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S 15 9550 하루 사용기

어제 밤 늦게까지 할일 다 제쳐두고 XPS 15 9550을 셋업했다. 원래 있던 LG 노트북에서 자료도 얼추 다 옮겼고, 대충 당장에 필요한 프로그램들은 다 설치해서 이미 XPS 15로 작업 중이다. 

참고로 사양은 다음과 같다: 
- XPS 15 9550
- i7-6700HQ (스카이레이크), 16MB RAM, 1TB SSD
- NVidia GeForce GTX 960M
- 15.6인치, 3840 x 2160 4K 터치스크린

사양만 보면 돈없다고 울부짖는 원생이 돈지랄한 것처럼 보이는데, 진짜 많이 충격적으로 낮은 가격에 샀다. 어느 정도였냐면, 원래 무게도 가격도 비교적 가벼워서 고민 중이었던 LG 그램 미국 모델 (i5-7200U, 8GB RAM, 256 SSD, FHD, 내장그래픽)하고 200불 내외 차이였다... 물론 200불은 적은 돈이 아니기도 한데다 LG 그램의 가벼운 무게에 혹해서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장바구니에 넜다 뺐다를 진짜 열 번도 넘게 한 것 같다. 하지만 LG그램을 사더라도 어차피 램은 하나 더 달아야하고, 외장하드도 하나 더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냥 XPS 15로 가는 게 좋겠다 싶었다. 원래 쓰던 노트북도 많이 아파해서 그렇지 아직 완전 고장난 건 아니니, 노트북이 황천길 건너가기 전까지 휴대용으로 쓰고 XPS는 데탑용으로 들이기로 마음 먹었다. 

아무튼 윈도우 클린설치 (http://hyvaamatkaa.tistory.com/238) 후 잠깐 사용하면서 느낀 기록들임. 사진 없당.


- 아직까진 오피스 돌리고 인터넷 서핑하는 정도로만 사용해봐서 크게 성능차이 체감을 못해봄. 다만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넉넉한 메모리 덕분에 크롬 창을 많이 켜도 노트북이 버벅대지 않아서 무척 기쁨. 발열 컨트롤도 매우 잘되어서 아주 차갑게 잘 있다. 바이오스 업그레이드 할 때 외엔 팬 돌아간 적 없음. 

- 그래도 램 메모리 스트레스 안 받고 작업하니까 좀 좋긴 하다. 크롬 야임마...

- 배터리 성능을 심히 걱정했는데, 4-5시간 정도는 넉넉하게 버티는 것 같음. 원체 화면이 밝아서 밝기를 낮추고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기도 함. 

- 노트북 카메라는 쓸 게 못된다. 위치가 매우 안 좋아서 이걸로는 비지니스 미팅이나 회의나 면접 같은 거 절대 못 볼 듯. LG 노트북님 오래오래 버티세요...

- 고주파음은 아직 잘 모르겠음. 사실 노트북 고주파음 이전에 몇 년 전 산 하이얼 미니냉장고와 최근에 교체한 천장 전등의 전구가 쌍으로 미친 듯한 고주파음을 내고 있어서 노트북 고주파음이 안 들리는 걸지도... (냉장고는 어쩔 수 없다 해도 누가 전구 고주파음 해결 방법 좀 ㅠㅠㅠ) 참고로 학교에서 예전에 빌려썼던 XPS 13 9350에서는 고주파음을 들을 수 있었으므로 내 귀가 둔감한 건 아닌 것 같다. 

- 화면이 확실히 좋긴 좋다. 색감이나 색깊이가 차원이 다른 느낌. 예전에 쓰던 LG 노트북도 멀쩡하게 좋은 IPS였기 때문에 그렇게 드라마틱할까 싶었는데, 듀얼로 쓰고 있는 싼 델 모니터에 비하면 좀 차이가 많이 난다. 

- 터치가 매우 부드럽다. 어디다 쓸 지는 모르겠지만 뭐 어차피 데탑용인데 있으면 어떠랴. 다만 화면에 지문은... ㅠㅠ

- 카본 재질 진짜 부들부들하고 좋다. 근데 이거 태생적으로 먼지 엄청 달라붙는 소재인 듯 하다. 

- 키보드랑 터치패드 다 좋다! 특히 터치패드는 LG 노트북 쓰던 내게는 좀 충격이었다. LG 노트북 잘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LG 노트북 터치패드를 몹쓸 물건으로 만들다니... ㅠㅠ

- 하드웨어 디자인이 우수하긴 한데, LG 거에 비해 조금 불만인 점이 두어 개 있다. 하나는 15인치 짜리 모델인 주제에 포트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포트들 간 거리가 너무 좁다는 점. 예를 들어서 전원이나 HDMI 코드 꼽은 상태에서 USB 스틱을 꼽을 때, USB가 조금만 뚱뚱해도 옆의 다른 전선들 때문에 안 들어갈 듯 하다. LG 건 13인치 짜리 주제에 포트들이 넓직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좋았는데 흑흑...

- 14인치 폼팩터에 15.6인치를 우겨넣어서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다. 무게도 상대적으로 가볍다. 하지만 나는 이건 못들고 다닐 것 같다. (어서 LG 노트북을 고쳐야겠다...)

- 내가 손목이 좀 많이 안 좋아서 4년 전에 산 싸구려 와콤 타블렛을 마우스 대용으로 쓰는데, 이게 문제가 되었다. 듀얼 모니터의 모니터 화면은 1920x1080이고, 노트북 화면은 그 두 배에 육박하는 3840 x 2160이라 모니터 간을 이동할 때마다 타블렛/마우스의 감도가 휙휙 바뀐다. 즉, 노트북 화면에서는 정상으로 움직이던 마우스가 모니터로 넘어오면 엄청 휙휙 움직인다. 아무리 구글링해도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모니터를 UHD로 올리거나 노트북 해상도를 낮추는 수 밖에 없는데, 전자는 실현불가능의 영역이라 어쩔 수 없이 노트북 해상도를 1920 x 1080으로 맞춰놓고 쓰고 있다. 나는 왜 UHD를 샀는지,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그래픽 및 영상 작업하는 중도 아니고 열심히 워드 작업 중이므로 상관 없으리라,.. 나중에 영상 보거나 할 때 해상도야 다시 바꾸면 되지 뭐....어차피 싸게 샀는 걸...

- 해상도 올리고 쓰면 일부 프로그램들은 글자를 읽을 수 없는 사이즈로 출력한다. 

- 15인치 화면은 처음 써보는데, 진짜 크고 넓어서 좋다. 13인치 쓸 때엔 고개를 빼야해서 자세가 매우 구부정했는데, 15인치 스크린은 많이 커서 목을 앞으로 빼지 않고도 잘 보여서 좋다. 



나중에 영상프로그램, 게임 같은 다소 무거운 프로그램들 돌려보고 다시 후기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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