩으로 씌워 나머지 재료를 다듬고 준비하는 동안 재워둔다.

 

2. 재료 다듬기

재료를 다듬는다. 채소를 다지고 썰면 됨.

 

3. 닭 굽기

- 크고 깊은 팬에다가 올리브 오일 1큰술을 두르고 중불로 가열한다. 그런 종류의 후라이팬이 없다면 솥이나 큰 냄비를 이용한다. (난 무쇠솥을 활용함.)

- 기름이 달궈지면 재워둔 닭을 넣고 굽는다. 닭을 구우면서 소금과 후추로 약간 더 간을 한다.

- 4-5분 정도 구워 한 면이 익으면 다시 뒤집어 반대쪽 면을 4-5분 정도 구워준다.

- 닭이 다 익으면 그릇에 닭을 옮겨둔다.

 

4. 소프리토 만들기

- 닭을 구운 팬/솥/냄비에 남아있는 기름을 활용하여 마늘, 할라페뇨, 다진 피망, 다진 양파, 고수풀 (cilantro)을 2-3분 정도 볶아준다. 

- 2-3분 정도 볶은 후 사존 (큐민, 강황가루, 코리앤더, 마늘가루, 오레가노, 소금, 후추)를 투하하고 30초 정도 볶는다.- > 소프리토 완성

- 소프리토에 토마토 소스와 물을 넣고 잘 섞어준다.

 

소프리토에 토마토 소스오 ㅏ물을 넣으면 대충 이런 느낌이다.

 

5. 쌀과 닭고기 조합하기

- 냄비의 재료가 살짝 끓기 시작하면 쌀, 콩, 올리브를 넣어서 재료가 골고루 분산되도록 잘 펴준다.

- 쌀+콩+올리브 조합 위에 익힌 닭을 얹어준다.

 

6. 쌀 익히기

- 약불로 줄이고 팬/솥/냄비 뚜껑을 덮는다. 약 20-25분 정도 그대로 익혀준다. -> 밥 완성!

 

완성 후 모습

 

7. 음식 대령!

접시에 밥과 닭 넓적다리 한 점을 얹고 라임즙을 약간 뿌린다. 고수풀을 얹어서 내면 된다.

 

배가 고파 허겁지겁 먹었기 때문에 예쁜 플레이팅 따위 하지 않았다...

 

카리브해 음식을 먹어봤다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 맛이 난다.

난 여기다가 플렌테인 (plantain)이라고 하는 요리용 바나나를 구워서? 튀겨서? 같이 곁들어 먹었다. 단짠단짠 최고임.

바나나까지 같이 먹다보니 살 무지 찔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이 레시피는 언젠가 따로 올려보겠음.

 

취향에만 맞고 향신료만 어느 정도 갖춰지면 쉽게 할 수 있는 요리다.

 

미국 오래 살다보니 이런 것도 해먹고 산다 싶다 ㅋㅋ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 요리] 레몬향 새우 콩 스튜 (Lemony Shrimp and Bean Stew)

외노자로 너무 오래 지내다보니 어느새 한국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종류의 레시피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최근에 따라해 본 레시피 중에 성공한 음식이 여럿 있어서 몇 개 올려봄.

오늘은 뉴욕타임즈 쿠킹 섹션에 올라온 레몬향 새우 콩 스튜 (Lemony Shrimp and Bean Stew).

 

조리 난이도: ★ ★  (대충 우당탕 썰고 익히면 되는데 약간 낯선 재료가 있을 수 있음, 시간은 넉넉잡아 45분 정도)

재료 난이도 (미국): ★

재료 난이도 (한국): ★ ★ ★ ★  정도...? 한국에서 구하기 까다로운 재료가 두세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신선식품.

다시 해먹어 볼 생각 있음.

 

뉴욕타임즈 쿠킹페이지에는 댓글로 사람들이 팁을 전수해주는데, 댓글 팁 참조해서 기존 레시피를 변형함.

4인분짜리 레시피라고 하는데 기존 레시피에서 콩을 두 배로 늘려서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최소 6인분 정도 가능.

처음에 새우 시즈닝 하는 부분 정도 제외하면 정량을 엄격하게 지키지 않아도 대충 선방할 수 있는 요리인 것 같음.

 

재료:

- 레몬 1개: 레몬 껍질과 레몬즙 모두 활용합니다.

- 파프리카 가루 (Paprika): 미국에 사신다면 구입 추천. 여기저기 요긴하게 사용 가능.

- 마늘 2-3알

- 소금, 후추

- 내장, 껍질, 꼬리 제거한 새우 1lb (약 500g): 난 이미 내장이 제거된 냉동 새우를 찬물에 해동한 다음에 껍질 벗겨서 사용함. 신선한 새우였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면 요리 난이도가 올라가니까 판단은 알아서...

- 버터 4큰술 (미국 기준 반 스틱)

- 리크 (Leek) 큰 거 2개: 난 리크 크기가 좀 작아서 3개 썼는데 사실 양은 대충 때려맞추면 되는 것 같다. 없을 시에는 샬럿 (Shallot)이나 양파로 대체 가능한데 완성품 먹어보니 리크가 답인 것 같긴 함.

- 흰 강낭콩 (카넬리니콩) 900 g (30-ounce): 미국에선 "Canellini beans" 혹은 "white beans"라고 치면 나옴. 난 캔으로 된 거 사서 씀. 한 캔에 425g (15 ounce) 정도 되는가본데 나는 18 ounce 짜리 두 캔 씀. 원래 레시피에는 한 캔만 넣어라고 되어 있는데 댓글에서 이구동성으로 두 배로 넣어라고 해서 따라함. 댓글 말대로 한 캔 보다는 두 캔이 정답인 것 같음.

- 치킨 스톡 혹은 채수, 혹은 새우껍질로 만든 육수 2컵: 댓글에 새우껍질 육수가 좋다고 해서 따라했음. 새우껍질 육수에 필요한 재료는 화이트 와인 1/4컵, 샐러리 잎, 레몬 껍질 간 거임. 하단에 기입 예정.

- 생파슬리 약간: 까먹고 안 삼, 없어도 그만인데 있으면 더 맛있을 것 같긴 함.

- 구운 빵 (식빵, 브리오슈 등등): 없으면 섭섭할 것 같음.

 

리크는 미국 그로서리에서 파는 큰 대파모양의 채소인데, 의외로 대파나 쪽파랑은 용도도 맛도 다르다.

 

이미지 출처: https://www.simplyrecipes.com/a-guide-to-leeks-how-to-store-prepare-and-cook-7494997

사이즈만 남다르고 생긴 건 완전 대파 같다. 하지만 대파 아님.

 

나도 사실 리크를 직접 사서 해먹어본 건 처음인데 뭔가 감자와 양파...의 중간 느낌이었다. 혹시 리크가 없다면 양파나 샬럿 사용을 추천.

 

최소한의 살림살이를 유지하는 유학생이시라면... 냄비, 그릇 몇 개, 칼 도마... 정도 외에 강판이 필요합니다.

 

강판은 치즈, 레몬, 생강, 무 등을 갈아먹을 때 좋으니 하나 구매해봅시다. 개인적으론 플라스틱으로 된 한인마트에서 파는 강판 말고 스뎅으로 된 서양식 치즈 강판을 추천함. 무는 스뎅에서 갈리지만 치즈는 플라스틱에서 갈리지 않음.

 

 

조리법:

해당 레시피의 댓글을 참조해 만들었으니 오리지널 레시피를 원하신다면 이 글 맨 위의 링크로 이동하십셔. 유료구독 페이지지만 한 번은 공짜로 보는 거 가능함.

 

1. 냉동 새우 해동하고 다듬기

- 난 이미 머리와 내장이 제거된 (deveined) 냉동 새우를 사용했다.

- 새우 500g 정도를 찬 물에 해동시킨 후, 껍질과 꼬리를 벗겨서 따로 그릇에 담아 둠. (육수 낼 때 사용 예정)

- 국수 사발 정도 되는 그릇에 레몬 제스트 (레몬 껍질 간 거) 1 tsp (작은술), 파프리카 가루 1 tsp, 마늘 2-3알 간 거, 소금 3/4 tsp, 후추 3/4 tsp를 넣고 섞어준다. 

- 섞어 둔 양념에 새우를 같이 넣고 새우에 양념이 되도록 잘 섞어준다.

 

2. 새우 육수 내기 (치킨 스톡이나 채수 사용 예정이라면 스킵 가능)

- 널찍한 팬에다가 기름을 한 큰 술 두른 후, 적당히 뜨거워지면 모아둔 새우 껍질과 꼬리를 넣고 약 3분 정도 볶는다. (이때 진심 생새우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함.)

- 화이트와인 1/4 컵, 물 1 3/4컵, 샐러리 잎 약간, 레몬 껍질을 넣고 끓인다. 샐러리잎과 레몬껍질은 옵션인 것 같으니 있으면 넣고 없으면 말자. (레몬은 있겠지)

- 약 10분 정도 졸여준 후 체에 걸러 따로 빼둔다. 

 

3. 나머지 재료 다듬기

- 리크 2개는 잘 씻은 후 다듬는다. 흰색에서 초록색으로 넘어가는 부분 정도까지만 사용한다. 리크를 반으로 쪼갠 후 어슷썰기를 해주자. 사실 레시피 설명을 읽었는데 내가 멍청한 건지 이해를 잘 못했으니 대충 잘라주자. 모양은 중요하지 않은 듯. 양파 (1개)나 샬럿(1-2개)을 사용할 예정이라면 다져준다.

- 흰 강낭콩/카넬리니 콩 두 캔 을 딴 후 체에 걸러 물로 헹궈준다.

 

4. 새우 익히기

- 큰 냄비를 중강불에 데운 후 버터 4큰술 (1/2 스틱)을 넣고 녹혀준다.

- 버터가 녹아서 미세한 거품이 일 때 쯤 양념해둔 새우를 넣고 구워준다. 약 2-3분 정도 새우가 둥글게 말리기 시작할 때 정도까지 구워주면 된다...고 되어 있는데 레시피 만든 사람은 생새우를 쓴 것 같다. 내 냉동새우는 이미 둥글게 말려있었으므로... 적당히 핑크핑크 할 때까지 익혀주자.

- 새우를 건져서 다른 접시에 담아둔다.

 

5. 스튜 만들기

-새우를 구웠던 냄비에 그대로 다듬어 둔 리크를 투하하고 소금이랑 후추를 살짝 뿌려준다. (정확한 양은 모름, 그냥 대충 뿌림.) 리크가 살짝 갈색기가 돌때까지 4-5분 정도 중불에 익혀준다. 간간히 휘휘 저을 것.

- 냄비에 흰 강낭콩과 새우 육수 (혹은 치킨 스톡이나 채수) 2컵을 넣어준다. 난 새우육수 넣고 MSG효과를 노리면서 치킨 스톡 아주 약간 더 넣어줬고... 간맞추는 용으로 액젓 쪼끔 넣음. 왜냐면 액젓이 눈에 띄어서ㅋㅋㅋㅋㅋ 육수가 끓어오를 때까지 강불에 익혀준다.

-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8-10분 정도 졸여주는 느낌으로 끓인다.

 

6. 마무리

- 따로 빼뒀던 새우를 투하한 후, 레몬 주스 2큰술을 넣어준다. 대충 작은 레몬 반 개 정도 짜넣으니까 딱 좋았음.

- 파슬리 뿌리고 소금, 후추로 부족한 간을 더 한다.

- 구운 빵이랑 같이 먹으면 됨.

 

 

 

 

사진은 정말 별로 같이 보일 수 있지만... 그래도 은은하게 부드럽고 맛있다.

 

뭔가 은근 익숙한 맛인데 일단 단백질 폭탄인 건 확실하다.

 

무엇보다도 대용량으로 만들어서 쟁여두기 좋은 것 같다. 냉장고에서 그래도 이삼일은 무난히 가지 않을까 싶고, 얼리기도 좋아보임. (다만 한번 익힌 새우를 다시 익혀야 하므로 나중엔 새우가 좀 질겨질 수 있다.)

 

빵 종류를 꼭 하나 토스트 해서 같이 먹는 걸 추천하고, 상황에 따라 숏파스타 같은 거 넣어서 누들스프 느낌으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크게 어려운 요리는 아닌데 리크 다듬는 게 좀 낯설었고, 새우까지는 그래도 냉동실에 보관 중이었는데 흰 강낭콩이나 리크 등은 평소 먹는 음식이 아니라서 따로 구매해야 했다.

 

  Comments,     Trackbacks
비트절임 맛있게 먹는 법

얼마 전에 고오급 식당에 다녀왔다.

휴스턴에는 맛있는 이태리 음식은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식당 음식도 분위기도 다 좋았다.

Restaurant Week 행사 일환으로 간 거라 요즘 물가에 어울리지 않게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이것저것 맛 볼 수 있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Restaurant week을 챙기는구나 싶었다. 시카고에선 뭔가 비싼 느낌이라서 이런 행사에 다니지 않았는데... 도시가 다른 것도 있고 어쩌면 인플레로 인한 물가 보정 효과인 걸지도 모르겠다.

 

이 날 먹은 음식은 다 인상적이었는데, 그 중에 집에서 내가 해볼 만하다 싶은 조합이 있었다.

구운 비트에 이것저것 얹은 전채요리였는데, 이 요리 덕분에 비트와 민트잎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참고로 식당 요리 자체는 집에서 그냥 해먹기엔 좀 번거로운 조합이었음. (서양배, 피스타치오, 발사믹 소스, 매콤한 labneh 등등)

 

아무튼 그래서 마트에서 비트 절임과 민트 잎을 사와서 같이 먹어봤는데 진짜 훌륭한 조합이었다.

심지어 물컹물컹한 그냥 마트산 병 속 비트절임이었는데 민트잎 조금과 같이 먹으니 상쾌한 게 딱이었다.

혹시나 해서 민트 잎도 따로 먹어보고 비트도 따로 먹어봤는데 같이 먹는 게 최고시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비트와 민트잎 구매할 예정. 다음에는 병조림 말고 실제로 비트를 사와서 한 번 구워봐야겠다.

 

블로그도 너무 뜸했고 맨날 뭐 산 후기 이런 돈 쓰는 얘기만 쓰게 되는 것 같아서 최근에 얻은 미세팁 공유해보고자 블로그 써봄.

참고로 위에서 말한 전채메뉴는 여기서 볼 수 있다: https://www.trattoriasofia.com/menu (Verdura의 Barbabietole Arrosto라는 메뉴임)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요리] 태국풍 코코넛 치킨 레드커리

트레이더 조에 갔다가 뭣에 홀린 듯이 코코넛 밀크를 샀다. 그냥 막연하게 코코넛 맛이 나는 커리류가 먹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재료를 샀으니 소진해야하지 하는 마음으로 레시피를 뒤적이고, 또 장을 본 끝에 만든 야매 코코넛 치킨 레드커리. 태국식이라 쓰지 못하고 태국풍이라고 쓴 이유는 애초에 만들 때 참고한 레시피가 태국 레시피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참고하려고 한 레시피를 다시 찾지 못해서 그나마 비슷해 보이면서 간단한 레시피를 썼다. (https://www.averiecooks.com/thai-chicken-coconut-curry/) 그 와중에 시금치 안 사온 거 실화냐...

 

레시피는 중요하지 않다! 사진도 중요하지 않다! 맛만 있으면 장땡이지!! 사진은 좀 이상하지만 그래도 맛은 괜찮았다!

 

 

몇몇 재료가 한국에서 구하기 쉬워보이지 않기 때문에 철저히 유학생 요리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뭐 대충 이것저것 섞다보면 먹을만한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요리는 해놓고 먹을만하면 그만인 거 아닌가...

 

재료

- 올리브 오일 혹은 식용유 2-3 밥숟갈 (원래는 코코넛 오일을 쓰라고 되어 있는데 이거 만드려고 새 기름을 한 통을 살 순 없으니...)

- 중간 사이즈 양파 1개 (난 양파가 작아서 1.5개 씀)

- 닭가슴살 500g 가량 (1파운드, 혹은 대충 닭가슴살 2개 정도)

- 마늘 5알 (원래 레시피는 3알인데 우리는 마늘의 민족이니 마늘 더 써도 상관없지 않을까?)

- 생강 엄지 손가락 반만큼

- 코리앤더 가루 2 작은술 (ground coriander)

- 코코넛 밀크 한 캔 (난 저지방 코코넛 밀크 씀. 약 400ml 정도?)

- 당근 1-2개 (인생 쉽게 살고 싶다면 처음부터 채썬 당근shredded carrots을 사자...)

- 시금치 이파리 (가 있으면 확실히 좋을 것 같은데 없어서 안 넣음)

- 파프리카 (있어서 넣었음)

- 타이 레드커리 페이스트 2 밥숟갈

- 강황가루 (Turmeric, 없어도 됨, 난 걍 집에 있어서 넣음)

- 후추

- 소금 혹은 액젓 (태국식 피쉬소스 그런 건 없어서 걍 멸치액젓 씀)

- 라임 반 개

- 고수 (없어도 됨)

- 황설탕 혹은 미림 (난 미림 넣음, 안 넣어도 됨)

 

만드는 법

1. 재료를 준비한다. 늘 그렇듯이 이게 제일 시간 많이 잡아 먹는다.

- 양파는 잘게 썬다. 

- 닭가슴살은 한입에 들어가는 크기로 깍뚝썰기 한다.

- 마늘과 생강은 다진다.

- 당근은 채썰어서 약 1.5컵 분량을 준비한다. (대충 얄쌉한 당근 2개 정도 됨.)

 

2. 깊이 있는 후라이팬 혹은 널찍한 냄비를 중간 세기 불에 올린다. 올리브 오일 2-3 밥숟갈을 넣고 양파를 넣는다. 5분 정도 종종 양파를 섞어주며 볶는다.

 

 

3. 썰어둔 닭가슴살을 투하해서 골고루 익힌다. 약 5분 정도 걸림.

 

4. 마늘 5알 정도 으깬거, 생강 으깬 거 약 밥숟갈 1개 분량, 코리앤더 가루 2 작은술을 넣고 추가로 1분 정도 볶는다.

 

5. 코코넛 밀크 1캔, 타이 레드커리 페이스트, 액젓 약 2 밥숟갈, 후추 적당량을 넣는다. 레드커리 페이스트랑 액젓은 대충 간 조절하는 느낌으로 맛을 봐가면서 넣으면 되는 듯하다. 나는 여기다가 강황가루도 반 밥숟갈 정도 넣었다.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충 내가 먹을만한 맛을 만드는 게 포인트.

 

 

6. 당근 채썬 것과 파프리카를 넣는다. 파프리카는 걍 냉장고에 있어서 넣었다. 없어도 그만인 듯. 중간불에 원하는 농도가 될때까지 끓인다. 난 약 5분 정도 끓였다.

 

7. 시금치 이파리 (없어서 못 넣음ㅋㅋ)를 넣고, 라임 반개 분량의 라임즙을 짜서 넣는다. 사실 정확한 양이 중요한 건 아니고 원하는 정도의 신맛 만큼 넣으면 된다. 1-2분 정도 추가로 끓여주고, 맛 기호에 따라 황설탕 (난 미림 한숟갈 넣음), 커리 페이스트, 소금, 후추 등을 넣어 간을 한다.

 

 

8. 카레 위에 고수를 썰어 얹고 라임과 곁들여서 낸다.

 

 

레시피 보니까 밀폐용기에 넣으면 1주일 정도 보관 가능하다고 한다. 생각보다 간단하고 맛이 있었다. 추천함. 다음엔 시금치 이파리 꼭 넣고 해봐야징... 닭 대신 새우 넣어도 괜찮을 것 같다.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 요리] 녹차 크랜베리 비스코티

홀푸즈에서 파는 비스코티를 종종 사먹곤 했다.

그런데 역시 홀푸즈 비스코티는 비싸기도 하고, 또 홀푸즈 베이커리에서 파는 제품들은 하나같이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는 듯해서 셀프로 한 번 만들어보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좀체 먹기 힘든 녹차맛으로 베이킹 달려봤다.

 

사실 버터류를 별로 안 좋아해서 버터 없는 걸로 구워볼까 했는데, 예전에 봤던 버터 없는 레시피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본 녹차 크랜베리 비스코티 레시피 (https://aby73.tistory.com/458)랑 뉴욕타임즈에 올라온 아몬드 비스코티(https://cooking.nytimes.com/recipes/10766-biscotti) 레시피를 짬뽕해서 만들어 봤다.

 

베이킹 실패 경험이 하도 많아서 매번 이번만큼은 계량이랑 시간 다 지키면서 만들어야지!하는데, 이번 건 레시피를 두 개 짬뽕해버렸으니 시작부터 망한 듯했다. 하지만 의외로 성공함ㅋㅋ 이야 살다살다 내가 베이킹을 성공하는 날이 오네ㅋㅋ 코로나 어메이징하다 정말...

 

 

하지만 레시피를 짬뽕했기 때문에 계량은 근본이 없다.

 

재료:

중력분 2컵 (400 ml)

설탕 대충 3/4컵 (대충 110 g이었던 것 같지만 모르겠다... 더 적어도 될 것 같다...)

버터 60g (사실 잘 모르겠다... 다음에 다시 해봐야 알 것 같다. 포인트는 달걀+버터 조합으로 반죽 농도를 조절한다는 점인 듯)

달걀 작은 거 2개

녹차가루 10g (matcha라고 되어있는거 싼걸로 집어오자. 마차 가루 생각보다 비싸지만 또 그렇게 많이 필요한 건 아니다...)

베이킹파우더 밥숟가락으로 반숟갈 정도

소금 차숫가락으로 반숟갈 정도

바닐라 익스트랙 2 차숫가락

건크랜베리 100g 정도 (정확히 모르겠다... 그냥 대충 반죽 크기 보고 먹을 만큼 때려넣자)

 

 

만들기:

 

1. 버터를 잘게 썰어 20초 정도 전자렌지에 돌려준다. 따뜻한 버터를 거품기로 휘저어 크림화 시켜준다. 도깨비 방망이로 하면 더 좋은데, 이도저도 귀찮으면 그냥 녹인 버터 써도 될듯. (아마 비슷한 원리로 버터 대신 올리브유를 써도 되지 않나 싶다.)

 

2. 크림화된 버터에다가 달걀 2개를 깨뜨려 넣고 풀어준다. 바닐라 익스트랙 2 작은술을 넣고 함께 섞어 준다.

 

3. 2에다가 설탕 3/4 컵 넣고 섞어준다. 다 잘 섞여서 좀 부드러운 크림 느낌이 나면 중력분 2컵, 녹차가루 10g,베이킹 파우더 1/2 큰술, 소금 1/2 작은술을 같이 넣어서 주걱으로 섞는다. 섞다보면 금방 반죽처럼 된다.

 

4. 오븐을 화씨 325도 (섭씨로는 160도라고 한다)로 오븐을 예열한다. 그 와중에 오븐팬에다가 유산지를 깔고 살짝 밀가루를 뿌려준다. 반죽을 두 덩이 정도로 나눈 후 넓찍한 직사각형의 블록처럼 매만져준다. 두께는 약 2cm정도로 잡으면 된다. (뉴욕타임즈 레시피가 설명하는 반죽 모양이 도저히 상상이 안가서 위에 링크한 네이버 블로그 반죽 모양 참고함.) 둘은 좀 떨어져서 둔다.

 

5. 오븐 중간 렉에서 30분 구워준다. 뉴욕타임즈 레시피에서는 위가 갈색으로 그을러진 색이 날때까지라고 했는데, 대충 비스코티 아래쪽이 먹음직스러운 갈색이 나면 되는 것 같다. 난 정확히 30분 구웠다.

 

6. 비스코티 꺼내서 약간 식힌다.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완전히 식혀라고 나와있지만 성격이 급해서 조금만 식혔다...

 

7. 칼로 힘을 빡 줘서 무를 썰듯이 잘라준다. 뉴욕타임즈에서는 톱날칼로 슥슥 썰어라고 나와있는데, 그랬다가는 비스코티 가루 날 듯...

 

 

8. 썬 비스코티를 다시 오븐팬에 쭉 늘어놓고 아까 그 오븐에 15분 추가로 굽는다. 온도는 그대로로도 상관없는듯. 나는 320도로 한 것 같다.

 

9. 구운 걸 꺼내서 식힌 후, 밀폐용기에 담아서 보관한다. (썬 조각으로 약 20조각 나옴.)

 

 

보관을 해야하는데 계속 주워먹고 있다. 생각보다 괜찮게 나왔는데 아마도 설탕의 힘이겠지... 녹차향이 은은하게 나서 좋다. 솔직히 홀푸즈 거 보다 내거가 맛있는 것 같은데, 평소 베이킹 같은 거 안 하는 자로서는 뭐랄까... 재료비가 좀 많이 들었다 ㅋㅋㅋㅋ 건크랜베리 좀 좋은 거 썼는데 그래서 그런가?

 

아무튼 생각보다는 쉽게 성공했다! 녹차가루나 크랜베리가 아니더라도 아몬드든, 피스타치오든, 오렌지 껍질이든 뭐든 원하는 거 넣고 대충 반죽 농도만 맞추면 크게 실패는 안하는 레시피인 것 같다.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 요리] 레바논 지역 가지요리 바바가누쉬

인터넷에서 레시피 주워서 만들어봤다가 너무 맛있어서 먹다 말고 바로 블로그에 올려본다.

 

"바바 가누쉬" (Baba Ghanoush 혹은 Baba Ghanouj)라는 레바논 인근 지역 가지 요리다. 채소나 크래커 등의 디핑소스로도 활용되고, 샌드위치나 피타용 소스로도 활용되곤 한다. 이곳 미국에서는 지중해 요리를 다루는 식당이라면 거의 백에 백 갖추고 있는 요리다. 한국에도 허머스(hummus)가 소개됐던 것 같은데, 허머스랑 비슷하지만 덜 퍽퍽한 편이다. 원래 내가 시저 드레싱이나 마요네즈 류의 소스를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이 소스는 가지로 만들었기 때문에 느끼하지도 않고 맛있다. 내일 (재택이지만) 출근만 아니면 크래커랑 야채 스틱 늘어놓고 화이트 와인 한 잔 달리는건데!! 요즘 홈파티가 대센가요? 홈파티용으로 아주 빈번하게 등장할 정도로 쉬운 메뉴입니다!!

 

레시피는 cookieandkate.com/epic-baba-ganoush-recipe/ 에서 가져왔다. 거의 그대로 활용함.

재료 특성상 한국에서는 조금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오븐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거야 말로 유학생 요리다. 일단 재료와 오븐만 갖춰진다면 만드는 건 진짜 쉽다. 미국에서라면 재료 구하기 난이도는 0에 수렴. 아, 그리고 원래 레시피에는 생마늘을 다져 넣지만 난 마늘을 다지는 게 너무 귀찮기도 하고, 생마늘 씹는 게 싫어서 마늘 구워서 으깨버렸다. 긴 말 하지 않고 바로 넘어가겠음.

 

재료 (계량은 밥 숟가락 기준)

- 유산지, 오븐

- 가지 중~대로 2개 정도 (오리지날 레시피에는 이탈리안 가지라고 나와 있는데, 그냥 구해지는 가지 쓰면 될 것 같다. 그래도 선택지가 있다면 길쭉한 가지 말고 둥글고 통통한 가지를 사용하자.)

- 마늘 취향껏 2-4알

- 레몬즙 2 숟갈

- 타히니 소스 (참깨 소스인데, 야매로 만드는 법이 있는 모양이니 구할 수 없다면 검색ㄱㄱ) 2 숟갈

-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 생파슬리 취향껏 많이 혹은 적게

- 소금 약간

- 큐민 가루 약간

- 파프리카 가루 (Smoked paprika) 약간

 

만드는 방법:

 

길고 복잡해 보일 수 있는데, 레시피를 요약하자면 구운 가지 속을 긁어내 으깬 후 나머지 재료랑 섞으면 끝이다.

 

1. 오븐을 450F (230C)로 예열한다.

2. 가지를 씻어서 반으로 가른 후, 자른 단면에 올리브 오일을 약간 발라준다. 마늘 2~4알 정도를 깐다. (참고로 미국 마늘은 알이 작은 편이니 적당히 가감한다. 나중에 먹어보면서 만들면 되니까 적정량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됨.)

3. 오븐 팬에 유산지를 깔고 단면이 밑으로 가도록 엎어둔다. 예열된 오븐에 넣고 35~40분 정도 굽는다. 안쪽이 물렁물렁할 때까지 굽는게 포인트. 시간 다 되기 5-10분 정도 지점에 깐마늘도 같이 넣고 살짝 구워준다. 생마늘 다져 넣을 거라면 마늘 굽는 건 생략 가능.

 

4. 다 구운 가지는 밖에 내놓고 약간 식힌 후, 숟가락을 이용해 속을 긁어낸다. 껍질은 버린다. (긁어내는 거 해보면 되게 쉽다.)

5. 긁어낸 속을 체반에 받쳐 물기를 빼준다. 물기가 적을 수록 좋다고 하니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준다. 물기는 버리고 남은 가지를 큰 그릇에 넣는다.

6. 가지에 (구운) 마늘을 으깨 넣고, 레몬즙 2~3숟갈 정도의 양을 넣어준다. 난 생레몬을 짠건데, 시판하는 레몬즙이라면 조금 적게 넣는 게 좋을 것 같다. 나중에 레몬즙은 추가할 수 있으니 먹어보면서 취향껏 조절하면 된다. 숟가락 포크 같은 걸로 전체를 섞어 으깨준다. 물론 믹서나 도깨비 방망이 사용도 가능한데, 숟가락 휘휘 젓는 것 정도로도 충분히 가능한 정도의 물렁임임.

7. 가지, 마늘, 레몬즙이 한데 섞여 으깬 모양이 되었다 싶으면 거기에 타히니 소스 2숟가락 정도를 넣고 열심히 저어 섞어준다. 맛을 보면서 타히니 소스 가감 가능.

8. 올리브 오일을 2-3숟가락 분량 정도를 조금씩 흘려 넣으면서 계속 또 섞어준다.

9. 생파슬리를 다져 넣고, 약간의 소금과 큐민을 아주 조금, 밥숟갈로는 한 1/8 정도 되는 양을 넣어준다. 소금은 원래 레시피대로 가면 좀 짤 것 같고, 큐민은 맛이 강해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맛을 봐가면서 취향껏 진행하는 걸 추천한다.

10. 이렇게 완성된 바바가누쉬를 그릇에 담고 위에 올리브 오일을 약간 뿌린 후, 파프리카 가루 (smoked paprika)를 뿌려서 서빙한다.

 

 

사진은 구려보이지만 일단 찍어 먹어보면 꽤 고소하고 맛있다. 보통 당근이나 오이, 파프리카를 스틱으로 썰어서 찍어 먹기도 하고, 피타칩 같은 걸 찍어 먹기도 한다. 난 집에 쟁여둔 크래커 찍어 먹었는데 완전 꿀맛. 평소 와인 잘 먹지도 않는데 와인이 따고 싶어지는 맛....

 

근데 이거 만드는 과정에서 타히니소스와 올리브오일 같은 기름들이 많이 들어가서 칼로리 끝판왕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이렇게 만들면 한 6인분 된다고 하는데, 내 기억에 바바 가누쉬 상하는 속도가 좀 빠른 편이므로 가급적 빨리 먹는 걸 추천한다. 냉장고에 넣어도 3-4일 정도 밖에 못 갔던 것 같다.

 

앞서 언급했지만 식당이나 가판대 같은 곳에 가면 샌드위치나 난, 피타브레드 등에 바바가누쉬를 넣고 채소나 고기, 팔라펠 등을 넣어 샌드위치로 만들어 파는 것도 볼 수 있다. 나도 내일은 이거랑 냉장고에 있는 거 다 때려넣고 샌드위치 해먹을 예정임. 코로나 때문에 아시안 마트를 가지 못하다보니 진짜 별걸 다 해먹는다....

 

미국 (그리고 유럽)에 사시는 여러분, 크래커는 영국산 Carr's 추천드립니다 ㅋㅋㅋ

옛날에 핀란드에서 살 때 연어스프레드+오이 조합으로 진짜 열심히 먹던 크래커 브랜드인데, 오리지널도 맛있고 로즈마리도 맛있다. 미국서는 왠지 값이 좀 세서 홀푸즈에서 나오는 더 싼 크래커도 먹어봤지만 맛이 없었다... Carr's 다른 맛은 안 먹어봐서 모르겠지만 진짜 기본기가 탄탄한 크래커고, 바바가누쉬 한정 로즈마리 맛이 매우 잘 어울리는 것 같다ㅋㅋ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 요리] 요리는 아니고 라면 리뷰

내가 사는 동네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한인마트는 고사하고 아시안마트 접근성도 제법 떨어진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그래도 날잡아 대중교통이나 남의 차 이용해서 다닐 만도 했는데, 코로나 터지고 다 조졌다. 내가 해먹고 싶어도 신선식품의 한계 때문에 못해 먹는 음식도 많다. 미국 사람들은 고기를 다르게 잘라서 취급하고 (죄다 스테이크... 아니면 스튜...), 채소류도 많이 다른데다가, 여긴 내륙지방이라 해산물 접근성도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서... 가끔 동부나 서부의 한인마트 체인의 온라인 배송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신선식품은 언감생신이고 냉장이나 냉동보관이 필요한 반찬류 등도 배송이 힘들다... 그래서 내가 시켜먹을 수 있는 것이라곤 주로 라면류나 건조식품, 가공식품을 사먹곤 한다. 참고로 우리가 먹는 쌀, 라면 등의 부식은 아마존보다 한인마트에서 주문하는게 그나마 싼 편이다. (아마존은 가격 뻥튀기 심한 경우가 너무 많다...)

아무튼 미국 라면 값도 싸지 않고, 코로나도 한동안 갈 것 같으니 앞으로 온라인 쇼핑에 참고하기 위해 한 번 써봅니다. 미국에서 사먹는 (수출용) 한국 라면 리뷰! 다음에 또 새로운 라면 시도하면 업데이트 해서 올려 보겠음. 예전에 가끔 아시안마트 다녀오면 일본 라면들도 가끔 쟁여뒀는데, 요즘엔 도대체 어디서 구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일본인 친구들도 아시아 식재료들은 그냥 H마트나 중국계 마트에서 주문해먹던데... 한국라면들이 다양해져서 다행 ㅋㅋㅋ

* 비빔라면 계열

1. 팔도 비빔면: 한국 거랑 맛 똑같다. 양도 똑같아서 하나 먹으면 은근 배가 고프기 때문에 삶은 달걀에 오이 채썰어서 같이 얹어 먹으면 내가 한국에 있는 것 같다! 참고로 피클용 오이 사먹고 그 맛에 놀랐다면 English cucumber을 사먹자... 조금 비싸도 이게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오이 맛이 납니다.

2. 농심 찰비빔면: 한국 거는 안 먹어봐서 모르겠고, 팔도 비빔면보다 덜 새콤하고 약간 참기름 맛 더 나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난 입맛이 까다롭지 않고, 한인마트는 언제 어떤 재고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걍 있는 거 아무거나 사먹는데, 팔도가 좀 더 기억에 잘 남는 맛인듯.

3. 농심 짜왕: 수출용이라 그런가? 어째 3년 전하고 면도 바뀌고 맛이 많이 바뀐 듯? 면은 예전 면이 더 내 취향인데, 어라? 바뀌었네? 한 것 외에는 별 기억이 안 났던 걸로 봐서 사먹어도 안 사먹어도 그만이 아닐까 싶다. 짜왕은 좀 비싼편이라서... (참고로 지금은 어째 전혀 안 보이는 농심 우육탕면 엄청 좋아했는데, 그때 짜왕이랑 우육탕면 면발이 같았던 걸로 기억한다. 되게 괜찮았는데 왜 이제 안 나오니...?) 중국인 마트 쪽에서도 구하기 쉬운 편.

4. 팔도 일품 짜장면: 걍 무난하다. 가끔 달달한 거 땡길 때 달걀 오이 넣고 짜장면 흉내내서 먹는다.

5. 오뚜기 진짜장: 아시아계 캐나다 친구 하나가 이 라면이 맛있더라고 추천해줘서 사먹어봤는데 면이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짜장 시리즈 중에는 이게 내 취향인데, 좀체 한인마트 쇼핑몰엔 안 들어와서 걍 팔도 것만 계속 사먹게 되는 듯.

6. 농심 짜파게티: 나도 알고 여러분도 아는 그 짜파게티다. 유성스프도 들어있다. 은근 잘 안 팔던 것 같은데 짜파구리 때문에 요즘 좀 잘 보이는 듯. 일요일은 짜파게티지!

7. 청수 비빔냉면: 라면 아닌 거 아닌데, 일단 배송 가능하다는 점과 값이 라면들과 또이또이 하다는 점에서 라면이나 다름 없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런 아주 흔하디 흔한 고명없는 비빔냉면의 맛. 농심 둥지냉면 그런 거 구하기 힘드니까 그냥 이거 사먹자.

8. 대만 아샤 하카 라면客家板條): 동부의 H모 체인 홈페이지에 올라와있길래 한 번 큰 맘 먹고 시켜봤다. 원래 중국계 라면은 잘 안 시켜먹는데, 비빔면이라고도 하고, 면발도 좋아보이고, 내가 객가 음식을 좋아하기도 해서 시켜봄. 대만 라면이라는데, 음 제 점수는요....

값도 안 싼데 이걸 굳이...???라는 생각이 드는 라면이었다고 한다. 나도 중국서 기름비빔면 많이 먹고 다녔고 좋아하지만, 아아아주 순한 나트륨 맛(?)에 가깝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있다고 하기도 미묘한 그런 맛? 그리고 양도 적음... 진짜로 라면 사이즈가 그냥 작다.

아, 근데 면 자체의 퀄리티는 괜찮은 편이라서 다른 거 해먹을 때 사리로 써먹든가, 아니면 여기에 내가 재료 더 추가해서 비빔면 해먹어도 괜찮을 것 같긴 하다. 유탕면이 아니라 건조면 같은 삘임. 하지만 가격이 싸지도 않은 라면을 굳이...?

맛이 여러 종류가 있는데 내가 시켜먹은 건 매운기름맛임.

 

그래도 혹시 사먹어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끓이는 법 번역해드림. 자비 없이 중국어로만 나와 있음...
1) 팔팔 끓는 물에 면을 집어 넣고 30초 정도 익힌다.
2) 젓가락으로 가볍게 저어서 면을 풀어준다.
3) 면이 익은 후 꺼낸다. (약 4분 끓임)
4) 그릇에 넣고 조미소스를 넣어 비벼 먹는다.

칼로리가 봉지당 295kcal로 낮다는 게 인상적인데, 그건 양이 적기 때문이다... 진짜야...

- 사실 신라면과 육개장 정도를 제외하면 불닭라면 계열이 해외에서는 비교적 구하기 쉬운 편에 속하는데, 내가 불닭라면을 전혀 안 먹어봤다....

* 국물라면 계열

1.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 순한맛: 한국 거랑 맛 다른 거 잘 모르겠음. 순한 맛은 가끔 간식으로 생라면으로 먹는다 ㅋㅋ

2. 농심 신라면: 미국서 제일 구하기 쉬움. 심지어 일반 슈퍼에도 종종 들어와있다.

3. 농심 너구리 (순한 맛, 매운 맛): 난 순한 맛을 더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매운 맛이 더 구하기 쉬운 것 같다. 원래도 일반 슈퍼에도 가끔 보일 정도로 그렇게 구하기 어려운 라면은 아니었는데, 짜파구리 덕분에 더 구하기 쉬워진듯. 많이들 알려져있지만 한국 버전과는 다르게 다시마가 따로 안 들어있고 분쇄되어 스프안에 들어가있다. 아, 다시마가 아니라 미역인가 싶을 때도 있음. 그래서 맛이 미묘하게 다른 것 같은데, 굳이 따지면 난 한국버전이 더 좋음... 그래서 걍 내가 내 다시마 넣어 먹는다 ㅋㅋㅋ 볶음 너구리는 안 먹어봐서 모르겠다.

4. 오뚜기 진짬뽕: 인터넷 추천 믿고 질러봤는데, 앞으로 내 짬뽕 라면은 이거다. 해산물도 구하기 힘들고 그래서 짬뽕은 정말 먹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그간 먹어본 짬뽕 라면 중에 이게 제일 괜찮았다. 다만 이건 진짜 값이 세서 자주 먹기는 무리...

5. 팔도 불짬뽕: 예전에 주로 먹었던 짬뽕계열 라면인데... 그냥 무난하다. 구해져서 먹은 거에 가까움... 불맛? 같은 게 나긴 한데 약간 인공적이다.

6. 농심 얼큰 장칼국수: 이게 따로 수출용인가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면발 먹어보고 놀랐다. 면발 진짜 괜찮고, 마지막에 넣는 별첨 스프 넣기 전에는 삼삼한 칼국수 맛 나서 괜찮다. 별첨 스프 넣으면 되게 빡세지는데, 자연스러운 매운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땀 뻘뻘 흘리면서 먹기 괜찮다. 하지만 역시 값이 좀 세다...

6. 농심 안성탕면: 어릴 때 신라면이 아니라 주로 안성탕면을 먹고 자라서... 나에겐 가장 기본적인 라면이라는 인상인데 신라면 만큼 쉽게 구할 순 없다. 안성탕면 먹으면 고향 온 기분이다 ㅋㅋ 걍 한국거랑 맛 똑같은 듯.

7. 농심 감자면: 맛있고 잘 질리지 않는 맛. 한국서 먹던 그 감자면 맛이다. 면이 쫄깃쫄깃하고 해장용으로 좋을 듯. 사실 무파마를 더 좋아하지만 무파마 요즘 잘 안 보인다...?

8. 농심 감자탕면: 친구가 추천해줘서 비싸지만 한 번 사먹어봤다. 2% 부족한 감자탕의 맛이 나는데, 2%고 자시고 감자탕 자체가 없는 동네에 사니까 이 정도로도 대리만족이 가능하다. 감자랑 시래기 넣고 끓이면 아주 훌륭할 듯. 시래기는 없으니 감자라도 넣고 끓여봐야겠다.

9. 풀무원 육개장 칼국수: 면이 건조처리 된거라서 좀 덜 더부룩한 느낌. 근데 국물 맛이 아련하게 생각이 안 나는 걸로 봐선 별로 인상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값이 비싸서 잘 못 사먹음;;;

10. 농심 멸치칼국수: 안 매워서 안 질리고 잘 먹는 편. 내가 칼국수 해먹기는 귀찮으니까....

* 기타

1. 청수 물냉면: 비빔냉면과 마찬가지로 값도 라면이랑 별 차이 없어서 그냥 넣어봄. 육수는 그 흔하디 흔한 식초 양파 캐러멜 조합이기 때문에 별로 특이할 건 없지만, 이런 면 자체를 먹는 데에서 오는 기쁨이 큰 편. 오이, 삶은 달걀 등의 토핑 얹어 먹으면 훌륭한 대용 식품이다. (이 동네 무/다이콘 구하기도 힘든 거 실화냐...)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 요리] 이란식 가지스튜 (Khoresh bademjan)

오랜만에 블로그 들어와봤다. 얼마나 오랜만이냐면 로그인 하는데 휴면계정 전환 메시지가 떴을 정도... 그리고 보통은 데드라인 때문에 바빠서 미칠 것 같을 때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러 들어온다. 그렇다. 코로나로 락다운 걸리고 시간이 흐르는 감각을 느끼지 못하다가 모처럼 아주 긴박한 데드라인 맞이를 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글만 쓰고 다시 일하러 가야지.

코로나가 터진 이후 그간 사본 적이 없는 재료들로 요리하는 일이 늘었다. 미국 상황이 너무 엉망이라 버스타고 장보러 나가기가 너무 두려워서 줄창 온라인으로 장을 보다보니 익숙한 재료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번 요리는 난생처음 양고기를 써본 요리다. 미국 기준으로 재료 수급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며, 아아아아주 낯선 식재료도 딱히 없고, 또한 조리가 어렵지 않고, 조리시간의 대부분은 그냥 기다리는 시간이므로 양고기에 거부감 없으시다면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요리법은 www.unicornsinthekitchen.com/khoresh-bademjan-persian-eggplant-stew/에서 가져왔다. 해당 사이트에 아주 자세하게 조리법 및 대체 가능한 식재료 (예: 가지 종류에 대한 질문 등)가 잘 나와있으니 영어에 부담 없는 분들은 직접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

재료 (5-6인분 정도 됨):
- 식용유
- 양파 두 개 (마트에 여러 종류의 양파가 있다면 yellow onion으로 고르자)
- 양고기 1파운드 (약 4-500g, 뼈가 붙어있다면 알아서 양을 늘리자... 뼈없는 부위가 다루기 쉽다. 양고기는 진짜 아무것도 몰라서 그냥 마트에서 가장 싼걸로 주문함.)
- 강황가루 1/2 티스푼 (turmeric이라고 불립니다)
- 소금, 후추
- 계피가루 1/4 티스푼
- 토마토페이스트 4 숟갈 혹은 토마토캔 하나 (약 500g정도 됨, unsalted면 될듯). 생토마토도 사용 가능할 것 같음.
- 물 6컵
- 가지 4개 (반드시 Chinese eggplant를 사용하라고 나와 있다. 뚱뚱하고 동그란 가지 말고 길쭉길쭉한 가지임.)
- 라임 (말린 페르시아 라임을 준비하라고 되어 있으나 없으므로 그냥 라임 사용)

- 토마토 1-2개 (나중에 밥과 함께 먹는 것이므로 필수는 아님.)

조리법:
1. 재료를 다듬는다.
- 양파는 잘게 다진다.
- 양고기는 사방 주사위 모양으로 깍뚝썰기한다. (대충 카레 먹는 기분으로)
- 가지는 깨끗하게 씻어서 반으로 자른다. 껍질을 벗겨라고 되어 있지만 난 귀찮아서 그냥 사용.

2. 큰 냄비에 식용유 2 숟가락 (밥숟가락)을 넣고 중불에 양파를 볶는다. 5분 이상 열심히 볶는다.

3. 같은 냄비에 양고기를 투하하고 고기가 갈색이 될때까지 익힌다 (라고 쓰고 여전히 양파가 있으므로 계속 볶는다...) 처음 이거 만들어 봤을 적 멍청하게 뼈있는 고기로 사서 난감했는데, 뭐 결론적으로는 괜찮았음. 뼈 없는 부위로 했을 때 더 먹기 편했다.

4. 강황 1/2 티스푼, 소금 1 티스푼, 후추 1/2 티스푼, 계피가루 1/4 티스푼을 투하한다.

5.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는다. 두번째 요리할 때엔 토마토 페이스트가 없어서 임기응변으로 canned diced tomato캔에 든 토마토를 넣어봤는데 오히려 더 맛있었던 것 같다...ㅋㅋ

6. 물 6컵을 넣고 내용물이 끓으면 불을 줄인다. 1시간 반 이상 불 위에 올려두고 약불로 졸인다.

7. 대충 시간이 다 되었다 싶을 때쯤, 후라이팬에 식용유 2큰술을 두르고 중불에 가지를 양면으로 잘 구워준다. (원래는 튀기기도 한다고 한다.)

8. 먹을만큼의 가지를 스튜에 넣고 5분 정도 더 끓인다.

 

9. 당장 먹을만한 양의 토마토를 썰어 후라이팬에 4분 정도 굽는다.

10. 밥에다가 가지스튜와 구운 토마토를 곁들어 낸다. 라임이나 레몬 등을 약간 뿌리면 느끼함도 잡을 수 있다!

 

한국 쌀밥보다는 불면 날리는 종류의 쌀로 지은 밥과 함께 먹으면 훠ㅓㅓ어얼씬 맛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쌀밥도 괜찮다. 해보면 진짜 카레보다 더 간단하면서도 맛있다. 아, 그리고 냉장고에 남는 버섯이 있어서 양고기 볶을 때 같이 넣어봤는데 상당히 괜찮았다. 난 버섯 넣는 것도 추천. 오히려 구운 토마토를 생략해도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혹시 냉장보관하면서 먹을 예정이라면, 이미 구워둔 가지는 따로 보관하고, 먹기 직전에 스튜와 함께 데워서 먹는 게 좋다. 물론 나는 매번 냄비 꺼내서 데우는 게 귀찮아서 그냥 그릇에 스튜랑 가지 넣고 전자렌지 돌렸다. 헿. 카레 보관하듯이 하면 되는 듯 하다.

이 레시피를 알려준 친구를 보아하니 요구르트 소스까지 끼얹어서 먹던데, 나는 그런 짓은 귀찮아서 하지 않았고 파슬리를 조금 뿌려서 먹었다. 라임을 뿌려먹으면 김치가 없어도 생각보다 잘 넘어갑니당. 한국에서는 양고기 구하기가 어려워서 좀 시도하기 힘들 것 같은데, 소고기나 닭고기 등으로 시도해도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요리가 아닌가 싶다. 아, 그리고 레시피에 나온 "중국가지"는 뚱뚱한 가지말고 길쭉한 가지니 꼭 맞는 걸로 구하자.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요리] 어향가지덮밥

과정 사진은 미처 못 찍었다. 말이 좋아 어향가지(鱼香茄子)덮밥이지, 사실 그냥 마파두부 레시피에다가 가지를 넣은 것이다. 하지만 가지를 넣으면 더 맛있다!! 그리고 그냥 뭐든지 적당히 넣으면 마법의 소스 두반장이 알아서 다 해결해준다. 가지가 없다면 가지를 빼고 만들면 된다. 한 번 해두고 냉장고에 넣어서 매 끼 전자렌지 돌려 먹을 예정. 

감은 안오는데 적어도 6-7끼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양을 기준으로 만들었다. 대신 후라이팬이나 웍 사이즈가 커야한다. 내 후라이팬 14인치짜린데 넘치는 줄 알았다. 본인의 후라이팬이 작다면, 혹은 한 끼 용이라면 양을 줄이자.  



재료는 다음과 같다. 재료가 많아보이지만 두반장 같은 거 빼면 태반이 어차피 다른 요리할 때 쓰는 채소나 소스류다. 밥해먹는 자취생인데 재료가 많이 부족하면 반성하자... 

-  갈은 돼지고기 2-300g, 혹은 half pound (더 많거나 적어도 상관 없음) 
-  청주 1-2컵 (Sho Chikubai 추천. 7-8불이면 750ml임. 청하나 소주 사는 것보다 가성비 훌륭함. 황주 같은 중국술이 있다면 더 좋고. )
-  생강 엄지 손가락 만큼
-  마늘은 생강보다 약간 많이 (미국 기준으로 큰 마늘 두 톨 정도면 됨)
-   송송 썰었을 때 1-2 숟갈 정도 
-  가지 원하는 만큼 (Japanese/Chinese eggplant 등 길쭉한 가지 추천, 3개 정도면 좋은 듯.) 
-  고추 기름 (혹은 고추를 사서 기름을 내면 된다. 난 Serrano 고추 하나로 충분했음. 물론 건고추 있음 더 좋고. ) 
-  식용유 많이 
-  두반장 1-2 밥숟가락 (아주 간혹 힙한 그로서리에서 팔 수도 있다. 중국인 마트 가면 종류별로 파는데, 믿고 사는 Lee Kum Kee에서 잘 찾아보자. 쓰촨이나 마라 이런 거 붙어 있는 건 사지 말자... 맵다... 영어로는 Chili Bean Sauce 이런 이름으로 파는 듯. 중국어로는 豆瓣酱.)
-  양파 1개 (Red onion사용하지 말고 Spanish onion 이런 거 사용하자. 미국 양파 기준으로 약간 작은 양파 통째로 하나 썼음) 
-  간장
-  두부 한 모 (firm과 soft 모두 써봤는데 firm이 좀 더 나은듯. 상관없다, 구할 수 있는 거 쓰자.) 
-  후추
-  전분 (starch 붙은 거면 다 됨. 안되면 그냥 없이 먹어도 먹을 순 있는 듯.) 
-  설탕
-----
여기서부턴 선택사항: 
-  산초/초피 (혹은 중국어로 花椒 Huajiao라고 한다. 중국인마트 가면 평생 먹을 양인 한 봉지에 4불 정도에 판다... 미리 구글링해서 생겨먹은 모양을 보고 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굴소스 
-  버섯류 (송이, 표고, 목이 정도가 좋은 듯 하다. 송이는 한인/일본인 마트가 주변에 없다면 구하기 힘들 테고, 표고나 목이는 중국인마트 있으면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표고는 잘하면 그냥 그로서리에서도 팔긴 하는데, 말린 거 불려서 먹는 게 훨 좋은 듯. 개인적으로는 목이버섯이나 송이 강추.) 
-  기타 쓸어 넣고 싶은 재료들


만드는 법 (재료손질이 반, 끓이는 게 반이다): 

1. 재료 손질하기
1) 갈은 돼지고기에 청주, 생강 다진 것 반 밥숟가락, 마늘 다진 것 반 밥숟가락을 넣고 나머지 재료를 손질하는 동안 재워둔다. 
2) 채소를 다듬는다. 
  - 양파는 잘게 다진다.
  - 파는 흰부분만 사용하며 종종 썰거나 다진다. 
  - 마늘은 다진다.
  - 가지는 한입 크기로 자른다. (엄지 크기 정도로 썰고 4등분하면 대충 됨.) 
  - 고추 기름을 내야한다면 고추를 종종 썰거나 다진다. 
  - 불려야 하는 버섯은 불리고, 한 입 크기에 맞게 적당히 썰어준다. 
  - 두부는 네모낳게 썰되, 조금 작게 썬다. 
3) 별도의 컵이나 그릇에 전분 한 밥숟가락에 물 한 밥숟가락 넣고 휘휘 섞어 둔다. 

2. 가지 튀기기/굽기 
1) 식용유를 후라이팬에 두르고 구워준다. (가지를 제대로 튀길 여건이 된다면 튀겨도 좋다.) 
2) 굽거나 튀긴 가지는 키친타올 같은 데에 올려두고 기름을 뺀다. 

3. 나머지 다 쓸어넣고 어향가지소스 만들기
1) 식용유에 고추를 넣고 고추기름을 낸다. 시판되는 고추기름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2) 고추기름에 파를 넣고 파를 넣고 향을 낸다. 
3) 다진 마늘 및 (선택사항) 산초/초피도 넣고 같이 볶아준다. ** 
4) 양파를 넣고 볶아 준다.
5) 재워둔 돼지고기를 넣고 볶아 준다.
6) 기타 버섯 등의 채소재료를 넣고 볶아 준다. 
7) 청주 반 컵 정도 넣고 조금 끓여준다. 
8) 볶아둔 가지를 투하한다. 
9) 물 1-2 컵을 붓고, 두반장 1-2 밥숟가락, 간장이나 굴소스 한 숟가락, 설탕 반 숟가락 (선택사항), 후추 톡톡을 넣고 잘 풀어준다. 
10) 적당히 끓었다 싶으면 두부를 투하한다. 
11) 적당히 두부랑 소스랑 잘 섞은 후, 앞서 풀어둔 전분을 잘 저어 냄비에 조금씩 흘려넣는다. 
12) 따뜻한 밥에 얹어 잘 먹는다. 

**유의사항
  - 산초/초피를 넣으면 확실히 소스가 맛있어진다! 대신에 알갱이처럼 여기저기서 등장하는 초피를 직접 씹는 순간 오만상을 쓰게 된다. ㅠㅠ 초피를 넣은 채로 만든 후 밥 먹기 직전에 하나하나 초피 골라내는 짓도 해보고, 고추/파기름 낼 때 초피 같이 넣은 후 걸러내는 방식도 시도해봤지만 아직도 맛과 편리함을 잡을 해결할 방법은 찾지 못하였다. 다음에는 갈아서 넣어볼까 생각 중...
 - 레시피에서 가지를 제외하면 마파두부, 두부를 제외하면 짝퉁 어향가지 쯤 된다. 
 - 굴소스가 들어가는 게 좋을 듯 한데 집구석에 굴소스가 없었다. 근데 없이도 맛있었음. 


(이것은 그 전에 해먹은 마파두부덮밥이다. 대충 이런 비주얼이다.) 


앞으로 3일 동안 점심 저녁 걱정 없겠군! 

근데 기름 많이 들이부어서 그런가... 물김치랑 먹고 싶다. 물김치는 구할 방법이 없엉....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 요리] 떡볶이

재료를 들여다보니 이게 유학생요리 카테고리인가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해먹었으니 레시피 까먹기 전에 기록기록!

사실 정확한 계량은 잘 모르겠다. 노트에 필기해둔 거랑 다르게 양을 넣어서...


재료: 떡 (떡볶이용 이런 거 없어서 1년 전ㄷㄷ사둔 떡국용 떡 사용), 양파, 파, 고춧가루, 설탕, 간장, 다진마늘, 물, 고추장, 마늘, 멸치다시 육수




어차피 혼자 만들어서 혼자 먹기 때문에 비주얼은 구리지만 (심지어 다시 멸치도 그대로...) 진짜 맛은 끝내줬다... 하... 또 먹고 싶어....


0) 떡은 미리 꺼내 물에 담가둔다. 


1) 멸치 육수를 끓인다. 집에서 떡볶이를 해먹을 땐 다 필요없고 육수가 깡패다. 멸치+새우+마른 버섯+파+다시마+양파 넣고 끓여줬다. 양파는 뭔가 매우 마지막에 넣었다가 건졌던 것 같은데.. 


2) 양념장을 만든다. 고춧가루 세숟갈, 설탕 한숟갈, 올리고당 한숟갈, 간장 반숟갈, 다진마늘 반숟갈, 고추장 두숟갈, 섞어보고 되직한 소스가 될만큼의 물. 이걸 밥그릇에 넣고 다 섞었다. 밥그릇 2/3 분량 정도의 소스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 근데 이게 계량이 맞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때 넣은만큼 그대로 써놨어야 했는데 그렇게 성공할 줄 꿈에도 몰랐다 꺼이꺼이 ㅠㅠ 


(노트에는 두 가지 버전이 쓰여져 있다: 고춧가루 3T, 설탕 1.5T, 간장 0.5T, 다진마늘 0.5T, 후추 1T 혹은 고춧가루 1컵, 간장 반컵, 고추장 2/3컵, 설탕 1컵, 물 1컵이라고....) 


3) 육수 3~4컵 정도의 분량에 양념장을 투하한다. 국물이 반까진 힘들고 어느 정도 졸 때까지 기다린다. (노트엔 육수 2컵이랬는데, 확실히 그것보단 많은게 좋은듯)


4) 국물이 조금 존다 싶으면 물에 불려둔 떡을 투척한다. 


5) 삶은 달걀도 투척 ㄱㄱ


6) 다 먹을 자신이 있다면 라면도 투척. 다 못 먹을 것 같으면 라면은 따로 끓여서 나중에 섞는다. 



팁1) 참고로 해놓고 바로 먹어도 맛있었지만, 냉장보관 하룻밤 하고 나서 다시 데워 먹으니 진짜 감동의 맛이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취향저격 떡볶이를 만들 줄 안단 말인가...?! 딱 상상하던 그 떡볶이의 맛이었다. 대량으로 만들어서 팔아도 되겠어... 


팁2) 혹시 냉장보관할 생각이라면 국물은 좀 많이 하는 게 좋다. 떡(라면 ㅠ) 때문에 어차피 국물량은 줄어든다.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 요리] 무사카 Moussaka 혹은 메사아 Messa'aa

왠지 이번 학기에는 유난히 룸메들끼리 밥을 자주 먹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 아마 지난 몇 년 간 룸메 교체 등등의 험난한 여로 끝에 좀 집이 안정이 되고 있다는 시그널일까.


우리집에서 단체 요리를 하면 글루텐프리+채식 메뉴여야 한다. 어쩔 수 없다.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먹으면 아파서 못 먹는 자들이 있다. 그래서 또 다른 요리를 고민하던 와중, 여름 쯤에 이집트 친구가 해줬던 요리가 떠올랐다. 어렴풋한 기억에 맛도 있었고, 재료도 간단했고, 그리고 친구가 만들기 쉽다고 했던 것 같아서 낼름 친구에게 메일을 보냈다. 레시피 좀...


아쉽게도 친구의 요리책은 다른 친구가 빌려간 상태여서, 대신 다른 링크를 받았는데, 내가 먹었던 것과는 좀 많이 다른 레시피였다. 

여태 무사카는 두 종류 먹어봤는데, 하나는 이집트 친구가 만들어준 것이고, 하나는 집 근처 그리스식당에서 먹어본 것이었다. 그리스식당 버전은 고기고기고기!!!!스러운 엄청난 음식이었고 (삶은 마카로니를 막 끼워넣음) 이집트 친구 건 병아리콩과 가지와 토마토가 어우러져서 정말 상큼하면서도 맛있었다. 


친구가 보내 준 링크는 베샤멜 소스에 뭐 재료도 많고, 친구가 했던 것과는 달라보여서 열심히 검색을 하였다. 그리고 몇 가지 레시피들을 수합해서 내 멋대로 만들어보기로 했따.


주로 참조한 레시피는 다음 링크. 

http://kitchenani.com/2012/11/09/messaaa-egyptian-moussaka/ (여기 레시피가 가장 좋은 것 같음.)

http://www.myrecipes.com/recipe/vegetarian-moussaka (향신료 양 가감이 필요한 레시피)

http://www.messyvegetariancook.com/2010/02/26/lebanese-moussaka/ (석류넣은 버전!!! 먹고 싶다!!)

http://abissadacooks.blogspot.com/2010/03/dinner-masa-ha-moussaka.html (병아리콩 들어간 레시피)

http://tableya.blog.com/2012/01/17/egyptian-moussaka-healthy-version/ (아마 좀 더 달달한 버전)



언젠가 고기랑 베샤멜 소스 넣고 해보고 싶긴 한데... 이번에 만들고 나니까 뭔가 무척 힘들어서 다시는 만들지 않을래!!!하는 마음이 샘솟았다. 사실 어려울 건 아닌데, 중간에 좀 망해서 룸메이트 둘이가 더 달라붙어서 도와줬다. 


과정샷은 없다. 왜냐면 너무 마음이 바빴거든...




오른쪽의 커다란 팬에 보이는 것이 내가 만든 무사카. 만들고 나서 보니, 아, 이거 집마다 레시피가 다른 소울푸드 같은 거겠구나 싶었다. (참고로 왼쪽에 보이는 스프 같은 것은 벵갈식 달요리다. 룸메이트가 홈레시피로 만듦.)



중간에 만들면서 재료여부와 룸메이트들의 의견 수용 등을 통해 이것저것 조정이 많이 되었다. 


만들고 나니 약 7~8인분 정도 나온 것 같다. (다른 요리들도 함께 한다는 전제 하에)

* 없는 재료는 그냥 건너뛰면 되고, 넣고 싶은 재료도 더 넣어도 된다. 자세한 건 하단에 따로 메모. 

* 오븐이 없어도 만들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역시 하단에 따로 메모.


재료:


[구이용]

가지 큰 것 3개 (길게 찢어쓰는 종류의 길쭉한 가지 말고 통통하고 큰 가지임)

붉은색 혹은 녹색 피망 2-3개

감자 2.5개 정도

토마토 1-2개

올리브오일, 소금

 

[소스용]

양파 1/3개 (반개를 썼는데 너무 많았다)

마늘 양껏 

토마토캔, Diced tomato, unsalted로.

토마토 1개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Ground Coriander (갈은 고수씨), 허브(타임 등)


[조립용]

치즈 (아시아고라고 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그냥 파마잔 강판에 갈아서 사용)


이 레시피는 기본적으로 채소를 손질하고 굽는다 + 소스를 만든다 + 둘을 조합한다로 가면 된다. 



1. 먼저 시간이 많이 잡아먹는 구이부처 처리한다. 피망을 씻는다. 피망의 씨를 제거하고 길게 썰어준다. 어떻게 저떻게 칼집을 내면 껍질 벗기기가 수월하다는데, 하는 법을 몰라서 그냥 포기했다. 


2. 가지를 씻는다. 3cm 정도 두께로 다소 두껍게 가지를 썬다. (가지 껍질을 벗겨라는 레시피도 있었는데 귀찮아서 그냥 씀) 


3. 팬에 호일이든 유산지든 뭐든 깔고 기름칠을 잘 해준다. (매우 중요!!! 제대로 안해주면 가지가 달라 붙는다...) 팬 위에 썰은 가지를 올리고 올리브오일을 바른 후 소금으로 간을 해준다. 가지를 뒤집어 다시 반복. 


4. 400~425F (204~220C)로 예열한 오븐에 가지와 피망을 넣고 익힌다. 피망은 15-20분 정도면 되고, 가지는 좀 더 오래 걸리는데(과자구울 때 쓰는 팬은 총 20~25분 정도 걸렸고 세라믹 용기는 30+분 걸린듯), 적당히 보고 중간에 한 번 뒤집어 준다. 바짝 익힐 필요 없다. 나중에 또 익힐 거라서. 


5. 채소를 굽는 동안 소스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냥 토마토 소스 생각하면 된다. 우선 마늘을 편으로 썰든 다지든 알아서 준비하고, 양파도 다진다. 


6. 팬/냄비에 올리브오일을 올리고 중간불에 데핀 후, 마늘을 넣고 30초~1분 간 볶아준다. 이후 양파를 넣고 투명하게 갈색이 돌때까지 볶아준다. 


7. 토마토 캔을 투척하고, ground coriander을 뿌려준다. 나는 여기다 토마토도 하나 더 투척했다. 그냥 토마토 캔 두 캔 써도 될 듯. 


8. 필요에 따라 물을 넣고 (나는 물 넣다가 거의 스프가 되어 대참사 발생함, 물은 아주아주 조금만...) 소스가 되도록 졸여준다.  


9. 소금과 후추, 타임 등으로 간을 한다. (Allspice 반스푼, 시나몬 반스푼, ground cloves 1/4스푼을 투척하려 했는데 룸메들이 그것은 베이킹용이라며 못하게 막았다.) 


10. 채소가 익고 소스를 끓이는 동안 감자를 씻은 후 얇게 썰어준다. 감자칩만큼 얇을 필요는 없지만 얇으면 빨리 익으니 더 좋음. 토마토도 썰어준다. 


11. 채소도 다 구웠고, 소스도 얼추 완성이 되었다면 이제 신나는 탑쌓기 시간. 큰 오븐용 팬에다가 토마토 소스를 조금 붓는다 -> 피망 -> 가지 -> 토마토 -> 감자 -> 소스 -> 피망 -> 가지... 이런 식으로 반복해서 레이어를 만든다. (원하면 다른 재료 얼마든지 추가 가능) 


12. 치즈를 맨 위에 끼얹고 375F~400F (200C?)로 감자가 익고 치즈가 녹을 때까지 익힌다. 




오랜만에 무척 힘들게 만든 요리였다. 몇 번 실패와 좌절의 순간이 왔었으나, 사공이 많은 덕분에 무사히 강으로 배가 갔다고 합니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노트:


- 향신료의 역할을 잘 모르겠으니, 없으면 과감히 생략해도 될 것 같다. 있는 걸로 돌려막자 있는 걸로...


- 고수풀을 썰어서 위에 뿌려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사람에 따라 아마 레몬도...? 


- 견과류를 넣어도 아주 맛있다고 한다. 아몬드와 잣을 주로 쓰고, 건포도나 대추야자를 쓰기도 한단다. 이 경우 오븐용 팬에 조립/탑쌓기 할때 중간에 어딘가에 뿌려주면 되겠다. 향신료로 내 룸메들이 반대했던 올스파이스, 시나몬, 클로브 등을 사용해도 좋은 조합이 될지도?


- 치즈는 원래 레시피에는 잘 없다. 보통 베샤멜 소스를 끼얹는게 일반적. 베샤멜 소스는 있으면 무사카의 중후함과 버터버터함을 더해준다. 치즈를 넣어도 맛있긴 한데, 유당불내증인 나는 이걸 먹고 삼일 간 고생했다...ㅋㅋ


- 소스를 만들 때 소고기나 양고기 등의 갈은 고기를 넣어서 만들면 본격적인 식사요리 같은 느낌이 더 들겠다. 한마디로 미트소스로 만들면 된다는 뜻. 굉장히 맛있을 것 같다.


- 단백질원이 필요한데 고기는 싫다면, 병아리콩을 불려서 삶은 후 사용해주면 될 것 같다. 즉, 조립 및 탑쌓기를 할 때 소스-삶은 병아리콩을 맨 밑에 깔아주고, 중간중간에 병아리콩 같이 넣어주면 될 듯. 양은 2컵 분량 정도.


- 근본적으로 깔끔하게 썰어서 먹는 종류의 요리는 아니다. 오븐 팬에서 건져냈는데 지저분해 보인다고 좌절 금지.


- 감자는 소스 물기가 좀 있어야 잘 익으니 소스랑 가까운 곳에 까는 것도 전략적으로 좋은 방법일 듯. 감자는 안 넣어도 된다. 이건 요리의 무게를 더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을 뿐...


- 오븐에 넣으면 편하지만, 모든 과정을 후라이팬으로 대체 가능하다. 가지도 후라이팬으로 굽고, 피망도 후라이팬으로 굽고....다만 그러려면 조립할 때 넓고 깊이가 좀 있는 후라이팬이 필요할 것이고, 모든 것을 다 익힌 후 그냥 한꺼번에 데핀다는 느낌정도로 조립해야 한다.



레시피 쓰고 나니 이건 다음에 사진이나 그림으로 한 번 더 올려야할 것 같다. 익숙치 못한 요리니까....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 요리] 퀴노아 샐러드

우리 룸메 중에 글루텐을 못 먹는 친구가 있다. 소위 글루텐프리만 먹을 수 있는 건데, 문제는 한국요리에서 글루텐 프리 찾기 진짜 어렵다는 점이다. 주적은 간장이다.... 간장이 밀 발효 제품이라 뭐가 어떻게 안된다...ㅠㅠ 각종 장류 중 간장과 함께 발효된 것들도 당연히 자동 제외고... 국수류나 파전류 절대 안되고, 심지어는 보리차도 대접해줄 수 없는 비정한 현실이다. 


그래서 룸메끼리 저녁을 먹게 되면 늘 한국요리가 아닌 다른 레시피를 실험하게 된다. 


그렇게 강제로 만들게 된 퀴노아 샐러드. 과정샷은 없지만 제법 괜찮은 음식이 나왔다.





요리법은 다음 사이트를 참고했다:


http://allrecipes.com/recipe/229156/zesty-quinoa-salad/


준비에 손이 좀 간다. 하지만 막상 준비가 끝나면 그냥 다 섞으면 됨. 


재료: 퀴노아 한 컵, 물, 올리브오일 1/4컵, 라임 2개, 큐민 2tsp, 소금 1tsp, 고추가루 1/2tsp (정확히는 red pepper flakes지만 나에겐 고추가루가 많으므로), 반으로 자른 방울 토마토 1.5컵, 검은콩 삶은 거, 파 (대파 말고 쪽파류), 고수풀 1/4컵, 소금, 호추


1. 검은콩을 불려둔다. 불려둔 걸 삶는다. 이 과정이 귀찮다면 검은콩 캔을 사용해도 좋음. 


2. 퀴노아 한컵 분량을 냄비에 넣고 물을 부어 끓인다. 퀴노아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으면 된다고. 일단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뚜껑 덮은 채 10-15분 끓이면 된다고 하는데, 자세한 건 퀴노아 포장지를 참조....


3. 토마토를 반으로 썬다. 파를 종종 잘게 썬다. 고수풀도 알아서 잘 다듬는다. 


4. 올리브오일, 라임 짠 거 (2개는 좀 많을 수도 있으므로 적당히 보고 가감), 큐민 2tsp, 소금 1tsp, 고추가루를 섞는다. 난 밥그릇에 섞음.


5. 퀴노아, 토마토 반으로 자른 거, 삶은 콩, 파를 넣는다. 4번 소스를 붓고 잘 섞는다. 고수를 투척하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다. 바로 먹거나 혹은 냉장고에 잠깐 보관하여 차게 만든 후 먹는다. 



다른 따뜻한 음식들이 있다면 냉장고에 보관한 후 차게 먹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없다면 따뜻하게 먹어도 맛있음. 


모든 소스용 향신료는 알아서 가감. 


우리 집 애들은 착해서 내가 어떤 괴랄한 음식을 만들어도 오 좋아! 맛있어 보여! 이런 반응을 보여준다. 심지어는 된장찌개를 끓여도 음 좋은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이러기 때문에 별로 안 믿는다. 하지만 솔직히 퀴노아 샐러드는 퀴노아와 고수풀과 라임이라는 평소에 쓰지 않는 함정 재료 때문에 돈이 들어서 그렇지, 실패하긴 좀 어렵다. 큐민도 없는데 걍 룸메꺼 훔쳐 씀... 다 같이 먹는 거니까...


암튼 결론은 파티용 음식으로 좋습니다 유학생 여러분!!!!!


만들 때엔 뭔가 되게 힘든 느낌이었는데 레시피 쓰고 나니까 왜 이리 쉬워 보이지....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요리] 초간단 대용량 샐러드를 만들자

난 터키 음식을 매우 좋아한다. 

터키 음식은 밥과 샐러드조차 맛있다...(물론 터키 요리에서 밥은 하나의 요리다)


그래서 만들어보기로 함.


대용량으로 만들어두고 매 끼 꺼내 먹었다. 한 4~5일 정도는 문제가 없긴 한데 확실히 숨이 죽긴 죽는다.


재료: 샐러드채소 (귀찮아서 박스로 된 거 삼), 오이, 토마토, 양파, 피망, 생파슬리,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통후추 추천)





양파는 썰어서 물에 담군다. 왜냐면 매우니까. 매운 양파를 좋아한다면 스킵해도 좋습니다. 




큰 볼에 샐러드 채소를 털어넣는다. 그리고 오이를 썰어넣는다. 하나 통째로 썰어넣었는데, 이거 몇 번 더 해먹으면 오이 썰기의 장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토마토를 후드리찹찹 썰어넣는다. 이건 토마토 두 개치. 근데 토마토는 물이 자꾸 나오므로 먹을 때마다 토마토 썰어넣어도 될 듯. 토마토는 진짜 중요하다. 토마토가 없으면 맛ㅇ ㅣ없다. 



피망을 썰어넣는다. 피망은 은근 마법의 채소다. 계란샐러드 참치 샐러드 할 때도 오이 같이 물 많이 나오는 것보다 피망 넣는 게 훨씬 물도 덜 나오고 감칠맛도 내준다. 




마트에서 다발로 파는 파슬리를 또 썰어준다. 파슬리가 두 종류 있던데 잘 모르겠어서 그냥 아무거나 집어옴. 




파슬리도 투하. 



올리브오일에 소금과 후추를 넣는다. 나는 후추를 매우 좋아하므로 후추를 많이 넣었다. 소금은 적당히 간봐가면서. 이것이 드레싱입니다. 




샐러드 채소에 드레싱을 적당량 투하한다. 먹는다. 



느끼하지도 않고 특별히 질리지도 않는다. 양파는 매운기를 좀 더 뺐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쁘지 않다. 파슬리가 생각보다 궁합이 좋았다. 


복잡해보이는데 그냥 야채 다 썰어넣고 올리브오일과 소금 후추 넣고 끝. 필수재료는 파슬리, 토마토, 오이인듯. 







다른 거랑 곁들이면 되게 있어보이게 나온다.

사실 곁들인 감자구이도 정말 손 안가고 대용량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 이건 다음에 업로드하기로.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 요리] 미트볼 파스타

무슨 일본 도시락 만화 보고 미트볼이 너무 먹고 싶던 나머지, 미트볼을 직접 만든 적이 있다.

실컷 만든 다음에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반은 후라이팬에 굽고 반은 오븐 (오븐 쓰기 무서워서 토스터 오븐에 몰래 구웠다)에 구웠는데, 다음부터는 무조건 오븐에 구워야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오븐에 구운 미트볼은 정말 짱짱 맛있었다. 

하지만 다음이 있을까.

손도 너무 많이 가고, 막상 만들고 나니 생각보다 양도 얼마 안 되었고, 일단 무엇보다도 주방이 난장판이 되었더라.

청소하는 게 꽤 힘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실컷 고생해서 만들어 놓고 남은 것은 다음 날 먹은 미트볼 파스타 사진 한 장 뿐...





샐러드 채소랑 같이 먹었따.

면은.. 이름이 가물가물하다. 페튜치니는 아니고 가운데에 쫙쫙 줄 가 있는 면이다. 알덴테로 잘 해먹으면 끝내준다. (원래 넙적한 면을 좋아함.)

역시 넣을 채소도 없고 비주얼을 위해 파도 같이 넣고 만들었다. 

룸메이트가 보고 놀랐다. 음하하.


동네 마트에서 파는 미트볼이 10개 정도에 12불씩 하는 걸로 보아, 직접 만드는 게 가성비는 좋은데, 대신에 시간과 정성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든다.

그래서 난 그냥 미트볼 안 먹고 살려고.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 요리] 우동 파뤼 - 끝나지 않는 우동 국물

우동 국물을 한 번 끓이면 15인분은 족히 나온다. 우리 집에서 이것들을 먹을 사람은 나 혼자이므로 나는 우동 국물 한 번 끓이면 내리 우동만 먹어야 한다. 물론 우동 국물로 다른 요리도 가능한데 귀찮거나 재료를 구할 수가 없어서.... 규동을 먹고 싶어도 규동으로 해먹을 수 있게 잘린 고기를 팔지 않아!! 한인마트나 일본인 마트까지 가야하는데, 자동차가 없는 나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중국인마트에도 팔지 않는 것 같던데. 다음에 가서 훠궈용 고기涮肉를 파는가 물어봐야겠다. 


여기 온 뒤로 우동국물 두 번 끓였는데, 처음엔 우동국물이 상하는 속도를 무시하고 천천히 먹다가 상해서 다 버렸다. 그래서 이번에 끓였을 때는 정말 쉬지 않고 내리 줄창 우동만 먹는 중. 상상을 초월하는 기묘한 방법(냉우동 포함)으로다가 다 해먹고 있는데 차마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정상적인 뜨끈한 버전만 올려봄. 






처음으로 일본인 마트 갔을 때 흥분해서 사온 우동용 냄비(...), 샤브샤브 고기, 유부, 쑥갓, 달걀을 넣고 끓인 우동. 첫시도 치고 굉장한 성공이었다. 아마 내 여기 있으면서 이 정도 비주얼의 음식은 못 만들지 않을까... 





처음에 우동 국물 끓였을 때, 우동국수를 5개 밖에 사오지 않았다. 지금 사는 곳 근방에서 우동면 따위가 있을리 없지. 사실 냉장우동을 팔긴 하는데, 처참하도록 맛도 없고 보존용으로 식초를 넣어서 면이 너무 시큼했다. 

대신에 집에 남아있던 메밀소바를 넣고 끓였다. 당시 남아있던 쑥갓과 표고, 그리고 달걀 부친 후 고춧가루 팍팍 뿌려서 먹었는데, 국물이 생각만큼 따뜻하지 않아서 약간 실패. 우리 룸메이트들에게 한 그릇씩 먹였더랬지. 





일본인 마트에 가면 눈돌아가게 예쁘고 맛있어보이는 어묵을 잔뜩 판다. 부산오뎅은 밀가루 맛이 많이 나서 그리 즐겨먹진 않는데, 이렇게 종류가 다양한 어묵이라면 한 번 해볼만도 할 것 같아서 시도해봤다.

대성공이었음. 

직접 담근 무장아찌랑 샐러드랑 해서 같이 먹었는데, 정말 눈물나게 행복했던 기억이... 치쿠와도 맛있고, 유부 주머니 안에 떡이 들어있어서 깜짝 놀랐다. 




당시 정주행하던 정도전의 이성계 장군님과 함께 먹었다...ㅋㅋ 





달걀도 적당히 잘 익었다 으흐흐. 




비주얼은 개판이지만 사실은 맛있었던 김치 우동. 요건 최근작.

자동차를 타고 약 1시간 40분 거리에 있는 한인 식당에 갈 기회가 생긴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도 그렇게 맛있는 김치랑 반찬은 처음 먹어봐서 눈이 돌아간 나머지, 김치를 15불 어치를 사왔더랬지.

냉장고에서 큼큼한 냄새를 풍기며 삭아가는 김치에, 우리 룸메들 볼 낯짝이 서지 않아 가능한 빨리 김치를 소진하기 위해 몸부림 치던 시절이었다. (사실 아직도 다 못 먹었는데, 지퍼락 세겹에 냄새는 간신히 차단...한 것 같다.) 

사실 요번 국물은 저번에 비해선 좀 아쉬웠다. 사케를 너무 들이 부은 탓인가... 그래도 김치가 맛있으니 국물이 살아나서 기뻤다. 때마침 공수해둔 연두부랑 죽순도 같이 넣고 끓임. 






요것은 야심작. 우동국물을 빨리 소진하기 위해 친구들을 불러서 해먹었다. 만드느라 개고생했고, 국물맛이 생각만큼 나와주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비주얼은 뒤지지 않았다! 

중국인 마트에서 공수해온 냉동새우튀김이랑 연두부를 기름에 넣고 튀겼다. 거기다가 국물에 우려낸 죽순, 표고, 그리고 반숙 달걀을 우동에 살포시 얹은 후 느끼함을 잡고 색감을 살리기 위해 파를 뿌렸다. 

약간 아쉬웠던 점은 파가 너무 썼다는 거...? 미국 파는 정말 유난히 매운 것 같다. 그리고 무장아찌랑 같이 내놨는데, 무장아찌에 간장을 너무 들이부어서 달콤새콤한 맛이 덜 났다. 

뭐 암튼 이 정도 정성을 쏟아 부은 우동이니 맛 없어도 태클을 걸 수 없었을 것이다 음하하하.


오늘 저녁도 우동이나 먹어야지 ㅠ

밥 못 먹은지 꽤 된 것 같다. 


  Comments,     Trackbacks
[유학생요리] 우동을 해먹자

하루하루 일상이라는 것이 별 거 없다보니, 폰 카메라에는 나날이 먹는 음식의 기록들만 늘어간다. 

최근 방학도 맞이했고 모처럼 친한 유학생 선배들 덕분에 한인마트와 일본인마트를 한 바퀴 돌고 온 김에 그 동안 벼르고 벼르던 우동을 드디어 만들어 먹었다. 

사실 사는 곳 20초 거리에 일식집이 있는데, 그곳에서 먹은 우동은 내 인생에서 먹은 최악의 우동, 아니 돈 주고 사먹은 것 중 최악의 요리 5순위 안에 드는 음식이었다. 레토르트로 파는 우동, 아니 너구리 우동이나 생생우동을 끓여도 이런 맛은 나지 않을텐데 싶을 정도.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울에서 자취할 때는 가능한 요리를 기피하던 내가 (밥+간장 등으로 떼우고 웬만하면 학식으로 해결...)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우동 국물 레시피는 선배에게 받은 정보를 토대로 검색한 블로그가 출처. 


냄비에 무, 파뿌리, 간장, 마른표고 (+마른표고가 모잘라 생표고도...), 다시마를 잔득 넣고 천천히 끓인다. 2시간 반 정도 끓였다. 사실 정도전 보느라 끓이고 있었단 사실을 까먹음.... 


 



한참 끓이다보면 이렇게 우러나는데, 그러면 청주를 좀 붓고 추가로 더 끓인다. 청주고 뭐고 없던 나는 청하를 넣었다. 청하도 떨어져서 그래, 미림 너도 알콜이지! 이러면서 미림도 넣음 ㅠ_ㅠ

왠지 이러면 안될 듯 한데...


그렇게 좀 더 끓인 후 가쓰오를 약불에 우려낸다. 자세한 것은 위의 블로그로.... 아낌없이 투하했다. 


우동사리는 소금으로 삼삼하게 간한 물에다가 약 1~2분만 살짝 끓인다.



오로지 우동을 먹겠다는 일념으로 사온 1인용 우동솥...을 꺼낸다. 바로 끓이면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므로 물에 미리 담가뒀던 솥... 여기에 완성된 국물, 익힌 우동사리를 담고 살짝 데친 유부, 쑥갓, 샤브샤브용 차돌박이, 달걀을 넣고 중불에 끓인다. 뚜껑 덮어두면 웬만해서는 안 넘침.





내가 만들었는데 비주얼 쩐다. 원래 요리에는 재능이 없어 요리 비주얼이고 맛이고 다 갖다 버리고 오로지 영양 보충용으로 음식 해먹었는데, 이번엔 정말 대박이다. 

국물 맛도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로 맛있다! 진짜 대충 끓였는데도 이러하다! (큰맘먹고 지른 기꼬망 유기농간장은 정말 맛있다. 최고임.) 

너무 신난 나머지 콧노래가 절로 나오더라. 맛있는 것을 먹으면 이렇게 되는구나! 싶었다.





뚜껑 덮어서 책상으로 이동. 







사실 청하가 똑 떨어진 건 아니고 우동이랑 먹으려고 조금 아껴뒀다. 파도 송송 썰어서 얹었다. 뒤에 있는 튀김은... 망한 깻잎 튀김이므로 무시하자. 

소주잔은 아니고 룸메이트가 갖고 있던 샷글라스를 가져왔다. 바깥도 추운데 정말 술술 넘어간다!





자, 삼봉선생도 한 잔 하시게.


그렇게 밀린 정도전을 보면서 우동과 청하를 훌훌 넘기는 것이 그리 행복할 수가 없더이다... 딱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우동사리를 더 사왔어야 했다는 점? 당분간 한인마트고 일본인 마트고 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으니... 우동 사리를 공수할 방법이 없다. 아무튼 이렇게 오늘도 유학생은 홀로 즐겁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평소 먹지도 않던 술을 먹는 바람에 다음 날 숙취로 약간 머리가 어질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비밀....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