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어딘가/몽골 (3)
몽골 여행 준비하기 (3) 사전조사, 짐싸기, 환전, 여행자보험 등등


(긴글주의!)

앞의 두 편에 이어 마지막으로 사전조사 및 짐싸기, 환전, 여행자보험 가입 및 기타 사항 등에 대해 썰을 풀어본다. 앞의 글에서도 밝혔지만 우리 그룹은 2018년 7월 중순에 8박 9일의 일정으로 고비 사막 및 중부 일부 지역을 다녀왔다. 

(중간에 삽입된 이미지들은 PC 환경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


5. 사전조사 및 짐싸기 

1) 사전조사하기

위의 도표에서도 나와있듯이 사전조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가야한다. 사실 가이드가 시키는 대로 따라다녀도 상관은 없는데, 몽골 여행에서의 가이드의 역할은 다른 단체여행의 가이드 역할들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에 여행객 역시도 약간의 준비는 필요하다. 대체로 이들은 관광지 설명 등을 담당하기 보다는 여러분의 생존과 안전을 책임지는 존재에 가깝다. 따라서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려면, 질문을 하더라도 적당히 알맞은 질문을 하려면, 그리고 문제 발생 시 빠른 상황파악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사전조사를 할 것을 권한다. 무엇보다도 현지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훨씬 보이는 게 많고 여행도 알차니 즐겁게 할 수 있다. 

여행 전에 미리 사전조사 할만한 항목들은 얼추 다음 항목들이 있다:

-업체 관련 후기: 이에 대해서는 1편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해당 글 참고 요망. 

-여행지 관련 정보: 이에 대해서는 1편에서 어느 정도 다뤘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몽골도 지역별로 개성이 강하니 대충 어떤 지역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작업을 꼭 해볼 것을 추천한다. 이 과정에서 정말 낯선 지명들도 조금 익숙해지고, 또 자신이 여행사와 상의 중인 일정이 과연 실현가능한 일정인지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3박 4일인데 남고비 여행을 가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정이고, 7박 8일인데 남고비와 홉스굴을 다 돈다는 것 역시 제대로 된 일정이 아니라는 것 쯤은 알 수 있게 된다. 이에 덧붙여 각 지역에 얽힌 이야기들이나 왜 그 지역이 의미가 있는지 등에 대해 가이드가 설명을 안 해 줄 수도 있으니 미리 공부해가면 좀 더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한국인이 가는 주요 여행지는 크게 세 군데로 나눠볼 수 있다. 

1) 하나는 남고비 지역으로, 달란자드가드, 우문고비, 헝거린엘스, 바얀작, 차강소브라가 등의 이름이 보인다면 이들은 남고비 지역에 해당한다. 울란바타르에서 대략 8시간 정도 남하해야 하는 굉장히 먼 거리이며, 오프로드를 신나게 달려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부담될 수 있다. 

2) 또 다른 하나는 홉스골로 몽골 북부에 위치해 있는 넓은 호수지역이다. 남고비로 가는 경우 보통 매일 같이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홉스골은 대체로 한 곳에 자리 잡고 며칠 씩 쉬는 것 같았다. 좀 더 휴양지 느낌인지라 인프라도 잘 되어 있는 것 같고, 간혹 일부는 자유여행을 가기도 하는 것 같다. 울란바타르에서 차를 타고 가면 상당히 고생하는 편이라고 들었지만 비교적 저렴하고, 시간과 체력을 아끼는 방법으로는 울란바타르에서 비행기를 타고 므릉이라는 도시로 이동한 후 다시 그곳에서 호수 근방의 캠프 등으로 이동하는 방법이 있다. 다음에 몽골 가면 여길 가보고 싶다 ㅋㅋ 

3) 몽골 중부 지역 또한 많은 사람들이 가는데, 특히 일정이 짧을 경우 중부지역 일부만 돌고 오는 경우도 있는 듯 하다. 여기에는 울란바타르와 근방의 테를지 국립공원, 옛 수도인 하르호린 (혹은 카라코룸), 엘승 타사르하이, 아르항가이 등의 지명이 보인다면 대충 중부지역이라고 보면 된다. 울란바타르에서 서쪽에 위치한 하르호린은 고속도로(라고 쓰고 왕복 2차선 도로라고 읽음)가 놓여 있으며, 대략 6시간 정도의 거리쯤 되는 것 같다. 이 사이에 여행사들이 미니 사막이라고도 하는 엘승 타사르하이가 위치해있다. 쳉헤르 온천 등이 위치해 있는 아르항가이는 하르호린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들어가는데,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면 비포장 길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짧다면 가볼 일이 없을 수도 있겠다. 

물론 이외에도 카자흐족들이 사는 서부라든가 알타이 산맥이라든가 등 몽골에 가볼 곳은 많겠지만 아주 일반적인 여행경로는 아닌 것 같다. 나도 몽골 한 번 밖에 안 가봐서 대충 인터넷에서 섭렵한 정보는 이 정도. 


우문고비에서. 이건 말이 안 되는 풍경이라며 다들 흥분했다. 


아르항가이에는 이처럼 남부고비에서 보기 힘든 숲들이 펼쳐져 있기도 하다. 


- 몽골어 관련 정보: 기본적인 알파벳 및 발음법이라든가, 간단한 인사말 같은 것 정도를 미리 배우고 가면 그냥 이유없이 더 신나는 여행이 된다. 몽골어 발음 자체가 우리에게는 너무나 생소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기초를 배우고 가면 아마 가이드 분과 기사님 이름 발음을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ㅠㅠ 개인적으로는 EBS 몽골어 강의를 추천하고 싶은데 돈이 든다는 함정이 있다. 그래도 1강은 무료고 짧으니 한 번 살펴보는 것을 권한다. 그 밖에 유투브 등에 각종 몽골어 강의 맛보기가 올라와있는데, 한 번 둘러보고 가니까 그래도 사람 이름 음식 이름 같은 거 배울 때 아주 약간 미미하게 더 수월했던 것 같다. 여유가 된다면 EBS 강의 정주행하고 가도 좋을 것 같다. 언어는 어쨌든 사람의 삶을 담는 그릇이니 의외의 것들을 익혀올지도? 

- 그 밖에도 여행안전정보(대사관 번호 등)라든가, 현지 핸드폰 유심 구입, 환전, 주의사항, 날씨 등 여러가지를 미리 사전조사할 필요가 있다. 몽골은 생각보다 한국과 다른 나라며, 도심의 여행지들과는 상당히 조건이나 환경이 다른 편이다. 

상기의 정보들은 대부분 네이버 러브몽골 카페(cafe.naver.com/lovemongol)에 올라와있으며, 질문을 올리면 사람들이 친절하게 답도 빨리 주는 편이다. 그 밖에 인터넷 검색 등을 활용해도 좋고, 서적의 경우 종류나 깊이 차원에서 다른 지역보다는 다소 제한되어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몽골 현대사회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하고 싶었는데 조금 깊이 있는 교양서/학술서라고는 대부분 몽골제국에 관한 내용들이 많아서 조금 아쉬웠다. 

덧붙여 네이버 웹툰 "한 살이라도 어릴 때"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500945) 및 EBS의 다큐 시리즈들, 예컨대 다큐프라임이나 세계테마기행 등의 다큐들을 참조하면 배경지식을 얻고 기대감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몽골 관광청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네이버 웹툰에 공로패라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ㅋㅋ 아, 대학교 때 박물관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특별기획전 내용이 몽골 청동기시대 유물에 관한 것으로 몽골국립박물관과 국내 박물관이 함께 했던 전시였다. 전시장 입구에는 초원 배경과 19세기 몽골복식 체험터 (참관왔던 꼬맹이 하나가 전통의상을 입고 그대로 박물관 밖으로 뛰어나가는 바람에 필사적으로 달리기했던 기억이 난다...)를 설치해뒀고, 나와 같이 일하던 언니가 앉아있던 자리 뒤로는 다큐를 방영했었다. 그때 EBS 다큐프라임 기획이었던 한몽공동제작다큐 "하늘의 땅, 몽골" 4부작을 내용을 다 외울 정도로 틀어댔는데 제법 내용이 알찼으니 관심이 있다면 찾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단순한 여행기 다큐가 아니라 몽골의 역사, 종교, 신화 등에 대해 폭넓게 다뤘던 것 같다. 


2) 짐싸기

사전조사와 함께 여행 시기가 다가오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 바로 짐싸기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7월 중순에 8박 9일의 일정으로 남고비 및 중부 지역을 돌았으며, 시기와 장소가 다르다면 싸야하는 짐이 조금 다를 수 있다. 우리는 당시 동행들과 구글문서로 준비물 목록을 공유했으며, 굳이 모두가 가져올 필요없는 물품들, 혹은 현지에서 사야할 물품 등을 미리 논의를 했다. 사람이 많을 수록 차량의 짐칸에 실을 수 있는 짐의 크기 등에 제약이 있고, 생각보다 짐의 부피가 작지 않으며, 에어부산 같은 경우 수하물이 15kg 제한이 걸려있으므로 미리 타협을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우리가 작성했던 짐 목록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는 7월 중순에 8박 9일 일정으로 남고비 및 중부지역을 다녀왔다. 다른 지역, 다른 시기에 여행한다면 특히 의복 부분에서 조금씩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필수라고 생각한 품목들은 초록색으로 칠했으며, 굳이 필요없다고 생각된 부분은 붉은색으로 칠했다. 

(1) 기본용품

 여권

필수, 여권 및 비자 복사본도 1~2부씩 챙기자. (모든 해외여행에 해당함.)

 캐리어/가방

어차피 차에 싣고 다니는 일이 많으니 짐을 꺼내고 넣기 쉬운 캐리어를 추천한다. 하지만 어차피 차에 실으니까 뭐라도 상관은 없을 듯 하다.

 작은배낭

산행을 가거나 어디 구경 갈 때 물이라도 넣고 다닐 수 있는 작은 배낭이 있으면 손이 자유로워진다. 혹은 이동이 잦을 경우, 자주 쓰는 물건들을 따로 작은 배낭에 넣어두면 매번 캐리어를 다 까뒤집지 않아도 된다. 사람 취향에 따라, 그리고 특히 소매치기 등과 마주칠 수 있는 울란바타르 등에서는 현금, 여권 등을 넣어다닐 수 있는 복대도 요긴할 수 있다. 

 침낭

테를지 및 아르항가이(쳉헤르) 지역에서는 밤 중에 기온이 많이 떨어져서 상당히 추웠다. 특히 쳉헤르 온천에서 묵은 날은 아침에 일어나니 무려 6도였다. 침낭이 없었으면 얼어죽었을 것이다. 남부 고비의 경우 제법 더워서 침낭을 걷어차고 잔 적도 있긴 한데, 우리가 묵은 게르들의 침대 상태가 썩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부서짐, 매우 까끌거리는 모포 등) 침낭을 매일같이 사용했다. 참고로 내가 가져 간 침낭은 영하는 못 버텨도 약 10도 정도까지는 버틸 수 있는 3계절용 침낭으로, 마트에서 3-4만원 주고 샀다. 

 현금

 달러 및 투그릭. 자세한 내용은 글 하단 참조. 


(2) 위생용품 및 화장품

 휴지

두루마리, 클리넥스 모두 요긴하게 사용했다. 현지 마트에서 구매 가능하니 굳이 한국에서 사갈 필요는 없다. 

 물티슈

우리는 샤워를 못한 날도 많고 물도 부족하여 얼굴 닦거나 할 때 굉장히 요긴하게 사용했다. 100장짜리 2통 가져가서 다 쓰고 왔는데, 역시 현지 마트에서 구매 가능하니 굳이 무겁게 들고갈 필요 없다. 환경에 안 좋다고 해서 찝찝하긴 한데 그래도 별 수 없는 듯...

 클렌징티슈

들고 갔는데 거의 안 썼다. 어차피 풀메이크업 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썬크림이나 지울 요량인 건데 물있는 곳에서는 세수하면 되고 물이 없을 땐 물티슈로 대충 해결했다.  

 생리대

일행 중 생리기간이 겹친 사람이 둘이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나ㅠㅠ) 현지마트에서 구매 가능하며, 큰 도시의 규모가 큰 마트에는 한국 생리대들도 여럿 들어와있다. 

 선크림

한 명이 아예 선크림 큰 걸로 한 통 사와서 세 명이 여행 내내 나눠썼다.

 립밤

남부고비는 진짜 건조한데 필수품은 아님. 

 핸드크림

남부고비는 진짜 건조한데 필수품은 아님. 마침 가방에 들어있어서 다른 사람과 나눠썼는데 환영받긴 했다. 가이드 분 선물로도 괜찮을 듯.

 여행용 세면도구

샴푸, 린스, 바디워시, 폼클렌징. 거의 쓸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쓸 수 있는 곳에선 잘 썼다. 약 8일치 준비해갔는데 한 4일치 썼나...

 빗

한 명이 가져 온 빗 세 명이서 나눠썼다.

 치약, 칫솔

한 명이 치약 한 통 사와서 셋이서 나눠썼다. 

 손톱깎이

가져갔는데 안 썼다. 그냥 가기 전에 미리 잘 깎고 가자. 

 면봉

쓸 일은 없었는데 사실 구급약품 차원에서 챙겨간 것임. 

 머리 고무줄

-

 인공눈물

평소에 거의 안 쓰는데 남부고비 가서 두 어번 썼다. 눈에 모래 들어갈 때도 요긴할 수 있으니 혹시 눈이 건조하거나 렌즈 착용한다면 몇 개 챙기자. 

 마스크팩

한 명이 들고 왔는데 한 번도 사용 못했다. 

 화장솜

 렌즈 관련 물품

렌즈를 착용한다면 일회용 렌즈 등을 추천한다. 물이 부족하고 세면시설이 없는 곳이 많아서 렌즈를 씻거나 하는 게 번거로울 수 있다. 그 와중에도 친구 하나는 렌즈 세척액까지 다 챙겨와서 매일 잘 끼고 다니긴 함. 

 드라이샴푸

나와 내 친구들은 아무도 들고 오지 않았으며 아무도 쓰지 않았다. 다른 동행 분은 드라이샴푸 썼던 것 같다. 그것 말고 무슨 머리 기름종이용으로 쓰는 제품을 누군가 들고 왔는데 샤워를 꽤 오래 못했던 여행 7일차쯤 모두 즐거워하면서 잘 썼다. 

 로션, 수분크림

피부가 건조하다면 챙기자. 

 미스트

피부가 건조하다면 챙기자. 난 안 썼는데 다른 친구는 잘 씀. 

 수건수건 있는 곳 한 군데도 못 봤다. 무조건 필수. 나는 3장 들고 가서 말려가며 사용했다.  


(3) 의류

기본적으로 얇은 것을 여러 벌 껴입는다고 생각하고 가져가는 게 좋다. 여행지역에 따라 차이가 많이 큰데, 7월 중순 남고비는 30~35도의 무더위를 감내해야 했으며 그 와중에 울란바타르는 10도 전후, 아르항가이는 한 자릿수까지 기온이 떨어지곤 했다. 또한 호수지역에 가는 것이 아닌 이상, 빨래는 못한다고 생각하고 옷가지를 챙기는 게 좋다. 남부고비는 덥지만 건조하기에 땀이 별로 나지 않으므로 빨래 며칠 안하고 돌려입는다고 죽을 일 없다. (원래 진짜 땀 많이 흘리는데 고비에서는 정말 거의 안흘렸다.)

 모자

반드시 챙이 넓고 끈이 달린 모자를 챙기도록 한다.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모자가 쉽게 날아가며, 사라지면 못찾는다. 일행 중 한 명은 급한대로 테이프로 끈을 만들어 모자에 달기도 했다. 

 슬리퍼/샌들

게르에서 쉬거나 화장실 갈 때 신기 편하다. 바닥이 미끄럽지 않고 편한 샌들이라면 물가에서 놀기도 좋고 관광지 돌아다닐 때도 편하다. 

 운동화/등산화

방수가 되는 등산화가 있다면 욜린암 등에서 계곡 둘러보기 더 좋다. 운동화만 줄창 신고 다녔는데 가끔 샌들이 조금 부러웠다. 하지만 차강소브르가를 오르내릴 때엔 운동화 신어서 기뻤다.  

 양말

빨래를 못하니 운동화를 가져간다면 넉넉하게 챙기자. 

 바람막이/후드티

방수되는 바람막이는 욜린암에서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졌을 때, 테를지, 쳉헤르 등에서 요긴하게 입었다.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나쁘지 않으므로 추천.  기사님은 기온 내려갈 때 후드티로 버티시던데, 건강하다면 후드티도 괜찮은 것 같다. 

 반팔티

 - 

 긴팔티

난 안 들고 갔는데 쳉헤르에서 조금 간절한 순간이 있긴 했다. 

 경량패딩

들고 갔는데 입은 적은 없다. 다만 쳉헤르에서 옷가지가 모잘랐던 친구에게 빌려줬다. 들고가면 좋지만 다른 껴입을 수 있는 옷들이 있다면 7월 중순에는 필수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부고비에서는 베개로 활용함. 

 사막용 옷

다들 낙타 타는 것 대비해서 안 입는 옷을 챙겨라고 하는데, 그보다는 헝거린 엘스 모래사구를 오른 것이 더 문제가 되었다. 모래가 정말 옷의 모든 부분에서 끊임없이 나와서 결국 지퍼백에 넣고 봉인한 채 한국까지 들고 갔다. 그냥 평범하게 얇고 가벼운 옷이면 되는데, 사막 오르고 나서 당분간 못 입을 수도 있다. 

 잠옷

걍 적당한 반팔에 추리닝 바지 입고 잠.  

 속옷

빨래 못한다고 보고 날짜별로 챙겨갔다. 실제로 빨래 같은 건 생각도 못해봤다.  

 (일회용) 마스크 

헝거린엘스에서 매우 요긴하게 사용했다. 없었다면 모래를 엄청 먹었겠지! 

 스카프

마스크 대신 사용할 수 있다. 모래언덕을 오를 때 머리에 감을 수도 있는데, 그러면 모래가 머리에 덜 들어갈지도 모른다. 추우면 껴입을 수도 있다. 난 제법 요긴하게 활용했다.

 담요

침낭이 있다면 없어도 되긴 하는데 그래도 요긴한 순간이 있다. 자세한 것은 글 맨 하단의 기타사항 참조.  

 비옷

나는 방수용 바람막이를 입었다.  다른 일행분이 비옷을 들고와서 제법 요긴하게 입으셨으나, 낙타나 말을 탈 때는 비옷이 날리거나 소리를 낼 때 동물이 놀랄 수 있으므로 착용금지다. 

 수영복

쳉헤르 온천에 간다면 수영복을 챙기자. 그런데 난 수영복이 없어서 수영복처럼 생긴 나시티와 짧은 반바지 입었는데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온천마다 규정이 다르지 않나 싶다. 

 쿨토시

딱 한 번 친구들이 가져온 쿨토시가 너무 부러웠던 순간이 있었는데 바로 고비사막 땡볕에서 걸을 때였다. 하지만 어차피 해 가리는 용이니 그냥 얇은 긴팔이나 스카프 둘러매도 그만... 


(4) 전자기기

우리는 전기르 못 쓴 날이 제법 많았다. 욕심 가지지 말자...

 보조배터리 

10,000mAh짜리 하나, 13,000mAh짜리 하나 해서 총 두 개 들고 가서 잘 쓰고 왔다. 2-3일에 한 번 정도 전기를 쓸 수 있다고 가정할 때, 그리고 스타렉스를 탄다고 가정할 때 일인당 한 개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쳉헤르 쪽에 가서는 날씨로 인해 전봇대가 쓰러져 전기를 전혀 쓰지 못했는데 이때 정말 잘 썼다. 

 카메라

취향문제겠지만 나는 무조건 추천한다. 가급적 수동조작이 되는 카메라를 가져가서 사진을 마음껏 찍자! 사진 연습하기 이렇게 좋은 곳이 없다. 꼭 DSLR, 미러리스가 아니라도 디카도 상관없다. 하지만 핸드폰 카메라는 아무리 좋아도 머리 위로 쏟아지는 별 같은 거 절대 못 찍는다. 카메라 조작법 및 간단한 촬영원리를 알고 간다면 일생에 남을만한 사진들 많이 찍고 올 수 있다. 

 카메라 배터리 및 충전기

충전이 안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여분 배터리를 챙길 것을 권한다. 나는 내 카메라를 좋아하지만 친구 카메라가 부러웠던 순간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내 카메라는 반드시 전용충전기를 사용해야하고 친구의 카메라는 USB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삼각대

별을 찍고 싶다면 삼각대를 꼭 챙기자. 바람이 많이 불기도 하므로 삼각대는 튼튼할 수록 좋다. 수하물 잘 계산해서 챙겨가자.  

 멀티탭

전기사용이 가능한 게르라도 정작 콘센트 구멍은 한 두개인 경우가 많으니 한명이라도 멀티탭을 챙겨서 여럿이서 나눠쓰자.

 랜턴/후레시

개인적으로는 가볍고 작은 후레시 추천한다. 전기가 없는 게르에 걸어두고 사용할 수도 있고 화장실 갈 때 사용할 수도 있다. 모두가 가져올 필요는 없고 한 두명만 가져와도 된다. 핸드폰 플래시로는 조금 부족했다. 

 블루투스 스피커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 명이 들고와서 잘 쓰긴 했다.  

 각종 충전기

핸드폰 등을 충전할 때 사용.  


(5) 생활용품

 우산

 비 올 때 사용하려 했는데 비가 안 와서 쓸모는 없었다. 그냥 방수옷 입었음. 바람이 부니까 우산보다는 비옷 추천.  

 바가지

있으면 요긴했을 것 같긴 한데 결국 못 구해서 그냥 없이 잘 다녔다. 어차피 물이 부족해서 받아서 쓰고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빨랫줄, 노끈류

옷이나 수건 말릴 때 잘 썼으며 게르 출입구가 고장났을 때도 고정시킬 때 사용했다.  

 옷걸이, 빨래집게

역시 옷이나 수건 말릴 때 잘 썼다. 내가 그냥 세탁소 철제 옷걸이 한 6-7개 챙겨와서 모두가 같이 잘 썼다. 빨래집게도 유용하지만 필수는 아님. 

 돗자리

바깥에 누워서 별사진 찍을 때 잘 썼다. 필수는 아니지만 있으면 좋긴 하다. 

 맥가이버칼

병따개, 간단한 과일 깎는 용도 등 여러모로 요긴하다. 일행 중 한 명만 있으면 된다. 추천. 하지만 가방에 넣어둔 걸 까먹은 채 비행기 타려다가 몽골 공항에서 압수당했다 ㅠ_ㅠ 아버지가 30년 전에 사신 칼 가져온 건데... 집에 돌아가서 엎드려 사죄함...

 안경 

안경착용자라면 여분의 렌즈 혹은 안경을 챙기자.  

 썬글라스

있으면 좋을 것 같긴 한데 난 없이도 잘 버텼다. 참고로 헝거린엘스에서는 안 쓰는 걸 추천... 모래바람이 많이 불어서 시계 유리에도 스크래치 엄청 났다.  

 자물쇠

가방 채우는 자물쇠 외에 하나 정도 더 챙겨오자. 우리가 다닌 중에는 자물쇠나 잠금장치가 없는 게르가 여럿 있었다.  

 종이컵 혹은 플라스틱컵

커피와 물 마시는 용도로, 때로는 반찬 덜어먹는 용도 등으로 요긴하게 잘 사용했다. 현지에서 구매 가능. 환경에게 미안하다면 튼튼한 플라스틱 컵 들고 다니는 것도 방법. 현지마트에서 구매 가능.

 일회용 젓가락

제일 좋은 건 수저를 챙겨다니는 것이고, 수저가 부족하다면 일회용 나무젓가락도 요긴하다. 우리는 수저가 부족해서 일회용 젓가락을 어쩔 수 없이 자주 사용했다. 울란바타르 대형마트에서 구매 가능.  

 지퍼백

빨래 보관 등에 요긴하다. 헝거린엘스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한 옷들을 지퍼백에 넣고 봉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비닐봉지

쓰레기 봉투로 잘 사용했으며 여기저기 의외의 용도를 찾을 지도.

 부채

스타렉스는 에어컨 잘 나와서 괜찮았는데, 그래도 있었으면 남부고비에서 좀 더 시원했을 것 같다.  

 핫팩

아무도 들고오지 않았다. 7월 중순엔 딱히 필요 없었다.  

 테이프

있으면 요긴할 뻔했지만 뭐 없어도 잘 버텼다.  

 책, 일기장, 볼펜 등

시간 보내기도 좋았고 하루하루 기록하기 좋았다. 폰으로 일기 쓰기에는 전기가 아깝다. 책은 한 권 정도면 된다. 친구들은 책 들고 와서 다 읽고 갔고 나는 이북리더 가져갔는데 한 글자도 안 읽고 왔다. 일기 쓰기도 벅찼다.

 목베개

있으면 좋다. 요즘엔 목부분 묶이는 그런 목베개가 있던데, 그걸 추천한다. 하지만 난 차에서 잠을 안 자서 목베개 거의 안 씀...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푸르공은 어떤지 모르지.  

 보드게임

꺼내 볼 틈도 없었다... 


(6) 상비약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약구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작은 가방에 상비약을 챙기자. 한 명만 챙겨도 충분하다. 나는 그냥 내가 대표로 챙겨감. 

 


 반창고/대일밴드

 멀미약

차가 흔들리는 차원이 달라서 의미가 없다. 평소 멀미 좀 한다하는 사람들 아무도 멀미하지 않았다. 챙길 필요 없다.   

 후시딘/마데카솔 등

 진통제

 근육이완제 혹은 근육이완크림

맨소래담 하나 들고 갔는데 헝거린 엘스에서 엄청 고생한 뒤로부터 며칠 간 매우 잘 썼다. 몸이 예전같지 않다면...추천...

 감기약

의외로 감기 걸리는 사람이 하나씩 나온다. 우리 팀에는 없었는데 옆 팀에 몸이 안 좋은 사람이 있어서 그 팀 가이드가 이팀 저팀 돌아다니며 감기약 구하러 다녔다. 

 버물리

우린 안 썼음.  

 소화제

-

 면봉

 기타 상비약품

 드레싱용 붕대, 항생제 연고 등 갖고 있던 것들 몇 가지 더 챙겨갔다. 

(7) 기타사항

가이드 및 운전기사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는 동행 분이 센스 있게 기사님에게는 비타민을, 가이드 언니에겐 핸드크림을 선물해줬다. 

또한 전일정 여행자캠프/호텔이 아니라면 현지인에게 줄 수 있는 작은 선물들을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 나는 미니 색연필과 연필깎이를 2개씩 챙겨갔는데, 여행자캠프가 다 차서 묵게 된 근방 게르 주인아들에게 선물로 주니 너무나 좋아하며 자신의 스케치북을 대공개해줬다... 남은 한 세트는 기사님께 따님 드려라고 전해드렸다. 

우리는 딱히 고추장이나 라면 같은 걸 들고가지 않았으며, 특별히 필요하지도 않았다. 라면이나 고추장 정도는 현지마트에서도 구매가능하며, 특히 나는 아무거나 다 먹어서 별로 절박하지 않았다. 가이드 언니가 엄청 한국음식을 많이 해준 것도 좀 있었고... 김치도 현지에서 구할 수 있다. 

짐을 쌀 때 기내수하물 반입 조건 등을 잘 살펴보고 싸자. 삼각대와 침낭이 도저히 짐에 들어가지 않아서 둘을 다른 가방에 넣고 기내에 반입하려고 했는데 나는 카메라와 여권 등이 들었던 등가방까지 해서 가방이 두 개라고 게이트에서 거절 당할 뻔했다. 사정사정해서 간신히 타긴 했음... 울란바타르 공항에서 내 앞의 몽골 언니는 검색대에서 화장품 다 털렸다. 아니 왜 액체용기를 모조리 손가방에 넣었을까....라고 해놓고 나도 맥가이버칼이 가방에 있는 걸 잊은 덕분에 고대로 압수당했다. 


6. 환전

일정이 확정되었고 출국일이 다가온다면 환전도 고민해봐야겠다. 첫번째 글에서도 밝혔듯이, 우리는 100불에 해당하는 한화를 미리 한국의 통장에 입금시킨 후 잔금을 몽골에서 달러로 지불하였다. 또한 달러를 들고 가서 현지에서 투그릭으로 환전했는데, 나와 내 친구들은 대충 일인당 90~100불 정도를 투그릭으로 환전하였다. 일인당 7만투그릭 정도를 공금으로 내서 5명이 8박 9일간 부족함없이 잘 사용했으며, 공금으로는 간식, 술 등을 구매했다. 남은 금액은 울란바타르에서 저녁을 먹고 가족 지인 선물 등을 사는 데에 사용했다. 울란바타르의 캐시미어 아울렛에서는 인형을 하나 샀는데 그냥 카드결제를 했다. 예브섹(evseg)에서 파는 낙타인형이 참 귀엽고 가격도 착한 편이다. 나는 바얀작과 욜린암 모두에서 딱히 기념품을 사지 않았는데, 집에 돌아갈 때가 되니 그래도 가족에게 뭔가 갖다드려야 할 것 같아서 인형을 하나 샀음. 

우리는 나담기간의 주말에 공항에 떨어지는 바람에 공항 환전소도 문닫는 등의 애로사항이 꽃피어서 결국 며칠 뒤 달란자드가드의 칸은행에 가서 환전을 했다. 혹시 미리 한국에서 몽골 투그릭을 구할 수 있다면 이런저런 상황을 대비해 챙겨오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한국보다는 몽골에서 환전하는 것이 유리하며, 울란바타르의 몇몇 환전소는 원화도 받아준다고 한다. 

친구 하나는 안일하게 인천공항에서 밤중에 환전하려고 했으나 환전소는 문을 빨리 닫았고, 그 와중에 ATM기기까지 고장나서 결국 나와 달러거래를 해야만 했다는 후문... 

참고로 몽골 투그릭 금액을 나누기 2하면 대충 한화 금액이 나온다. 


7. 여행자 보험

일주일 이주일 여행 가는 거 여행자보험 별로 안 비싸니까 하나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면, 나이가 많거나 (보통 60세 이상) 최근 질병경력 등이 있으면 가입을 안 시켜준다는 점과 승마 체험 등을 위험한 활동으로 분류해서 커버를 안 해주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혹시 자신이 퇴짜 먹을 가능성이 있다면 조금 미리 전화 상담 등을 통해 가입하는 것이 좋고, 무난하게 가입할 수 있다면 출발 전날에도 인터넷으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8. 기타사항

몽골여행 준비에 있어 앞에서는 언급하지 못한 짜다시한 내용들을 이곳에 모아본다. 


주변에 우리 밖에 없었다...


- 우리는 한창 성수기일 때 여행을 했는데 그 때문인지 숙소 문제들이 좀 있었다. 웬만큼 번듯한 곳들이 아니면 예약시스템이 딱히 작동하지 않는 모양이었는데, 그로 인해 조금만 늦게 도착해도 숙소가 없는 일들이 몇 번 발생했다. 한 번은 샤워가 가능한 여행자캠프에서 자리가 없다고 토스당해 근방의 작은 게르로 갔는데 샤워는 못해도 조용해서 무척 좋았다. 또 한 번은 상당히 번듯한 여행자캠프에서 빈 게르가 없다하여 퇴짜맞았는데, 우리 일행 중 두 명이 해당 캠프에서, 나를 포함한 나머지 세 명은 민가(?) 쪽에 위치한 게르에서 숙박했다. 화장실도 없고, 밤에 개도 나오고 여러가지로 거시기했으나 일단 무엇보다도 매우 조용했고 전기가 24시간 사용 가능하여 오히려 더 좋았다는 후문. 또 한 번은 가이드 언니의 이모가 운영하는 상당한 규모의 캠프였는데 게르 두 개를 부탁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개로 줄어들었다. 이때 뭔가 불만이 폭발했고, 결국에는 우리 팀과 다른 팀 가이드 분들이 게르를 포기하고 주인 건물에서 자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다. 사람마다 취향은 많이 다르겠지만 번듯한 여행자캠프보다 동떨어진 게르가 더 나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모든 것은 복불복이며 여러 가지로 시간 개념이 상당히 다르게 작용하는 곳이니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라는 마음을 좀 가지고 여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성수기다 보니 기사님들이 죄다 차량에서 숙박을 하셨다. 우리도 여행 3일차인가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당장 우리 잘 곳도 없고 우리도 몽골어를 구사하지 못하다보니 기사님께 숙소를 드리기가 어려웠다. 안전과도 직결된 문제고, 기사님도 워낙 착하셔서 돈이라도 모아서 숙소를 드리고 싶었을 정도. 그때 들고 온 담요랑 목베개를 모두 기사님께 몰아드렸는데, 되게 기쁘게 빌려가셨다. 혹시 기사님이 차에서 주무신다면, 숙박을 해결해드리면 최선이지만 그것조차 안된다면 담요라든가 남는 수면용품들을 다 몰아드리자. 

- 간식거리를 사거나 할 때 기사님과 가이드 분을 같이 챙겨드리는 센스도 필요하다. 물론 가이드 분과 어느 정도 거리 유지를 하는 것이 사람에 따라선 필요할 수도 있다. 가이드분들은 대체로 언어가 통하니 이것저것 소통할 수 있겠지만 기사님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만큼 기사님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경써서 세심하게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 참고로 기사님들은 운전해야 하니 술을 권하거나 하지는 말자. 우리도 마지막날에 딱 한 번 맥주 반캔 같이 했다. 

-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몽골여행에서의 가이드와 기사의 역할은 다른 지역들과는 사뭇 다르다. 여행자들은 이들에게 거의 100% 의존하고 있고, 이들은 나의 안전과 생존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서비스 판매자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여행의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상호존중하면서 지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 소통도 더 원활하고 필요에 따라 요구할 것들을 요구하기에도 더 수월하다. 우리는 여행사의 일정 문제로 여행 중에 가이드가 한 번 바뀌었는데, 두 번째 가이드 언니는 간간히 수준 낮은 한국인 여행자들 때문에 (성추행, 저질 발언 등)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 몽골 여행은 일정 대로 굴러갈 가능성이 좀 적은 편이다. 기상요건, 도로 사정 등 여러 가지 복합적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의 유연한 마음을 지닐 필요가 있다. 

- 안전 문제에 각별히 신경쓰자. 가이드 분들 중 특히 경험 없는 분들은 안전지침에 대한 안내가 부족할 수 있다. 예컨대 동물에 다가가거나 말, 낙타 등에 탑승할 때,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릴 때 등. 잘 모르겠으면 무조건 물어보고, 안전수칙 등은 미리 좀 검색해서 숙지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수도를 벗어나면 의료 인프라가 매우 낙후되어 있기 때문에 부상이 발생하면 상당히 곤란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 말이나 낙타 등은 소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탑승 중 옷을 입거나 벗는 행위, 큰 소리를 내는 행위 등을 지양한다. 또한 이들을 탑승할 때 휘날리는 비닐 비옷 등은 절대 금물, 동물이 놀라서 무척 위험할 수 있다. 고삐는 나의 생명줄이니 절대 놓치지 않도록 한다. 말이나 낙타를 모는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다.
  * 말 뒤쪽으로는 절!대! 가지 않는다. 하다 못해 비틀거리는 망아지도 뒷발로 사람 차면 그 사람은 중상은 물론이고 잘못하면 사망이다.  항상 말은 앞에서 접근한다. 
  * 바얀작, 차강소브르가 등의 자역에서 비나 돌 모래 등의 원인으로 땅이 미끄러우면 무리하지 않는다. 실제로 작년인가 재작년, 미국에서 온 몽골인 가이드가 비오는 날 관광객을 데리고 바얀작을 갔다가 미끄러져 낙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처음 가이드하는 사람이라 잘 몰라서 그랬다고 하는데, 당시 헬기 출동해서 싣고 갔는데, 상당히 상태가 위중했다고 한다. 그러니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 온천의 경우 절대 술을 먹고 들어가지 말 것. 심장 등에 무리가 가서 큰일 날 수 있다. 또한 원래 심장에 이상이 있거나 하면 온천입수를 자제하자. 


전문가는 이래도 되겠지만 우리는 이러면 안 된다.


- 쓰레기봉투를 구매하거나 쇼핑할 때 비닐을 모아둔 후 쓰레기봉투로 활용하자. 제발. 헝거린엘스 올라갔을 적, 내려올 때 보니까 생각보다 사구에 페트병이 너무 많았다. 다른 분들 썰매 탈 때 걸리면 위험할 것 같아서 기사 아저씨랑 같이 페트병 주우면서 내려왔는데 고작 5분 내려왔는데 한 20개는 모았다. 물론 얘들을 게르캠프에 들고 가봤자 불에 태우니 환경오염인 것은 매 한가지지만, 그렇다고 사구에 묻어두는 건 좀 아니지 않나? 그 밖에도 막 여기저기 쓰레기 버리는 거 보면 좀 그렇다. 

- 제발 게르캠프에서 한밤 중에 시끄럽게 하지 말자. 도시와는 달리 탁트인 곳이 많기 때문에 소리가 매우 잘 전달된다. 기사님들은 다음 날 운전을 해야하고, 여행객들 중에서도 일찍 자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정 넘은 시간에도 크게 음악틀고 술주정 피우고 소리 지르는 것은 자제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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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여행 준비하기 (2) 비행기표 예매, 비자발급, 동행 구하기


(긴글주의!)

1편에 이어서 계속해서 여행 준비하기 썰을 풀어본다. 우리는 2018년 7월 중순에 8박 9일의 일정으로 고비 사막 및 중부 일부 지역을 다녀왔다. 벌써 기억들이 많이 희미하다... (중간에 삽입된 이미지는 PC 환경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비행기표 발권과 몽골 비자 발급을 다뤄보겠다. 




2. 비행기표 발권

위의 이미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비행기표 발권은 업체선정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발권을 하고 업체 예약을 거는 것을 추천하는데, 이는 항공권 가격이 날짜마다 변동이 있을 수 있고, 특히 지방이라든가 해외 등 서울 외 지역 출발의 경우 매일매일 비행기가 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 선택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원래 중국에서 출발할 계획이었는데 하필이면 북경보다 홍콩에 가까운 지역에 거주 중이었다. 중국에서 몽골로 가는 비행기는 크게 북경 아니면 내몽골 지역 정도 밖에 없고, 기타 지역의 경우 짤없이 북경 환승을 하거나 아니면 홍콩 출발을 해야한다. 그런데 이 홍콩발 몽골행 비행기는 왕복 100만원을 사뿐히 넘는 정말 자비없는 가격을 자랑했다... 그 돈이면 홍콩서 북미도 갈 수 있단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선을 타고 북경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는 것도 썩 싸지 않길래 그냥 과감하게 중국->한국->몽골행 비행기를 끊었다. 한국-몽골 비행기값도 진짜 더럽게 비싼데 그나마 한국은 항공사 3개 이상 취항 중이라서 조금 사정이 낫다. 기차 탈 거 아니면 정말 몽골행 비행기 값은 노답 수준이다. 

나는 지방민이므로 부산-울란바토르 항공권을 찾아보았는데 그 덕분일까, 비교적 늦게 비행기표를 샀는데도 60만원 초반에서 간신히 왕복권을 끊었다. 사실 부산-울란바토르 항공권을 살 때 가장 무서웠던 것은 가격이 아니라 미친듯한 속도로 팔려나가는 표였다. 원래는 이틀 정도 빨리 가서 울란바토르 구경 좀 하려고 했는데 하루 늦게 결제하려고 들었더니 매진이 떠버렸다... 당시 나담의 영향도 있겠지만, 어쨌든 몽골행 항공기가 제한되어 있는 지방에서는 이런 이유에서라도 빨리 표를 살 것을 권한다. 아, 그리고 에어부산은 수 달 전에 결제하면 종종 서울발 비행기에서는 볼 수 없는 가격의 표가 뜨기도 한다. 

또한 부산의 경우 비행기가 매일 뜨는 것이 아니므로 왕복 항공권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편도선을 두 장 끊는 것도 고려해볼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나도 일정 문제 때문에 갈 때는 에어부산, 올 때는 미아트항공을 탔다. 편도 두 장을 합쳐서 성수기에 60만원 초반대로 방어했으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몽골행 비행기표는 가격들이 사악하다. (일례로 시간이 약간 더 걸리는 홍콩행 비행기의 경우 운만 좋으면 2-30만원 대에 왕복권을 끊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항공업체 간 담합이라든가 정부시책 등의 문제가 한데 얽혀있는 듯 하다. 

비행기표 검색은 스카이스캐너나 구글플라이트 등을 이용하면서 대충 가격대를 파악할 수도 있고, 아니면 직접 항공사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도 있다. 나는 그냥 에어부산과 미아트항공 사이트에서 바로 결제했는데 이는 표의 물량이나 시기 등에 따라 여러가지 바뀔 수 있는 것이니, 알아서 그때그때 가장 싼표를 구하면 될 것이다. 다만 각종 중개 사이트나 여행사 등의 업체를 통할 경우 표 변경 등에 항공사 지정 금액 외 별도의 수수료가 붙는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땅의 검정 부분들은 구름 그림자다!) 

참고로 비행기 일정이 계절별로, 심지어는 주별, 월별로 매우 자주 바뀌기 때문에 출발 가능한 날짜 등을 하나하나 체크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또한 인천과 김해 외에도 간혹 청주나 무안, 양양 등 지방 공항에서 미아트항공 차터편으로 울란바토르 행 비행기가 뜨는 경우도 있다. 여행사 등에서 간혹 해당 표를 풀기 때문에 운이 좋다면 싼 가격에 집 근처에서 출발할 수 있다. 

밥이나 서비스는 미아트 항공이 아주 살짝 더 나았지만, 둘다 좌석 너비는 괜찮았고 (이스타 항공 상상하면서 탔는데 에어부산은 좌석 폭은 다른 비싼 항공사보다 살짝 좁거나 비슷하게 느껴졌다. 진짜 이스타항공 좌석 내 인생 최고로 좁은 좌석이었다...나 키도 안 큰데...) 모두 몽골어,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들이 탑승 중이었다. 부산발이라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관광객보다는 주로 몽골인들과 사업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또한 적어도 내 경험상 부산발 미아트 항공 혹은 에어부산의 시간대는 인천발 미아트 항공 혹은 대한항공보다 시간대가 훨씬 좋았다.


에어부산 부산-울란바토르 기내식인 치킨순살볶음밥.
양 살짝 적고 맛은 그냥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다. 기내식답게 닭이 무척 퍽퍽했음. 


미아트 항공 울란바토르-부산 기내식. 햄치즈류는 안 먹어서 모르겠고 저 감자가 진짜 꿀맛이다!
몽골은 감자가 너무 맛있다! 나름 훌륭한 기내식이었음! 


여기서 함정카드가 하나 발동하는데, 바로 동행들의 비행기가 다 다를 경우의 문제다. 우리 그룹의 경우 서울서 오는 4명은 새벽 4시에 울란바토르에 도착했고 부산서 출발한 나는 점심 시간쯤 도착하는 비행기였다. 또한 몽골을 출국할 때에도 동행 중 2명은 하루 빠른 토요일 저녁 비행기, 나는 일요일 오전 7시 반 비행기, 다른 2명은 일요일 오전 9시 경 비행기였다. 이렇게 서로 일정들이 다 다를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의 경우 다음과 같이 해결했다:

* 도착문제: 
- 원래는 오후에 도착하는 내가 차라리 하루나 이틀 앞당겨서 울란바토르에 입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면 일행이 도착하는 당일 아침에 바로 투어를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비행기표 매진으로 이는 불가능하게 되었다. 
- 아무래도 가장 마지막에 도착하는 내가 오후 12시 반쯤 도착할 예정이었고, 출발이 늦은 상황에 무리하게 먼 거리를 갈 경우 운전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첫날은 무조건 이동이 적은 테를지로 가는 것으로 타진을 봤다. 이는 실로 훌륭한 결정이었는데 김해공항 게이트혼잡 문제로 인해 내가 탄 비행기가 1시간 이상 연착을 했기 때문이다. 
- 나머지 일행들은 오전 4시 도착이었기 때문에 몸을 뉘일 곳이 필요했는데, 다행히도 여행사와 이야기가 잘 되어 나머지 사람들은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오전에 씻고 쉬었다. 체력이 바닥인 직장인들이라 썩 나쁜 옵션은 아니지 않았나, 나는 뭐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들은 10~11시 쯤 게스트하우스를 나서서 미리 환전을 하고 장을 보았다. 나는 공항에서 바로 일행과 가이드, 차량이 대기 중인 마트로 가 나머지 사람들을 만났다. 다만 나의 경우 환전과 투어비 정산이 조금 문제가 되었다. 환전의 경우 결국 이틀 뒤 달란자드가드의 은행에 가서 처리했고, 투어비 정산은 투어 마지막날 했다. 달러를 들고 다녀서 조금 불안했는데 뭐 어찌저찌 잘 풀렸다. 

* 출국문제: 
- 토요일 저녁에 출발하는 두 분이 과감하게 울란바토르 일정을 포기하셨다. 우리는 이 날은 모든 다른 구경 및 관광(예컨대 하르호린 및 미니고비)을 취소했으며 무조건 울란바토르에 가급적 일찍 도착하는 데에 신경을 썼다. 기사님의 훌륭한 운전 덕분에 수백 km의 거리를 상상 이상의 빠른 시간에 주파하긴 했는데, 울란바토르 내의 교통이 문제가 되었다. 길이 정말 많이 막혔다! 울란바토르는 왜 죄다 왕복 2차선 도로인 거죠...? 결국 일찍 출발해야 하는 두 분은 쇼핑하거나 씻거나 밥을 먹을 기회 없이 곧바로 공항으로 가셔야만 했다. 
- 일요일 새벽 나는 4시 반~5시 경에 게스트하우스를 출발해야 했고 다른 두 명은 6시~6시 반 정도에 출발하면 됐다. 원래는 그냥 세 명을 모두 한 데에 묶어서 공항에 떨굴 계획이었으나 얘기가 잘 되어서 각각 따로 센딩을 했다. 나는 시간이 너무 일러서 조금 걱정했는데, 알고보니 해당 게스트하우스에서 마침 새벽 비행기를 타고 몽골에 온 사람들을 픽업해야 했기 때문에 그 차를 그대로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당시 운전해주신 분 말로는 이런 성수기에는 픽업과 센딩, 가이드일 등만 해도 하루에 5시간 정도 밖에 못 잔다고 했다. 그 말씀 하셨을 때 나는 안전벨트를 꽉 쥐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동행들 및 가이드, 투어사 등과 조율이 잘 된다면 서로 출도착이 달라도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다. 



3. 몽골 여행 비자 발급

한국 여권을 가진 대다수의 사람들은 몽골 입국을 위해 반드시 여행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몽골에서 일반 여권에도 비자 면제를 부여하는 국가라곤 벨로루시, 브라질, 캐나다, 쿠바, 에스토니아, 독일, 홍콩, 이스라엘, 일본,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라오스, 마카오, 말레이시아, 필리핀, 러시아, 세르비아, 싱가폴, 태국, 터키, 미국 정도며 상기의 비자면제국 여권이 없다면 얄짤없이 비자가 필요하다. 

비자발급은 반드시 투어업체 혹은 숙소 예약 및 비행기표 발권이 완료되어야만 가능하다. 
비자는 몽골대사관 혹은 영사관 비자발급처에서 신청하고 받아오는 방법도 있고, 국내 여행사 등에 대행을 맡겨도 된다. 우리 팀은 다 직접 혹은 가족에게 부탁해 대리 발급했던 것으로 안다. 몽골대사관 및 영사관은 크게 서울, 부산, 그리고 김해에 있다. 그런데 김해의 주한몽골영사관은 분명 비자발급은 가능하지만 뜬금없이 주촌면에 있으므로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지 싶다...  

비자 발급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 여권 원본: 유효기간 6개월 이상
- 여권용 사진 1매: 6개월 이내 촬영, 반드시 여권의 사진과 달라야 함, 단 여권이 6개월 이내 발급받은 것을 경우 예외. 규격은 3.5 X 4.5 cm 
- 사증 신청서: 접수처에 가면 신청서가 마련되어 있음. 서식을 미리 한 번 살펴본 후, 현장에 가서 작성하는 것을 추천함. 인쇄해 올 경우 양면 인쇄. (신청서 양식: http://busan.consul.mn/index.php?moduls=27 등에서 다운 가능)
- 비행기표 왕복표 출력표
- 호텔 예약증
- 입금 확인증: 해당 발급처의 계좌로 급행의 경우 30,000원, 일반의 경우 15,000원 입금한 명세표가 필요함. 
        서울: 농협 301-0128-3473-21
        부산: 우리은행 1005-002-920702
        김해: 농협 301-0909-1001-71

이 중 아마 사람들이 혼란스워 하는 부분이 바로 호텔 예약증 부분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투어 업체 따라서 가는데 무슨 호텔 예약증...? 

이 경우, 업체에게 일종의 투어 예약증 혹은 증빙서를 발급해달라고 하면 된다. 또한 지인의 집에서 묵을 경우 해당 사람의 신분증을 내라는 말도 있다. 우리 게스트하우스가 딱히 숙소 등록이 안 되어 있어서 투어업체 사장의 신분증 복사본을 같이 냈는데, 우리같은 경우 오히려 신분증을 내니까 영사관 직원이 혼란스러워 했다. 그냥 업체에서 발급해주는 일정표와 예약증 내면 비자 발급 받을 수 있다. 

급행의 경우 오전 접수하면 당일 오후에 비자 수령이 가능하며, 일반의 경우 72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담 기간에는 대사관/영사관이 쉬기 때문에 비자 발급시 꼭 유의해야 한다. 비자 신청은 대리 신청 또한 가능하며, 여행사를 통할 경우 어쨌든 중간에 한 번 더 거치는 것이므로 하루 이틀 정도 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다른 곳은 모르겠으나 부산은 우편접수는 받지 않는다. 

우리 그룹은 7월 초에 비자발급을 받았는데, 서울 비자 접수처 (대사관과 별도로 있다고 하니 주소를 반드시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의 경우 사람이 정말 말도 안 되게 많았다고 한다. 주중에 개장 1시간 후에 간 한 친구는 이미 대기번호가 100번 넘어가는 것을 보고 너무 충격을 먹었는데, 점심 때 자리를 비우지 않고 끈기 있게 앉아있었더니 간신히 이른 오후에 접수가 되었다고 했다. 

반면 부산의 경우엔 정말 엄청 널럴했는데, 방문객이 오로지 나 한 명이었다... 다만 부산의 경우 무조건 오전 중에 가야만 오후에 비자 수령이 가능하며, 당일발급비자 수령 시간은 얄짤없이 오후 4시~5시 사이이므로 그냥 맘편히 하루 비운다고 생각해야 한다. 해운대 근처(?)니 심심하면 바닷가에 가도 좋고 그냥 옆에 롯데시네마에 가서 줄창 영화만 봐도 상관없지 않을까... 아, 근처에 맛있는 육회비빔밥집 하나 있더라. 

그렇게 신청하고 별 일 없으면 비자 수령 받으면 된다. 


4. 동행 구하기 

엄청 밝은 빛을 켜놓고 잠을 자지 않던 다른 어느 다른 그룹...
우리는 체력이 저질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이들과 함께 했다면 잘 못 어울렸을 것이다.
(이들의 환한 빛 덕분에 중간에 사진 찍다가 포기했음...ㅠㅠ) 


동행 구하기는 여행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언제든지 해도 상관없다. 다만 비행기표를 이미 발급받은 사람들이 있다면 중간에 구한 동행이 빠져나갈 염려는 다소 적다. 

아는 사람들끼리 짜서 가는 것 외에 모르는 사람들을 동행으로 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네이버 "러브몽골" 카페 (https://cafe.naver.com/lovemongol)에서 구하는 것으로, 성수기엔 하루에도 수십 개씩 동행 구하는 글이 올라오니 일정이나 스타일 등이 맞는 사람을 구해서 가면 된다. 그리고 이 여행 스타일이라는 게 연령대에도 많이 좌우되어서 그런가, 대체로 연령대 비슷한 사람들끼리 가게 되는 것 같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현지 게스트하우스나 투어업체 등을 통해서 동행을 구하는 것으로, 여행 출발 전에 여행사에 문의해도 되고, 울란바토르에 도착한 후 현지의 게스트하우스들을 돌면서 구하는 방법도 있다. 정말 사람이 많은 성수기에는 영어 등 다른 외국어를 사용하는 게하까지 포함해 하루에도 몇 대씩 투어가 출발하니 사람을 정 구하기 어렵다면 이러한 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일정이 좀 더 여유로워야겠다. 4박 5일로 몽골에 가는데 울란바토르에서 투어를 구하려고 하면 아무래도 힘들 것이다. 

참고로 때에 따라서 많게는 5-6명까지 한 게르에서 숙박하기도 하기 때문에 혼성일 경우 다소의 불편함은 감내할 각오가 있어야 하겠다. 정 불편하다면 동성끼리, 혹은 비율을 맞춘 대규모 여행단에 끼는 것도 방법이겠다. 아, 그리고 우리가 구하면서 느낀 건데 확실히 휴가 낸 직장인들과 학생들의 일정 및 씀씀이 감각은 대체로 다른 경향을 띤다. 직장인들의 경우 귀국 즉시 바로 일터 복귀기 때문에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고생 덜 하는 경우를 찾는 것 같고, 또한 최대한 영혼을 짜내 일정을 만들어도 8박 9일 (금요일 밤 출발, 그 다음 주 일요일 귀국)이기 때문이다. 반면 학생들은 금전적으로는 조금 더 빠듯해도 시간은 좀 더 여유로워 보였다. 

같은 지역 동행들이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미리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3명이 모인 상태에서 동행을 받는 입장이었는데, 고작 1주일 정도 동행 모집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중간에 여러 번 깨졌다. 사실 우리는 동행이 없어도 우리끼리 가면 그만이라는 입장이긴 했다.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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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여행 준비하기 (1) 투어업체 선정 및 예약

(긴글주의!)

벌써 몽골서 돌아온 지 몇 주가 지났다. 여행을 떠나기 전, 다른 분들 블로그를 보면서 꿈(?)도 키우고 실제로 도움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나도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몽골 여행 관련 준비사항 등을 작성해본다. 참고로 우리는 7월 중순 8박 9일의 일정으로 여행했다. 

원래 긴 글 쓰는 걸 즐기는 편이고, 이곳 인터넷 사정이 썩 좋지 않아서 아기자기한 이미지 넣는 걸 별로좋아하진 않는데 몽골은 정말 사진이 너무 멋지게 잘 나와서 중간중간에 이미지도 넣어본다! (*사진들은 PC화면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글자가 보이지 않으면 클릭해서 보자!)

몽골여행 준비 과정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며 순서가 바뀌어도 상관없는 것들도 있어서 도식으로 표현해보았다. 

1. 몽골 여행 투어업체 선정 및 예약

2. 비행기표 발권 

3. 몽골 비자발급

4. 네이버 "러브몽골" 카페에서 동행 구하기

5. 여행 사전조사 및 준비물 갖추기

6. 몽골 투그릭 및 미국 달러 환전

7. 여행자보험 가입하기 

8. 기타사항 


1. 몽골 여행 투어업체 선정 및 예약 

이는 발권과 순서가 바뀌어도 상관없겠다. 

투어업체 이용의 필요성
나도 사람이 천만 단위로 넘쳐나는 도시부터 인구 수백 단위의 시골 섬까지 방방곡곡 자유여행 많이 다녀봤다. 하지만 이 글을 보는 대부분의 여러분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몽골어를 못하고 같이 여행해 줄 현지인 친구가 없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도시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면 거의 필수적으로 투어업체를 이용하는 게 좋다.  언어 문제도 매우 크고 몽골은 전반적으로 자유여행을 위한 인프라가 약한 편이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라도 업체를 이용하도록 하자. 

투어업체 섭외 및 연락방법
나는 2명의 대학교 친구들과 함께 여행했다. 우리는 몽골여행을 마음먹자마자 바로 발권한 후 업체 다섯 여군데로부터 8박 9일 견적을 받았다. 일정 및 인원수의 윤곽이 나오면 견적은 쉽게 받아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견적들이 인원 수 옵션을 다양하게 해서 보내주기 때문에 인원수는 후에도 변경할 수 있다. 다만 인원수가 많을 수록 경비가 줄어든다. 우리의 경우 원래 3명만 가기로 마음 먹고 700불대의 투어비를 예상했지만 마지막에 동행 2명을 더 붙여서 500불대의 투어비를 지불했다. 

투어업체를 섭외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출발 전에 미리 한국에서 컨택을 해 예약을 하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현지에서 운영되는 투어에 조인하는 것이다. 동행을 구하기가 어렵다면 성수기에 한해 현지 숙소 등을 통해 후자의 방법도 충분히 쓸만 한 것 같다. 하지만 직장인들과 같이 휴가 기간이 딱 정해져있어 일정이 유연하지 못하고 하루라도 아까운 경우에는 미리 컨택을 해 예약을 하는 게 좋을 듯하다. 

투어업체와의 연락은 주로 1) 네이버 "러브몽골" 카페 및 2) 울란바타르 게스트하우스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네이버 카페에 여행일정과 인원수를 올리면 여러 업체에서 견적서를 받아볼 수 있어 비교가 편하다. 또한 이들 업체의 경우 카톡과 이메일을 통해 한국어로 소통이 가능하니 다른 언어(예컨대 영어)가 수월하지 않다면 이 쪽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 좋을성 싶다. 

울란바타르 현지 게스트하우스 및 한몽 이외의 해외 투어업체는 내가 이용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보통 이메일을 통해 소통하는 듯 하며, 영어가 주된 언어다. 미국인이나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투어패키지들을 살펴본 적이 있는데, 이들은 한국에 비해 단가가 비싸다는 인상을 받긴 했다. 그렇지만 프로그램 내용을 비교해본 것이 아니므로 꼭 가격이 더 비싸다고는 백프로 장담은 못하겠다. 참고로 겨울에 여행할 예정이고 동행이 좀체 구해지지 않는다면 유럽인들을 상대로 하는 투어 등을 알아보면 좋을 성 싶다. 가이드 분들이 하나같이 겨울에는 유럽인들이 비교적 많이 오는 편이라고 알려줬다. 

투어업체 선택기준
대체로 투어업체마다 투어의 내용은 대동소이하지만, 조건들을 세세히 따져보면 은근 차이가 난다. 사람들마다 선택기준이 다를테니 우리가 고려했던 지점들만 나열해본다. 

1) 금액: 우리의 경우 5인 기준 견적을 받았는데 대체로 미화 500불 중후반 부터 600불 중후반까지 금액이 대동소이 했으며, 그중에 간혹 숙박 시설 등이 더 좋아 금액이 확연히 비싼 경우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일수로 계산하며 여기에 인원과 일정을 고려해 금액이 변경되는 것으로 보인다. 

2) 다른 사람들의 후기: 후기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임을 명심하자. 우리가 뭔가 선택권을 발휘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여행의 질은 무엇보다도 가이드와 운전수, 그리고 동행이 결정한다. (날씨, 자연재해 같은 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몇몇 여행사 및 게스트하우스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아주 오래 된 여행사는 없는 듯 했다. 또한 여러 가이드분들과 얘기해보았는데 대체로 장기적인 직업이기보다는 잠깐 거쳐가는 직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 했으며, 성수기에는 일손이 모자라서 대타나 알바 등을 고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특정 업체의 후기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 복불복일 가능성은 항상 있다. 특별히 가이드나 운전수를 지정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단 여행이 시작된 후에는 후기들이 결정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또한 몽골 한인 대상 여행사라는 게 숫자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차피 자기들끼리 다들 잘 아는 그런 바닥이다.
  다만 여행 시작 직전과 직후까지의 문제들, 예컨대 일정의 유연성이나 일처리 방식, 속도, 문제 발생 시 대응태도 등은 유심히 살펴볼 만하다. 또한 업체 별로 가이드를 관리하는 노하우가 다를 텐데, 한국인의 문화나 취향 같은 것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들의 관리 노하우에 따라 여행 경험이나 질이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다. 특히 자신이 좀 까다로운 여행자라고 생각된다면 대충 날잡고 러브몽골 카페 및 각종 블로그 등의 후기들을 잘 뒤져보는 것도 좋겠다. 

3) 차량: 울란바타르에서 가까운 테를지나 고속도로가 연결된 하르호린, 달란자드가드 등 도시만 왔다갔다 할 것이 아니라면 몽골 여행에서 차량 선택은 정말 매우 중요하다. 업체마다 제공하는 차량이 다르며, 성수기에 차량이 모자를 경우에는 역시 다른 운전수 분들을 잠깐 고용하거나 일손을 빌리기도 한다. 차량들은 기사님들 소유로 알고 있는데, 이 때문에 차량이 바뀌면 기사님도 바뀐다는 것을 명심하자. 

다른 나라 사람들은 잘 모르겠고, 한국인들이 투어업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차량들은 주로 현대 그랜드스타렉스(4륜), 러시아 우아즈(UAZ) 사의 부한카 혹은 몽골명 "푸르공", 미쓰비시 델리카, 도요타 랜드크루저다. (여행하다보니 렉서스 4륜구동차도 여럿 봤는데 되게 잘 가서 부러웠다.) 동행까지 포함한 우리 다섯 명의 경우 평균연령 30살의 직장인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무조건 몸사릴 생각으로 스타렉스로 정했다. 하지만 여행 첫날 우리를 맞이한 것은 에어컨이 고장난 델리카였는데, 성수기라 업체 내에 스타렉스가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기사님이 친근하기도 하고 음악선정 센스도 엄청났지만 에어컨 고장을 버틸 수 없던 우리들은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 결과 업체에서 스타렉스를 모는 기사님으로 다음 날 바꿔줬는데, 알고보니 신문 광고에서 수배했다고 한다. 아무튼 델리카 1일, 스타렉스 8일을 타며 숱하게 다른 차들 구경하던 경험에 비춰봤을 때 각 차량의 장단은 다음과 같다. 어디까지나 약간의 경험과 보고 들은 것, 검색한 것을 바탕으로 했으므로 부정확한 정보가 있을 수 있으니 최종판단은 업체와의 상담과 개인의 취향 등을 고려해서 결정하자. 

- 스타렉스: 델리카에 비해 승차감이 훨씬 낫다. 푸르공을 스타렉스와 승차감으로 비교하는 것은 스타렉스에게 실례다. 우리는 운전석-조수석 2개를 포함해 총 9인승 차량이었고, 총 탑승인원은 7명이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자리는 없는 것과 다름없으므로 실제로는 8인승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여기엔 작은 함정이 있는데, 운전석과 조수석을 제외하고 사람이 4명이 넘어가면 펴서 앉는 접이식 좌석에 앉아야한다. 이 자리는 고정이 잘 안되어 있고 목받이가 없기 때문에 수 시간 탈 경우 목이랑 허리가 작살나며, 좀체 잠들기 어려운 자리다. 우리는 돌아가면서 앉았다. 스타렉스의 에어컨이 빠방한 건 한 여름의 고비를 여행할 경우 진짜 큰 장점이며, 짐공간도 델리카에 비하면 넉넉한 편인 것 같았다. 또한 일단 포장도로에 올라가면 다른 차들보다 훨씬 잘 간다. 
  하지만 오프로드가 시작된 이후, 특히 날씨가 급격히 안 좋아졌을 때 우리는 미친듯이 걱정을 해야했는데, 암만 생각해도 스타렉스는 오프로드용 차량은 아닌 것 같다는 게 중론이었다. 시골에서 운전한 경험이 많은 기사님들이라면 운전을 잘 하시겠지만, 스타렉스는 정말 진짜 운전도 잘해야하고 길눈도 밝아야한다. 일단 차체가 낮고 힘이 딸리기 때문에 경사가 급한 곳이나 비가 온 곳, 험지 등은 거의 못 다닌다고 보면 된다. 또한 오프로드에서 다른 차량에 비해 속도가 월등하게 떨어지는 편이다. 한 번은 길에 낮은 돌이 있었는데, 다른 스타렉스 기사님이 이를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바람에 문제가 될 뻔한 적이 있다. 만약 차체가 높은 차량이었다면 크게 문제가 안 되었을 것이다. 우리 기사님은 진짜 정말로 운전을 잘하셔서 다른 스타렉스들보다는 훨씬 잘 다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오프로드용 차량에 비할 바는 못되었다. 초원이나 사막은 그럭저럭 다닐 만했지만, 비 온 후의 쳉헤르는 돌까지 많아서 진짜 식은 땀 흘렸다. 그 정말 말도 안 되는 돌 밭에서 타이어 펑크 안 난 게 진짜 대단하다....

- 푸르공: 외국인을 포함해 대부분의 여행자가 가장 많이 탑승한 차량이 바로 푸르공이었는데, 정말 오프로드에서는 힘도 세고 잘 다니더라. 여행 중 고장난 랜드크루저를 만난 적이 있는데 고장이 심하게 나서 다른 차가 견인해줘야만 했다. 하지만 때마침 멈춘 것은 우리 차와 다른 스타렉스였고, 결국 랜드크루저 운전하시던 분은 푸르공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는 후문. 쳉헤르에서는 비가 많이 왔었고, 설상가상으로 말도 안되게 큰 사이즈의 우박까지 내렸다. 그때 운 없이 정차해야했던 차가 푸르공 1대와 스타렉스 3대였는데, 비로 불은 하천과 진흙탕을 건널 때 푸르공이 선두에 서서 달렸다. 그 밖에 짐 실을 공간이 매우 넓다고 하며, 많이 다니기 때문에 추측컨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부품수급이나 수리 등에서 어느 정도 장점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 나는 말버릇처럼 다음에는 꼭 푸르공을 타겠다고 되뇌이고 다녔다. 물론 다음에 몽골 가면 우리 기사 아저씨 스타렉스 찾아서 도로 타려 들겠지만ㅋㅋㅋ 푸르공의 경우 사진빨은 보너스긴 한데 이건 남들 타고 다니는 푸르공 찍어도 된다.... (참고로 여행자들이 푸르공 위에 올라가서 사진 찍는 걸 기사님들이 무척 싫어하신다고 한다.) 
  푸르공은 내가 안 타봐서 잘 모르겠지만 승차감이 정말 헬이라고 한다. 스타렉스 조차도 오프로드 탈 땐 창문에 머리 박는 일이 엄청 흔했는데 하물며 푸르공은... 또한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고비지역을 간다면 많이 더울 것이다. 우리가 다닐 때엔 모래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창문을 열고 달리는 푸르공들을 여럿 봤는데, 모래바람이라도 많이 불면.... 
  푸르공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은 다른 여행자분들의 후기를 참조하는 게 정확할 것 같다. 원래 이름은 우아즈 부한카라고 하는데, 몽골 사람들은 그냥 푸르공 푸르공 하더라. 

- 델리카: 딱 하루, 그것도 울란바타르-테를지 구간만 탔기 때문에 장기여행엔 어떨지 모르겠다. 일단 추측컨대 푸르공보다는 편한 것 같고, 특히 2-3열 좌석이기 때문에 앞의 2열 좌석에 각각 앉는다면 꽤 편할 것 같다. 뒤 3열 좌석은 승차감이 뭐 아주 훌륭하지는 않다. 고작 테를지만 왔다갔다 했는데도 엉덩이가 꽤 아팠다. 그래도 푸르공보다는 아마 훨씬 나을 거다. 차체가 높고 오프로드용 차량이기 때문에 스타렉스보다는 확실히 잘 다닌다. 에어컨도 있다. 우리도 에어컨 고장 안 났으면 그냥 이 차 탔을 거다. 
  짐공간이 스타렉스보다 적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앞서 말했듯이 스타렉스만큼 승차감이 좋지는 못하며, 또한 차량의 좌석수가 적어서 동행 인원이 5명을 넘어간다면 델리카는 난감하다. 그리고 5명이라고 해도 뒤 3명좌석은 조금 비좁기 때문에 몸집이 크거나 하면 좀 힘들 수 있다.
  오래 탄 게 아니라서 다른 장단은 잘 모르겠다.

- 랜드크루저: 나는 별로 아는 바가 없는 차량인데, 확실한 건 랜드크루저가 제일 좋고 비싼 선택이라는 점이다. 일단 잘 다니고 승차감도 좋다고 하며 에어컨도 있다. 길에서 간혹 도요타 랜드크루저나 렉서스 오프로드용 차량을 만나곤 했는데, 험지를 정말 잘 다녔다. 쳉헤르 진흙탕에 빠진 랜드크루저가 (엎어질 뻔했으나) 순전 차량의 힘으로 빠져나오는 걸 본 적도 있다. (우리 차는 그 곳을 건너지 못하고 결국 돌밭을 돌고 돌아 예정시간보다 몇 시간 늦게 숙소에 도착했다...) 푸르공이 더 힘은 세더라도 왠지 언덕길 같은 건 얘들이 더 잘 다닐 것 같아...

무슨 차량을 선택하건 어쨌든 제일 중요한 것은 기사님의 운전실력과 차량관리능력, 땅 상태, 기상상태다.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덧붙여 해당 차량과 기사님이 투어업체에 소속된 경우가 아니라면 관광청에 등록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 경우 경찰한테 잡히면 세월아 네월아가 될 수 있으니, 특히 일정이 짧다면 차량등록 여부를 확인해보도록 하자. 

4) 일정: 업체들의 투어 내용 자체는 가는 곳만 같다면 대동소이한데, 생각보다 이동경로나 방문지역 등에서 차이가 컸다. 몽골 여행을 처음 한다면 지명이름만 듣고도 머리가 어지러울텐데, 당시 일을 하기 싫던 나는 잉여력을 발휘해 견적을 받은 5개의 업체의 루트를 모두 구글맵에 그려보았고 이게 생각보다 업체 선택에 도움이 되었다. 꼭 하고 싶은 것들과 꼭 보고 싶은 것들의 우선 순위를 정한 다음, 개인의 체력이나 여행스타일, 그리고 울란바타르 인아웃 일정을 고려하여 여행사 여정을 선택하면 되겠다. 
  참고로 우리 같은 경우 다음과 같은 부분이 고려되었다:
 - 일행 중 한 명이 부산발 에어부산으로 점심 쯤 도착하는 일정이었고, 인천발 미아트항공을 탑승한 나머지 일행들의 체력 안배 등을 고려해 첫날 이동이 적은 일정을 선택. 그 결과 테를지를 맨 처음으로 갔으며, 후에 다른 지역들이 정말 너무 멋져서 우리 스스로의 선택에 매우 기뻐했다는 후문. 
 - 일행 중 두 명이 여행 마지막 날 저녁에 출국하는 일정이었으므로 마지막 날은 가급적 울란바타르에 일찍 들어와야 했음. 따라서 마지막 날 어딘가를 들리거나, 혹은 지나치게 이동거리가 긴 경우는 배제함. 
 - 기본적으로 모두가 고비사막을 가고 싶어했지만 온천에 대한 욕구가 큰 사람들도 있었음. 이동거리가 긴 것에 대해 비교적 개의치 않았기 때문에 고비사막에서 쳉헤르까지 들리는 일정을 선택. 다만 매일매일 짐을 싸고 푸는 것이 생각보다 귀찮았고, 특히 이동거리가 매우 긴 날 (바얀작-엉긴사원 하루만에 다 찍음)은 게르캠프에 늦게 도착해 게르부족으로 인원 중 일부가 민가(?) 게르에서 숙박하는 등의 애로사항이 있었음. 다음에는 어디 가서 진득하게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우리끼리 이야기함. 원래 동행을 하겠다고 하셨던 다른 분은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며 고비사막만 가는 팀으로 옮긴 걸로 알고 있다.

5) 숙박조건: 일단 나와 내 친구들은 게르 상태나 샤워횟수, 전기 사용 여부 등에 대해 크게 연연해하지 않아서 많이 고려하지 않았다. 극단적으로 전일정 샤워불가가 아닌 경우도 없었고, 실제로 몇몇 게르들은 깨끗한 수세식 화장실, 24시간 전기 및 온수 등 놀랄 정도로 호화(!)로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 며칠 정도는 현지 게르들 사정에 의해 전기 샤워 모두 전혀 불가능했는데, 카메라 충전 부분에서 살짝 문제가 되긴 했지만 게르들은 대체로 거기서 거기인 듯 하다. 아, 다만 여행자캠프의 경우 시설은 좋은데 관광객이 많아 밤에도 시끄러울 가능성이 높으며, 별밤 사진 촬영할 때 광원도 많은 편이고 여기저기서 후레쉬를 켜대서 조금 짜증날 수는 있다. 다만 우리 팀 중에 분명히 휴가를 내고 왔는데도 업무를 봐야하는 사람이 있었는데(ㅠㅠ), 뒤로 갈수록 신호도 신호지만 전기가 부족해 조금 힘들해하셨던 것 같다. 

6) 기사 및 가이드: 원래 우리 세 명만 갈 생각이었는데 일정인원 이하면 기사와 가이드 두 명이 아닌 기사 겸 가이드를 붙여주는 업체가 있었다. 우리는 애초에 이를 제외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기사나 가이드 일 둘 중 하나만 해도 진짜 너무 힘들 것 같고, 또 몽골어를 못하는 우리와 하루종일 있으면 외국어를 써야하는 당사자도 너무 피로할 것 같다.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최소 2명이 붙는 게 좋은 것 같다. 

7) 공항픽업/센딩: 일정이 빡빡하다면 공항 픽업 및 센딩이 가능한지, 금액은 어떤지 꼭 확인해보자. 

8) 포함된 활동 내역: 지불할 금액에 포함된 액티비티가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돈이 드는 액티비티의 사례로 승마, 낙타타기, 박물관이나 사원 방문 등이 있을텐데 이중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은 선지불인지 현지에서 지불하는 건지 확인해보자. 참고로 승마는 테를지, 욜린암 등 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곳이니 혹시 취향이 확고하다면 어디서 하는지, 몇 번이나 타는지도 확인해 볼만하다. 

9) 식사: 아마 업체별로 조건 자체는 대동소이 할테고, 가이드의 요리실력과 일정의 빡셈 정도에 따라 식생활이 달려있다. 일정이 빡세면 요리준비할 시간이 줄어들어서 퀄리티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 우리는 사실 몽골 음식을 더 많이 먹고 싶었는데 (몽골 감자 넘나 맛있는 것...) 가이드 분이 한식을 엄청 해주셨다. 이런 부분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말해서 조율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유명한 허르헉(발음 듣기엔 헐ㄹ허ㅋ 이런 느낌에 가까웠다.. 발음 진짜 어려움...)은 안 만들어주면 꼭 만들어주자고 하자. 진짜 꿀맛이다. 

10) 게스트하우스: 위에는 까먹고 안썼는데, 울란바타르에서 하루 이상 숙박해야 한다면 투어업체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특히 에어부산으로 인한 동행 (은 나 ㅠㅠ)을 나머지가 6시간 이상 기다릴 장소가 필요했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 제공이 무척 중요했다. 


이렇게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과 투어업체를 골랐다면, 예약금을 걸면 된다. 우리 같은 경우 총 금액 중 미화 100불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화로 환산해 국내 은행에 입금했다. 일행 중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은 역시 나ㅠㅠ)이 있어서 혹시 미화로 직접 입금할 통장은 없냐고 했더니 그건 안 된다고 했다. 남은 금액은 울란바타르 현지에 가서 미화현금으로 지불했다. 

글은 길어졌는데 사실 적당히 가격과 일정보고 정하면 그만이다. 우리도 한 4-5일 고민한 후 그냥 적당히 하나 골랐다. 그리고 추측컨대 사소한 부분들은 투어업체와 적절히 조율이 가능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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