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시스템은 쓰레기임

지난 한 달 간 고통받은 경험의 요약:


1. 급성치수염 (당시엔 뭔지 몰랐음)이 상당히 악화되었음. Nurse Advice Line에 전화를 했더니 상태가 안 좋아지면 응급실에 가라고 조언을 해줌.


2.월그린에 정말로 울면서 가서 갖가지 진통제를 사왔지만 하나도 들지 않음. 간호사가 알려준 응급처치 방법을 써봤다가 지옥을 봄. 결국 상태가 매우 안 좋아져서 간호사의 말을 잘 들은 나는 응급실에 갔음. 잠을 자거나 밥을 먹는 건 고사하고 이미 말도 하기 힘든 상황.  앰뷸런스 같은 건 타면 안되니까 학교 셔틀 타고 감. 


3. 새벽에 4시간 반을 기다림. 난 누구 여긴 어디.


4. 우여곡절 끝에 의사를 만남. 그러나 하필 우리 학교 응급실에는 치과의나 치과전문장비가 없어서 의사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음. 의사가 처방해준 가장 강력한 약도 쓸모가 없었음. 


5. 결국 일요일 오전에 20군데 넘는 치과에 전화를 함. 기적적으로 한 곳과 연결이 되었고, 그날 오후에 치료를 받음. 의료보험은 있지만 치과보험이 없어서 쌩돈으로 성수기 한국행 직항 왕복 비행기값이 날라감. 비보험자라고 나름 할인도 받은 건데 이 사단이... 미국애들은 왜 기초의료보험과 치과보험, 안과보험을 다 분리해둔줄 모르겠다. 눈이랑 치아는 안 중요하냐 이 미친 놈들아... 


6. 응급실 청구 비용이 고지됐는데 미친 보험회사가 minor illness라서 copay를 안해주겠다고 함. 총액으로 비수기 비행기값이 나옴. 참고로 청구 금액은 의사 본 금액과 순수하게 응급실 들어갔다 나온 비용임. (병원에 치과 장비가 없어서 검사고 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음.) 도대체 illness의 기준이 뭔데 이 미친 놈들아


하...

월요일부터 보험회사랑 싸울 준비해야겠다. 최저생계비도 안되는 돈으로 생활하는 내가, 그것도 집세도 아끼려고 룸메이트 3명 더랑 살고 도시락 싸서 다니는 내가 무슨 수로 그 많은 돈을 내냐... 

코스웍에 연구에 정신없어 죽겠는데 돈으로 사람 때리니까 버틸 수가 없다. 한 30불 정도면 쿨하게 돈 내고 다툴 시간에 연구를 그랜트 신청이라도 하겠지만 이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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