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남기는 습관/미국생활 (24)
Asus 제피러스 G14 (2023) 간단한 인상

 

베스트바이에서 G14 (Ryzen 7940HS, NVIDIA RTX 4060, 램 16GB, SSD 512GB)이 상당히 할인된 가격에 나왔다.

2024년도 G14모델이 발표되면서 과거 재고를 떨구려고 하는 것 같음. 1-2주 간격으로 세일가와 정상가를 오가면서 나오는 중이니 혹시 구매 생각이 있다면 세일가에 다시 돌입할 때까지 잠깐 기다리는 걸 추천한다.

 

아직 2017년 초에 산 XPS 15 9550이 제 기능을 해주고 있는 중이긴 한데, 8년 째 쓰다보니 무거운 작업이나 프로그램은 힘들어하기도 하고 G14 가격이 너무 좋아서 결국 한 대 영입했다.

원래는 무려 871.99불이라는 엄청난 가격의 Open box 재고를 살 생각이었는데, 사람들이 귀신같이 다 사가면서 주문 강제취소 몇 번 걸린 후 결국 그냥 신제품을 샀다. 참고로 신제품은 택스 미포함 $1,050 정도였음.

ASUS 워런티는 미국에서도 쓰레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양품 걸리면 애지중지 아껴 쓰고 문제 생기면 내가 수리하면서 쓰겠다는 생각으로 구매했다.

 

1. 개봉

한국 건 PD 충전기도 넣어주는 모양인데 미국 건 그딴 건 없고 그냥 노트북과 벽돌 충전기, 워런티 카드가 전부였다. 대신에 윈도우 홈에디션이 이미 포함되어 있긴 함.

그나저나 충전기가 진짜 정말 거대한 벽돌이다. 8살 된 XPS 15 9550 충전기보다 크고 무겁다...

 

2. 세팅

원래는 노트북 사면 윈도우 클린설치부터 한다. XPS가 아직 멀쩡하고 심지어 작년에 SSD 대란 때 2TB로 업그레이드 시켜뒀기 때문에 G14는 당분간 무거운 프로그램이나 게임을 위한 서브로만 활용 예정이라서 그냥 클린 설치는 하지 않았다.

혹시나 G14 구매 후 윈도우 한 번 밀어야 하는 분이 계신다면 공장에서 세팅되어 나오는 모니터 캘리브레이션 값과 돌비 비전 세팅값 (C:\Windows\System32\spool\drivers\color의 PQConfig.dv 파일)은 반드시 따로 백업하시길 바랍니다. 공장에서 각 기계에 맞춰서 세팅되어서 나오는데 노트북 밀어버리면 수복할 방법이 없음.

 

G14 구매 후 세팅:

1) 바이오스와 윈도우를 포함해 모든 업데이트를 실시함. (이때는 MyAsus앱 사용함.)

2) 업데이트 완료 후 MyAsus, 아머리 크레이트 (Armory crate) 삭제, G-Helper 설치 (https://github.com/seerge/g-helper). 아머리 크레이트 삭제 시에는 전용 프로그램 활용 (G-Helper github 페이지에 링크가 있음)

참고로 G-Helper 사용법은 이 비디오 (https://www.youtube.com/watch?v=6aVdwJKZSSc)가 도움이 되었다. 영어주의.

3) 기타 다른 불필요한 소프트웨어 삭제 (예: Virtual Pet, Glide X 뭐시기 등등, 대충 https://github.com/sammilucia/ASUS-G14-Debloating 참조해서 적당히 걸러가면서 삭제함.)

 

 

3. 간략한 소감

 

1) 화면:

외부에서 작업하거나 출장다닐 땐 LG 그램 (16인치, 외장그래픽 없는 버전)을 사용 중인데, 16인치 쓰다가 14인치로 오니 화면이 작게 느껴진다.

화면 퀄리티는 괜찮은 것 같다. 일단 스펙상으로는 500니트라고 하니 내가 갖고 있는 그램이나 XPS보단 많이 밝다...만 낮에는 안 써봐서 모르겠음. 집에서 너무 밝게 해두면 눈이 아프기 때문에 어둡게 해두고 쓰는 중이다.

 IPS 패널이라 번인은 크게 걱정이 없고, 일단 체크를 해보니 불량화소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빛샘 문제가 많은 기종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내 거 역시 빛샘이 모니터 우측 하단에서 발견됨. 하지만 어두운 방에서 밝기를 많이 올리지 않으면 크게 눈에 띄지 않아서 그냥 품고 가기로 했다. 빛샘을 핑계로 교환하면 분명 빛샘 상태가 더 안 좋은 게 올 게 뻔했음.

 

2) 키보드와 터치패드

타건감은 꽤 괜찮다. 솔직히 그램이나 XPS보다 나은 것 같다. 미묘하게 키 배치 간격이 내 손에 맞지 않는 느낌이긴 한데 (손이 작은 편이라서 그런가 간격이 약간 더 넓게 느껴짐), 그래도 키보드는 매우 마음에 든다. 일할 때는 평소에 기계식 키보드를 쓰기 때문에 나름 타건감에 까다로운 편임.

참고로 G-Helper를 사용하면 몇몇 키는 값도 재할당 할 수 있고 원래 키보드에는 없는 Fn-lock 기능도 사용 가능함.

게임용 노트북 답게 볼륨키가 따로 상단에 마련되어 있는 점, 그리고 전원 버튼이 나머지 키보드랑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건 마음에 든다.

사실 키보드 백라이트 잘 쓰지도 않고 번쩍번쩍한 RGB 라이팅 이런거 매우 싫어하는데, G-Helper에서 CPU온도에 따라 라이팅 바꾸는 옵션이 있었다. 시각적으로 온도 체크한다고 생각하고 설정해둠ㅋㅋ

 

터치패드도 솔직히 그램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램 터치패드는 넓기도 하고 반응성도 좋은데, 반응성이 지나치게 좋아서 내가 원치 않을 때 스크롤이 들어가는 일이 너무 잦음. 뭔가 팜리젝션이 없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반면 G14 터치패드는 약간 더 부드럽고 부들부들(?)한 느낌이 들고, 반응도 괜찮다.

 

 

3) 만듬새

생각보다 작은데 또 묵직해서 견고한 느낌을 준다. 디자인이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게임 노트북 같지 않아서 좋음.

그램과 비교하면 좀 무겁게 느껴지긴 하는데, 그래도 XPS보다는 약간 가볍다. (하지만 G14는 14인치고 XPS는 15인치기 때문에 XPS가 약간 더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레딧 유저 선생님들께서 다들 하나같이 발열 문제를 지적해서 약간 걱정했는데, 아직까지는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한 3-4년 째 플레이 중인 디비니티 2를 드디어 엔딩을 볼 수 있게 되어서 주말에 풀옵으로 한 8시간(?) 돌려봤는중간에 갑자기 꺼져서 식겁하긴 했다. 아마도 발열 문제로부터 엄청 자유로운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적당히 옵션 타협하고 잘 조절해서 쓰면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어차피 뭐 게임할 시간도 없어서...

 

폼팩터가 작다보니 발열이 걱정될 순 있을 것 같은데, 그냥 웹서핑하고 간단한 오피스 프로그램 쓰는 정도로는 발열감 느낄 일은 없다. 그냥 타건감 좋은 평범한 노트북 같음. 균형 모드로 충전기 물리고 그냥 웹서핑 할 때, CPU 온도는 약 45도 정도로 유지되고 팬은 안 돌아간다.

 

뭔가 좀 더 빡센 프로그램을 돌리면 팬이 돌아가는데, 팬이 꽤 시끄럽기 때문에 고사양 프로그램이나 게임을 할 땐 헤드폰끼는 걸 추천한다. 외부에 나가서 쓰기엔 좀 부담스러울 정도의 소음임. 영상 렌더링 돌릴 일 있으면 그 때 다시 후기 보충해보겠음.

 

4) 하판 분리

램 증설하려고 하판을 분리했다. 나사가 좀 많고 몇 개는 잘 빠지지 않긴 하는데, 하판 분리 자체는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나사 헤드가 약간 유약?한 것 같으니 나사랑 잘 맞는 드라이버 사용을 추천한다.)

하판 오른쪽 하단 나사는 아예 보드에 고정되어 있는데, 나머지 나사를 다 분리하면 고정된 나사 쪽에 유격이 생긴다. 그 유격을 따라서 손톱이나 얇은 카드, 기타 피크(...) 등으로 살짝 들여올려주면 금방 분리할 수 있다.

램 슬롯은 하판 열자마자 바로 접근 가능하니 간단하게 증설 가능. 원래 달려있는게 16gb라서 16gb 램 추가 증설해줌.

참고로 난 미국이라서... 내가 산 램은 Crucial 16GB DDR5 4800 MT/s 램 (https://www.amazon.com/gp/product/B09S2MN8JH)이었음. 램 인식 무난하게 잘됨.

 

원래 달린 램은 하판에 솔더링 되어 있는 걸로 아는데, 기판 어디에 붙어 있는지는 모르겠다.

G14와 관련된 수많은 후기를 섭렵해보니 하판 분리시, 배터리 선이 연결되어 있는 금속 거치대가 분리되어 쇼트가 발생하는 일이 꽤 잦아보였다. 기판 쇼트가 두려워서 배터리 선 분리를 안하고 만지다가 금속 물체나 나사를 기판에 떨궈서 쇼트내는 경우도 종종 있는 모양. 기판 쇼트나는게 무서워서 나도 램만 끼워넣고 얼른 닫아버렸다. (2024년 모델에선 드디어 배터리 선 연결된 거치대가 플라스틱으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XPS 15 9550은 하판 설계가 매우 잘 되어 있어서 밥먹듯이 하판 분리했는데, 요즘 노트북들은 하판 따기 점점 더 어려워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G14는 뭐 아예 못 뜯을 정도는 아니라서...

아무튼 업그레이드 할 때 금속 물체가 기판과 닿는 것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당. (가끔 금속 핀셋 쓰는 분들 있는데 큰일납니다요.)

 

 

5) 총평

게임용 노트북은 처음이긴 한데, 예상보다는 꽤 견고하게 잘 만들어진 느낌이다.

 

그리고 미래의 나한테 남기는 메모: 써멀의 경우 CPU는 리퀴드 메탈이 도포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게 일반 써멀이랑은 좀 다르다고 하니 미리 검색해보고 건들 것. 참고로 히트싱크를 분리하면 워런티가 무효처리 되니까 워런티 접근성이 괜찮은 분들은 AS센터로 보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음.

 

그래서 G14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이 기기가 목적에 맞고 (작은 화면 + 외장 글카를 달았음에도 휴대가 가능한 정도의 무게), 할인 중이고 (이걸 굳이 200주고 산다고?), 윈도우에 익숙하며, 노트북을 직접 만지는 데에 거부감이 없다면 조심스레 추천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한국이라면 LG 그램을 추천할 것 같다ㅋㅋ 일단 그램이 가볍다. 그냥 오피스 프로그램 사용하고, 인터넷 서핑 하고 동영상 보는 게 목적이라면 그램도 사실 과하고 그냥 더 싼 거 사도 됨.

물론 들고다니면서 게임하는 컨셉도 좋지만 팬 소음이 장난 아니고 충전기가 너무 말도 안되게 무겁기 때문에 추천하기 어렵다. 충전기 없이 장시간 쓸 수 있다고는 하지만... 고사양 게임을 돌리는데 충전기를 안 물리고 돌린다고? 물론 PD 충전기 따로 구해서 물리면 된다고는 하지만, 벽돌 충전기랑 성능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고사양 아닌 몇 년 된 게임은 인텔 내장그래픽 정도에서도 대충 돌아간다. (예: 디비니티 2 정도는 그램에서 하위 옵션으로 돌아감, 8살먹은 내 XPS 15는 외장글카가 달렸다는 이유로 심지어 중하까지 야아악간 옵션 올릴 수 있음.)

아, 참고로 일반 충전기와 달리 PD 충전기는 바이패싱이 적용이 안된다고 한다. 어차피 배터리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적어둠.

 

혹시 영상 편집을 위해 이고지고 다니신다면 고려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그냥 간단히 5분, 10분짜리 정도는 요즘 인텔 내장 그래픽 잘 나와서 그럭저럭 돌릴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4K는 좀 힘들 수 도 있을 것 같다.) 이 부분은 아직 안 써봐서 모르겠으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업데이트를 해보겠음.

 

혹시 미국에 계신가요?

그래도 그램을 추천한다ㅋㅋ 한국에선 모르겠는데 미국에선 Costco에서 가끔 그램이 정말 파격적인 가격에 나온다. (주로 15나 17인듯, 16은 할인이 좀 덜 들어가는 편인 것 같음.) 그냥 서핑+영상감상+오피스 작업 정도의 휴대용 노트북을 찾으신다면 그램 추천. 그램은 가볍기도 하지만 PD충전기도 너무 잘 나와서.... (미국에서도 개별 충전기 따로 팔아주세요...ㅠㅠ) 물론 미국에서 LG 워런티 쓰레기인데, 사실 Asus도 워런티 쓰레기로 유명해서 그 놈이 그 놈.

그리고 그램과 g14 이외에도 옵션이 많다. 사실 나도 당장 비슷한 가격에 나온 리전슬림5과 G16, 심지어 4070을 단 스트릭스는 왜인지 G14보다 더 싸게 나와서 같이 두고 고민했는데 이런저런 디테일 따지다가 G14로 흘러 들어옴.

 

 

6. 아수스 G14 vs 레노보 리전

참고로 정말 반품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G14와 레노보 리전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눈여겨봤던 레노보 리전 모델은 코스트코에서 무려 999불에 나왔던 레노보 리전 프로 5i 16인치 (인텔 i7-13700HX, 지포스 RTX 4060, 1TB SSD, 32GB 램)과 베바에서 G14과 같은 가격인 1,050불에 나온 레노보 리전 슬림 5 14.5 인치 (라이젠 7 7840HS, 지포스 RTX 4060, 1TB SSD, 16GB 램) 모델이었다.

무게나 기동성, 전성비 같은 게 고려대상이라면 G14가 분명히 답이긴 했지만, 나는 사실 데스크탑 대용의 노트북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리전프가 답이긴 했다.

게다가 영상 렌더링 쪽은 인텔 칩이 무조건 낫다는 게 레딧 선생님들 중론이었다. 일단 어도비 프리미어 쪽의 경우 인텔 칩을 써야 퀵싱크가 가능하고, 무조건 코어 수가 많은 게 장땡이라고 했다. 라이젠9보다는 인텔 i7이 코어 개수가 더 많았음. Resolve의 경우 유료버전인 스튜디오는 GPU도 끌어쓰기 때문에 라이젠도 괜찮은데, 무료버전은 CPU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역시 인텔이 약간 낫다는 게 의견이었다.

 

G14 반품하고 새로 노트북 주문 배송하는 과정이 너무 귀찮아서 엄청 고민만 했다. 그런데 아무리 고민을 해도 리전프를 사는게 훨씬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G14 반품신청을 하고 구매를 하려고 카드를 꺼냈을 땐 이미 코스트코에서 리전프가 품절이었음ㅋㅋㅋ

 

이렇게 999불 짜리 리전프가 날라가고 나니까 약간 다 귀찮아져서 그냥 리전 슬림도 빠르게 포기했다. G14으로 열심히 세팅 다했는데 새 컴퓨터 또 공부하기가 싫었음.

그리고 어차피 내구성은 복불복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어차피 둘다 AS는 없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함.

 

참고로 G14의 경우 리퀴드 메탈 문제가 종종 언급된다. 리퀴드 메탈 도포 상태가 영 좋지 않아서 가끔 기판으로 흘러넘쳐 쇼트를 일으킨다고 함. 이거 솔직히 너무 무서운 단점이라서 가끔 반품했어야 하나-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G14의 장점으로는 (라이젠이므로) 훌륭한 전성비,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 썬더볼트/USB-4 단자의 존재,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의 존재, 그리고 리전 시리즈에 비해 훨씬 나은 색 정확도 (DCI-P3: 100%, 리전은 약 7-80프로 이쪽 저쪽) 정도가 있다. 리전에는 없는 G-sync가 있다고 들었는데 리전에 정말 없는지는 확인 안해봄.

 

반면 리전프와 리전슬림의 단점으로는 충전기 및 충전단자가 헐거워지는 문제가 있는데, 이 경우 역시 기판의 충전단자를 납땜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함. 이것도 영 무서운 단점인데... 장점으로는 G14에 비해 훨씬 나은 쿨링, 넘치고 흐르는 각종 포트 (심지어 이더넷 포트도 있음 근데 왜 SD카드 슬롯은 없냐), 만듬새, 영상 렌더링을 위한 인텔칩, 그리고 약간 더 관대해보이는 보증프로그램 정도가 있는 것 같다.

 

내가 둘 다 써보거나 한 건 아니고 그냥 인터넷에서 수집한 정보인데 대체로 가격이 같거나 비슷하다면 들고 다닐 일 있으면 G14, 거치해두고 쓸 거면 리전을 사라는 게 중론이었다.

 

아무튼 G14는 당분간 더 만져보고 8년 째 동고동락 중인 XPS 15 9550 퇴역 여부와 시기를 결정해 봐야겠다. 사실 컴퓨터 다시 세팅하고 하는 거 만사 귀찮기 때문에 XPS가 오래 버텨주면 좋겠다. 그리고 G14도 기왕 영입한 거 XPS만큼 오래 잘 버텨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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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미국에서 자동차 산 후기 - 2

이 시국에 미국에서 자동차 산 후기 - 1

 

 

지난번 포스팅에서는 왜 자동차를 사게 되었는가, 왜 중고차가 아닌 새 차를 사게 되었는가에 대해 구구절절 늘어놨다.

그리고는 바빠서 한동안 포스팅을 못했는데... 혹시나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을까봐 가능한 짧게 신차 구매 과정을 정리해봅니다.

 

1. 현금 vs 대출

현금 박치기를 할 것인가 대출을 할 것인가..?

레딧에 가면 현금 박치기보다는 낮은 연이율로 대출을 해 자동차를 구매한 후 할부금을 갚을 것을 권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출을 권하는 데에는 크게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신용기록을 쌓기 위해서다.

미국은 신용점수가 무척 중요하게 작용하는 사회기 때문에 신용기록을 차근차근 쌓아두는 게 중요하다.

보통은 신용카드 기록으로 점수를 쌓곤 한다. 하지만 자동차라든가 주택 구매 등 좀 더 덩치가 큰 대출이 필요할 경우, 대출기관에서는 신용점수 숫자 그 외에도 신용점수의 성질과 기간 등 다각적으로 신용기록을 검토한다. 

예를 들어 나는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연체 기록이 전혀 없는 신용카드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역으로 신용카드 기록밖에 없었기 때문에 좀 더 규모가 크고 성질이 다른 종류의 대출을 신청할 경우, 대출기관 입장에서는 내가 돈을 잘 갚을 거라고 판단할 근거가 조금 부족하다고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건 본인이 현금 부자면 아무 상관없지만 자본주의의 노예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우리들은 언젠가는 큰 빚을 져야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용점수의 다각화를 위해서라도 약간의 빚을 내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 미국의 기묘한 빚 경제 논리다. 

 

두 번째는 물가상승률 및 주식상승률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라는 것은 원래 폭탄 돌리기인 법... 물가와 주식은 항상 우상향을 그린다고 상정할 경우, 현금의 가치는 계속 떨어지므로 목돈으로 차라리 주식투자를 하는 게 이득이라는 것이 레딧 사람들의 주장이다.

즉 자동차 구매시의 대출금리가 장기적인 주식투자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율보다 낮다면, 차라리 대출을 하고 그 목돈으로 주식을 하라는 말이다.

사실 올초만 해도 이게 전혀 말이 안 되는 점은 아니었던 게, 미국 국채인 I-bond가 무려 9%의 연이자율을 자랑했다. 만약 그보다 낮은 연이율로 할부를 할 수 있다면 차라리 국채를 사는 게 금전적으로는 이득이긴 할것이다. 그리고 주식 시장이 계속 상승곡선을 그릴 때 역시 비슷한 논리로 빚을 지는게 타당한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달리 말해 존버만 노리는 거임. 

 

세 번째는 현금 유동성 문제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에서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게 큰돈이 필요한 일이 생긴다. 의료비나 주거비 방면에서 갑자기 큰 지출이 생길 수도 있고 혹은 예상치 못한 해고를 당해 수입이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 항상 통장에 어느 정도의 현금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기 때문에 손에 든 현금을 모두 자동차 구매에 쓰지 말고 차라리 할부로 갚아라는 조언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부분은 할부금의 연이율 (APR)이 상식선에서 이뤄졌을 때에나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연이율이 10%, 20% 이런 상황이라면 장기적으로 잃는 돈이 너무 많기 때문에 현금으로 구매하는 맞다.

예를 들어 24,000불을 10% 연이율로 48개월 대출을 받을 경우, 한 달에 내는 돈은 600불이 넘게 된다. 그리고 10% 연이율이 복리기 때문에 이를 48개월 동안 낼 경우 실제 총 지불한 금액은 29200불 정도로 거의 5000불 이상을 더 쓴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국에서 갓 미국으로 오신 분들은 신용기록이 거의 없으시기 때문에 대출도 어렵고, 대출승인이 나도 연이율이 미쳤기 때문에 자동차 현금 구매를 많이 하는 편인 걸로 알고 있다.

 

과거에 자동차 수급이 원활 했을 때엔 현금이 왕이라고, 현금으로 딜러랑 네고를 해서 자동차 가격을 낮추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같이 딜러가 우위를 지닌 상황에서는 다들 손님을 유치하려고 급급해하지 않을뿐더러, 딜러샵 입장에서는 대출상품을 연결해줄 때마다 수수료를 얻기 때문에 어떻게든 대출상품을 파는 것이 이득인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은 현금을 쥐어준다고 가격을 깎아주지도 않고, 딱히 현금 손님을 환영하는 것 같지도 않다.

 

만약 신용기록이 안 좋아서 대출 이율이 안 좋은데, 현금 유동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그럴 때는 신차를 사면 안된다. 우버나 리프트, 대중교통, 카풀 등 다른 수단을 알아보거나, 정말로 자동차가 없어서는 안되는 상황이라면 연식이 오래된 중고차를 알아보는 수밖에 없다.

물론 요즘 중고차 마켓 상황이 좋지 않아서 신차를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는 하지만, 이는 그에 상응하는 돈을 지출할 여유가 있을 때에나 해당하는 말이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자동차 구매에 있어 현금 vs 대출 부분에 있어서는 딱히 정해진 답은 없고, 현재 본인의 자금상황과 신용기록 등을 고려해 대출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2. 자동차 브랜드 및 모델 결정

애초에 내게 자동차란 그저 목적지 A에서 B까지 이동하는 운송 수단이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옵션을 갖춘 가장 싼 자동차를 살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돌고 돌아 도요타 신차를 사기로 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내가 살던 곳에 도요타 딜러가 정말 많았다. 그래서 여기저기 비교해서 살펴보기 좋아보였음.

2) 자동차를 중간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올 경우, 도요타가 대체로 잔고장이 적은 편이라는 인식 덕분에 중고가 방어가 잘 되는 편임.

3) 대체로 잔고장이 적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중고차를 살펴볼 때 도요타랑 혼다만 열심히 들여다봤다. 도저히 새 브랜드를 다시 공부할 자신이 없어서 그냥 보던 거 계속 봄. (중고차 값이 너무 비싸져서 10년은 물론이고 15년 이상의 자동차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현대는 대체로 제외한 상황이었다. 현대는 신차의 경우 10년 워런티를 달고 나오기 때문에 9년 차 자동차가 마켓에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4) 원래는 하이브리드를 사고 싶어서 도요타를 봤음. (하지만 현실은 하이브리드 신차는 대기가 미친 상황이었다...)

5) 도요타는 워낙 차량 판매량이 높고 중고차도 많기 때문에 부품 수급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구매를 고려하던 당시, 공급망 문제로 인해 자동차 차량뿐만 아니라 부품 수급도 문제가 많은 편이었다. 특히 유럽제 차량의 경우 부품값이 비싼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수급 자체가 안되어서 수리를 못하고 있다는 신세한탄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자동차 모델의 경우 코롤라 휘발유 모델로 아주 간단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프리우스 같은 하이브리드 차량도 사고 싶었지만 코롤라와 가격 차이가 너무 많이 났다. 물론 환경을 생각하면 하이브리드겠지만 나는 지갑 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프리우스나 코롤라 하이브리드와 같은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기관 차량보다 연비가 압도적으로 우수하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 차이도 많이 나기 때문에, 나는 대충 연간 주행량을 생각해서 내가 최소 몇 년 동안 하이브리드 차량을 운전해야 내연기관 차량과의 가격 차이를 역전할 수 있는가를 계산해보았다. 결론적으로는 코롤라 휘발유 모델이 답이었음.

그리고 사실 무엇보다도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요가 너무 어마어마해서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다.

당시 러시아 놈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바람에 가스비가 너무 올라 다들 하이브리드를 원하는 상황이었다.

난 시카고에 있었는데, 집 앞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5불 넘어가 6불대에 근접하는 걸 이때 정말 처음 봤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모두가 하이브리드를 알아보고 있었음...

 

돈이 있어도 차를 살수가 없음

 

코롤라의 경우 현대로 치면 아반떼와 같은 모델로 경차는 아니지만 준중형에 해당하는 세단 차량이다. 난 정말 자동차를 모르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세단이 뭔지도 몰랐는데, 혹시 이 글을 읽고 있을 과거의 나랑 비슷한 자들을 위하여... 세단은 그냥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자동차들이 대부분 세단이다. 문 4개 달리고.. 앞에 코 있고 뒤에 트렁크 있는 그런 자동차...

가족이 있거나 사람 많이 태우는 사람들은 본격적인 중형 세단인 캠리로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나는 어차피 뒷좌석에 사람 여럿 태울 일이 없을 것 같아 그냥 코롤라로 결정했다.

미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SUV는 가격도 비쌌지만 하이브리드처럼 수요가 미쳐 돌아가서 구하려해도 구할 수가 없었음.

 

아무튼 그래서 돌고돌아 코롤라.

코롤라에도 옵션에 따른 여러 등급/트림이 있는데, 나는 내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옵션만 갖춘 선에서 가장 낮은 트림 (=가장 싼 가격)을 원했다.

나는 오로지 후방카메라만 있으면 됐는데, 2022년 모델은 가장 하위 트림에도 후방카메라가 설치되어 나오기 때문에 무조건 최대한 하위 트림만 찾아봤다.

저는 어차피 운전을 오래전 파란색 포터 트럭으로 배웠기 때문에 후방카메라만 있어도 그저 감사였음...

사실 사각지대에 차량이 진입했을 때 알려주는 사각지대 모니터(blind spot monitor)도 조금 갖고 싶었지만 그냥 내가 운전 습관을 잘 들이는 걸로 타협 봤다.

 

그리고 실제로는 원하는 차량을 구매했냐고 하면은.... 네니오.... ㅎ

이건 딜러샵 컨택 부분에서 좀 더 설명해보겠음.... ㅠㅠ

 

 

글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져서 다음 화로 넘기겠음.

다음 화에서는 예산 책정, 대출 서류 준비, 딜러샵 컨택 등의 부분을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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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미국에서 자동차 산 후기 - 1

#1. 결심 과정

그간 시카고에서는 쭉 뚜벅이로 지내왔다. 물록 한국이랑 비교하면 볼품없지만, 그래도 시카고 권역은 버스, 기차, 지하철 등 여러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편이다. 물론 원하는 곳을 마음껏 갈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버가 도입된 이후로는 대중교통에 우버를 끼얹어 그럭저럭 어렵지 않게 이곳저곳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텍사스로 이사오게 되면서 눈물을 머금고 자동차 구입을 결심하게 되었다. 텍사스행이 결정된 이후에도 한동안 자동차는 웬만하면 구입하지 말자!로 마음이 많이 간 상태였다. 하지만 텍사스 땅 한 번 밟아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ㅎ 

 

이사오게 된 동네는 대도시면서도 정말 눈물날 정도로 대중교통이 빈약하다. 그래도 억지로 어떻게든 대중교통으로 오피스까지 통근가능한 곳에 집을 구했으나... 집을 구하러 다니는 과정에서 차가 없으면 출퇴근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시카고처럼 주변에 공원이나 각종 근린시설이 잘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존재하는 식당, 가게, 마트 등도 죄다 대형 주차장을 갖춘 쇼핑몰 형태라 걸어갈만한 곳이 아니었다. 인근 카페까지 걸어서 1분컷, 홀푸즈 4분컷, 공원 5분컷, 호숫가 10분컷에 살던 내게는 너무나 낯선 이 환경... 그리고 무엇보다도 행인을 위한 인프라가 너무 빈약했고 (나무그늘조차 없는 한줄짜리 시멘트 인도 극혐...) 기후도 따라주지 않았다.

 

이래저래 불 타는 거는 매 한가지...

 

 

#2. 중고차 vs 신차

 

2-1. 예산은 얼마?

그간 집카 같은 거나 간간히 운전해왔지 특별히 차를 가져본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나마 집카도 사실 잘 운전 안해서 장롱면허나 다름 없었다. 이쯤되면 면허가 있는 게 놀라울 지경. 그래서 중고차를 사는 것으로 대충 마음을 먹었다. 이게 2022년 4월 말이었을 것이다.

 

그때부터 Craigslist와 Facebook Marketplace 앱을 하염없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대충 1-2주 살펴보면서 시세나 분위기를 파악해볼 심산이었다. 목표는 2010년 전후에 생산된 도요타 프리우스. 연비도 좋고 마일이 높아도 대체로 잘 굴러간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예산을 5-10K 정도로 잡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말 참혹했다... 5K 밑으로는 도저히 쓸만한 자동차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자동차 잘 모르지만... 5K 밑으로 올라오는 차들은 부식정도가 심하거나 박살난 걸 수리한 소위 "salvage title" 자동차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금액대가 내려가니 허위매물이 너무 말도 안되게 많았다. 그렇게 그냥 살펴보겠다는 기간동안 늘은 것은 거짓말 탐지능력, 흰머리, 주름, 스트레스, 식성, 뭐 그런 것들이었다.

 

그래서 예산을 더 올려잡아 15K로 잡았다. 왜 15K였냐면... 내 통장에 저금되어 있는 금액이 작고 귀여운 이유도 있지만 일리노이에서 중고차 거래시 납부하는 세금을 고려한 부분도 있었다. 일리노이의 경우 15K 미만으로 개인간 중고차를 거래할 경우에는 자동차 연식에 따라 비교적 적은 액수의 세금을 납부하면 된다. (자세한 금액 산정은 RUT-50이라는 서류를 참고하면 된다.) 예를 들어 최종거래가가 15K 미만의 10년된 차라면 일리노이에는 115불만 납부하면 된다. 물론 쿡 카운티에 속한 시카고 시에 산다면 거기에 카운티랑 시티 택스가 더 붙지만, 그래도 10년쯤 된 차는 카운티에는 90불, 시에는 50불을 납부하면 끝이다. 하지만 15K가 넘는 순간 택스가 850불대로 뛴다. 물론 이는 개인간 거래에만 적용되는 세율이다. 딜러에게 중고차를 살 경우에는 딜러에게 지불하는 수수료에 일리노이 (6.25%) +카운티 세금 (1%)을 더해서 7.25%라는 금액을 내야한다. 만약 10K 자동차를 산다면 세금으로만 750불이 나간다.

 

2-2. 사기꾼들의 향연

돈을 조금이라도 아껴보고자 애초에 딜러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는데...중고시장에 개인인척 하면서 광고 올리는 딜러놈들도 너무 많고 그냥 사기꾼들도 진짜 개 많다.나중에는 지쳐서 여기저기 메시지도 보내봤는데 아무리 거르고 걸러도 반 이상은 사기꾼이었다. 그리고 판매하는 차량에 접근하는 딜러들도 많은 모양인지, 멀쩡한 판매자 중에서도 내가 딜러인지 여부를 계속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던 2-3일 만에도 온갖 군상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중고차를 살 때는 무조건 vin을 받아서 도난 및 사고 이력과 타이틀 상태, 그리고 수리이력을 살펴보라고 인터넷의 온갖 유저 선생님들이 알려주셨다. 카팩스는 돈이 드니까 일단 무료로 가능한 범주 내에서 vin을 받아 체크하고 있었다. 도난여부와 타이틀 상태는 ncib에서 (다만 일일 개수 제한이 있는 모양), 사고나 수리 이력은 대충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각종 vin check 웹사이트 (주로 vehiclehistory.com과 vincheck.info를 봤던 것 같다)를 이용했다. 그런데 이 정도만 해도 아무나 하나 걸려라고 내던지는 사기꾼들이 걸러진다. 예를 들자면... 어떤 사기꾼놈은 Clean title이라고 나에게 박박 우겨댔으나 ncib에서 조회해보니 salvage title인 차량이었다... ㅎ

 

다음으로는 일리노이 차량 한정이긴 한데, 일리노이 주 Secretary of State 웹사이트에서 vin 넘버를 조회하면 차량 등록 및 타이틀 상태를 조회할 수 있다. 여기서도 한 두 어명 걸러졌다... 한 명이 상태가 상당히 좋아보니는 프리우스를 팔고 있어서 연락을 해봤다. 하지만 vin넘버를 받아서 사이트에 조회해보니 자동차가 애초에 일리노이에 등록도 안되어있길래 도대체 차는 어딨냐고 물어봤더니 피츠버그에 있고 판매가 결정되면 자기가 몰고 온다고 했다. 차를 보여줄 생각도 없이 팔 생각이었다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이 소유권자(owner)라고 했는데 일리노이 주 DB에서 조회해보니 은행 소유였다... ㅎ 이걸 꼬치꼬치 캐물으니까 더 이상 내게 답장을 주지 않았다.

 

그 외에는 그냥 계속 살펴보거나 연락해서 대화를 해보는 수밖에 없다. 여러 번 해보니 제일 좋은 건 직접 통화해서 이런저런 대화를 해보는 거 같았다. 자동차를 팔게 된 계기도 물어보고, 수리이력도 알아보고, 또 구매 전 점검(pre-payment inspection, 혹은 ppi)이 가능한지도 물어보고 하면 도움이 된다. 쓸데없이 사연이 긴 경우, 느낌이 이상한 경우, ppi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만나는 장소가 영 수상한 경우 등등은 아예 구매선상에서 제외하는 걸 추천한다. 혹시 올라온 사진이 폰에서 캡처된 사진이거나 화질이 묘하게 떨어지면 그냥 창을 닫자. 페이스북 마켓의 경우 판매자 프로필을 눌러볼 수 있는데, 판매자 위치가 판매하는 도시가 아닌 경우도 그냥 창을 닫자. 그리고 가급적이면 판매지역을 잘 살펴보고 치안이 거시기한 곳이면 피하자. 이런게 중요한 이유는 남들이 올린 사진을 도용해서 허위 광고를 올리는 사기꾼놈들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돈만 뺏기면 그나마 다행인데 괜히 이상한 곳으로 끌려가서 맞거나 다치면 안되잖아... 

 

나도 온라인 중고시장에 잠복한 사이 몇 번이고 사기꾼들 게시글을 목격했다. 자동차 판매자가 시카고에서 판다해놓고 정작 본인은 일주일 전에 러시아, 동유럽, 서아프리카 등등 말도 안 되는 곳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일상을 보내는 사진을 올린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음...ㅎ 한 번은 좀 오래된 프리우스가 꽤나 좋은 가격에 올라와서 주인에게 연락을 해봤다. 하지만 올라온지 1시간도 안되었는데 이미 차량이 팔렸다고 해서 무척 슬펐다. 그리고 다음 날, 다른 사람이 똑같은 차량 광고를 올린 것을 봤다. 판매자에게 연락하면서 차량 사진을 굉장히 유심히 봐서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원래 판매자에게 연락을 해보니 실제로도 사진이 도용된 경우였다. 신고를 넣었지만... 이미 페이스북 마켓을 넘어서 Craigslist, Offerup 등의 사이트에서 똑같은 사진도용 매물을 봤다.

 

 

2-3. 미쳐 날뛰는 중고가

사기꾼 거르고 허위매물 거르느라 이미 멘탈이 가루가 된 상태에서 결정타를 날린 건 미쳐 날뛰는 중고가였다. 도저히 프리우스 만으로는 매물수가 충분하지 않아 10년 이쪽저쪽 된 코롤라, 시빅, 캠리까지 모두 고려사항에 넣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말이 안됐다. 10년+에 마일리지가 100k를 훌쩍 넘는 세단이 10K는 물론이고 심지어 15K 이쪽저쪽에서 팔리고 있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CarMax도 찾아봤는데 애초에 15K를 밑도는 가격의 자동차는 존재하지 않는 수준이었다. (이 와중에 Carvana는 일리노이에서 딜러 라이센스 정지된 시국이었음...ㅋ) 아니... 그 엄청난 금액을 주고 차를 산 다음에 수리비가 또 몇 천불 깨질 것 같은데... 이런 차들을 사라고?

 

 

 

 

#3. 신차를 사자... 신차를 사자...!

상황이 이쯤 되니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분명 이 미친 중고차 시장은 언젠가 내려갈 듯했고, 그때가 되면 내가 쏟아부은 돈이 그냥 휴짓조각이 될 게 너무 불보듯 뻔했다. 게다가 잔고장에 시달리면 거기에 드는 시간이나 돈도 감당할 자신이 업었다. 그래, 그 돈이면 차라리 5-6K 더 붙여서 깡통 신차를 사자! 어차피 빚의 나라 미국인데 빚내서 갚으면서 신용점수나 쌓지 뭐!

 

예전부터 하우스푸어는 몰라도 왜 사람들이 카푸어가 되는지 이해를 잘 못했는데, 내가 딱 그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도저히 10K-15K라는 복불복 중고차 뽑기에 투자할 자신이 없었다.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 사람들이 이렇게 카푸어가 되는구나...

 

 

다음 편에서는 저처럼 헷갈리는 사람들을 위해 미국에서의 신차 구매 과정을 자세히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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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라피네 (Marco Raffine) 72색 색연필 사용기 + 색 명칭 일람

얼마 전에 타오바오에서 충동적으로 마르코 라피네(Marco Raffine) 72색 색연필을 주문해봤다. 

할인 쿠폰 먹여서 한 85위안 주고 샀으니까 한화로 약 14000원 쯤 되겠다. 

그리고 도착해서 며칠 써봤다. 그림 그리는 것 자체가 한 몇 년 만인 것 같기도 하고, 학창시절 이후로는 특별히 미술 도구 같은 걸 살 일이 없었던지라 다른 색연필과 비교하거나 할 처지는 못된다. 

아, 한 4-5년 전에 프리즈마 색연필 24색짜리인가를 사본 적이 있긴 한데, 사놓고 감 하나 그려본 후 다시는 꺼내지 않았던 것 같다. 

색연필로 그림 그리는 것도 딱히 배워본 적이 없어서 전문적인 코멘트는 못한다. 

그림이 작아서 죄송합니다. 귀찮아서 그냥 타오바오 구매평에 올린 그림 재활용.



장점:

- 미친 듯한 가성비. 15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72색이면 솔직히 그냥 문방구에서 아무 색연필이나 주워도 값 차이 크게 나지 않을 것 같다. 

- 싼 값 치고는 퀄리티가 그렇게 형편없거나 하지 않다. 내 먼 기억에 정말 싸구려 색연필은 안에 나무질이 매우 좋지 못해 깎을 때 애로사항이 꽃피는데, 라피네는 잘 깎이는 편이고 안의 나무질도 제법 고른 편이었다. 심도 그럭저럭 단단한 편이라 깎을 때 엄청 쩍쩍 갈라지고 그러지는 않는다. 최상급의 색연필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은 한다. 

- (중국 국내 한정) 상하이 마르코(马可) 회사의 공식 타오바오/티엔마오 페이지에서 구매했는데, 포장이 아주 튼튼하게 잘 되어서 왔다. 라피네 심 자체가 좀 단단한 편이긴 한데, 한 자루도 부서지지 않고 잘 담겨져 왔다. 심지어 틴케이스 아니고 종이 케이스였음. 

- 배송 빠른 편. 주문 넣으면 제법 빨리 배송을 시작하는 편이다.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가성비. 아래에 서술할 단점들을 모두 상쇄시키는 것이 이 색연필의 미친 가성비다. 


단점: 

- 다른 색연필 안 써봐서 잘 모르겠지만, 색이 그렇게 잘 올라가는 편은 아니다. 어두운 색 위에 밝은 색 올리는 건 애초 글렀기 때문에 잘 계획해서 색칠해야 한다. 

- 색 섞이는 건 그저 그런 편이다. 나는 주로 흰색, 하늘색, 살구색, 연회색 따위의 색연필로 죽어라 뭉개서 색칠했는데, 면적 넓으면 답없다. 블렌더나 솔벤트라도 들여볼까 생각했는데, 중국에서 블렌더 색연필은 값이 좀 비싸기도 하고, 이 취미가 얼마나 갈지 솔직히 자신도 없고 해서 그냥 말았다. 언젠가 색연필 한 통 다 쓸 날이 오면 그 때 다시 생각해보는 것으로...

- 색깔 별로 발색에 편차가 좀 있는 편이다. 어떤 색은 아주 잘 칠해지는데, 어떤 색들은 색깔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서 힘 빡주고 몇 번이고 덧칠을 해야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색 올리는 게 그리 쉽지는 않기 때문에, 발색 상태가 별로 안 좋은 색으로 칠하다 보면 정말 화가 난다. 위의 그림에서도 배경 칠하다가 진짜 입에서 욕 나왔다. 계속 덧칠하다보니 종이 다 밀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548번 너 이 놈... )

- 색이름이 나와 있지 않아서 번호를 찾아봐야 한다. 적응하면 할 만한데, 자꾸 칠했던 색깔의 번호를 까먹는 게 흠. 어느 색연필이나 다 비슷할 것 같긴 한데, 색연필에 표기된 색깔과 실제 색깔 편차가 크므로 반드시 색상표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게 좋다. 



기타사항:

- 색연필 심이 단단한 편이기 때문에 종이는 두꺼운 걸 쓰는 게 속이 편하다. 종이가 종류가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해서 처음에는 그냥 타오바오에서 가장 싼 소묘지를 사서 썼다. (지금 보니 120gsm이라고 나와있다.) 근데 종이가 얇다보니 칠하다가 종이 찢어질까봐 쫄았다. 위의 그림에서도 닉의 왼쪽 눈 옆을 보면 찍힌 자국이 있다. 색은 안 올라가고, 칠은 해야겠고 해서 힘을 빡 줬더니 종이가 눌렸다... 결국 다시 타오바오에서 160gsm짜리 도화지 제일 싼 거 사서 썼는데, 120gsm 소묘지 쓸 때 보다 훠얼씬 마음이 편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중국산 도화지는 값 차이도 얼마 안 나는데 아예 더 두꺼운 종이를 사볼 걸 그랬다. 

- 색연필 색상에 번호가 붙어 있는데, 쓰다보니 너무 헷갈려서 이름표를 만들어봤다. 타오바오 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중국어 색상표를 참조해서 대충 번역하거나, 번역에 애로사항이 꽃피는 이름들은 적당히 갖다 붙였다. 특히 갈색 계열 이름은 번역도 마땅찮아서 대충 짓다가 머리 터지는 줄.... 일부는 영어도 내가 마음대로 지었다... 참고로 마르코 라피네와 르누아르는 색의 이름이 1:1로 대응되지 않는 모양. 

- 종이 케이스가 틴 케이스보다 값이 많이 싼 편인데, 추가로 연필통이나 연필케이스 같은 거 하나 구입하는 걸 추천한다. 난 20위안 주고 파버카스텔 색연필 케이스 샀는데, 65색만 꽂힌다는 점 빼고는 아주 만족 중. 80개 꽂히는 걸 샀어야 하는데...

- 타오바오에서 라피네 72색, 혹은 르누아르 라인을 살 경우 한 5-7원만 더하면 소묘용 라피네 연필 (2B, 4B, 6B, 8B), 지우개, 소묘할 때 문때는 종이, 칼, 작은 필통 등이 따라온다. 도화지도 따라오는데 접어서 오므로 무용지물... 참고로 연필 역시 라피네와 르누아르로 갈린다. 


마르코 라피네 색연필 색 명칭표: 

번호 

영문명 

한글명 

번호 

영문명 

한글명 

501

 White

하양 

502 

Desert Yellow 

모래색 

 503 

 Lemon Yellow

레몬노랑 

504 

Yellow 

노랑 

505

Chrome Yellow 

크롬노랑
(바나나색)

506 

Orange 

오렌지 

 507 

Tangerine 

귤색 

508 

Vermilion 

주홍 

509

Light Red 

연홍 

510 

Red 

빨강 

511

Geranium Red 

제라늄 

512 

Carmine 

담홍색 

513

Dark Pink 

진분홍 

514 

Rose 

장미색 

515

Coral Red 

코랄레드 

516 

Pink 

분홍 

517

Salmon 

연어 

518 

Apricot 

살구색 

519

Light Apricot 

옅은 살구색 

520 

Cream Ivory 

미색 

521

Light Purple 

연보라

522 

Lilac 

라일락 

523

Hydrangeas Pink 

분홍수국색 

524 

Red Purple 

자홍 

525

Deep Red Violet 

진자홍 

526 

Red Violet 

 제비꽃색

526

Violet 

바이오렛 

528 

Purple 

보라

529

Prussian Blue 

프러시안 블루

530 

Ultramarine 

군청

531

Cobalt Blue 

코발트 블루 

532 

Light Turquoise 

밝은 터키옥 

533

Blue 

파랑 

534 

Kingfisher Blue 

파란 물총새색 

535

Light Blue 

연파랑 

536 

Green Blue 

청록색

537

Sky Blue 

하늘색 

538 

Turquoise

터키옥색 

539

Emerald 

에메랄드 녹색

540 

Brilliant Green

밝은 녹색

541

Peppermint 

박하/페퍼민트

542 

Bottle Green

암녹색/
사이다병색

543

Grass Green 

풀색

544 

Olive Green 

올리브색 

545

Jade Green 

비취색 

546 

Green 

녹색 

547

Sea Green 

바다녹색 

548 

Moss Green 

이끼색 

549

Yellow Green 

황록색 

550 

Lime Green 

라임색 

551

Mustard Green 

겨자색 

552 

Yellow Brown 

연황갈색 

553

Burnt Ochre 

황토색 

554 

Light Ochre 

연황토색 

555

Brown Ochre 

흙색 

556 

Sienna 

황갈색/시에나 

557

Burnt Brown 

카라멜색 

558 

Brown 

갈색 

559

Red Brown 

적갈색/와인

560 

Brick 

벽돌색 

561

Chocolate 

초콜렛 

562 

Chestnut 

밤색 

563

Dark Brown 

암갈색 

564 

Light Grey 

연회색 

565

Silver Grey 

은회색 

566 

Warm Grey 

웜그레이 

567

Blue Grey 

청회색 

568 

Grey 

회색 

569

Dark Blue Grey 

진청회색 

570 

Black 

검정 

571

Gold 

금색 

572 

Silver 

은색 


 - 번역할 적 중국어 이름을 우선시 했고, 중국어 이름을 직역하는 게 영 마땅찮은 경우 르누아르 색연필의 영어 이름을 참고했으며, 이도저도 아니다 싶으면 그냥 적당히 창작했다.  
 - 갈색 계열은 죄다 무슨 시에나 황토 오커 이런 이름들이고, 녹색 계열은 죄다 비취 옥 터키석 (다들 그게 그거 아닌가...) 이런 이름들이었는데, 뭐가 뭔지 잘 몰라서 그냥 적당히 갖다 붙였다. 524~527 바이올렛 계열도 마찬가지. 
 - 중국의 밤은 자색 고구마색인가보다... (562번) 우리가 생각하는 밤색 아님.
 - 561의 초콜렛은 무슨 99% 카카오쯤 되는 것 같다...
 - 분홍 계열 중 한 2-3개에 각종 피부색 이름(피부색, 얼굴피부색 뭐 이런 식으로...)이 붙어 있었는데 좀 아닌 것도 같고 무슨 소린지도 모르겠어서 다 적당히 갈아치웠다. 하지만 520는 원래 미색임. 520보단 519나 502가 미색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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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겐 하이브리드 할드 (Skagen Hybrid Hald) 11개월 사용기

시계 유리에 기스가 어마어마하게 난 바람에 수리를 위해 검색하다 보니 이 시계에 대한 리뷰가 하나도 안 보여서 내가 해봄. 작년 12월 초인가 샀고 거의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차고 다녔다. 

https://www.skagen.com/en-us/hald-connected-leather-hybrid-smartwatch-skt1205

모델명은 Skagen Connected Hybrid Hald고 모델번호는 SKT1205, 무슨 슼 폰 같다. 스카겐 커넥티드(Connected)라고도 불린다. 당시에 할인가에 샀는데 정확히 얼마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시계 크기나 두께가 영 감이 안와서, 또 이런 반쪽짜리 스마트워치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주저주저 했던 기억이 난다. 

딴에는 리뷰 쓸 거라고 개봉샷도 찍어놨네...




뒤로는 아마 예전에 차던 카시오 시계인 듯. 스카겐 직전에 찾던 카시오는 이마트에서 산 만원짜리였는데 무난해서 괜찮았다. 


이것저것 기능이 많은 척 하고 있지만 사실 그렇게 많지는 않음.


나름 고급지게 포장되어서 왔다. 뒤에는 두꺼운 설명서와 품질보증서였던 것 같음. 


요렇게 생겼다. 시계줄이 실리콘 같이 나왔는데 가죽이다. 분명히 가죽인게, 무더운 여름에 차고 다녔더니 노답이었다...

일단 여성용으로 분류해두긴 했는데 손목 가는 편인 남성도 무난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시계 사이즈는 40mm로 큰 편에 속한다. 두깨가 무려 10mm라서 스카겐답지 않게 상당히 두꺼운 편. 시계줄은 20mm짜리 표준사이즈로 줄갈이도 얼마든지 가능. 배터리는 CR2412로 얇은 원형 배터리를 쓰는데, 그냥 슈퍼가서 사면 한 1500원 2000원이면 살 수 있고, 경험상 짧게는 3개월 정도, 길게는 5-6개월 정도 버티는 것 같다. 포인트는 얼마나 자주 폰과 블투 연결을 해서 데이터를 받느냐인 것 같다. 2년 전세계 워런티인데 시계유리나 줄 등은 대상이 아니니 그냥 시계 자체에 문제가 생길 때 받는 것으로. (게다가 우편으로 부쳐야해서 귀찮음...) 

이 사용기를 검색해서 들어온 사람들이 궁금해만한 것들을 한 번 작성해본다. 당시 나도 궁금했거든...


1. 시계 두께는 어떤지, 무게는 어떤지, 시계 페이스가 너무 큰 건 아닌지? 

처음에 받았을 때엔 두께에 놀라긴 했다. 평범한 시계에서는 볼 수 없는 두께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 일단 차고다니니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실제로 시계가 예쁘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예전에 수업할 때 학생 하나가 유난히 이 시계를 마음에 들어함) 시계 두께 때문에 코멘트 받아본 적은 없으며, 무게도 두께에 비해 그다지 무겁지는 않다. 보통 이 시계가 스마트워치임을 눈치채는 포인트는 크게 1) 시계에 세 개나 달린 버튼 혹은 2) 시계바늘이 혼자 돌아가는 것을 목격한 경우였다. 별 생각 없이 살면 시계 무겁다!!라고 생각할 일은 없는 듯.

시계 페이스가 그렇게 작은 편이 아닌지라 손목이 정말 매우 가는 여자분이 차기에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을 것도 같다. 참고로 내 손목은 가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굵지도 않은 평범한 굵기의 손목...인 것 같다. 남자로 치면 약간 가는 편일 것 같다. 일단 차고 다니면 디자인이 그렇게 튀지 않기 때문에 생각만큼 눈에 띄지는 않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 다만 버튼이 상당히 튀어나와 있어서 초반에는 가끔 손목 젖히다가 버튼을 누르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고, 아주 간혹 부피가 크고 무거운 짐 같은 거 들고 다닐 때엔 시계의 두께가 느껴지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래서 격한 노동을 해야할 때엔 꼭 빼고 다님. 

다만 평소 시계차는 습관이 없는 사람이 갑자기 이 시계로 시작하면 손목이 조금 무겁다고 느낄 수는 있을 것 같다. 

전신샷 그런 건 좀 거시기하고 시계 착샷 크롭해서 올려봄. 실제로 내가 차고 다니던 사진들 크롭한 것들이다. 보통 내가 내 카메로 내 자신을 찍을 일이 없어서 사진이 그리 많지는 않은데 그래도 대충 시계나온 것들 엄선해봤다. 참고로 팔에 걸린 분홍끈 파란끈은 머리끈이다. 


워터마크 빡세게 박아서 좀 그렇긴 한데 사진 보면 대충 크기는 감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리 타오바오에서 물건 사다보면 별별 사진 영상들 다 퍼와서 자기네들 꺼인 척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된다... 이렇게라도 워터마크 박지 않으면 이런 착샷들은 펌질 당하기 딱 좋고, 펌질 당해도 그냥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음... 

사진에서 보듯이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두께가 그렇게 튀지는 않는다. 대충 어떤 느낌인지 도움이 되려나. 


2. 하이브리드 스마트시계의 용도

사실 하이브리드 스마트시계라고 하는데 그냥 시계라고 생각하고 산다. 이 시계는 스카겐 커넥티드라는 앱을 사용해서 몇 가지 기능을 설정하고 열람할 수 있는데, 크게 다음 정도의 기능이 있다. 

- 걸음수 측정기 

- 수면시간 측정기

- 물 마시기 혹은 운동 목표 측정기

- 버튼에 기능 설정하여 사용하기: 앱 알림, 음악제어, 듀얼타임존, 사진 촬영, 폰 찾기 등

- 배터리 정보 조회 (대략적인 잔량, 모델명 등) 

앱과는 블루투스로 연결하며, 측정된 걸음 수 및 수편시간을 앱에 업데이트 하려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야하고 GPS도 켜져 있어야 한다. 블루투스 연결 자체가 시계 배터리를 많이 먹는 것 같진 않은데, 이 업데이트가 엄청 배터리를 먹는 것 같다. 그래서 잘 업데이트 안함.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내가 쓰는 기능은 가끔 걸음수 측정 (V20에서도 자동측정해주는데 걸음수에서 아주 드라마틱한 차이는 나지 않는다), 폰 찾는 버튼, 앱 알림 정도다. 예전엔 음악제어도 썼는데 이것도 약간 골치 아픈 점이 있어서 때려치웠다. 

앱 알림을 설정하게 되면 최대 4개인가 6개인가까지 설정된 앱에 알림이 올 때마다 시계가 진동을 한다. 진동은 미약한 편이지만 그래도 아주 정신 팔고 있는 게 아니면 대충 느껴지는 정도다. 안 느껴질 때도 있긴 함. 원래는 카톡이랑 위챗 같은 것들 설정해놨었는데 너무 자주 오는 것도 귀찮고 그래서 그냥 이메일만 설정해뒀다. 이메일도 이미 많음. 어차피 폰에 블루투스 연결해둬야 알림이 오니까. 배터리 잔량은 그냥 간단하게 초록색-황색-빨간색 정도로 체크가 가능한데, 빨갛게 되면 뭐 대충 배터리 갈 준비를 하면 된다. 

버튼에 설정한 기능 중에 사진 촬영은 무슨 스파이를 연상하지만 사실 거의 쓸 일은 없는 것 같다. 멀리서 찍거나 하는 건 타이머가 차라리 낫다. 음악제어의 경우 잘 쓰면 괜찮을 수도 있지만, 버튼 한 개에 할당할 수 있는 것은 한 기능 (예컨대 음악재생/볼륨업/볼륨다운 등) 밖에 없고, 또 기본 음악앱에서만 사용가능하다. 멜론 등으로 스트리밍해 듣는다면 재생 등은 크게 의미가 없지 않나 싶다. 

그나마 꿀기능은 폰찾기 알림이다. "전화걸기"라고 되어 있는데 이 기능은 사실 폰에다가 알람을 걸어줘서 소리가 나게 하는 기능이다. 맨날 폰 어디있는지 잘 찾지 못하는 내게는 나름 유용한 기능.

사실 이 시게를 쓰면서 가장 만족하는 기능은 여행할 때 시계 조절이 폰에 맞춰서 알아서 된다는 점이다. 여행지나 출장지에 도착해서 시계 바늘 돌리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지만 이것도 한 두 번이지, 한 쪽으로만 돌아가는데 11시간 돌려야 하고 그러면 사람 미친다. 하지만 폰만 있다면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시계가 알아서 시간을 맞춰줘서 참 편하다. 출장이 잦거나 이동이 잦은 사람에게 좋을 것 같다. 

스카겐 하이브리드 라인은 다 같은 앱을 쓰고 기능도 대동소이하니 다른 블로그들 찾아보면 자세한 앱 후기 찾아볼 수 있다. 


3. 결론

결론적으로 "스마트"한 시계가 아닌 그냥 시계를 산다는 마음으로 사야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손목시계를 샀는데 뭔가 기능이 한 두 개 더 붙어있네? 뭐 딱 이 정도 느낌. 

시계줄이 20mm 규격이고 무난한 디자인이라 줄질하기도 좋은 듯. 

결론적으로 난 할인 때 싸게 잘 산 것 같고, 잘 차고 다닌다. 간단한 생활방수 정도는 되니까 그냥 평소 다른 시계 차고 다니듯 있는 듯 없는 듯 하게 잘 차고 다니고 있다. 두께나 크기 등에서 스포츠시계 찬 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스포츠시계는 아니라서 험한 환경에서는 좀 걱정되는 면이 있긴 하다.

아닌 게 아니라 얼마 전 몽골 여행 갔을 때, 멍청하게 모래 바람 엄청 날리는 사구에 시계 차고 갔다가 시계유리 다 갈고 왔다. 기스가 어마어마한데 수리할만한 곳도 딱히 못찾겠고 자가수리하다가 방수 안될 까봐 겁나서 기스난 대로 그대로 쓰고 있음. 최근엔 싸구려 나토밴드 하나 구해서 갈아끼웠는데 무난한 디자인 덕분에 얼추 다 어울리는 것 같다. 



그나저나 기스 엄청 난 이 시계유리를 어쩌면 좋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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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에서 기타와 우쿨렐레 산 후기

일단 지난 몇 년 간 나의 생활 베이스는 미국이었지만, 당분간 중국에 거주하게 된 만큼 그간 살림을 새로 마련하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장기간 거주해야하니 꼼꼼하게 따져가며 조금 비싸더라도 성능이 괜찮고 튼튼한 물건들을 골라왔다면, 이곳 중국에서는 가급적 싼 물건을 사서 되팔거나 나누거나 버리고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생필품의 영역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가급적 물건 구매를 지양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트레스라든가, 삶의 낙을 되찾겠다는 이유 등으로 슬그머니 물건을 하나, 두 개씩 추가해왔다. (얼마 전 가계부를 쓰다가 놀랐다.) 미국에 처음 갔을 적, 사고 싶은 것 무엇 하나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다른 나라에서 좀체 구할 수 없는 물건들도 어렵잖게 사쓸 수 있으며, 또 다들 아무렇지 않게 사서 쓰다 버리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었다. 중국에 오니 미국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놀라웠다. 과연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중국에는 정말 별별 물건들이 다 존재한다. 이곳 역시 돈만 있으면 못 구할 것이 없지만, 자본이 조금 적어도 온갖 것들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마 미국과 차이가 발생하는 게 아닌가 싶다. 생각보다 싼 금액으로 아주 튼튼하지는 않더라도 그럴듯한 물건들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내게 너른 공간과 약간의 돈, 그리고 알리의 타오바오 계정만 준다면 몇 주 안에 제법 근사해보이는 방을 꾸밀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무튼 적은 자본으로 뭐든 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곳에서 싸구려 악기를 한 번 구해보기로 했다. 원래는 중국 전통 악기도 하나 구해볼까 하다가 과연 내가 몇 번이나 해볼까 싶어서 그냥 기타와 우쿨렐레만 한 대씩 들이기로 했다. 미국에 살 적, 원래 야마하에서 나온 핑거스타일용 스몰바디 기타를 한 대 갖고 있었다. 스몰바디다 보니 울림에서 다소 부족한 면은 있지만, 이는 부족한 면이라기보다는 특성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흠잡을 곳 딱히 없는 굉장히 균형잡힌, 무난한 악기였다. 하지만 어차피 미국에 또다시 돌아갈 예정이고, 또 금액 등을 따져보았을 때 굳이 중국까지 이고지고해서 가져올 필요는 없다고 판단해 친구에게 맡겨두고 이곳 중국으로 왔다. 

이미 미국에 괜찮은 기타가 한 대 있고, 한국 집에도 한 15년 전 쯤 산 콜트 기타가 놀랍게도 아직도 제법 잘 버티고 있으니, 굳이 중국에서 좋은 기타를 살 필요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냥 무조건 싼 통기타를 한 대 들이기로 마음 먹었다. (참고로 기타를 산 지는 오래 되었으나 기타 잘 못 침, 굉장히 못 침.)

그래서 그냥 타오바오에서 기타를 검색한 후, 가장 싼 그룹 중 가장 많이 팔린 제품페이지에서 한 대를 구매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몇 천원(!) 더 주고 무려 탑솔리드...라고 하는 기타를 샀다.

https://detail.tmall.com/item.htm?id=535979526755&_u=e3cv5ued8f64

색깔은 좀 고민하다가 그냥 원목색으로 샀는데 아, 검정색이나 썬버스트로 살 걸. 아무튼 가격은 277위안으로 한화 약 4만 5천원이니 약간 충격적일 정도로 싸다. 



선택지에서 빨강색으로 네모 쳐진 거 샀다. 페이지에 379위안이라고 되어 있는데 국경절 기념으로 100위안 할인이 들어가 279위안에 구매했다. 타오바오 페이지의 후기들은 대체로 기타 입문자들이 작성한 후기들 같아서 객관적인 비교 후기 같은 건 보기 어려울 것 같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인터넷에서 후기를 찾아보려고 했으나... 브랜드 이름이 검색이 너무나 어려운 이름이었다. 영어로는 Weibo...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와 같은 이름이니 구글이나 네이버에서는 당연히 검색이 불가능한 수준이었고, 중국어로도 웨버(Weber)의 음차 단어여서 도저히 이 기타 브랜드를 알아보는 것은 불가능해보였다. 그래서 그냥 딱 눈 감고 지름. 

아무튼 물류대국으로 발전해가는 중국답게 국경절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무시무시한 속도로 배송이 왔다. 나는 슬프게도 집구석에 없었고, 한참 뒤에나 집에 돌아와 택배를 뜯어볼 수 있었다. 



방 구석이 어두워서 바디 색이 좀 어둡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진짜 무슨 공사용으로 쓰는 목재판 색의 어엄청 밝은 색깔이다. 정말 태권도 격파시범 때 쓰는 송판 같은 거 깎아서 만든 느낌. 엄밀히 따지면 솔리드탑이 맞는 것 같은데 이걸 솔리드탑이라고 불러야 하나... 아니 그런데 진짜 보고 있자면 한 번 격파해보고 싶게 생긴 그런 판때기다.



이 사진을 보면 좀 감이 오려나 모르겠다. 덜 가공된, 홈메이드 야성미가 느껴진다고 해야할련지. 그래서인가 처음에 뜯었을 때 상당히 냄새가 많이 났고, 기타케이스에 하루동안 보관하니 냄새가 더더욱 많이 났다. 당분간 밖으로 꺼내두는 것으로. 검정색이나 썬버스트로 샀으면 야성미가 좀 덜 느껴졌을까...

확실히 목재가 고급이 아니고 또 마감이나 다른 부분들의 재질 및 모양새에서 아, 이것은 저가형 기타구나 하는 게 팍팍 티가 난다. 하지만 일단 소리는 그렇게 나쁘지 않고 연습용으로는 어디까지나 쓸법한 것 같다. 사실 엄청 최악을 상상했는데 그 정도는 아닌 듯하다. 당분간 여기서 지내면서 쓰다가 싸게 팔고 가면 될 듯. 

아, 눈에 띄는 단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조율을 좀 자주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헤드머신이 싸구려인건지 줄이 싸구려인건지, 아니면 그냥 내가 사는 곳 기후가 엉망진창이라 나름 "탑솔리드"기타(...)가 자꾸 반응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조율하는 중에도, 조율 후에도 음정이 상당히 많이 흔들리는 편이라 조율이 쉽지 않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조율을 해주어야한다. (후술할 우쿨렐레만큼 막장은 아니다.)

한 가지 조금 충격적이었던 것은 같이 딸려온 부속품들의 가짓수였다. 무려 다음의 것들을 모두 다 같이 받았다:
- 그럴싸한 소프트케이스. 아니 전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야마하를 샀을 적 따라왔던 나일론(?) 쪼가리보다는 훨씬 그럴싸하다. 
- 기타 골무. 쓸 일 없으니 봉인.
- 조율계와 배터리. 폰으로 조율하니까 일단은 봉인. 다른 악기 쓸 때 쓸 날이 오겠지... 배터리가 손목시계에 들어가는 것과 동일하고, 마침 손목시계 배터리가 나간 터라 무척 반가웠다. 
- 카포: 싸구려 카포지만 일단은 카포 안 사도 되어서 기쁘다. 근데 고무 질감을 보니 오래 못 갈 것 같다. 최대한 버텨보자 카포야...
- 여분 기타줄
- 기타끈
- 천닦개
- 피크 2개
- 육각랜치
- 교본: 다량의 중국 가요들 코드가 실려있는데, 아무리 봐도 한국 같으면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느낌.
- 기타 독학용 앱 쿠폰

덕분에 다른 건 둘째치고 기타 케이스/스탠드라든가 카포 같은 걸 찾아 헤맬 필요는 없게 되었는데 뭔가 너무 많이 와서 좀 부담스러울 지경. 대단히 좋은 기타는 아니지만 대놓고 장난감 같은 기타는 아니니 입문용으로 쓰기에는 크게 손색이 없는 것 같다. 

여기까지가 기타 후기다. 사실 기타에는 크게 불만없다. 예전에 어디 식당인가 카페인가 가서 비치되어 있는 기타 만져봤을 때 어떻게 기타에서 이 따위 소리가 나는가싶어 대단히 충격을 먹은 적이 있는데, 이 기타는 그 정도 레벨은 아니다. 합판 버전을 샀으면 충격을 먹었을려나. 모르지 뭐. 아무튼 내가 기타를 잘 취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취미로 띵가띵가하기에는 그다지 나쁜 기타는 아닌 것 같다. 입문용으로도 괜춘함. 물론 한국에서 굳이 배송받을 가치는 없는 것 같고, 혹시 중국에 사는데 기타 한 대 들이고 싶다면 할인 떴을 때 한 대 들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직 산 지 얼마 안 되어서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말이다. 


자, 이제 문제의 우쿨렐레 후기로 넘어가본다. 기타를 뜯었을 때엔 오, 이 정도면 기대한 것보다는 나쁘지 않군, 그런 생각이 들어서 사실 꽤 기뻤다. 하지만 우쿨렐레는... 

사실 난 우쿨렐레를 만져보기만 했지 제대로 쳐본 적도 없고 사본 적도 없다. 그런데 기타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우쿨렐레 역시 싸게 파는 것을 보고 순간 꽂혀서 한 대 들여보기로 했다. 브랜드 이름은 무려 도도미... 친구의 풀이에 따르면 도레미 대신에 도도미로 한 게 아니냐고 하는데, 아무튼 얘도 한 20위안에서 50위안(제일 싼 모델)만 더하면 탑솔리드라고 하길래 115위안, 한화로 약 19000원 정도에 한 대 들여봤다. 

https://detail.tmall.com/item.htm?id=556750009257&_u=e3cv5ued0608&skuId=3478193821648


역시 빨간색 네모쳐진 걸로 골라봤다. 기타가 한없이 밝은 송판색이니 얘라도 어두운 색깔로 하길 잘 한 것 같다.


보기엔 멀쩡해보인다. 좀 밋밋해보기이기도 하지만 이런들 저런들 어떠랴. 어차피 난 우쿨렐레 사본 적도 없고 제대로 구경한 적도 없어서 별 미련 없다.




위의 기타보다는 마감상태가 좀 더 좋아보인다. 기타만큼의 미칠듯한 야성미(기타 상판)와 인공미(후판과 넥)의 조합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우쿨렐레 난생 처음 만져봐서 원래 이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얘는 조율이 노답이다. 어느 정도로 노답이냐면 곡을 하나 치는 도중에 페그가 풀리는 느낌? 특히 1번 줄이 거의 노답 수준인데, 잠깐 나뒀다가 다시 치면 한음 이상 풀려 있는 수준이다. 2번 줄은 약 반음 정도 풀려 있고 말이다. 그래서 줄 감아주는 게 일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 든 순간이었다. 

그래도 싸니까, 그리고 소리도 엉망은 아니니까 다 용서해보려고 하는 중. 얘도 기타처럼 싼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것 위주로 검색해서 산 것이다. 참고로 우쿨렐레도 기타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엄청난 양의 부속품과 함께 왔다. 뭐가 왔냐하면:
- 우쿨렐레 케이스: 이건 야마하기타 샀을 때 얻어받은 나일론가방 수준이다. 하지만 우쿨렐레는 가벼우니까 뭐...
- 우쿨렐레 교본: 애들용인가... 동요도 많고 신기한 그림들도 많다. 한국이라면 백퍼 저작권 문제 걸릴 법한 요소들이 많음ㅋㅋ 참고로 교본에는 타브 악보 외에는 오선보가 아닌 중국식 숫자로 표기되는 악보가 나와있다. 도는 1, 레는 2...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악보인데 익숙하지 않다면 난감할 수 있다. 
- 천닦개
- 여분 줄
- 피크 2개
- 우쿨렐레 끈이라는데, 어떻게 매는 건지 아직도 파악 못함. 
- 카포: 써보지도 않았다. 아마도 구릴 것이다. 
- 브릿지에 현을 고정시키는 플라스틱 너트들 
- 앱에 쓸 수 있는 현금권...이라는데 이미 기한지남. 

역시 어마어마한 양의 부속품이다. 역시 예전에 어디 카페에서인가 주워서 써봤던 우쿨렐레보다는 생각보다 훨씬 낫지만, 다른 친구가 갖고 있던 고급형 우쿨렐레만큼의 소리는 당연히 못내준다. 하지만 어차피 싼 맛에 들였으니 띵가띵가하고 가지고 놀면 되는 거 아닌가. 다만.... 줄이 자꾸 풀려서 음정이 불안한 게 정말 큰 불만이다. 얘는 뭐가 문젠지 감도 안 온다. 페그나 브릿지쪽 고정용 너트나 혹은 둘다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싸구려 우쿨렐레를 굳이 줄감개를 갈거나 하는 건 오버인 것 같고... 이거 영 난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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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바이 와콤 구매기 (One by Wacom)

대학교 다닐 적 모 회사에서 인턴을 한 적이 있는데, IT 회사여서 유난히 더 그런가, 하루종일 컴퓨터를 들여다보던 시절이 있다. 인턴 길게 한 것도 아닌데 그 당시 손목이 나가리가 났던 모양이다. 그 후, 마우스를 조금만 장시간 사용해도 손목이 시큰거리고 아파온다. 그래서 한동안 노트북 터치패드만 사용하다가 그마저도 좀 아니다 싶어 와콤 타블렛을 한 대 들였더란다. 

와콤 CTL-480이라는, 와콤 인튜어스 라인 중 가장 싼 모델이었다. 사진은 없다. 말이 좋아 인튜어스지 그냥 제일 기본라인업이라고 보면 된다. (과거에는 인튜어스가 고급 모델이었다...) 

정확히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적어도 2-3년은 사용한 것 같다. 그림 그릴 일은 거의 없었고 주로 마우스 대용으로 사용했으며, 가끔 사진 편집 등의 용도로 사용했다. 그간 펜심은 한 번 갈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기기가 먹통이 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USB를 자주 뺐다 꼽았다 해줘야 사용이 가능했고, 프로그램 충돌도 자꾸 일어났다. 결국 중국으로 국제이사(...)를 감행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처분했다. 이것은 팔 수도 없어...

그래서 한동안 다시 마우스 한 대를 들여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대로는 손목이 사망할 것 같아 너무 두려웠다. 조금만 오래 사용해도 시큰거리는 손목 ㅠ_ㅠ 

그래서 이번에 6월 18일 중국에서의 할인찬스를 사용해서 다시 한 번 와콤 타블렛 한 대 들였다. (6월 18일은 경동/징동京东의 대바겐세일 날짜인데, 경쟁업체인 타오바오淘宝에서도 같이 폭풍 세일을 시전하여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가 되어버렸다.) 이번에 들인 것은 역시 내가 찾을 수 있던 것 중 가장 저가라인업인 One by Wacom 원 바이 와콤


https://www.wacom.com/en-cn/products/pen-tablets/one-by-wacom

(한국 와콤 사이트에는 원바이와콤 페이지가 없어서 중국-영문 사이트 링크 투척함...)


이런저런 할인찬스를 써서 266위안에 한대 + 정품 펜심 5개를 들였다. 266위안이면 한국돈으로 45,000원 정도 한다. 사실 타오바오에서 구매하면 불법 어도비 소프트웨어까지 끼워주는 (...) 패키지가 있긴 한데, 솔직히 각종 패키지니 뭐니 다 필요없기도 하고 바이두 클라우드 통해서 다운받는 불법 소프트웨어는 좀 거시기해서 그냥 징동에서 가장 할인 많이 먹일 수 있는 걸로 구매했다. 


https://item.jd.com/27996434040.html

내수용이냐고 하면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시리얼 넘버에 따라 보증에 차이가 있지 않을까, 뭐 그렇게 짐작할 뿐이다. 하지만 예전에 CTL-480 구입할 때 보니까 그냥 제품등록할 때 나라 선택했던 것 같다. 박스랑 품질보증서 정도만 중국어고 기기 후면에는 그냥 영어로 적혀져 있다. 

스펙은 다음과 같다. (공홈에서 가져옴)

기기사이즈: 210 X 146 X 8.7 mm  (평범한 책 사이즈보다 살짝 작다.)

펜 사용범위 사이즈: 152 x 95 mm

필압: 2048

무게: 패드 251g, 펜 9g (LP-190K)

무선: 미지원

멀티터치: 미지원



어차피 와콤 타블렛 쓰던 가락이 있으니 오래 사용해볼 필요도 없다. 재빠르게 장단점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물론 이 장단점은 철저히 나의 용도에 맞게 정리된 것이므로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된다고는 할 수 없겠다. 다시금 말하지만 내가 이 타블렛을 산 이유는 오로지 하나다. 마우스 대용품. 이 걸로 그림그리고 그런 거 잘 안한다. 가끔 사진 편집이나 좀 하고, 그 밖에 좀 더 자주 사용하는 부분이라면 PDF에 줄긋고 메모하는 정도가 있겠다. 얼마나 마우스를 철저하게 대체했냐면, 가끔 타블렛 꼽아놓고 스팀 게임도 플레이했다...ㅋ 고로 필압 같은 건 내게 중요하지 않다. 


장점: 

- 작다. 책상이 작은 내게는 큰 플러스. 휴대할 생각은 없는데 휴대하기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 익스프레스 버튼이 없다. CTL-480엔 익스프레스 버튼이 4개 달려 있었는데, 단축키를 쓰면 썼지 익스프레스 버튼은 하나 정도 제외하고는 잘 쓰지 않았다. 일단 버튼이 없어지니 타블렛 사이즈가 작아져서 좋다. 그리고 버튼으로 생기는 단차가 없어져서 훨씬 기기가 깔끔해 보인다. 

- 펜이 가볍다. CTL-480 펜도 가벼웠는데 그것보다 더 가볍다. 사실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무부분이 없어져서 좋다. 전 펜은 오래 쓰다보니 그립부분이 좀 닳아가고 있었다. 


단점:

- 멀티터치 미지원. 아.... 이 부분을 미처 생각을 못했다. 마우스 대용으로 쓸 때 손으로 멀티터치가 되면 드래그 등에서 강점을 보인다. 또한 터치가 된다는 것은 불필요하게 심을 사용할 필요 없다는 점이다. 아... 정신을 차리고 상위모델을 검색해보니 약 580 위안 정도의 가격인 CTL-490이 나온다. 저것이 바로 48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구나.... 하지만 괜찮다. 가격이 두 배고 490은 사이즈가 커서 지금의 책상엔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야. 저거슨 신포도다 신포도야.... 

- 무선 미지원. 480의 경우 별도의 무선 카드를 구입하여 장착하면 무선으로 사용 가능했다. 검색해보니 CTL-490은 블루투스가 심겨진 버전이 있다. 약 780위안, 한화 13만 3천원 정도. 사실 내가 꼭 무선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와콤 USB 연결선이 독자규격이라는 점과 선의 내구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점에서 무선이 간절해지는 순간들이 온다. 책상 어지러운 것도 있고. 그런데 보니까 원 바이 와콤 USB는 살펴보니 일반적인 미니 USB-b 규격인 것 같다.  그렇다면 선이 나가리 나도 다른 선으로 대체해서 쓰면 된다. 그래, 그럼 괜찮다. 쓰다보면 가끔 무선이 고플 때가 있는데, 그 순간들만 잘 넘어서면 무선 없어도 아무 문제 없다. 

- 아주 소소한 단점인데, CTL-480의 경우 타블렛 기기 뒷면에 자그마한 공간이 만들어져서 심을 끼워둘 수 있었다. 또한 심을 빼는 링을 따로 쓰지 않고 기기에 난 구멍으로 심을 뺄 수 있었다. 아쉽게도 원 바이 와콤엔 그런 구멍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심을 따로 보관해야겠구나...


사진을 올려보고 싶었는데 몹쓸 폰-노트북 연결에 문제가 좀 생겨서 사진은 다음에 올리는 것으로. 

아, 그리고 혹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타블렛 구매를 생각한다면, 이 사이즈로도 얼마든지 작업할 수 있다.  물론 이것보다 한 치수 큰 게 더 면적이 넓어서 사용하기 좋을 수도 있는데, 대단히 정교한 그림을 그린다거나, 설계 디자인 같은 걸 한다거나, 뭐 정말 하루종일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닌 이상 이 사이즈로도 아무 문제 없이 웬만한 건 다 그릴 수 있다. 그림 그리는 프로그램 단축키를 얼마나 잘 사용하는가가 오히려 관건이 아닌가, 뭐 그렇게 생각한다. 

또한 내 생각에 보호 필름은 딱히 필요 없는 것 같다. 타블렛 펜을 사용하는 부분에 딱히 기스가 생겼던 적은 없고, 오히려 그 보다는 펜 사용 영역 외의 부분이 먼저 낡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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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누가크래커

친구가 대만 갔다왔다고 과자 종류별로 사다줬는데 

그 중 하나가 정말 맛있어서 브랜드 까먹기 전에 얼른 기록해 둠. 


한국에서 소위 대만 누가크래커라 불리는 과자고 중문으로는 香葱牛轧饼이라고 불림. 브랜드가 여러 가진데, 친구가 사다 준 건 브랜드 大黑松小俩口(Danheson Salico)라는 브랜드의 누가크래커였음. 참고로 Danheson 오타 아니고 영문 명이 저런 거임.  

종류가 두 개였는데, 그 중에서도 귀여운 소가 거만하게 파랑 우유랑 누워있는 그림 그려진 게 진짜 꿀맛이었음. 단짠단짠의 정석! 다른 거 하나도 나쁘지 않았는데 소 그려진 大黑松小俩口 게 훨씬 맛있었음ㅋㅋ 한국에서 유명한 브랜드들은 내가 안 먹어봐서 잘 모르겠음. 

삘 받아서 타오바오도 뒤져보고 웹사이트도 뒤져보니 가격도 착하진 않지만 뭐 그렇게 나쁘지도 않다. 타오바오에서는 8개들이 두 봉지에 50 위안에 팔고 있고 대만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8개들이 1봉지에 120 NTD (약 4000원?) 정도에 팔고 있음ㅋㅋ 

타오바오에 보니 물품 배송되는 곳이 역시 예상대로 죄다 샤먼인데, 샤먼 조만간 한 번 갈 때 누가크래커나 잔뜩 사와야겠다 ㅋㅋㅋ 샤먼에서 누가랑 파인애플케이크(凤梨酥)나 맨날 사오고 그랬는데 이게 훨씬 취향저격인듯ㅋㅋㅋ


사진은 다음에 올리겠음ㅋㅋ 

공식사이트: http://www.salico.com.tw/website/product_detail/3/35/36/203

타오바오에서 찾아봄ㅋㅋ: https://detail.tmall.com/item.htm?id=551046245361&ns=1&abbucket=4&skuId=350597058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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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S 15 9550 워런티 연장 후기

2018년은 해외 이동이 무척 잦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출장지에서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여러가지로 정말 곤란할 것 같아 결국 워런티를 연장하기로 마음 먹었다. 참고로 워런티가 끝나는 날은 2018년 4월 중순 경인데, 종료되기 3개월 전 쯤에 전화를 건 셈. 

올해의 대부분을 보낼 것 같은 선전과 홍콩 쪽에는 델 서비스센터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RTD (Return to Depot)만 연장하면 되겠다 싶었다. 실제로 델 중국 및 홍콩 쪽 규약도 RTD의 경우 우편배송 혹은 직접 방문을 통해 컴퓨터를 제출하라고 되어 있었다. (미국은 얄짤없이 우편배송만 가능) 사실 엔간한 급한 수리는 내가 셀프로 하면 되고, 결국 부품조달이나 내가 수리하지 못하는 부분이 걱정이 되어서 워런티 연장을 하는 것이라...

그래서 큰 마음 먹고 델 워런티 연장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참고로 내 XPS 15 9550은 월드워런티 규정 변경 이전에 구매한 것이라서 소유권/국가 이전 없이 월드워런티 사용이 가능하며,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국가가 미국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전화는 강려크한 인도인 억양을 가진 상담원이 받았다. 


나: 워런티 연장을 원하는데, RTD로 해서 1년 혹은 2년을 하면 견적이 어떻게 될까? 

상담원: 1년 RTD는 130불, 프리미엄은 190불, 2년 RTD는 330불이야. 

나: 익스큐즈미? (=시방 뭐라고?)

상담원: 그리고 CC를 더하면 1년에 198불이고. 

나: (가격 듣고 놀람) 어.... 혹시 RTD 2년을 하면 가격이 어떻게 될까? 

상담원: 잠깐만, 내가 체크 좀 해볼게. (...) 아, 지금 보니 워런티 연장 시에는 RTD가 되질 않아. 

나: 응?


참고로 델의 워런티 및 서포트 체계가 좀 복잡한데, 간단히 정리하자면 크게 다음의 세 갈래가 있다:

1. RTD (Return to Depot): 말 그대로 디포로 노트북 배송 시켜서 수리 받는 것. 미국에서 한 번 디포 보내면 몇 주고 컴퓨터 못 쓴다. 한국 (그리고 해보진 않았지만 중국 홍콩) 같은 경우 서비스센터에 들고 가는 것도 가능. 

2. Premium Support: 흔히들 NBD라고 통용되는 건데, 수리기사가 원격 상담 후 출장해서 고쳐주는 것을 말한다. 사실 프리미엄 서포트와 프리미엄 서포트 플러스의 차이는 잘 모르겠음...

3. CC (Complete Care) 혹은 Accidental Damage Service: 고객과실 및 침수도 묻지마로 고쳐줌. 연 1회로 제한된다는 말이 있음. 

그런데 워런티를 연장하려고 하니 1번은 해당이 안되고 무조건 2번부터 가능하단다. 이게 참트루인지의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음. 

아무튼 내가 대답없이 멘붕하고 있으니 상담원이 물어온다. 


상담원: 혹시 지금 가격이 문제니?

나: 어.. 그게 그렇네... 내가 좀 생각을 해볼 시간이 필요할 것 같은데... 

상담원: 그럼 내가 매니저랑 얘기를 해볼게, 그 동안 홀드를 걸어둘테니 한 번 생각을 해보렴.


사실 나는 RTD만 염두에 두고 있어서 프리미엄 서포트 연장 시세를 알 수가 없었다. 홀드 걸어두는 동안 폭풍 검색을 했는데도 잘 모르겠더라... 누구는 프리미엄에 CC까지 해서 3년을 330CAD (캐나다 달러니까 30만원쯤?)에 받았다는 말도 있고... 한국에선 1년에 20만원 부르고 있고... 대혼란이 왔다. 좀 있으니 상담원이 다시 돌아왔다.


상담원: 내가 방금 매니저랑 얘기를 해봤는데,  1년 135불에 기프트카드 75불을 줄게, 어떻니? 

나: 어버버버ㅓ


진지하게 가격이 고민이 되었고, 아 그냥 고장 나면 사설 업체 쓸까, 나 원래 노트북 깨끗하게 잘 쓰는데, LG 노트북도 5년간 썼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해서 혼란해했다. 그러자 상담원이 내가 가격협상을 시전한다 생각했는지 가격을 계속 내리기 시작했다. 


상담원: 내가 매니저랑 다시 얘기해보고 올게. 


잠시 후 돌아온 상담원은 깊카 100불 떡밥을 투척했다. 결국 2년 프리미엄 서포트 240불 + 기프트카드 100불에 타협을 보게 되었다. CC를 더하는 건 500불 단위라고 해서 됐다고 재빠르게 정리했다. 사실 기프트카드 진짜 필요없고 4-50불만 깎아줘도 좋은데 이 말이라도 해 볼 걸. 아무튼 기프트카드를 팔 생각에 수락을 했다. 그리고 나서 주소부르는 엄청난 고생 끝에 겨우 상담이 끝났는데, 소요시간은 총 28분이었다. 미국 주소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상담원은 99.99999%의 확률로 미국이 아닌 다른 곳(아마도 인도)에 위치한 사람이었다. 

확인메일을 받아보니 망할 기프트카드는 유효기간도 짧네? 빡침에 폭풍 구글링을 해보니 2년 240불도 그렇게 좋은 딜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결제를 해버려서... 


솔직히 말해서 그놈의 배터리 스웰링 때문에 불안해서 워런티를 연장하기로 한 것이 컸다. 배터리 무상교체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노릇이기도 했고, 내 배터리가 언제 부풀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게다가 비행기 탑승이 잦은데 배터리가 부풀기라도 하면 진짜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배터리 팽창 때문에 하판뒤틀림 등이 생기면 진짜 곤란하니까.


뭐 오늘도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하며 상담원과 더 밀당하지 않은 것을 후회를 하고 있다고 합디다...


정리: 

- 워런티 연장 시에는 RTD가 불가 (이거 참트루임?)

- 1년 190불 -> 130불, 2년 330불 -> 240불 + 기프트카드 100불로 타협 봄 (좋은 타협인지는 모르겠음)

- 워런티 연장은 채팅할 수 있는 창구가 없었음. 다음엔 이메일로 해보는 걸로...

- 참고로 XPS 15 9550은 당장 스웰링 이슈가 없더라도 배터리 무상교체를 진행 중이라고 함.   https://www.dellproduct.com/Program.aspx?PI=Y1GZ2GvfmoM%3d 

이걸 먼저 찾았으면 워런티 연장 안하는 건데..! 으아아ㅏ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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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기 및 간략한 사용기] 구글 넥서스 6 (리펍)

매년 비자발적으로 3-4개국을 찍고 다니면서 핸드폰 심카드 관리 때문에 무척 골치가 아팠다. 그중에서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중국의 경우 폐쇄적인 인터넷 환경, 노답 통신요금제 정책 (실명 등록 및 해지 의무화, 잦은 정책변화, 레알 노답 성省별 업무 분할 시스템 등등), 그리고 폰 없이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생활 환경 때문에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 게다가 최근 카톡은 물론이고 심지어 업무 이메일 (지메일 아니다!!!)에 VPN까지 종종 막아버리는 정신 놓은 상황. 그래서 고심 끝에 프로젝트 파이 가입을 결심했다. (티모바일망 쓰면서 티모바일보다 훨씬 싸네... 진작 할 걸...)

프로젝트 파이 가입을 위해서는 구글폰이 필요한데, 나는 진성 헬지의 노예로서 V10 듀얼심 모델을 잘 쓰고 있다. 잘 쓰고 있는 건가 모르겠지만 어쨌든 쓰고 있다. 게다가 프로젝트 파이 페이지에서 파는 구글폰들은 죄다 비싸다. 제일 싼 게 최근에 올라온 모토로라 X4 (안드로이드 원 모델)인데 그나마도 399.99달러. (참고로 X4의 아마존의 광고포함 모델은 329.99불로 훨씬 싼데, 프로젝트파이가 돌아가지는 않는다.) 어차피 메인폰이 있기에 굳이 좋은 폰이 필요 없기도 했고, 메인폰으로 승격시키기엔 아직 V10이 잘 굴러가고 있는 상황이고, 설령 새로 메인폰을 뽑아도 듀얼심 폰으로 갈 생각이었다. 아니, 픽셀2의 사진퀄리티를 보고 좀 혹하긴 했는데, 이어폰 단자도 없고 어쨌든 듀얼심도 필요한 상황이라 마음을 간신히 접었다. 그렇게 프로젝트파이가 돌아가는 가장 가격이 싼 폰을 찾는 것이 이번 폰 구입의 유일한 목표였다. 

사실 처음엔 넥서스 5X가 제일 쌀 줄 알았는데, 의외로 무려 2014년에 나온 넥서스 6가 아직도 리펍으로 풀리고 있었다. 넥서스 6 너 진짜 안 팔렸었구나... 곧 있으면 블프니 아마 더 싸게 풀리겠지만, 이사 일정이다 뭐다 시간에 쫓기므로 그냥 아마존에서 질렀는데도 194불. 아... 내가 찾아볼 땐 없었는데 지금보니 5X 리펍 (certified refurbishment)도 199.99불이네... 하지만 5X는 무한부팅 문제가 있고, 나의 메인폰인 V10도 시한폭탄이므로 미련은 갖지 않겠다!

그리고 어차피 서브폰으로 카톡 쓰고 인터넷 할 폰인데, 3년 전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사양은 차고 넘치는 데다가 누가 업데이트도 먹었다. (5X였다면 오레오...) 물론 명확한 단점들도 있다. 단점이라면 이거 고장나면 자가 수리 말곤 답이 없는데 부품도 구하기 힘들다는 점, 배터리 일체형, 보안 업데이트가 올 10월로 공식 종료 됐다는 점, 엄청난 크기, AMOLED 번인 문제 등 여러가지가 있다. 하지만 내겐 프로젝트 파이의 셔틀일 뿐이기 때문에 들고다닐 생각도, 대단한 걸 할 생각도 없으므로 무조건 싼 가격으로 모든 것이 합리화되는 상황. 그리고 뭐 벽돌같은 V10 (192g)도 쓰는데 넥서스6 (184g)은 심지어 미묘하게 더 가벼우니 어떻게 되지 않을까...?


아마존 리펍 제품답게 원래 박스 따위 존재하지 암ㅎ음. 그냥 흰 골판지 박스에 담겨져 왔다. (여기다 에어캡+아마존 박스)



모토로라 넥서스 6 XT1103 Certified Refurbished - New라고 찍혀져있다. XT1103은 미국 모델인데, 프로젝트 파이가 사용한 모델은 오로지 미국 모델 뿐이다. (다만 픽셀2 및 픽셀2XL은 모델별 나라제한이 없는데, 이게 단일모델로 출시된 건지 뭔지 잘 모르겠음.) 


박스를 열어보니 이런저런 구성품들이 널부러져 있다.



구성품들이 죄다 시꺼먼 색이니 종이를 깔아봤다. 들어있는 내용물은 다음과 같다: 넥서스 6 미드나잇 블루 모델 (블루는 194불이고 다른 색은 조금 더 가격이 나간다.), 마이크로 usb 충전기, 마이크로 usb to usb 케이블, 심트레이 핀, 아마존 리펍 인증카드. 넥서스6은 뾱뾱이에 예쁘게 쌓여있다. 




아마존 리펍 카드에는 문제 발생시 연락할 수 있는 셀러의 연락처가 나와있다. 리펍 제품이므로 90일짜리 워런티가 딸려온다.



넥서스 6에는 얇은 필름 하나 붙어서 오는데, 따로 필름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난 어차피 이 폰으로 대단한 것을 할 생각이 없으므로 생폰으로 쓰겠음. 아마도.


메인폰인 V10과의 크기 비교. 넥서스 6가 가볍다는 건 확실히 느껴지는데, 넥서스 6가 더 옆으로 길어서 그립감에서는 오히려 V10이 나은 것 같다. 솔직히 난 손도 작은 편이라 V10도 버겁단 말이다...그래도 미묘하게 V10보다 가볍게 느껴지는 점은 플러스. 미묘한 굴곡이 있어서 일단 손에 쥐면 그래도 좀 달라붙는 느낌이 든다. 안전감이 있다고는 말 못하겠다. 

뒷면에 지문 묻는 게 진짜 끝판왕 수준이다. 이거 메인폰으로 쓰려면 지문 때문에라도 케이스 하나 있어야 할 것 같다. 왜 미드나잇 블루가 제일 가격이 싼지 알 것 같다. 기기는 예쁘게 잘 나온 것 같은데, 뒷면에 얼룩덜룩 묻은 지문 때문에 매력이 한 -50정도 반감당하는 느낌 ㅠ_ㅠ 


박스 구성품에 충전기와 USB케이블이 모두 들어있어서 의아해 할 수 있는데, 이 충전기가 선과 머리가 분리가 안되는 일체형이라 케이블이 별도로 하나 더 들어있는 모양이다. 참고로 모토로라 터보파워 충전기 (25W)라고, 고속충전이 되는 모델인데 충전기 선이 어딘가 단선이 되었거나 접촉불량 상태로 와서 고속충전은 커녕 충전도 버겁다. 음 충전기 재배송요청을 해야하나... 아마존에 해당 제품 찾아보니 단선으로 유명하긴 하네... 

그나저나 넥서스 6도 고속충전 되는 건가..? 고속충전 중이라는 말이 전혀 뜨지를 않는데... 10분에 10프로면 고속충전이라고 봐야하나? 



휴대폰 자체는 거의 완충상태로 왔다. 휴대폰을 키고 이런저런 계정 등록절차를 거쳐간 후, 시스템 업데이트 시도를 해봤다. (기존빌드는 마시멜로.) 아마 마지막 업데이트일, 10월 보안패치 및 누가 7.1.1 업뎃 파일 다운이 가능하다. 거의 1G짜리 파일인데, 이거 다운받는 동안 배터리 엄청 쳐묵쳐묵 함. 


누가로 업데이트 되었다. 누가 7.0에 머물러있는 V10보다 니가 낫다 ㅠㅠ


누가 업데이트와 함께 배경화면도 바뀌었다. 아무 것도 깔지 않은 상태인데, 기본적으로 구글앱 및 핸드폰 고유앱 (계산기라든가...)들이 한 44개 정도 깔려서 옴. 오른쪽 앱리스트를 내려보면 프로젝트 파이도 기본적으로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구글앱 업데이트를 하면 되긴 된다. 몇 번 해보고 바로 끔. 나에겐 알렉사가 이미 있기 때문에... 후훗. 

메모리는 3기가고 시스템이 먹는게 1기가가 조금 안되는 모양이다. 가용 용량은 총 29.12 GB 마이너스 3.68 GB. V10의 광활한 용량만 쓰다보니 갑자기 적어진 느낌인데, 뭐 상관없다. 어차피 이걸로 쓰는 거 뭐 없음... 


기타 몇 가지 인상들: 

- 폰을 들면 시계랑 날짜가 뜬다. 편한 기능은 맞는데, V10의 세컨스크린과 더블탭에 익숙해져서 이마저도 불편하게 느껴진다 ㅠㅠ

- 스피커가 미쳤다. 볼륨 엄청 짱짱하다. 카톡 깔아봤는데, 우렁차게 울리는 거 듣고 깜놀. 

- 발열... 이거 난로의 기질이 다분히 보이는 폰이다. 

- 레퍼런스 폰은 처음 써보는데 정말 하나하나 짜다시 다 깔아줘야 한다. 다음에 시간 날 때 붙잡고 셋업하는 걸로....


게임 같은 건 안 돌려봤고 돌릴 생각도 없는데, 생각보다 실사용으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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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블루투스 스피커 NP7550 / P7 (2015년 모델) 사용기

공부가 하기 싫으므로 오랜만에 리뷰글이나 하나 투척해봄.

2015년에 나온 LG NP7550 (혹은 P7) 블루투스 스피커고, 당시 미국에서 반값 정도 되는 개당 70불 정도?의 가격에 팔길래, 스테레오로 너무 써보고 싶어서 딱 눈 감고 2개를 질렀다.

네이버니 뭐니 한국어로 된 리뷰들은 거진 다 LG로부터 소정의 금액을 받고...라든가, LG로부터 무상증정... 이런 문구들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내가 돈 내고 써본 사용기 올려본다.

뭐, 사실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이걸 찾는 사람도 없겠지만 말이다. 


자세한 스펙은 한국 LG전자 사이트에선 못 찾아서 미국 걸로 : http://www.lg.com/us/home-audio/lg-NP7550-portable-speaker


특징: 기기 다중연결 가능 (최대 3대), 듀얼플레이 가능 (스테레오/듀얼모노로 사용 가능), 블루투스, 이동형스피커, TV 사운드싱크 가능, 

스피커: 2채널 스피커, 출력 20W, Dual Passive Radiator

인디케이터: 버튼 LED 라이트 이용, 스마트폰 앱 이용 조정 가능

크기 및 무게: 184 x 55 x 63mm, 0.71kg

배터리: 2,600 mAh (리튬이온), 최대 9시간 재생, 충전시간 3시간 40분



귀찮으니까 인증샷 용도로 사진 한 장만 투척.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적잡아도 한 2년 정도는 썼던 것 같다. 장단점 및 팁?만 좀 나열해보자. (참고로 내 귀는 막귀라 음질 같은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장점

- 무게나 크기가 적당해서 소리의 크기나 음질에서 큰 손해보지 않으면서도 들고 다닐 수 있다. 이것보다 크거나 무거웠으면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 내구성 괜찮음. 이게 프레이밍 자체는 플라스틱이라는데 2년 정도 사용했지만 크게 문제 없는 것 같다. 아, 자꾸 안 보고 충천케이블 연결하려고 해서 그런지 usb 구멍 쪽에는 기스 자국이 좀 남아있다. 

- 고무패드 깔려있어서 어디 좀 미끄러운 곳에 거치해둬도 안정감 있다. 

- 사이즈도 적당히 작고 디자인이 깔끔해서 책상에 올려둬도 눈에 밟히지 않는다. 물론 이건 개인 취향의 영역.

- 2개가 있으면 스튜디오 스피커로 사용 가능. 물론 훌륭한 스피커들 중에는 한 대만으로도 훌륭한 입체감을 보이기도 하겠지만, 물리적으로 두 대를 왼쪽 오른쪽에 놓고 음악/소리를 재생할 수 있다는 건 크나큰 즐거움이다. 노트북으로 친구들이랑 영화 볼 때 짱 좋음! 

- 스마트폰의 "LG 오디오 블루투스" 앱으로 기본적인 컨트롤이 가능한데, 그 중 가장 꿀기능은 전원 끄기다. 전원 켜는 것은 직접 기계의 버튼을 이용해야 하지만, 적어도 누워서 자기 전에 리모콘 처럼 스피커 끄고 잘 수 있어서 좋다. 

- Micro USB 충전이고, 충전 시간도 괜찮은 편. 

- 배터리 생각보다 오래 간다. 한 번 충전하면 하루 정도는 무난하게 가는 듯? 

-  볼륨 설정 기기에 고유로 입력됨!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내가 스마트폰을 스피커에 연결해서 볼륨 20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고 하자. 그러면 후에 다시 스피커에 연결해서 음악을 재생할 때 다시 볼륨 20으로 플레이 된다. 이거 진짜 소소한 건데 되게 좋은 듯하다. 예를 들어서 스마트폰의 스피커가 구려서 볼륨 50으로 듣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스피커 연결했을 때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볼륨인 50으로 나오면 다시 20으로 내려줘야 하는데, 그런 거 필요음슴. 


단점 

- apt-x 미지원. 물론 나는 막귀라서 잘 모르는데, 사람들 말로는 이거 차이가 좀 난다고. 

- 업데이트 될 수록 멍청이가 되어가는 앱. 작년 연말 쯤에는 음악 추천 기능인가 뭔가가 지원종료 되었는데, 평소 안 쓰던 기능이어서 크게 상관은 없었다. 그래도 뭔가 아쉽기도 하고, 심상찮다는 생각에 앱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최근의 구글 리뷰에 보아하니 최근 업데이트에서는 이전 버전에 있던 끄는 기능이 없어졌다고 한다. 음, 이게 제일 좋은 기능인데 없어지만 쓰나. 

- 블루투스 연결에 기기를 좀 탐. 예를 들어서 이전에 쓰던 LG 노트북 (그램의 전신 모델)은 소리가 재생되고 있지 않을 때 블루투스 연결을 하면 10초 만에 연결이 끊기는 증상이 있었다. 그래서 항상 유투브에 음악 틀어놓고 연결한 다음에 사용했는데, 지금 사용 중인 델 노트북은 큰 문제 없이 잘 연결된다. 

- 요즘엔 다행히 별 일 없었는데, 한 때 스테레오 연결이 꼬여서 리셋 버튼을 몇 번씩이나 누른 적 몇 번 있다. 기기를 타는 게 문제인 건지 뭔지 잘 모르겠음. 

- 기기에서 조작할 수 있는 게 좀 적은 편. 음량 조절, 블루투스 연결 및 해제, 재생 및 정지, 전원 정도가 끝. 다음 곡 스킵이 안 되는 게 제일 아쉬움. 

- QC 문제(?) 내가 운이 없었던 것 같은데, 두 번째 스피커는 처음부터 버튼에 좀 하자가 있는 상태로 왔다. 하지만 할인 기간도 끝난 상황이었고, 미국의 AS 시스템이라는 게 어디 멀리 떨어진 디포로 물품을 보내야하는 것이라 그냥 포기하고 쓰고 있다. 


소소한 특징 및 팁

- 리셋 버튼은 밑에 고무패드를 떼어내면 나온다. 고무패드는 다시 끼우면 그만.

- 스피커 앞 뒤 모양이 같아서 헷갈릴 때 있음. 소리가 미묘하게 답답하다거나 이상하면 스피커 앞뒤를 확인해보면 됨. 

- 스마트폰 앱으로 스피커 두 대를 스테레오 연결해두고, 다시 제 3의 기기 (ex. 노트북)을 연결하면 노트북 사운드도 스테레오로 감상이 가능하다. 스피커 오른쪽이냐 왼쪽이냐는 잘 들으면서 배치해야하기는 한다. 이건 어쩔 수 음슴. 

- 어, 이건 뭐 기기를 타는 문제인 것 같긴 한데, 진성 헬지빠 (기기한정)로서 핸드폰도 LG V10을 사용하고 있다. V10에는 하이파이 DAC가 들어있는데, 스피커에 Aux단자 연결해서 하이파이 모듈 활성화 시켜두고 음악을 들으면 갑자기 퀄리티가 달라진다. 오늘 그냥 생각나서 해봤는데 깜짝 놀랐다. 
유선 연결을 듀얼로 구성하려면 아마도 스플리터가 필요할 것 같은데, 한 번 해보고 싶긴 하다 ㅋㅋ 케이블 연결한 채 쓸 거면 사실 무선 블투 스피커가 필요없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이건 NP7550이라기 보다는 V10의 승리ㅋㅋ

- 폰이랑 스피커 연결해서 볼륨 조절 할 때, 폰의 음악 플레이어 볼륨과 스피거 자체의 볼륨 조절은 별개다. 즉, 최대 출력을 내려면 폰의 음악 플레이어 볼륨을 최대로 한 후 + 기기의 볼륨 (혹은 LG 블루투스 오디오 앱의 볼륨)을 최대로 해야한다. 기계가 두 대면 물론 볼륨 출력은 20W x 2인 40W. 

- 음악 재생이 없거나 조작하지 않은 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기기가 자동으로 꺼진다. 이건 편한데, 알람이나 일정 시간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는 모드가 있으면 진짜 좋을 것 같다.

- 앱 알람이나 게임이나 그런 다른 것들은 스피커로 다 재생되는데, 통화, 보톡 등은 해당사항 없다. 난 오히려 이게 좋은데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겠다. (시중에 통화 가능한 스피커들도 있음.)

- 내 다시 강조하건데, 저는 막귀입니다. 뭐 그래도 어쨌든 기본은 하는 것 같다. 특별히 튄다거나 아주 부족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못 받음. 


원가인 14만원에 한 대 사는 건 좀 억울 할 것 같고, 난 적당한 가격에 잘 구매한 것 같다. 특히 두 대 있으면 스테레오 연결 된다는 점이랑 (이거 보고 샀다!), 멀티페어링 되는 게 포인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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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라케어 생리대 써 본 후기

한국에선 최근 생리대 파동 때문에 난리라고 한다. 

물론 나는 미국에 살지만... 미국은 기본적으로 탐폰을 많이 써서인지 생리대가 조금 다양성이나 질이 떨어지는 것 같아 상당수를 한국에서 가져와서 쓰고 있었다. (반대로 동아시아권으로 연구가는 미국인 친구들은 동아시아 쪽에는 탐폰이 부족하다고 불평불만들 많이 한다.) 

원체 양이 많아서 평소에 중형이나 대형으론 커버가 안 되어, 생리 초기에는 특히 오버나이트도 그냥 낮에 쓰는데, 미국산 생리대의 경우 오버나이트가 많이 두꺼운 경향이 있었다. 

밤에 두꺼운 생리대를 쓰는 거야 문제가 안되는데 낮에는 바지를 아무리 헐렁한 걸 입어도 테가 나니까, 그리고 여름에는 더워서 땀차니까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사온 얇은 화이트 오버나이트를 쓰고 다녔더란다.

생리를 시작했을 때부터 그냥 집에 있는 생리대(=화이트)를 써 버릇 해서 굳이 다른 브랜드를  써본 적이 없었다. 가끔 친구들한테 얻어쓰거나 급해서 사쓴 한방향이나 녹차향 같은 거 들어간 생리대는 정말 싫어했고, 몸이 화이트에 길들어져서 그런가, 그런 것들 없는 데도 유난히 안 맞는 브랜드들도 있어서 그냥 쭉 써왔다. 그리고 화이트가 특별히 내세우는 것도 없고 모자란 것도 없는 것 같은 표준같은 느낌의 브랜드라 다른 브랜드보단 가격이 조금 싸다. 와... 이거 생각해보니 도대체 몇 년 째 쓴 거냐.... 

아무튼 이번에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때문에 난리가 나고 나니, 나도 문득 조금 겁이 났다. 그래서 미국에 사는 김에 한 번 소문의 나트라케어 사서 써보기로 했다. 내가 결제할 때만 해도 한국 화이트 가격 떠올리면 (중형이 아니고서야) 오버나이트는 크게 가격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국이 비싼 건지 나트라케어가 할인을 때린 건지 모르겠음. 참고로 지금은 아마존에서 나트라케어 너무 비싸게 판다ㅠㅠ) 게다가 분명 몇 년 전 미국서 팔던 나트라케어에는 날개가 없었는데 오잉? 요즘엔 날개가 붙어서 나오네?

아무튼 이번에 난생 처음 소위 '순면'에 '유기농'이라는 나트라케어 써본 후기:


- 흡수력은 좀 떨어진다. 뭐 어디 새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화이트에 비해선 흡수력 부족한 거는 분명함. 

- 접착력이 아주 떨어지지는 않는데, 생리대 만들어 놓은 모양새 때문인가, 간혹 날개가 생리대 몸통에 붙어서 쓸 때마다 조금 신경써야 한다. 

- 진짜 생리대에서 냄새 하나도 안 난다. 유기농 생리대 써본 사람들이 냄새 안나요~하는 게 무슨 소린가 했는데, 이번에 나트라케어 써보고 뭔 말인지 처음 알았다. 화이트도 그렇고, 그냥 마트에서 사서 쓰던 생리대는 대충 갈 때 되면 그 미묘하고 이상한 냄새 같은 게 난다. 사람 몸에서 날 수 있는 냄새라고 하긴 좀 어렵고, 딱 봐도 생리대와 몸의 콜라보 냄새라고 해야하나, 좀 한방향 같기도 하고 뭐 별로인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근데 진짜 이건 하나도 안 나서 엄청 충격 먹음. 그냥 내가 요즘 활동량이 떨어져서 그런가? 몇 달 더 써보면 대충 알게 되겠지. (솔직히 하루 이틀도 아니고 생리 시작한 중학생 때부터 쭉 써왔는데, 냄새가 안 난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었다.)

- 생리대 닿는 부분이 안 가려움. 이것도 무슨 소린가 했는데, 이번에 써보고 깨달음이 왔다. 진짜 안 가렵다. 혹시나 내가 활동량이 떨어져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 역시 몇 달 더 써보면 알겠지. 

- 어, 그리고 이건 좀 뭐라고 해석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 생리양이 다소 줄었다. (문제가 된 릴리안처럼 주기가 줄거나 한 건 아님.) 정말 저번 달 까지만 해도 도저히 중형이나 대형으로는 커버가 안 될 정도로 생리가 콸콸 나와서 늘 생리 시기가 되면 몹시 심기가 불편했다. 난 생리통도 덜하고 주기도 일정하니 교환법칙 같은 거겠지... 그래, 아프고 불규칙한 것보단 양 좀 많은 게 낫지 암... 하면서 화이트 오버나이트를 그냥 디폴트로 쓰던 나날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엔 뭔가 나도 대형 정도까진 쓸 수 있을 것 같은 양이 나왔다. 지난 달에 비해서 이렇게까지 바뀐 건 좀 충격인데 싶을 정도로. 
뭐 논자시가 코앞이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있고, 요즘 생활습관이 많이 무너졌으니 이건 일시적인 걸 수도 있겠다. 이거야 말로 일단 몇 달 더 지켜봐야겠다. 어차피 생리는 매 달 돌아오는 것이니 싫어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뭐, 릴리안의 경우처럼 집에 있는 화이트를 내다 버리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뭔가 좀 억울하긴 하다. 진작 이런 좋은 제품들 좀 써봤으면 좋았을 텐데. 그치만 또 이런 제품들이 비싸긴 정말 비싸서 부담스럽긴 하다. 작년 쯤 난리 났던, 저소득층 여중생들의 사연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소위 저가형 생리대도 매 달 종류별로 사쓰려면 가격이 부담스러운데, 소위 유기농 제품들은 오죽할까. 

일단 몇 통 사뒀으니 다음 한 두 달 정도는 나트라케어랑 오개닉스? 브랜드를 써보고 다시 후기 업뎃하겠음. 

그나저나 옛날 사람들은 생리대 어떻게 한 거지? 궁금해서 구글 스칼라에 생리대 역사 쳐봐도 죄다 특허나 응용과학, 의학 쪽에서 나온 내용들 뿐이다. 누가 이거 각 잡고 연구 좀 해주면 좋겠다! 대학원생이라면 역시 기승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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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S 15 9550 블루투스 스피커 연결이 안 될 때

솔직히 XPS 15 9550의 스피커는 처참하다. 

예전에 쓰던 LG 노트북이 나은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좀 기대치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써보고자 연결을 해봤는데... 연결이 안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페어링까지는 되는데 연결을 하면 정말 3초 뒤에 뚝 끊어져버린다. 다시 연결하면 3초 뒤에 끊어지는 무한 루프... (팽이가 돌고 있어...)

델 홈페이지에 가서 드라이버 모조리 다운받아 업데이트도 해보는 등 별 짓을 다해봤는데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

솔직히 예전 노트북 연결할 때도 말썽을 부린 스피커여서 스피커 문제인가 했는데...

이 모든 것이 XPS 15 무선랜 제조사 홈페이지에 가서 드라이버를 다운받음으로서 해결되었다고 합니다!!

델 노트북 고급라인들은 워낙 사양이 다양하게 나와서 각자도생해야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자신의 노트북이 델 무선랜을 사용한다면 델 홈페이지에 가서 드라이버를 받고, 인텔 무선랜을 쓴다면 델 홈페이지 혹은 인텔 홈페이지에 가서 드라이버를 다운 받는다.

내 건 Killer Wifi/Bluetooth 를 사용하는 모델인데, 이 경우 델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드라이버로는 해결이 안되었고, 직접 제조사 홈페이지에 가서 다운받으니 말끔하게 문제가 해결되었다. 

제조사 홈페이지 http://www.killernetworking.com/ 에 가서 상단 메뉴 중 .Support > Driver Download를 선택하여 페이지 진입 후, "Bluetooth for Killer 1535/1525/1435 - Windows 10" (혹은 해당 운영체제) 드라이버를 다운받고 설치하면 된다. 

참고로 XPS 15 9550에 들어가는 모델은 Killer Wireless AC 1535다.

다른 소프트웨어들은 굳이 안 받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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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S 15 9550 하루 사용기

어제 밤 늦게까지 할일 다 제쳐두고 XPS 15 9550을 셋업했다. 원래 있던 LG 노트북에서 자료도 얼추 다 옮겼고, 대충 당장에 필요한 프로그램들은 다 설치해서 이미 XPS 15로 작업 중이다. 

참고로 사양은 다음과 같다: 
- XPS 15 9550
- i7-6700HQ (스카이레이크), 16MB RAM, 1TB SSD
- NVidia GeForce GTX 960M
- 15.6인치, 3840 x 2160 4K 터치스크린

사양만 보면 돈없다고 울부짖는 원생이 돈지랄한 것처럼 보이는데, 진짜 많이 충격적으로 낮은 가격에 샀다. 어느 정도였냐면, 원래 무게도 가격도 비교적 가벼워서 고민 중이었던 LG 그램 미국 모델 (i5-7200U, 8GB RAM, 256 SSD, FHD, 내장그래픽)하고 200불 내외 차이였다... 물론 200불은 적은 돈이 아니기도 한데다 LG 그램의 가벼운 무게에 혹해서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장바구니에 넜다 뺐다를 진짜 열 번도 넘게 한 것 같다. 하지만 LG그램을 사더라도 어차피 램은 하나 더 달아야하고, 외장하드도 하나 더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냥 XPS 15로 가는 게 좋겠다 싶었다. 원래 쓰던 노트북도 많이 아파해서 그렇지 아직 완전 고장난 건 아니니, 노트북이 황천길 건너가기 전까지 휴대용으로 쓰고 XPS는 데탑용으로 들이기로 마음 먹었다. 

아무튼 윈도우 클린설치 (http://hyvaamatkaa.tistory.com/238) 후 잠깐 사용하면서 느낀 기록들임. 사진 없당.


- 아직까진 오피스 돌리고 인터넷 서핑하는 정도로만 사용해봐서 크게 성능차이 체감을 못해봄. 다만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넉넉한 메모리 덕분에 크롬 창을 많이 켜도 노트북이 버벅대지 않아서 무척 기쁨. 발열 컨트롤도 매우 잘되어서 아주 차갑게 잘 있다. 바이오스 업그레이드 할 때 외엔 팬 돌아간 적 없음. 

- 그래도 램 메모리 스트레스 안 받고 작업하니까 좀 좋긴 하다. 크롬 야임마...

- 배터리 성능을 심히 걱정했는데, 4-5시간 정도는 넉넉하게 버티는 것 같음. 원체 화면이 밝아서 밝기를 낮추고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기도 함. 

- 노트북 카메라는 쓸 게 못된다. 위치가 매우 안 좋아서 이걸로는 비지니스 미팅이나 회의나 면접 같은 거 절대 못 볼 듯. LG 노트북님 오래오래 버티세요...

- 고주파음은 아직 잘 모르겠음. 사실 노트북 고주파음 이전에 몇 년 전 산 하이얼 미니냉장고와 최근에 교체한 천장 전등의 전구가 쌍으로 미친 듯한 고주파음을 내고 있어서 노트북 고주파음이 안 들리는 걸지도... (냉장고는 어쩔 수 없다 해도 누가 전구 고주파음 해결 방법 좀 ㅠㅠㅠ) 참고로 학교에서 예전에 빌려썼던 XPS 13 9350에서는 고주파음을 들을 수 있었으므로 내 귀가 둔감한 건 아닌 것 같다. 

- 화면이 확실히 좋긴 좋다. 색감이나 색깊이가 차원이 다른 느낌. 예전에 쓰던 LG 노트북도 멀쩡하게 좋은 IPS였기 때문에 그렇게 드라마틱할까 싶었는데, 듀얼로 쓰고 있는 싼 델 모니터에 비하면 좀 차이가 많이 난다. 

- 터치가 매우 부드럽다. 어디다 쓸 지는 모르겠지만 뭐 어차피 데탑용인데 있으면 어떠랴. 다만 화면에 지문은... ㅠㅠ

- 카본 재질 진짜 부들부들하고 좋다. 근데 이거 태생적으로 먼지 엄청 달라붙는 소재인 듯 하다. 

- 키보드랑 터치패드 다 좋다! 특히 터치패드는 LG 노트북 쓰던 내게는 좀 충격이었다. LG 노트북 잘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LG 노트북 터치패드를 몹쓸 물건으로 만들다니... ㅠㅠ

- 하드웨어 디자인이 우수하긴 한데, LG 거에 비해 조금 불만인 점이 두어 개 있다. 하나는 15인치 짜리 모델인 주제에 포트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포트들 간 거리가 너무 좁다는 점. 예를 들어서 전원이나 HDMI 코드 꼽은 상태에서 USB 스틱을 꼽을 때, USB가 조금만 뚱뚱해도 옆의 다른 전선들 때문에 안 들어갈 듯 하다. LG 건 13인치 짜리 주제에 포트들이 넓직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좋았는데 흑흑...

- 14인치 폼팩터에 15.6인치를 우겨넣어서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다. 무게도 상대적으로 가볍다. 하지만 나는 이건 못들고 다닐 것 같다. (어서 LG 노트북을 고쳐야겠다...)

- 내가 손목이 좀 많이 안 좋아서 4년 전에 산 싸구려 와콤 타블렛을 마우스 대용으로 쓰는데, 이게 문제가 되었다. 듀얼 모니터의 모니터 화면은 1920x1080이고, 노트북 화면은 그 두 배에 육박하는 3840 x 2160이라 모니터 간을 이동할 때마다 타블렛/마우스의 감도가 휙휙 바뀐다. 즉, 노트북 화면에서는 정상으로 움직이던 마우스가 모니터로 넘어오면 엄청 휙휙 움직인다. 아무리 구글링해도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모니터를 UHD로 올리거나 노트북 해상도를 낮추는 수 밖에 없는데, 전자는 실현불가능의 영역이라 어쩔 수 없이 노트북 해상도를 1920 x 1080으로 맞춰놓고 쓰고 있다. 나는 왜 UHD를 샀는지,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그래픽 및 영상 작업하는 중도 아니고 열심히 워드 작업 중이므로 상관 없으리라,.. 나중에 영상 보거나 할 때 해상도야 다시 바꾸면 되지 뭐....어차피 싸게 샀는 걸...

- 해상도 올리고 쓰면 일부 프로그램들은 글자를 읽을 수 없는 사이즈로 출력한다. 

- 15인치 화면은 처음 써보는데, 진짜 크고 넓어서 좋다. 13인치 쓸 때엔 고개를 빼야해서 자세가 매우 구부정했는데, 15인치 스크린은 많이 커서 목을 앞으로 빼지 않고도 잘 보여서 좋다. 



나중에 영상프로그램, 게임 같은 다소 무거운 프로그램들 돌려보고 다시 후기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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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S 15 9550 구매 후 셋업하기 - 윈도우 클린설치

얼마 전 아주 충격적일 정도로 좋은 가격으로 델 XPS 15 9550을 영입했고 오늘 수령했다. 컴퓨터는 멀쩡한지, 모니터에 불량화소는 없는지, 뭐 이런 기타 등등의 사항들을 잘 체크해본 후 윈도우 클린설치로 직행. 

윈도우 클린설치법 한글로 된 것은 조금 찾기 힘들어서, 내가 실시간으로 설치하면서 써본다.

(컴알못이니 질문하지 마세요... ㅠ_ㅠ)

사진, 그림은 없다. 


1. 윈도우 USB 부팅디스크 만들기

- 마소 윈도우 툴로 USB 부팅 디스크를 만든다. 자세한 사항은 윈도우 10 usb 만들기 검색하면 여기저기 아주 잘 나온다. 반드시 백업하고 진행할 것. USB 만들 때 포맷시켜버린다. 

https://www.microsoft.com/ko-kr/software-download/windows10

- 주의 사항: USB에 8기가 이상 용량이 남아있어야 하고, 이와는 별개로 C드라이브에 8G 이상 용량이 남아있어야 한다. 용량이 없어서 끙끙대다가 나는 결국 hiberfil.sys 파일을 잠깐 꺼두는 걸로 임시 용량 확보해서 만들었다. ㅇ


2. USB에 드라이버 담기

- 마소 윈도우 부팅 디스크를 만들면 usb가 포맷되므로 반드시 부팅디스크 만들고 다운로드를 받는다. 

- 필수적으로 받아야하는 파일들: 

와이파이 모듈: http://www.dell.com/support/home/us/en/19/product-support/product/xps-15-9550-laptop/drivers 에서 Network 탭을 선택하고 Killer Wireless 혹은 Intel Wifi Driver 다운로드 받는다. 킬러와 인텔 중 자기 컴에 맞는 걸로 받으면 된다. 뭐가 맞는지 확인하려면 XPS의 장치관리자에서 확인하면 됨. 

바이오스: http://www.dell.com/support/home/us/en/19/product-support/product/xps-15-9550-laptop/drivers 에서 Bios 최신 버전을 받는다. 

Intel Rapid Storage Technology: https://downloadcenter.intel.com/download/26730/Intel-Rapid-Storage-Technology-Intel-RST-?v=t 에 가서 왼쪽 스크롤을 쭉 내려본다. 그 중 f6flpy-x64.zip이라는 파일을 USB에 받아서 압축해제한다. 이거 없으면 드라이버를 못 읽으니 꼭 한다. 


3. 윈도우 설치

- 델을 껐다 켠다. 로고가 뜰 때 F2를 연타하면 바이오스가 뜬다. "Secure Boot" 탭을 잘 찾아서 Disable을 선택한다. 저장 후 종료한다. 

- 바이오스를 종료하면 다시 델 로고가 뜨는데 이 때 F12를 연타한다. (F2말고 F12) 부팅 옵션 중 USB Boot를 선택한다. (해당 USB 드라이버 선택하면 된다. 자동으로 uefi로 되어 있음.) 

- 윈도우 설치를 시작한다. 업데이트 vs 고급사용자 설치가 뜰 때 고급사용자 설치를 선택한다. 

- 드라이버를 못 잡는데, 이 때 '드라이버 로드'를 누르고 USB에 들어가 앞서 압축해제 해둔 f6flpy-x64폴더를 선택한다. 그러면 드라이버가 잡힌다.

- 쓸데없는 (=델에서 집어넣은) 파티션이 많으니 싹 정리해준다. 그냥 눈에 보이는 파티션들을 싹 다 삭제해주면 된다. 설치할 때 다시 파티션 생기니까 걱정말고 마음껏 삭제한다. 

- 삭제 후 진행하면 윈도우가 알아서 설치된다. 중간중간에 지역, 자판 등등 여러 설정이 나오니 알아서 잘 설치한다. 


4. 드라이버 설치

- 미리 USB에 집어넣어 둔 Killer Wireless 드라이버를 실행하고 설치한다. 

- 장치관리자에 들어가서 목록상의 드라이버를 하나하나 업데이트 해준다. 필요에 따라 델 홈페이지 및 제조사 홈페이지의 드라이버들을 업데이트 해준다.  


5. 윈도우업데이트

- 제어판 윈도우 업데이트에 들어가서 업데이트는 다해준다. 이는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위한 기본작업이다. 바이오스 업데이트 중에 윈도우 업데이트 문제로 컴퓨터가 얼어버리면 진짜 미쳐버림...


6. 바이오스 업데이트

- 델 XPS는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잘해주는 게 중요하므로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해준다. 아까 받아둔 바이오스 파일을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해주면 알아서 된다. 단, 전원이 연결되어 있어야 함. 


7. 드라이브 나누기

- 쉬운 포맷 및 데이터 보호를 위해 D드라이브를 만들어주자. 자세한 건 검색하면 잘 나온다. 


8. Secure Boot enable

- 다시 컴퓨터를 껐다 켠다. 델 로고가 뜰 때 F2를 눌러 바이오스에 진입한 후 Secure boot 를 다시 enable해준다. 


9. 여타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깔아주고 셋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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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를 만들어보았다

정말 할 일이 너무너무 많아서 스트레스 대폭발 중.

그 와중에 카스테라가 너무 땡기는 것이다. 카스테라를 구할 수 없으니 스스로 만들 수 밖에.

레시피를 급히 찾아보니 일단 보기에는 그냥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고 작업자체는 길지 않은 것 같아, 그래, 딱 1시간만 쉬는 겸 하자는 마음으로 카스테라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제대로 된 도구가 없는 내게 이 작업은 1시간 짜리가 아니었다는 것을...


달걀을 섞는 것과 달걀을 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빨리 깨닫지 못했고, 왜 다들 유산지를 깔아대는지를 진작 이해하지 못했다.

안일하게 달걀은 안되면 믹서기 (믹서기에 'whip'라는 버튼이 있었다. 나중에 매뉴얼 보니까 달걀 휘핑은 등은 안 된다고 친절히 나와있었음...)를 쓰고, 유산지 대신 기름을 바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래서 핸드블렌더는 커녕 손거품기도 없는 상황에 튀김용 젓가락 네 짝을 들고 노른자가 들어간 달걀을 1시간 넘게 쳐댔다...

저울이 없어서 모든 계량은 컵으로 환산해서 했고 

용기에 반죽을 좀 과하게 넣어서 베이킹 중 반죽이 넘쳐 오븐 바닥을 태우는 일도 있었다. 

기름을 바른 유리용기로는 카스테라가 예쁘게 떨어지지도 않아서 갈색 부분은 다 떨어져 나갔다.


아직 식지도 않고 숙성도 안 시킨 카스테라인데, 살짝 잘라서 먹어보니까 아랫부분이 반쯤 떡이 된듯 하다. 게다가 뭔 꿀을 썼는지 온통 꿀맛... 아니 맛있다의 꿀맛이 아니라 진짜 꿀향기가 아주 진하게 난다.

재료값도 못 뽑을 카스테라지만 그래도 손거품기도 없는 상태에서 젓가락만으로 이 정도로 만들었으면 훌륭한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기로 함... 


결국 아마존에서 6불주고 손거품기 방금 주문했다. 생각보다 카스테라 비싼 음식이었구나.. 달걀이랑 꿀이 너무 비싸다....설탕도 엄청 들어가는구나 (....)

그래도 서울서 자취할 때 아주 처절하게 실패했던 밥통 카스테라보단 결과가 조금 더 나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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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 카르타 14개월 사용기

2주 사용기 리뷰 보기 (2015/11/24): http://hyvaamatkaa.tistory.com/186 

알라딘발 크레마 카르타 사용기 업데이트 (2015/12/16): http://hyvaamatkaa.tistory.com/193



블로그 유입 내역을 살펴보니 생각보다 "해외"에서의 "크레마 카르타" 이용후기를 보러 온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오랜만에 한 번 업데이트 해봄. 


1. 설탕액정이라는데 액정은 멀쩡한지

2015년 11월에 샀으니 약 14개월 정도 됐는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액정은 아직은 멀쩡하다. 애초에 딱히 불량화소도 없었고, (해외에서 주문한 거라 있었어도 별 수 없었을 테고) 주로 방구석에서 사용해서 그런지 크레마를 떨구거나 할 일이 없었다. 

가끔 케이스 (아마존 발 케이스 + 뾱뾱이)에 넣은 크레마를 백팩에 담고 다니기도 하는데, 아직까지는 멀쩡하다. 솔직히 책이랑 물건 많을 때 넣으면 압력 때문에 화면이 나갈까봐 좀 불안한 면도 있어서 뾱뾱이를 아주 충실히 감도록 노력한다. 


2. 펌업

의외로 한국이퍼브가 지난 14개월 간 열심히 펌업을 돌리고 있다. 솔직히 첫 몇 달만 하고 그만 둘 줄 알았는데 올... 하지만 해외에서의 펌업 파일 다운 받는 속도가 극악이라 펌업을 하지 않은지 조금 오래되었다. 현재 들어있는 펌은 1.4.59고 최신버전은 1.4.66이니...

솔직히 말해서 따로 펌업파일을 컴퓨터로 다운받아 크레마에 설치할 수 있는 공식루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크레마는 컴퓨터만큼 인터넷 연결이 안정적이지는 못해서 중간에 다운받던 파일 날라간 게 한 두 번이 아님. 특히 화면에 절전모드가 들어가면 와이파이도 자동으로 꺼지기 때문에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처음부터 다시해야 한다. 그 뒤로 업그레이드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3. 터치감

그간의 펌업을 통해 아주 초창기에 비해서는 터치감이 조금 개선된 것 같다. 그래도 핸드폰이나 타블렛 이런 걸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냥 크레마 쓰다보면 인내하는 마음가짐을 익히게 된다. 기대하지 말고 맘편히 쓰는 게 좋다. 독서노트 같은 건 그냥 폰이나 컴퓨터로 따로 작성하는 걸 추천. 


4. 서점 및 구매 목록

크레마가 생기고 미친듯이 이북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한동안 리디에서 50년대여인가 하는 초대형 이벤트를 돌리면서 미친듯이 재고를 쌓아서 지금 정말 앞으로 근 10년 내에는 절대 읽을 수 없는 양의 이북을 크레마 안에 넣고 다닌다.ㅠ 크레마가 문제가 아니라 크레마가 유발하는 지름신이 문제입니다... 

그래도 먼 해외에서 한글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무척 고맙긴 하다. 학교 도서관에 제법 괜찮은 한국어 장서가 비치되어 있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니...

물론 이북도 완벽하지는 않다. 아니, 사실 없는 책 정말 많다. 유명한 책이더라도 출간된지 좀 됐으면 당연히 이북따위 없고, 학술서적이나 대중교양서가 아닌 사회과학 도서 등은 이북 찾아보기 매우 힘들다. 크레마 사용하면서 느낀 건데, 대부분의 이북리더들 자체가 장르소설이나 만화책, 교양서 같은 가벼운 독서하기에 최적화된 기기들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각종 이북 어플 정도의 독서노트 기능을 가진 논문 PDF 리더 프로그램이 나오면 바로 지를 것 같다...)

현재 사용 중인 서점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크레마 기기에서는 이북을 구입을 하지 않고 따로 인터넷 등으로 구입을 함)

- 알라딘: 내 크레마 카르타가 알라딘 발임, 해외 신용카드를 받아줌, 리디북스에 비해 좀 더 이북이 다양한 편 (특히 사회과학 서적 등), 사은품 낚시가 장난 아님 (하지만 관세 및 배송 문제로 해외에서는 받을 수 없으므로 한국의 가족들이나 친구집으로 기증 중), 적립금 및 마일리지 혜택

- 리디북스: 50년 대여 이벤트 후 적립금 노예가 됨, 구매가 가장 손쉽게 되어 있음, 짜다시한 이벤트가 많은 편, 장르소설이나 가벼운 독서용 서적에 특화되어 있음, 다양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 크레마에서도 쌩쌩 잘 돌아가는 앱, 해외 신용카드를 가장 쉽게 잘 받아 줌. 

- 아마존 킨들: 킨들로는 아주 급한 경우가 아니면 책을 사지는 않지만, 아마존 프라임멤버에게 매 달 공짜로 한 권씩 주는 책을 언젠가 읽을 거라며 열심히 담아두고 있음, 예전 후기글에서 말했듯이 중국어나 일본어 등 외국어 표기가 가장 훌륭함, 앱은 e-ink용이 아니라서 반드시 기기와 궁합이 맞는 버전을 찾아야하는 것이 함정. 

- 열린책들: 열린책들 세계전집이 크레마를 구입하게 한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였음... 안드로이드에서는 최고의 앱 중 하나지만 크레마에서는 그렇게까지 쾌적하지는 못함. 그래도 인터페이스도 예쁘고 책 볼 수 있으니 나는 됐다... 


펌웨어 업그레이드 부분과 마찬가지로 가끔 해외의 느린 인터넷 때문에 책읽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함...


5. 크레마로 논문 읽기

이런저런 실험을 하다가 다 때려치우고 드랍박스+어도비 PDF에 정착했다. 별 건 없고, 드랍박스 앱을 깔아서 논문을 연동해둔 다음, 드랍박스 내의 논문 PDF파일을 크레마에 깔아둔 Adobe PDF 앱으로 불러와서 읽는 것이다. 하고만은 PDF앱 중에서 굳이 좀 무거운 Adobe PDF 앱을 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1) 다른 기기에서 하이라이트나 메모 표기한 것을 크레마에서도 볼 수 있기 위해서는 Adobe PDF로 PDF 자체에 마크업을 하거나, 혹은 다른 기기들과 크레마 사이에 사용하는 앱을 통일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크레마에서 사용하는 앱은 인터페이스가 가능한 간단해야하며 (터치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눌러야할 버튼이 많으면 크레마를 던지고 싶은 욕구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나치게 무거우면 안된다. 사실 드랍박스랑 어도비 두 개의 앱을 쓰는 게 귀찮아서 Mendeley로 통일하는 것도 고려했는데 비루한 크레마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앱이었다. 기타 앱이나 프로그램 통해 마크업 하는 대다수의 PDF리더 및 서지 프로그램들이 다들 그 모양이어서 그냥 다 포기하고 Adobe PDF로 가게 된 것이다. 딱 크레마가 돌릴 수 있는 마지노선의 느낌.

2) 논문을 확대할 때 의외로 Adobe PDF의 더블탭 기능이 유용하다. 어도비 PDF 앱에서 글의 본문을 더블탭하면, 해당 문단의 너비만큼 글자가 확대되는데 이게 화면이 작은 크레마에서는 굉장히 유용한 기능이다. 다른 보다 가볍고 훌륭하다는 앱들도 써봤는데, 애초에 화면 터치를 통해 줌인, 줌아웃하는 것 자체가 크레마에서 고통스러운 과정인지라 그냥 간단히 두번 탭하는 걸로 화면 확대가 손쉽게 되는 어도비로 정착했다. 참고로 텍스트 리플로우는 별로 쓸 게 못되고, 한 페이지 보기 정도가 딱 괜찮음. 

기기내 기본 ebook 어플이나 여타 이북어플을 통해서도 pdf를 볼 순 있으나 다들 2% 부족했다. 

주의사항: 크레마로 논문을 읽을 때엔 가급적 컴퓨터나 태블릿을 하나 옆에 두고 읽는데, 메모를 작성하고 논문에 마크업을 하기가 너무 힘들어서다. 이게 무슨 번거로운 짓인가 싶기도 한데, 어차피 도서관에서 빌려온 단행본 읽을 때도 책이랑 모니터 왔다갔다 하면서 작업하기 때문에 하다보니 적응이 되어서 나쁘진 않다. 


6. 크레마 터치, 크레마 사운드, 리디 페이퍼, 아마존 킨들...?

모른다!!! 적어도 14개월 전에는 크레마 사운드가 존재하지 않았고, 크레마 터치보다는 카르타가 더 좋은 모델이었으며, 리디 페이퍼는 해외 구입이 용이하지 않았다. 최근에도 바뀐 바 없는 해외 거주민이라면 그냥 크레마 진영 구입하는 수 밖에 없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크레마 1대 들이는 건 관세 대상이 아니었다...만 요즘 미국이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자세한 건 찾아보는 걸 추천.  

아, 미국 거주민이고 한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된 이북을 많이 구매하여 읽는다면 킨들이 나을 수도 있다. 확실히 한국 이북 쪽에서는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된 이북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냥 없다고 보는 게 맘편하다) 반면 아마존은 영어 원서야 뭐 말할 것도 없고, 중국어나 일본어 쪽으로는 그래도 약간 더 원서가 구비된 편. 어떻게 일마존이나 중마존과 연결이 되면 더 좋겠는데 아직 그 방법은 못 찾음. 한국어는 처참하므로 기대하지 말 것. 그리고 기본적으로 아마존에서 나온 대부분의 기기들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수월케 하는데에 초점이 가 있는 편이므로 기기 내 구매 등이 더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모르겠음.


7. 보호필름 여부

보호필름 안 붙이고 썼다. 지문이 좀 묻는 편인 재질로 이뤄진 기기긴 한데, 가끔 닦아주면 뭐 크게 낡은 느낌 없이 쓸만하다. 기계 내 단차가 없어서 먼지가 안 낀 다는 게 최고 장점 중 하나. 


8. 불편한 점 및 단점

장점이야 다른 곳에서 많이 나와있으니 쓰면서 느낀 단점 억지로 끄집어내 본다.

- 전원버튼이 불편하다. 14개월을 썼는데도 아직 적응이 안된다... 그래도 전원버튼이 내구성 있는 방식이라 내가 화면 깨먹기 전에는 고장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 가끔 먹통이 된다. 기기 내 소프트웨어 자체가 별로 안정감을 주지는 못한다. 언제든 데이터 날릴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런데 정작 날려본 적은 없음. 가끔 SD카드 관련해서 에러가 생기는데, 그 때는 보통 SD카드가 빠진 상태에서 리셋 한 번 해주면 된다. 리셋버튼 생각보다 여러번 써본 것 같다.  

-기계에 먼지가 많이 들러붙는다. 그래도 괜찮다. 닦아주면 된다. 

- 유약해보인다. 언제 화면이 나갈까 조마조마하다. 떨어뜨리거나 압력을 주면 백프로 나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튼실한 케이스가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화면보호필름은 필요없는 것 같다. 

- 기기 내 구매 등이 불편해서 반드시 컴퓨터나 폰 등으로 책을 구매하게 된다. 기기 내 웹브라우저는 쓸 게 못된다. 또한 기기에 열린 서재용 앱을 넣고 빼는 것이나, 슬립화면 등을 넣고 뺄 때 반드시 컴퓨터가 필요하다. 케이블 연결하는 게 귀찮은 내게 카르마 앱 업데이트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펌웨어는 OTG로 연결없이 업데이트 가능) 


다 비교적 사소한 단점들이고 (불안한 내구성은 예외다. 기기의 만듦새는 괜찮지만 그와는 별개로 유약해보이는 면이 있음), 솔직히 잘 구매했다 싶은 전자기기의 목록의 상위권에 들어가있다고 생각한다. 논문 보기용으로 추천하기에는 좀 많이 조심스럽고 (사실 인쇄하기가 워낙 버거워서 다른 기기를 찾게 되는 건데, 그냥 태블릿이나 좋은 컴퓨터 모니터 구입을 추천), 한국어로 된 책을 구입하고 감상하는 게 목적이라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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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 TVDL 정규 면허로 교환하기

이것은 신분증빙서류가 아니라는 기괴한 붉은 글자가 박힌 TVDL을 사용한지 몇 년 만에 드디어 정규면허로 교환했다. 그런데 이에 관한 정보나 후기가 한국어로도 영어로도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남김.


몇 달 간 고민했던 질문들 별로 답변.


1. TVDL => 정규 면허 교환시 아무 DMV나 가능한가?

원래 일리노이 TVDL은 지정 DMV에서만 발급이 가능하다. 문제는 지정 DMV 자체가 숫자가 적다는 것인데... 결론적으로 면허증 재발급, 갱신 및 교환을 취급하는 DMV면 다들 가능한 것 같다.  


2. 지참 서류는?

개개인의 신분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여권, 비자 관련 서류 (I-94, 학생이라면 I-20 등), SSN 카드 원본, 주소증빙서류 2부. 특히 마지막 주소증빙서류가 좀 까다로운데, 해당되는 서류의 목록은 일리노이 DMV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함. 때때로 규정이 바뀌는 것 같으니 꼭 확인하고 갈 것. 예컨대 Bank statement는 되지만 아마 credit card bill은 안 되고, Tax form도 어떤 것만 되거나 안 되거나 하는 제한사항이 있다. 


3. 발급과정

DMV에 가서 서류 보여주고 번호표를 뽑는다. 번호 불리면 가서 서류를 다 내놓으면 시력검사 테스트를 하고 몇몇 질문이 오간다. 몸무게나 키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으면 있는 정보 그대로 쓰는 것 같다. 신청서류를 가지고 Cashier에 가서 30불(!)을 낸다. (웬만한 신용카드는 다 받긴 하는데 30불의 경우 1불의 수수료가 붙는다.) 발급대에 가서 서명을 하고 (카드에 인쇄되는 서명임) 사진을 찍으면 1~2분 내로 면허증 발급 완료. 


사람 없을 때 서류 제대로 챙겨서 가면 금방 끝나는 과정이다. 


덧붙여 구글에 dmv 검색해서 나오는 첫번째 사이트는 공식 dmv 사이트가 아니다. 일리노이 dmv 사이트는 무슨 사이버드라이브일리노이인가 그럼.


행정과 관료주의에 대해 요즘 열심히 공부 중인데.... DMV는 정말 관료주의 공장 같은 곳이구나 싶었다. 

직원들은 매우 professional하고 생각보다 많이 친절했음. 진상의 기운이 뻗치는 사람들이 오가는데도 다들 행정에 도가 터서 그런가 매우 능숙하게 대처하는 걸 보고 와, 공무원은 진짜 하기 싫다,라는 생각이 들었음. ㅠㅠ (엄밀히는 professionalism도 관료제의 아주 큰 미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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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발 크레마 카르타 사용기 업데이트 (12/15) - 부제: 중문책 보기

2주 사용기 리뷰 보기: http://hyvaamatkaa.tistory.com/186

14개월 사용기 보기: http://hyvaamatkaa.tistory.com/235


그 사이 크레마는 두 번이나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 되었고, 나는 알라딘과 리디에서 책을 더 샀으며, epub 파일을 몇 개 더 추가하고 킨들앱까지 설치했다. 


- 가장 최신 버전을 업그레이드 한 이후 크레마리더는 조금 나아진 것 같다. 하지만 알라딘 eink 어플(알라딘 크레마 아님)에서 메뉴바가 사라지는 문제 발생... 어서 크레마든 알라딘이든 둘 중 하나가 고쳐야 할 것 같다.


- 킨들앱은 먹히는 버전과 그렇지 않은 버전이 있다. 그리고 설령 먹히는 버전이라고 해도 책페이지 넘김 모션 때문에 크레마에서 읽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반드시 *맞는 버전*을 구하는 게 핵심. 네이버 이북 카페에 가면 북극김님의 킨들 앱 수정본이 있는데, 한 3버전 정도 굴려보니 크레마에는 이게 제일 나았다. 다만 북극김님 버전은 최신 킨들앱이 아니므로 아마존서 구매한 만화책을 볼 수가 없다.... (미국 아마존에 헬로블랙잭 일본어 버전 전집이 무료이북으로 풀려있다...) 


- 사실 게시물 업데이트를 하게 된 이유는 바로 중문책 때문!!!! 중문 epub파일을 몇 개 넣어봤는데 조금 문제가 있다.

1) 크레마리더의 책장은 간체를 인식하지 못한다. 파일명과 별개로 도서명이 간체로 되어 있으면 외부SD에서 불러왔으니 다시 로드해달라는 메시지가 뜬다. 그냥 안 된다. 운좋게 책 제목에 간체가 없다면 (예: 第七天) 크레마리더에서도 볼 수 있다. 책 내부의 간체는 문제없이 표기된다. 그저 책장에서 전혀 인지를 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 대안으로 다른 리더 (하다못해 알라딘 크레마 리더라도...)를 사용하는 수 밖에. 


2) 기본 크레마 폰트의 문제인 것 같은데, '원본' 폰트로 두고 봐도 중문 마침표 등이 난감하게 찍힌다. (。가 아니라 º로 찍힘.) 이럴 땐 다른 폰트로 재로딩하면 크게 문제 없다. 개인적으로는 크레마명조를 추천하는데, 나눔명조나 kopub바탕체 등은 간체/번체 구분해서 한자가 구현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간체가 폰트에 포함이 안 되어서 그런듯) 읽을 때 거슬린다. 크레마명조는 그냥 평범하게 고딕체 보듯이 구현된다.


3) 모든 책은 아니고 내 epub 파일이 문제일 수도 있는데... 가끔 애매하게 한 줄씩 짤려서 글이 나온다. 이건 알라딘 카르타와 알라딘 ebook 앱의 경우다. (크레마앱으로는 간체/번체 문제 때문에 아예 열지도 못한다.) 예를 들면 이런 四叔,我还有一件事要问你。라는 문장이 페이지 하단에 위치하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고 다음과 같이 출력된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에는 이렇게 출력됨:




혈압 오른다.

아무리 중국어가 그림에서 발달된 문자라곤 하지만, 그렇다고 문장까지 그림으로 인식해야겠니 ㅠㅠ 


리디북스 앱으로는 외부 ebook 여는 법을 모르겠고, 반디ebook은 '내서재' 누르면 자동으로 크레마 앱으로 연결이 되고 (따라서 불가), 예스24 for Crema는 내가 ID가 없어서 로그인도 못하므로 앱 사용도 못함. 


다른 epub 구동되는 앱을 돌리면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 이미 의지는 꺾였다. 걍 되는 것만 읽겠다...


4. 참고로 글자로 운좋게 크레마에서 돌아가는 파일이라고 해도 하이라이트 및 글자 지정에 애로사항이 있다. 즉, 한 자 한 자를 인지하지 못하고 문단 단위로만 블록설정/하이라이트/메모가 된다... 


5. 그렇다면 이것은 크레마 기기의 본질적인 문제냐고 하면, 그냥 소프트웨어적인 문제인 것 같다. 크레마에서 킨들앱 돌려서 중문책을 보면 글자 단위로 지정도 잘 되고, 글씨가 잘리지도 않고, 제목이 간체든 번체든 아무 문제가 없다. 


6. 결론: 제대로 된 epub 파일을 구하여 글자 짤림을 방지한다 / 다른 앱을 사용한다 / PDF로 본다 / 그냥 중국어책을 크레마에서 보지 않는다. 


추가: 일본어도 돌려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내겐 일본어 epub 파일은 없으므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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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 카르타 개봉기 및 2주간 사용기 (알라딘 해외배송 이용)

나는 정말 매일같이 PDF 파일을 끼고 산다. 모니터 뚫어지게 보고 있으면 눈도 아프다. 블루라이트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도 깔아봤지만 떨어진 시력은 어디 돌아올 생각을 안한다. 예전엔 모니터로는 도저히 공부가 안돼서 단행본들도 시원하게 지르곤 했는데 잔고도 걱정되고 나중에 이사갈 때의 짐의 양도 걱정되고,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저기 이동이 잦은 상황에서 책을 매번 들고다닐 수가 없다는 점에서 타블렛이든 이북리더든 뭐든 하나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그렇게 자기 합리화를 마치고 나니 아마존의 킨들 페이퍼화이트가 눈에 들어왔다. 프라임멤버 30불 할인! 89.99불의 저렴한 가격! 하지만 아마존 킨들 페화는 PDF보기에 불편하다는 친구들의 말이 마음에서 떠나질 않았다... 실제로 한밤중에 결제까지 했다가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도로 물렀다.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와중 한국에 새로 출시된 크레마 카르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디까지나 PDF머신이 주요했기 때문에 귀찮은 탈옥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거기다가 알라딘은 US도 있고 해외배송도 된다! 많은 사람들이 리디페이퍼 얘기도 했지만 물량 조절 실패, 해외배송이 어렵다는 점, 나는 리디북스 알라딘 열린책들 세계문학 등 여기저기 책들 질러둔 게 있다는 점, 그리고 PDF를 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점에서 별 어려움 없이 크레마 카르타로 마음이 기울었다. 아니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선택지가 없었다...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번에 리디북스 쪽에서 리페가 QC를 좀 실패한 모양이다. 해외에서는 수리도 어렵고 반송도 어려우니 무조건 양품을 뽑아야하는 내 입장에선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미국에서는 알라딘을 이용해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크레마 카르타를 배송받을 수 있다. 하나는 알라딘 US를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알라딘에서 해외배송을 선택하는 것이다. 원래는 별 생각없이 알라딘 US를 선택하려고 했는데, 자세히 뜯어보니 배송비를 포함해도 한국 알라딘이 조금 더 쌌다. 아마 환율 문제인 것 같은데, 한화로 약 10,000원 이상 차이 났던 것 같다. 게다가 한국 알라딘은 DHL로 금방 배송해주지만 알라딘 US는 LA로 DHL 배송 후 집까지 육지 배송이었다. 물론 알라딘 US가 배송비가 들지 않아 좋지만, 크레마 카르타는 관세 대상이 아니었고, 책들과는 달리 무게가 그닥 나가지 않으므로 DHL 배송을 해도 배송비는 12,000원 쯤 되었다. (이걸 포함해도 US보다 쌌다.) 거기다가 해외배송 혹은 알라딘 US 주문 시 12,000원짜리 이북 쿠폰도 해당사항이 없고, 케이스 할인권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이런저런 선택의 여지 없이 그냥 한국 알라딘에서 해외배송을 택했다. 마침 한국 알라딘 쪽에 마일리지도 있어서 살짝 할인도 받고...(둘이 마일리지 연동이 안된다.)


주문하고 얼마 안되어 파주에서 출고가 된 나의 크레마 카르타는 48시간이 되기도 전에 이곳에 DHL로 총알 배송되었다. 빠르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한 일주일은 걸리겠거니와 했는데, 월요일 밤에 주문한 걸 수요일 오전에 받으니 매우 정신이 얼얼했다. 아마존에서 프라임으로 주문하는 것보다 물건이 더 빨리 배송되었어.... 굉장한 충격이었다. 한국의 택배 문화란... (물론 DHL은 한국 회사가 아니다)


아무튼 물건을 수령할 때 정말 근시일에 이렇게까지 기뻤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두근거리는 게 느껴졌다. 1. 택배 도착의 기쁨 2. 한국에서 무언가가 옴 3. 염원하던 물건의 지름의 콤비네이션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좀 아파서 골골대고 있었는데 아픈 것도 싹 나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ㄷㄷ




무려 파주에서 왔다.




저 사진을 찍은 것은 11월 11일. 영수증에 표기된 주문일은 11월 10일. 한국시간과 미국시간의 차이는 있다고 하지만 이는 실로 미친 속도...




포장은 보다시피 뾱뾱이 바닥과 공기주머니(저거 이름 까먹음)로 대충 채워왔다. 사실 DHL이라 뭐 험하게 구르진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알라딘 박스 자체도 테이프로 칭칭 감아져 있었다. 박스는 별 이상 없이 튼튼하게 도착함. 왼쪽의 레디 잇츠 쇼타임 박스를 집어든다. 




씰이 뭔가 범상찮다. 그래도 씰 역할은 하는 듯하다. 깔끔하게 안 떼진다. 




열면 또 뾱뾱이가 들어있고, 중앙에 크레마가 들어있는 박스가 또 들어있다. 



다른 블로그에서도 많이 보았을 크레마 카르타 박스다. 




뒷 껍데기. 별거 없다. 한국 이퍼브에서 디자인하고 대만에서 만들었다고 되어 있다. 

안드로이드 4.0.4에 용량은 8GB, 램메모리는 512MB다. 안드로이드 버전이 내 폰보다 높다.... ㅠ





박스 옆면. 백라이트가 켜지고, 터치 기능이 탑재되었으며, 안드로이드 기반의 기기고,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하며, 이잉크 + HD 기계란다. 몇 년 사이에 이북리더가 엄청 발전했음을 느꼈다. 




박스를 또 열면 크레마가 예쁘게 잠들어있다. CREMA라고 찍힌 보호필름이 덮혀 있다. 글씨가 없었으면 그냥 붙인 채 썼을 텐데... 이북 카페에선가 어디서 들었는데 아세톤으로 글자를 지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난 아세톤이 없으므로 fail. 





구성품은 단촐하다. 크레마, 사용설명서, USB 케이블. 사이즈 비교를 위해 쓰던 문방구 칼을 옆에 둬봤다. 6인치는 작은 크기다. 사용설명서에는 기본적인 주의사항과 전원 켜는 법, 보증서 등이 들어있다. 더욱 자세한 기능에 대한 정보는 크레마 안에 PDF 형식으로 설명서가 포함되어 있다. 




내 손은 작은 편인데, 그럼에도 한 손으로 잡는 데에 크게 문제가 없다. 그리고 정말 놀랍도록 가볍다! 뒷면의 우레탄 같은 재질 덕분에 미끄럽지도 않다. 2주일간 써본 뒤 지금 생각엔, 세로로 파지하는 데엔 전혀 어려움이 없고 가로로 볼 때엔 하단의 버튼이 조금 불편하다. 




크레마의 하단. 충전을 하면 맨 왼쪽에 붉은 등이 들어온다. 그 옆은 전원버튼인데,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손이 자동으로 가는 위치는 아니다. 그 옆으로 리셋 구멍, 미니 USB 단자, SD 슬롯이 들어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냥 다 고무패킹으로 막아둔 다음에 방수 기계를 만들었으면 어떨까 하는 망상도 안해본 것은 아니다...ㅋㅋ 




크레마 뒷면이다. 별 거 없이 깔끔하다. 




크레마를 켜니 배터리가 조금 들어있다. 백라이트를 켜고 끄려면 패널 하단의 버튼을 오래 눌러주면 된다. 와이파이를 켜고 펌업을 했다. 업그레이드 전이라 배터리 잔량 표기가 안 되어 있는데, 업그레이드 후에 보니 약 47% 정도 충전된 상태에서 왔다. 충전 하면서 이것저것 만져봤는데, 충전 속도는 나쁘지 않다. 전기 먹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비율로 따지면 훌륭하다. 




이것은 약 2주 뒤의 사진이다. 크레마의 Sleep 폴더에 이미지를 넣으면 슬립화면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미지도 제법 선명하다. 흐려보이는 것은 1) 이미지가 원래 해상도가 낮음 2) 카메라 포커스로 인해 배경 날림 발동...



이렇게 영화 포스터 넣어두면 괜히 뿌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자객섭은낭 미국 버전 포스터가 가장 예뻤다... 그거랑 영화 촬영 스틸컷.... ㅋㅋ 

이북 카페 이런 곳에 가면 사람들이 이런저런 재밌는 이미지들 많이 올려준다. 




보다시피 배터리 잔량이 표기된다. 

파일 제목 부분에 보면 잔상이 남아있는데, 이처럼 어두운 화면에 대한 전환을 거듭할 때 잔상이 많이 남는다. 그냥 흰 배경에 글자만 있을 경우, 잔상이 신경 쓰인 기억이 없다. PDF로 스크롤 해서 봐도 딱히 잔상제거를 위해 깜빡깜빡 하는거 쓸 필요가 없었다. 





PDF 파일은 이렇게 화면을 가로로 두고 본다. 그냥 종이 읽는 것 같다. 영어야 뭐 글자가 단순해서 어려움이 없는데, 한글은 어떨지 모르겠다. 중국어나 일본어는 조금 활자를 많이 키워야 할지도. 



책상에 굴러다니던 모나미 볼펜과의 비교컷. 6인치는 작다. 사진의 크레마가 보여주는 글자 크기는, 인쇄 사이즈로는 워드 기준 한 폰트 8~10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원래도 종이 아끼려고 작게 인쇄해서 별로 힘들지는 않다. 2단 논문은 좀 힘들 것도 같다. 




메뉴 구경. 알라딘에서 질렀으므로 알라딘 ebook앱이 탑재되어 있다. 인터넷은 와이파이 로그인할 때만 쓴다. 속 터지므로. 전자사전은 국어사전/영한/한영이 있는데, 한번 다운로드 받으면 그 뒤로는 온라인이 아니더라도 사용이 가능하다. 나쁘지 않다. 열린서재 탭도 있는데, 앱 5개 등록이 가능하다. 물론 이는 좀 적어서 다른 서랍장 앱을 깔아서 사용한다. 자세한 것은 하단에...





크레마 카르타를 고민할 때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열린책들 세계문학이 돌아가느냐의 문제였다. 그래서 인증샷. 열린책들에서 작년에 내놓은 eink용 앱인데, 업데이트가 안돼서 좀 애로사항이 꽃폈지만 그래도 결국엔 해냈다.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 그냥 책 종이 같다. 활자가 제법 크니 한글도 읽기 어렵지 않다. 활자가 작거나 크면 기본적인 조절은 된다. 한마디로 작년 이맘때쯤의 열린책들 안드로이드 앱을 떠올리면 된다. 




진짜 책 같다. 뿌듯뿌듯. 




사용 후 소감 


- 앞서서 말했지만 고무패킹 보완해서 방수되면 좋겠다... 그리고 이잉크가 워낙 설탕 액정으로 유명하여 쓸 때마다 바짝 긴장하게 된다. 심장이 약하시다면 케이스 구매도 고려해볼만하지만, 케이스는 무겁다고 한다. 케이스 없이 쓰면 밤에 이부자리에 누워서도 어렵지 않게 들고 볼 수 있다. 팔 하나도 안 아프다.


- 최근의 펌업 이후로 터치 감도와 반응도 많이 개선되어서 스크롤도 훨씬 수월해졌으며, 약간의 인내와 정신집중을 통해 하이라이트도 할 수 있다. 펌업 전에는 터치 정확도가 정말 처참했다. 특히 기계의 가장자리로 갈수록 노답 수준... 나는 A를 쳤는데 S가 입력되는 건 기본... 지금도 기계 가장자리의 터치 정확도는 다소 떨어진다. (PDF에서 밑줄 긋다보면 느낌이 온다.) 화면 가로로 돌리고 타이핑 하면 그만큼 키보드도 커지므로 아무 문제 없다.


- PDF 파일보단 이북 읽는 게 당연히 좋다. 하지만 PDF도 볼만하다. 단, 1단 논문이고 도표나 삽화가 많이 없다는 전제 하에. 나는 대부분 1단 논문이라 큰 문제 없이 애용하고 있다. 눈이 편하기도 하고, 기계를 잡고 있어서 뇌가 착각해서 그런가 크레마로 읽으면 집중도도 높은 편이다. 


- 다른 사람들 말대로 알라딘 앱과 리디앱은 훌륭하다. 특히 알라딘 앱은 정말 매끄럽다. 크레타 기본 앱은 좀 별로였는데 펌업 후 좋아졌다. 제법 쓸만하다. 


- 해외배송인 만큼 보호필름을 살 여건이 되지 않았다. 원래는 적당히 아무거나 보호필름 사서 오려 쓸까 했는데, 그냥 써도 상관없다. 오히려 빛도 반사되지 않고, 묘하게 매트한 것이 종이 느낌도 살짝나고 해서 만족중. 어차피 깨질 액정은 깨지게 되어있다. 특히 이북리더라면.... 손톱으로 긁어대면 스크래치가 생기겠지만, 그 외엔 크게 뭐 기스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 


- 전원 버튼이 조금 불편하다. 2주가 다 되어가고 정말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기를 썼는데 아직도 손에 안 익는다.


- 페이지 넘김 물리키 같은 거에 미련은 없다. 하지만 펌업 등을 통해 페이지 홀드 버튼 같은 게 있으면 진짜 좋을 것 같다. 책이라 생각하다보니 자꾸 화면에 손이 가는데, 손이 가면 터치가 작동한다 ㅠ_ㅠ 홀드 버튼을 켜면 화면에 손을 대도 책이 움직이지 않는 걸로! 


- 펌업을 통해 안드로이드의 백버튼 및 메뉴버튼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다음 버전의 크레마가 나온다면 별도로 최소한 백버튼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백버튼 켜기 위해 기기 하단을 스와이프 할 때마다 원하는 백버튼은 뜨지 않고 페이지가 넘어간다.... 


- 한국 이퍼브가 공밀레를 시전 중이다. 무슨 각오가 섰는지 미친 펌업과 피드백을 제공 중인데, 얼마나 갈지 지켜봐야겠다. 


- 언젠가 8인치 정도 되는 이북리더가 나오면 지를 지도 모르겠다. PDF 보기 좋다.


- 백라이트 진짜 좋다! 물론 그냥 스탠드를 켜도 되지만 이불 속에 들어가서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 화면 상단의 상태바를 터치하면 와이파이와 백라이트 조명 기능이 나온다.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유용하게 쓰는 중.


- 내 크레마의 인터넷 창이 좀 미친 것 같다. 학교 와이파이 연결을 하려면 인터넷 브라우저로 진입해서 아이디와 비번을 입력해야하는데, 매번 브라우저가 다운된다. 아마도 소프트웨어적으로 유도된 사이트가 아닌 다른 사이트 접속이 막혀 있는 것 같다. (즉 A사이트 주소가 자동으로 B사이트로 이동되는 게 막혀있는듯? 확실친 않음.) 그래서 찾은 해결방법: 알라딘 앱에 진입하여 서점 -> 신간을 조회한다. 그러면 알라딘 앱 내에서 인터넷 브라우저를 구동시키므로 해당 창을 통해 로그인이 가능하다. 굿굿. 



깔아둔 앱


처음에 어떤 앱을 깔아야하나 매우 방황했으므로 어떤 앱 깔았나 공개합니다:


1. 화면 회전 제어

카르타 기본 앱에서도 가로 전환이 되지만 한 방향으로만 된다. 그리고 다른 앱에서도 가로보기를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앱을 사용하는 수 밖에 없다. 광고버전이므로 앱구동 후 약 3초 간 기다린 후 메뉴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PDF는 가로로 보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세로로 보면 작은 글씨 때문에 눈 나빠질 것 같음.

네이버 이북 카페에서 앱을 찾았다. 


2. AppDrawer

역시 네이버 이북 카페에서 찾았다. 열린 서재에는 앱이 5개 밖에 등록이 안되는데, 그보다 많은 앱을 설치하게 되면 앱 교체가 매우 귀찮아진다. 따라서 이런 앱을 통해 한번에 깔린 앱을 모두 보는 게 좋다. 다만 바로 사용할 것은 못되고, 카페의 해당 앱 올려주신 분의 설정을 따라한 후 사용할 것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3. Smart Booster 등 메모리 관리 프로그램

512MB의 처참한 메모리를 자랑하므로 램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자동 종료 프로그램 같은 것보다는 수동으로 프로그램 종료 및 정리가 가능한 앱이 좋은 것 같고, 무조건 용량 작은 게 답이다. Smart Booster를 쓰는 이유는 1. 화이트 리스트 관리가 용이하고 2. 화면 상단에 상시 버튼을 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버튼 누르면 메모리 정리가 됨. 


4. 리디북스 앱

좋다. 잘 돌아간다. 카페랑 구글 어디 검색하면 e-ink용 앱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5. 열린책들 세계문학

세계문학을 지른 사람 한정이겠지만, 2014년인가 열린책들/북잼 측에서 업로드한 e-ink용 앱을 사용하면 된다. 작년 이맘 때쯤 열린책들 세계문학 앱과 같은데, 조금 귀찮다. 일단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뜨는데, 그냥 확인 누르고 넘어가면 아무 이상 없다. 어차피 구글 플레이가 없으므로 업데이트도 안된다... 그리고 클라우드 계정 연결할 때 조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나는 발생했다. 도대체 어떻게 책들을 다운받은 건진 모르겠지만, 자꾸 구매서적 열람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덧붙여 혹시 신간을 구입할 예정이라면 아마 별도로 폰이나 타블렛 통해 구입한 후 조회해야 할 것 같다. e-ink용 앱으로는 구매가 안된다. 


6. Adobe Acrobat

다른 사람들은 각종 뷰어를 쓰지만 나는 그냥 어도비 아크로뱃을 깔았다. 램 관리만 잘한다면 어도비도 잘 돌아간다. 앱도 그냥 구글로 검색 가능. 하이라이트와 메모 때문에 사용한다. 드랍박스를 통해 연동하면 굿.


7. 드랍박스

잘 돌아간다. 컴퓨터랑 PDF 연동해서 쓰면 훌륭하다. 드랍박스 내 뷰어보다는, 다른 프로그램으로 열기를 통해 어도비로 문서를 열람한다. 이때 문서가 기계에 다운받아지는 것 같다. 즉, 온라인 연결이 되지 않아도 파일 열람에 문제가 없으며, USB 연결해서 보는 것보다 편함.


8. 기타: 난 안 깔았지만 만화책이나 이미지를 본다면 퍼펙트뷰어 등이 사용이 가능하며, 이름은 까먹었는데 폰에 깔린 앱을 크레마에 전송시키는 앱도 있다고 한다. 


나도 처음에 헤맸기 때문에 한 줄 더 첨언하자면, apk 파일들은 크레마를 컴퓨터에 연결했을 때 따로 폴더를 생성시키지 않은 채 바로 복붙하면 열린서재에서 선택 및 설치가 가능하다. 



케이스


남들은 크레마카르타 정식케이스다, 지마켓 발 2500원짜리 국민케이스다 뭐다 하는데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며칠이고 페화 케이스들을 들여다 보다가 돈도 아끼고 할 겸 아마존에서 7인치짜리 기본 파우치를 질렀다. (http://www.amazon.com/dp/B00I8T4J5C/ref=twister_B00DS4G2AW?_encoding=UTF8&psc=1)

음, 다시 사라면 안 살 것 같다. 파우치 자체의 퀄리티는 괜찮은데 6인치 기기를 넣기엔 너무 커서 불안불안하다. 결국 뾱뾱이를 파우치에 함께 집어넣고 다닌다. 가방에 여러번 넣고 다녔는데 여지껏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늘 심장에 좋지 않은 듯.... 

만약 다시 사라면 10불 내외의 페화 전용 파우치 (케이스는 사용이 안됨)를 살 것 같다...




업데이트 (2015/12/15)

->> http://hyvaamatkaa.tistory.com/193


업데이트 2 (2017/1/29)

->> http://hyvaamatkaa.tistory.com/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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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의 음식목록 (기록용)

그간 해먹었거나, 혹은 앞으로 해먹어봐야겠다 싶은 음식 목록. 기록용. 

(2015/10/10 수정)


Baked Red Potato

1. 붉은 감자와 고구마를 씻고 눈을 제거한다. 

2. 깍둑썰기 한 후, 큰 볼에 넣고 올리브유 + 소금 + 후추 + 허브 (로즈마리가 좋겠지만 타임도 나쁘지 않음)로 버무린다.

3. 450F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25~30분 기다린다. 


-> 제대로 된 락앤락을 쓰지 않으면 감자가 빨리 맛이 간다. 제대로 된 걸 썼다고 쳤을 때 최장 1주일 정도 버티는 듯. 


깻잎무침 

 - 실패 전적이 있음.


Rosolli 

 - 이거면 될 것 같다. http://www.food.com/recipe/rosolli-finnish-beetroot-salad-196322


터키식 샐러드

 - 드레싱 필요 없어서 짱 좋다. 한 번 해서 쟁여두고 먹되, 토마토는 방울 토마토 사서 그때그때 넣어먹는 게 좋을 듯. 1주일 정도가 맥시멈. 


페스토

 - 바질 페스토 사먹었는데 작은 병으로 약 5~6끼 이상 먹을 수 있었다. 사먹는 것도 나쁘지 않고, 여유가 되면 직접 해먹어도 될 듯. 대안으로 깻잎 페스토가 있지만 귀한 깻잎으로 그런 짓을 할 수는....ㅠㅠ 소스 끓여 먹는 것보다 쉽고 좋다.

 - 숏파스타로 하는 게 맛있다. 길쭉한 것들 다양한 굵기로 시도해봤는데 영... 심지어 엔젤헤어로 해먹었을 땐 내가 파스타를 먹는 건지 비빔국수를 먹는 건지 분간이 안 갔음.


돼지고기 토마토 스튜

 - 이름을 뭐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다. 삼겹살 같은 부위가 있으면 제일 좋고, 없으면 뭐 있는 걸로 요리하면 된다. 마늘 볶고 돼지고기 볶고 버섯 볶고 거기다가 와인을 들이 붓는다.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중 뭘 썼는지는 좀 아리송하군 ㅠ 약 20~30분 정도 은근하게 끓이다가 홀토마토 1캔 들이붓고 마저 끓인다. 아마 간은 안해도 될거고 후추와 허브 첨가. 참고로 홀토마토 캔 아니어도 상관 없음. Diced도 써봤는데 오히려 편했다. Unsalted로 사는 게 심신에 좋은 것 같다. 


우동 국물

 - 대량작업이 요구되지만 한 번 끓이면 마음이 편하다. 대신에 육수가 5일 정도밖에 못 버텨서 가끔 간이로 해먹기도 하는데, 확실히 소량은 맛이 좀 덜하다. 근본적으로 가쓰오국물이므로 각종 소스나 다른 육수로 사용 가능. 


다마고야끼 

 - 나름의 정식 버전과 간단 버전이 있는데, 간단 버전도 맛이 나쁘지 않았다. 간단 버전이 시간을 확 아낄 수 있음. 간단 버전은 인터넷 검색을 해봐야 할듯.


톳 무침 

 - 슈퍼에서 어렵지 않게 마른 히지키를 구할 수 있다. 불리는 데 시간이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므로 미리미리 준비할 것. 소스는 귀찮으면 유자폰즈소스를 쓰면 되고, 정말 각잡고 할 일 있으면 가쓰오로 다시를 내서 만들면 된다. 각잡고 만든 것이 압도적으로 소스가 맛있기는 하다. 


아게도후 

 - 두부 + 녹말 -> 튀긴 후 소스를 끼얹는다. 이게 진짜 별민데 기름을 너무 많이 먹어서 해먹기가 어려움. 톳 무침과 같은 소스 쓰면 얼추 된다. 


각종 초밥류

 - 간단하게 초 만들어서 해도 되는데 속이 받쳐주질 못하므로 가능하면 초밥용 초를 사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초는 놀랍게도 슈퍼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브랜드는 좀...) 가능하면 초밥류는 만들지 않는 걸로. 달걀초밥 40개인가 만들었다가 허리 끊어질 뻔했다. 


감자전

 - 쉽다. 비건이다. 맛있다. 파티용으로 굿. 


유과 

 - 요리는 아니지만 글루텐 프리에 비건 조건을 모두 갖춘 훌륭한 간식. 의외로 미국 애들도 잘 먹는다. 


딸기 찹쌀떡

 - 절대로 다시 안 해먹을 거임. 주방이 개판이 되었다...


단팥죽 

 - 앙꼬용으로 만든 것도 가끔 죽처럼 잘 먹었다. 얼리니까 비비빅 같았다. 천연 비비빅 올ㅋ 하지만 팥 쑤는 것이 너무 고달팠다. 


각종 크림소스 파스타

 - 헤비크림으로 소스를 다 쓰면 맛은 있을지언정 부담스럽다. 우유나 혹은 커피에나 넣어먹을 법한 half & half를 써도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 루를 만들어서 해먹어본 적은 없는데, 이건 다음에 잉여력과 요리력이 꽉 찼을 때 해먹는 것으로...

 - 닭, 판체타, 버섯이 제일 좋다. 아스파라거스는 판체타와 제일 잘 어울렸다. 의외로 베이컨은 매우 귀찮다. 소고기는 이런 곳에 낭비하지 말자. 


명란젓 파스타

 - 김과 파가 없으면 먹기 힘들다. 아니 애초에 명란젓이 없어서 fail... 명란젓 한 번 사면 진짜 줄창 해먹어야 한다. 

 - 명란젓은 소량을 구워서 밥이랑 먹어도 맛남. 


중국식 만두

 - 돼지고기, 배추, 식용유, 버섯 등이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 다음엔 샐러리를 넣어보아야겠다. 

 - 레시피 어디 쟁여뒀을 건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하지만 개노가다.


한국식 만두

 - 의외로 재료 공수에 약간의 애로사항이 있다. 아직까진 안 해먹어봤는데 언제 한 번 시도해야겠다. 


김치국밥

 - 김치가 있다면 해먹고 싶다. 김치가 없다. 


돼지고기 보쌈

 - 안 어렵다. 고기는 Picnic이나 Shoulder 사면 되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가능하면 요리할 때 쓰는 실로 묶어서 고정해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 다른 건 모르겠고 계피가루와 커피가루는 바로 물에 타지 말고 꼭 면포 등에 싸서 넣을 것. 계피는 좀 덜한데, 커피가루가 고기에 덕지덕지 묻어서 무지 고생했던 경험이 있음.

 - 제일 좋은 고기는 역시 삼겹살인 것 같다. 한인마트 ㄱㄱ 


돈까스

 - 미국애들이 스테이크용으로 먹는 고기도 가능. 크기가 좀 작지만 열심히 두들겨주면 된다. 그런데 왜 튀김옷을 만들 때마다 튀김과 고기가 분리되는 거지. 

 - 한번 할 때 잔뜩 해놓고 냉동실에 쟁여 두면 좋다. 

 - 튀김옷 입힐 때 마늘 넣으니까 튀김옷과 고기가 분리는 될지언정 맛은 진짜 베리굿. 화이트 와인에 고기를 재웠던 것 같다. 싼 와인 나오면 알뜰하게 질러둬야겠다. 역시 요리용은 화이트 와인이지 암... 


된장고추무침

 - 꽈리고추 대량으로 한인마트에서 구입했을 때 해먹었다. (내가 된장이 있었던가..?!) 전자렌지 레시피가 존재하는데, 생각보다 엄청 괜찮았다. 그렇지만 정작 쟁여두고 안 먹어서 나중에 울면서 버림. 


된장찌개

 - 그간 가련한 룸메이트들을 고려하여 된장을 사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에라이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된장을 질렀다. 언젠가 꼭 끓여먹어 봐야지. 

=> 해먹었다. 겁나 맛있었다. Silken 두부 정도가 적당하고, 의외로 생식용 두부도 나쁘지 않다. 된장에 달걀을 넣어먹진 않지만 한 번 넣어봤는데 반숙으로 밥이랑 먹으니까 굿ㅋㅋ 비결은 아마도 육수인 것 같다. 육수에 심혈을 기울이니 겁나 맛난 된장찌개가 완성! (된장은 어차피 마트서 구하는 게 한계다.) 주키니를 넣으면 시각적으로 더 만족할 순 있지만, 묘하게 맛이 별로인 것 같다. 주키니 비추. 된장은 밥숟갈 세 숟갈 정도로 하면 된다. 


마카로니 그라탕

 - 친구가 알려준 쿡패드 출처의 레시피. 맛있었다. 칼로리는 지옥일듯.

http://cookpad.com/recipe/292873

=> 유사한 걸 해봤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생각보다 손쉬운 레시피. 다만 친구가 준 다른 레시피가 있는데, 우유 대신 아몬드 밀크와 크림으로 대체했다. 아몬드 밀크만 100%하면 이 망할 미제 아몬드밀크들은 가당되어 있기 때문에 역한 맛이 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우유나 크림을 같이 쓸 것.


밀푀유 나베

 - 한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그것. 재료만 구할 수 있으면 정말 놀랍도록 쉽게 만들 수 있다. 특히 깻잎을 넣으니 생각보다 개운한 맛이 나서 무척 좋았다. 문제는 재료다. Paper-thin cut과 깻잎을 어디서 구하느냐가 관건... 


무사카 



퀴노아 샐러드 



떡볶이

이렇게 된 이상 육수로 승부한다!! 끓인 후 바로 먹으면 떡이 쫄깃해서 맛있고, 좀 놔뒀다 먹으면 국물이 진하게 베어서 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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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신 기록 - 웬디 1TB 외장하드 + 키보드 + LED 스탠드

개강 스트레스 때문에, 갑자기 미친 지름신이 들어서 아마존에서 꼭 필요한 것만은 아닌 물건을 엄청 사댔다... 


1. WD My Passport Ultra 1TB 


http://www.amazon.com/Passport-Ultra-Portable-External-WDBGPU0010BBK-NESN/dp/B00W8XXRPM/ref=sr_1_1?ie=UTF8&qid=1443016629&sr=8-1&keywords=wd+my+passport+1tb


외장하드는 어차피 살 거였다. 문제는 시게이트를 다시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였지...

사실 나의 외장하드 역사는 매우 길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에 입학했을 적 아버지의 노트북을 물려받았는데 그 노트북의 HDD 용량은 자그마치 40GB. 400이 아니라 40기가였다. 

운영체제를 깔고 남은 20기가도 채 안되는 컴퓨터로 아무리 갖은 수를 써봤자, 용량의 압박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 사이에도 해프닝은 많았다. 1TB짜리 외장하드를 사서 대학교 4-5학년 시절의 사진을 넣어뒀는데, 미국에 비지팅 올 때 TSA가 빼가서 그대로 대학 졸업 전 마지막 2-3년치의 사진이 몽땅 소실되는 매우 유감스러운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었다... 


아무튼 미국에는 총 두 개의 외장하드를 들고 왔던 것 같다. 무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사용한 히타치 (?) 300GB HDD와 시게이트 1TB짜리. 

히타치라고는 썼는데 뭔지 잘 모르겠다. 왜냐면 하드랑 케이스를 따로 샀는데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하지만 멍청하게도 제작년에 룸메이트와 침대에 컴퓨터와 외장하드를 올려놓고 영화 가위손을 보다가 300기가 짜리가 바닥으로 낙하하였고 그렇게 사망하셨다... 정말 용케 오래도 버틴 하드였는데.


하지만 이 때를 대비하여 나는 모든 자료를 시게이트 1TB짜리에 백업해 둔 상태였기 때문에 매우 안심하였다. 

그리고 나는 곧 1TB짜리를 또 하나 질러서 이중백업을 했다.


그리고 또다시 비극이 반복되었다. 교훈을 체득하지 못하고 침대에서 이번엔 영화 화양연화를 보다가 1TB짜리 외장하드가 낙하한 것이다. 그리고 외장하드는 그렇게 사망하시는가...하였으나 용케도 살아남으셨다! 이때의 일 뒤로는 절대 침대에서 영화를 보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튼 내게는 두 개의 1TB짜리 외장하드가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둘다 시게이트였고, 모델은 살짝 달랐지만 뭐 근본적으로 큰 차이는 없는 모델들이었다.  그러나.. 낙하를 하기 전부터 한국에서 가져온 외장하드는 조금 이상했다. USB 연결 인식이 아주 제멋대로여서, 한 다섯 번 꼽았다 뺐다 꼽아야 간신히 연결이 되곤 했다. 낙상을 입은 뒤로는 증상이 더 심해졌다. 불안함을 느낀 나는 나머지 외장하드에 자료를 몽땅 카피해서 집어넣어 이중으로 백업을 해뒀다.


그리고 작년 겨울, 친구들이 놀러와서 같이 무간도를 보던 와중, 무간도 3편의 초입에서 외장하드가 그대로 뻑나버렸다. 떨어트리지도 않았고 그저 컴퓨터에 연결해뒀는데 거짓말처럼 맛이 가버린 것이다. 복구 비용을 알아봤지만 너무 비싸기도 했고, 내 기억에는 새로 마련한 외장하드에 웬만한 건 다 백업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그냥 방치하였다.


그리고 올해 여름, 사정이 생겨 잠깐 외장하드를 뒤지면서 꺠달았다. 백업되지 않은 자료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나의 졸업식 사진들.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 이런 것들이야, SNS에도 친구들이 올려줘서 괜찮은데 문제는 가족 사진이었다. 부모님이 먼 길 차를 끌고 오셔서 졸업식에 와주셨다. 가족이 다같이 찍은 사진이 고등학교 졸업식 이후로 없다시피한데, 그 사진을 홀랑 날린 것이다. 우리 세대의 부모님께 자식의 대학 졸업의 의미가 각별하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 속상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미국에서 복구를 하기에는 너무 비쌌다. 내년이 될지, 내후년이 될진 모르겠지만 한국에 들어갈 때 복구의뢰를 해봐야겠다는 마음만 먹었다.


일단은 지금 백업이라도 된 자료를 위해서라도 외장하드를 하나 더 사야겠다 싶었던 것이었고, 그래서 질렀다. 안전 백업이 무조건 우선인 상황인지라, 시게이트에겐 이미 뒤통수 맞아본 적도 있고, 위험 분산 차원의 의미에서 고심 끝에 WD를 사게 된 것이다. 물론 컴퓨터에 백업 소프트웨어가 두 개나 있는 것은 매우 싫었지만 (그래서 여태껏 시게이트만 줄창 사댄 것이었다.) 프로그램 목록이 길어지더라도 백업은 안전히...가 중요하니까. 원래는 NAS 구축을 해볼까 했지만 나의 비루한 컴퓨터 실력과 우리 집 인터넷 성격상 그냥 관뒀다.


아무튼 그래서 받았다. 예전엔 태국 홍수 나자마자 외장하드 사서 진짜 비쌌는데, 요즘엔 가격이 많이 내려왔다. 





상면만 반짝반짝 유광처리가 되어있다. 작정하고 잡으면 지문 좀 생길 듯. 




왼쪽부터 옵지폰, 시게이트 1TB 외장하드, WD마이패스포트 울트라 1TB. 다들 사이즈는 아담하다. 시게이트가 살짝 더 작지만 메탈 케이스라 다소 무겁다. 그래도 다들 가볍고 작다. 시게이트가 더 슬림하고 잘빠진 느낌이 들긴 한다. 마이패스포트 처음 봤을 땐 예쁘다 생각했는데 시게이트 옆에 두니 오징어....

하지만 어차피 백업 기능이 중요한 것이므로 상관 음슴. 




핸드폰과 마이패스포트 두께 비교. 마이패스포트가 살짝 더 두껍지만 그래도 뭐 훌륭하다. 갑자기 접속불량 증세를 보였던 예전의 고플렉스 외장하드를 생각해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ㅠㅠ


백업 소프트웨어의 경우, 시게이트가 이것저것 조작도 편하고 기능도 많이 제공한다. 그에 비해 WD 소프트웨어는 단촐하고 예쁘진 않지만, 그래도 백업 기능만 있어서 프로그램이 매우 가볍게 느껴진다. 뭐가 어찌되었든간         부디 둘다 잘 버텨주세요...


그러고보니 WD 마이패스포트 사면 애드온으로 케이스가 무료인데 이걸 신청하지 않았다.... 하.... 머리가 이렇게 안 돌아가는 거니...



2. 로지텍 K360 키보드 


http://www.amazon.com/Logitech-Wireless-Keyboard-K360-Glossy/dp/B007PJ4PN2/ref=sr_1_1?ie=UTF8&qid=1443019265&sr=8-1&keywords=logitech+k360




노트북 화면 들여다보면서 타이핑하려니 목 상태가 너무 안좋아질 것 같아 키보드를 마련하였다. 

어제 24시간 동안 타임세일 했는데 그 전에 결제해서 무려 7불을 아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ㅋㅋㅋㅋ

외장하드 케이스 못 산 것도 슬픈데 ㅠㅠ


그저 가격과 리뷰만 보고 질렀다. 맨날 노트북 키보드로 치다가 이거 치니까 좋긴 하다. 

특히 키보드 상단의 음악 재생 정지 버튼과 볼륨 버튼, 그리고 몇몇 펑션키가 제법 유용하다. (물론 몇몇만...)

사이즈가 살짝 작아서 책상 공간 조금 아낄 수 있고, 예쁘게 생긴 것도 좋다. 





그러나 단점도 명확하다. 


1. 키가 작고 간격이 넓다. 키 크기가 노트북 키패드만한데, 그 간격은 더 넓어서 적응이 잘 안된다. 키감도 썩 훌륭하진 않다... 뭐 이건 적응의 문제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2. 진짜 한 5초간 반품을 고민했던 것은 다름 아닌 키소음. 진짜 시끄럽다. 룸메들과 공동생활 해서 가능하면 좀 조용한 키보드를 사고 싶었는데, 뭐에 혹해서 이걸 샀는지 싶을 정도다. 키스킨이라도 사야하는가.... 

무소음과는 굉장히 거리가 먼 키보드다. 아오 빡쳐. 


그래도 이왕 샀으니 열심히 써야지. 배터리가 3년 간다고 하니 한 번 두고봐야겠다. 

그나저나 로지텍 키보드를 샀더니 이번엔 로지텍 마우스가 사고 싶네...

소중한 손목 (예전에 IT회사서 정말 잠깐 있을 때 손목이 나갔다)을 생각해서 참아야한다. 참을 인 참을 인.  




3. 다이아소닉 DL-51 혹은 Lumiy Lightline 1250 (Artic White)


http://www.amazon.com/Lightline-1250-Lumiy-Diasonic-Brightness/dp/B00FE3H6YQ/ref=sr_1_13?ie=UTF8&qid=1443019695&sr=8-13&keywords=diasonic


사실 얼마 전 한인마트 뉴스레터로 LED 스탠드 한국 직수입품 광고가 왔다. 

평소 쓰는 스탠드에 좀 불만이 있었던지라 (아니 일단 전원 터치 스위치가 전혀 먹히지 않아서 매번 전기 코드를 꼽았다 뺐다 하면서 사용 중이다) 눈이 팽팽 돌아갔다. 

물론 새로운 품목의 물건들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한 80%쯤 됐을 것이다...


포엘디자인 제품이었는데, 예쁜 것도 좋고 LG LED를 쓴다 어쩐다 하는 것도 다 좋았지만 일단 한국에 비해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좀 셌고, 크기가 좀 작아서 공부용으로 얼마나 적합할 지 감이 오질 않았다. 그리고 스탠드 목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 치명적인 결함이었다. 기왕이면 좀 상위 버전으로 수입하지...


아무튼 그래서 그때부터 아마존과 구글을 까뒤집는 과정에 다이아소닉 제품을 발견하였다. 물론 한국 제품인지는 전혀 몰랐지만, 포엘디자인사 거와 가격도 비슷하면서 목조절이 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검색을 해보니, 미국에는 루미이...라는 기괴한 이름으로 유통이 되지만 암만 봐도 한국 회사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지름. LED는 전구를 갈지 않아도 될 것이야! 난 눈이 더럽게 나쁘니까 내 눈을 보호해야지! 이런 말도 안되는 자기 합뢰화를 통해서 거금 50불...(ㅎㄷㄷ)을 주고 질렀다. 



혹시 사이즈가 궁금한 분들을 위한 친절한 사진. 모니터의 글들은 부끄러우니 블러 처리. 

광원 사이즈가 대략 13인치 노트북 가로 사이즈보다 조금 짧은 수준이고, 우려했던 것만큼 어둡지는 않다. 사이즈가 사이즈다보니 여태껏 쓰던 미제 형광등 스탠드 (...)보다야 덜 밝을 수 밖에 없지만 어차피 방에 불켜두고 작업하니 쓸법할 것 같다.


그리고 USB 충전단자가 내장되어 있어서 핸드폰 충전도 할 수 있다. 이제 원래 쓰던 충전헤드는 외장배터리 충전용으로... (50불짜리 충전헤드를 구입했습니다) 


아무튼 며칠 더 써보면 대충 각이 나오지 싶다. 공간 차지가 적어서 매력적이긴 하다. 


그나저나 아마존에서 박스를 받았을 땐, 심지어 Lumiy라는 이름은 눈을 씻고도 볼 수 없고 누가 봐도 한국 제품인 박스가 왔다. 겉면이 죄다 한국어. 

순간 내가 아마존에서 주문한 건지, 지마켓에서 주문한 건지 구분이 가질 않았다..





이제 대량으로 질렀으니 공부를 해야겠다. 그리고 긴축재정 돌입...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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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고기 국수

자취생활 카테고리에는 맞지 않지만....음식을 어디에 넣어야할지 모르겠어서...


차이나타운에서 사먹은 오리고기국수. 6불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

돈만 많으면 오리고기를 아예 세트로 시켜서 밥이랑도 먹고 빵에도 끼워먹고 볶음밥도 해먹고 탕도 해먹고 할텐데...

제발 이런 식당 하나만 우리 동네 들어왔으면 좋겠다... 




보고 있으니 또 먹고 싶다...

이번 주말에 차이나타운 슈퍼에 가서 오리고기 한 팩 사와야겠다. 무려 3불이면 두 세끼는 너끈하게 먹을 수 있는 오리고기를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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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료시스템은 쓰레기임

지난 한 달 간 고통받은 경험의 요약:


1. 급성치수염 (당시엔 뭔지 몰랐음)이 상당히 악화되었음. Nurse Advice Line에 전화를 했더니 상태가 안 좋아지면 응급실에 가라고 조언을 해줌.


2.월그린에 정말로 울면서 가서 갖가지 진통제를 사왔지만 하나도 들지 않음. 간호사가 알려준 응급처치 방법을 써봤다가 지옥을 봄. 결국 상태가 매우 안 좋아져서 간호사의 말을 잘 들은 나는 응급실에 갔음. 잠을 자거나 밥을 먹는 건 고사하고 이미 말도 하기 힘든 상황.  앰뷸런스 같은 건 타면 안되니까 학교 셔틀 타고 감. 


3. 새벽에 4시간 반을 기다림. 난 누구 여긴 어디.


4. 우여곡절 끝에 의사를 만남. 그러나 하필 우리 학교 응급실에는 치과의나 치과전문장비가 없어서 의사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음. 의사가 처방해준 가장 강력한 약도 쓸모가 없었음. 


5. 결국 일요일 오전에 20군데 넘는 치과에 전화를 함. 기적적으로 한 곳과 연결이 되었고, 그날 오후에 치료를 받음. 의료보험은 있지만 치과보험이 없어서 쌩돈으로 성수기 한국행 직항 왕복 비행기값이 날라감. 비보험자라고 나름 할인도 받은 건데 이 사단이... 미국애들은 왜 기초의료보험과 치과보험, 안과보험을 다 분리해둔줄 모르겠다. 눈이랑 치아는 안 중요하냐 이 미친 놈들아... 


6. 응급실 청구 비용이 고지됐는데 미친 보험회사가 minor illness라서 copay를 안해주겠다고 함. 총액으로 비수기 비행기값이 나옴. 참고로 청구 금액은 의사 본 금액과 순수하게 응급실 들어갔다 나온 비용임. (병원에 치과 장비가 없어서 검사고 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음.) 도대체 illness의 기준이 뭔데 이 미친 놈들아


하...

월요일부터 보험회사랑 싸울 준비해야겠다. 최저생계비도 안되는 돈으로 생활하는 내가, 그것도 집세도 아끼려고 룸메이트 3명 더랑 살고 도시락 싸서 다니는 내가 무슨 수로 그 많은 돈을 내냐... 

코스웍에 연구에 정신없어 죽겠는데 돈으로 사람 때리니까 버틸 수가 없다. 한 30불 정도면 쿨하게 돈 내고 다툴 시간에 연구를 그랜트 신청이라도 하겠지만 이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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