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어딘가 (61)
상해 어느 시장

한국인들이 상해 가면 한번씩은 들린다는 상해 모 상가의 건물 입구.

곳곳에 붉은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법치문화를 배양하자라든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자 등등...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하여 시장경제 질서를 규범화하자...라고 한다. 





위의 플래카드에는 새로운 상표법을 실현하여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자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현실은 짝퉁시장입니다...



예전엔 타오바오청인가 암튼 그런 걸로고 불렸는데 대대적 단속 뜨고 이름을 한청으로 바꿨다고 한다. 좀 더 이것저것 물어보려고 했는데 쫓겨나다시피 함...

워낙 긴장감도는 분위기라 사진도 에스컬레이터에서 되게 몰래 찍었다.... 


그렇습니다. 이곳은 상해의 그 유명한 짝퉁시장입니다....

가면 외국인 밖에 없음. 나같이 중국인처럼 생긴 애는 관심도 안 갖다가 외국인이 짠하고 나타나면 호객해댄다. 





이곳은 또다른 짝퉁시장. 대규모 리모델링인데... 분위기 봐서는 한번 단속 떠서 대대적으로 털린 것 같기도 하고....

아예 한국어로는 "짝퉁시장"이라고 크게 써져있다. 물론 중국어로는 얌전하게 이름만 쓰여있을 뿐.... 누군지 몰라도 번역 한 번 찰지게 했다. CG 작업도 한국스러워.... 참고로 이곳은 한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 

그래도 유난히 한국관이니, 한성이니 하는 이름이 눈에 밟힌다. 한국 스타일이 유행해서 그런가, 뭐 이렇게 한국이라는 이름을 많이 차용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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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점 책 진열대...와 가치관의 혼란



8월 말 9월 초 상해에서 찍었다. 포스팅 제목 뭐할까 고민했는데 마땅한 게 떠오르지 않았다.

살 책이 있어서 상해에서 가장 큰 서점(?)인 신화서점(上海书城)의 사회과학 코너에 갔는데 요런 코너가 있었다. 

죄다 돈버는 법에 대한 책들이다. 특히 가운데 벽에 진열된 책들은 각각 "부자는 야생동물이다" "마윈의 인생철학" "마윈: 나의 인생 신념" "처자식 빼고는 모두 바꿔라! - 삼성 이건희의 성공의 길", 그리고 가장 오른쪽 책은 "행복해지는 방법". 


이쯤 되니 가치관에 혼란이 오면서 멘붕이 온다. 

알리바바가 핫이슈이긴 하지만 밑에 깔린 책들만 봐도, 세상에, 마윈 얼굴이 몇 개인겨. 

애초에 사회과학 코너를 크게 먹고 있는 모양새가 마음에 안 든다. 






이 층의 반대쪽인가 바로 밑층인가 법서적 코너엔 엄숙한 표정의 레닌 그림과 그의 공부/독서에 대한 격언이 걸려있다. 요렇게.





이쯤 되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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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프레쯔 토마토맛 百力滋

글리코에서 나오는 프레쯔라는 과자 시리즈 중 토마토맛을 무척 좋아한다. 

적당히 짭조름한 것이 술안주로 완전 제격이다. 

불과 겨울까지만 해도 차이나타운의 중국인 마트에서 팔았는데, 이제 더 이상 팔지 않는다. 온라인 주문도 고민해봤는데 개당 가격이 너무 쎄서 (일본의 두 배...) 포기했다. (생각해보니 어제 한인마트에서 발견하고 4통이나 집어왔는데, 일본 가격의 세 배였다. 난 무슨 짓을 한 거지... 속았다 속았어 꺼이꺼이)


아무튼 그래서 중국에 갔을 적, 프레쯔 토마토맛이 한 통에 1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도열되어 있는 것 보고 기뻐 탄성을 질렀다.





그런데 그 맛은 강렬한 토마토케첩의 맛이었다.

맥주랑 먹어도 고작 저 60g짜리를 헤치울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다시는 안 사먹으리라 다짐하고 프레쯔 한 봉지를 먹다가 남은 걸 버렸다. 


같은 과자도 나라마다 맛이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리고 이후 중국에서 파는 오리온 고래밥은 엔간해서는 안 사먹겠다는 다짐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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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반면 拌面



집에 사온 중국 요리책에는 상해음식이라고 되어있다. 아마 여기저기 빤미엔 종류는 많겠지만, 어쨌든 이게 상해식 빤미엔입니다. 정확한 이름은 开洋葱油拌面, 말린새우파기름비빔면.... 쯤 되겠다. 

하는 집마다 맛이 다른데, 사진에 나와있는 식당에서 먹은 반면은 으아니 이런 맛이 하면서 흡입했다. 그릇당 8원이라는 착한 가격! 하지만 숙소 앞 렁훈툰 冷馄饨 팔던 곳의 빤미엔은 진짜 더럽게 맛없어서 미련없이 버렸다 ㅠㅠ 아쉽게도 나를 고통에 몸서리게 했던 그 국수 사진은 없다. 그 가게 복건 샤먼 간식 파는 가게였는데.. 샤먼식 빤미엔은 그렇게 충격과 공포의 맛을 준단말인가... 그럴 리가 없는데 도대체 어디서 온 빤미엔이었을까...


아무튼 상해식 빤미엔 위에 뿌려진 것은 볶은 파인데 진짜 이게 백미다 백미. 






이건 한 그릇에 5원하던, 샤먼 어느 동네의 빤미엔. 상해 것과는 다르다. 아저씨가 어느 동네 사람이었는지 고새 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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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진

학교에 있는 모 도서관에서 찍은 사진. 

내가 가본 도서관 열람실 중에 가장 편하고 예쁘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이라서 그런지 인구 밀도도 낮고, 창이 커서 공기도 잘 통한다. 딱 한 가지, 음료 반입이 안 된다. 물도 안 된다. 고서적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나는 물을 마시지 않으면 버티질 못하는데.... 그래서 도저히 갈 수가 없다. 매우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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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과 비행기

2013년 9월 부산->나리타->시카고 행 비행기를 탔을 적, 일본에 태풍이 불어닥쳤다. 아주 맑았던 부산과는 달리 나리타는 강우와 강풍으로 상당히 상태가 좋지 않았고, 우리 비행기도 상공에서 30분 이상을 뺑뺑 돌다가 착륙했다. 나의 환승시간은 1시간이었는데 연착을 하니까 간이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은 나머지 비행기들도 줄줄이 연착. 아무도 뜰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1시간 연착...이라고 생각했는데 비행기 기내에 탑승 후 택시웨이에서 정말 정말 오래 기다렸다. 한두 시간은 기다린듯. 

잠깐 날이 개자 정말 미친 속도와 간격의 이착륙 릴레이가 시작되었다. 한동안 보쿠관 나리타 드림윙즈를 신나게 플레이했었는데... 그때의 나리타 활주로 맵이 머리에 떠오르면서 관제탑 죽어나겠다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보쿠관이었으면 이미 짜증치수로 인해 게임오버 되고도 남을 상황. 그게 어느 정도였나면:




우리 비행기 이륙 직전 대기할 때 (앞에 한 대 더 있었음) 찍은 사진. 사진엔 잘 나타나지 않는데, 저 뒤로 정말 한 20대는 서있었고 계속 들어오고 나가는 상황이었다. 




우리 앞에도 최소 열 대 이상 있었을 거다. 그나마 여기까지 온 거. 

런웨이 달릴 때 사진 찍을 수 있었으면 참 장관이었을텐데, 아쉽다. 런웨이 달리고 비행기 뜰 때 비행기들 살펴봤는데, 대형기종도 정말 많고 정말 별별 항공사가 다 있었다. 지금 위 사진도 잘 보면 구름으로 향해 갓 이륙한 비행기가 한 대 보인다. 






이 사진이 무엇이냐면, 엄청 높은 구름탑을 비행기가 엄청 꺾어서 선회비행해가는 모습이다. 정말 무슨 애니메이션에서나 나올 것 같은 구름이자 비행이었다. 사진에 표현이 안 되어서 아쉬웠을 정도로 엄청난 비행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난 약간 항덕의 기질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항덕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지식이 부족하여ㅠ_ㅠ 한참 취업 고민할 때 인천공항공사랑 한국공항공사 채용공고 뒤지면서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이과로 갔으면 기항을 전공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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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정리 - 2

기내식 정리 - 1 (2013년 AA, JAL, OZ)



2013년 9월 JAL (부산 -> 나리타)



소라벤을 기대했건만!!! 기다렸던 소라벤은 나오지 않고 샌드위치가 나왔다. 흑흑 ㅠㅠ 

블루베리 요구르트는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 용서가 되지만... 그래도 소라벤이 좋은데....




2013년 9월 나리타 -> 시카고 (JAL)



이번엔 시카고행 비행기를 AA 말고 JAL로 탔다. 나리타행에서 무진장 기대했던 소라벤은 나오질 않고... 시카고행에서는 소라벤은 아니고 뭐 이것저것 나왔다. 밥과 니모노가 상당히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머지는 흐릿흐릿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어쨌던 내 머리 속에서 기내식은 AA보단 역시 JAL... 




간식은 하겐다즈! 




이것의 그 문제의 에어 요시노야. 덮밥이나 국수 따위를 파는 거대 체인 요시나요의 음식을 기내에서 이런 형태로 먹게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굉장히 뜨끈뜨끈한 박스를 하나씩 줄 때 꽤나 당황했다. 



제대로 사진이 나오질 않았는데, 뚜껑을 열면 저렇게 케이스가 있고 안에 시치미라든가 붉은 생강 같은 게 들어있다. 그걸 재량껏 밥에 뿌려서 비벼 먹으면 된다. 기내식 답지 않게 무척 뜨끈뜨끈한 덮밥을 먹었다. 양도 적당하고 나쁘지 않았다. 



2010년 인천 -> 상하이 (KAL) .....?????? 



확실치 않다. 사진을 긁어모았는데 어디서 모은 건지 모르겠다. 정말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기내식...



2009년 8월 인천 -> 헬싱키 (AY)



처음 타보는 비행기라 기대했는데 뭔가 당혹스러웠던 것 같다. 

핀에어가 막 한국에 취항해서 인천을 거점공항으로 삼으려고 프로모션 열심히 하던 시기의 막바지. 당시 비행기에는 한국인이 거의 없었는데도 김치를 내놓았다.

 



저 길다랗게 생긴 것들은 사실 파스타다. 안에 이것저것 채워져 있다. 사실 저때는 뭔지 모르고 신기하다며 맛있게 먹었다. 최근에 들어 파스타의 이름을 알아냈는데... 도로 까먹은 건 안자랑. 




2009년 11월 모스크바 -> 상트페쩨르부르크 (기차)



충격과 공포의 기내식. 유통기한이 지난 햄이 나왔다. 결국 같은 칸을 쓰던 네 명은 모두 햄을 먹지 않고 버렸습니다.... 나머지는 그냥 과자 수준이었던 것 같다. 

참고로 헬싱키에서 모스크바로 넘어가던 기차 안에서 파는 음식이 정말 눈물 빠지게 비쌌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난 굶었다. ... 




2010년 6월 헬싱키 -> 인천 (AY)



지금봐도 뭔지 모르겠는 기내식. 추측컨대... 카레인가...? 기내식에서 카레를... 정말? 




이건 위 메뉴의 사이드들. 크레커와 양갱 같은 것과 샐러드와 거대한 빵인듯. 

이상하게 귀국행 비행기 기내식이 없는데, 귀국행 비행기에서 먹었던 아침용 피자가 정말 기내식 피자 베스트였던 기억이 난다. 당시 핀에어 기내식은 업다운이 꽤 있었던 모양....

간식으로는 정말 꽝꽝 얼린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줬던 것 같다.



2007년 1월 부산 -> 방콕 (TG)



한국인이 정말 많았던 비행기... 옆자리 아저씨가 쩍벌로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굉장히 괴로웠던 비행으로 기억. 이미 7년이 지난 지금 기억나는 건 거의 없다...만 저 샐러드의 햄과 초코케익은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보니 핀에어에서 쓰는 김치랑 같은 김치네??? 




2005년 마카오 -> 홍콩 배



배에서 준 건 아니고 내가 내 돈 주고 사먹었다. 

의외로 굉장히 맛있는 라면이었다! 아직도 생각날 정도로! 


하지만 당시 마카오행 비행기 (중국국제항공이었나 남방항공이었나 해남항공이었나... 기억도 가물가물....)의 기내식은 내 인생 역대 워스트 기내식이었다. 가족과 함께 갔는데 모두 기내식 반도 못 먹고 버렸음... 중국 음식을 잘 먹는 우리라지만... 이건 중국음식 치고도 먹을 수 없는 수준...이었던 기억이 9년이 지난 지금도 난다.... 


내 인생에서 가장 나를 시험에 들게 했던 기내식은 2008년 8월 나리타발 인천 도착 아시아나항공의 김밥.... 김과 밥과 속재료가 따로 나와서 승객이 직접 싸먹어야했는데... 포장이 정말 괴랄하게 되어 있는데다가 (삼각김밥 처음 먹을 때의 당혹감을 넘어섬) 설명도 매우 부족하여 결국 나와 옆자리 앉아있던 미국인 승객은 나란히 모든 것을 해체하여 김 뜯어먹고 밥 퍼먹고 속재료 주워먹었다... 오죽하면 이렇게 디테일하게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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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정리 - 1


지금 할 일이 쌓여있는데 무척 하기 싫으므로... 왠지 시간이 덜 걸릴 것 같은 사진 대량으로 올리기를 통해 그간 먹어본 각종 기내식이나 정리해본다. 


이거야말로 지구 어딘가에 속하는 글이다! 



2013년 4월 JAL (부산 -> 나리타)



JAL이 예전에는 맛없는 기내식으로 꽤나 유명했다고 하는데, 그 후에 싹 뜯어 고쳐 내놓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소라벤 (空弁). 하늘에서 먹는 도시락 쯤으로 보면 되겠다. 도시락 문화가 상당히 발달되어 있는 곳이 바로 일본인데, 그런 점에서는 굉장히 훌륭한 기획이다. 





노선에 따라, 그리고 기간에 따라 구성물이 바뀐다. 내가 먹었던 것은 타키코미 고젠. 

이번 벤토에 들어간 건 바지락과 다시마 조림이 들어간 타키고미, 치킨볼, 우엉 당근 조림, 니모노 (어묵, 당근, 연근, 사쿠라후), 채소절임(코노모)랑 만주. 사실 이걸 뒤집으면 영어와 한글도 나와있는데... 어째 번역들이 다들 제각기다. 




일본 현지에서 먹는 도시락만큼은 못하겠지만서도, 일본에서 도시락을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는 나에겐 우와- 탄성이 절로 나오는 예쁜 기내식이었다. 간도 잘 되어있고 상당히 맛있었다! 요즘 누가 일본 원산지 음식을 먹느냐고 하지만... 그래도 좋은 건 어쩔 수 없는 듯. 이 정도 되는 도시락을 길에서 팔아도 사먹을 것 같다. 




2013년 4월 나리타 -> 시카고 AA



일본발 비행기라서 그런지 간식도 마른안주. 맥주를 마시지 않고 주스나 마시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





일본발 비행기라 그런지 그래도 아기자기한 맛은 있다... 뭐 AA치고... 사진을 왜 이따우로 찍었지. 위에는 그냥 잡다한 샐러드, 오른쪽엔 그냥 빵, 꽤 진한 초코케익, 유부초밥, 새우초밥, 버터, 크래커. 크래커 위에 있는 건 발라먹는 건데 뭐였는지 가물가물. 크림버터거나 크림치즈이지 않을까 싶은데, 치즈 별로 안 좋아하는 내가 열심히 발라먹은 걸로 보아선 크림버터류인듯. 유부초밥과 새우초밥이 매우 뜬금이 없다. 왜냐하면 메인이:




크림파스타였다. 

별로 생각이 나질 않는 걸로 보아 무난무난했던 모양. 기내식에선 소고기보단 치킨이 낫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도찐개찐...




아마도 간식. 간식이 햄버거다. 쩐다. 안에 햄과 치즈가 들어있는데 굉장히 짰던 것으로 기억한다. 암만 생각해도 이걸 먹지 말았어야 했어. 





아마도 아침. 디자인에 좀 신경 쓴 것 같은 런치 박스가 나온다. 



현실은 매우 질긴 빵. 그냥 저냥 먹을만했는지 맛은 잘 기억이 안 나고 굉장히 질겼다는 것만 기억난다. 





2013년 4월 시카고 -> 나리타





분명 먹었는데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 기내식이다. 왜죠....? 





이것도 옆에 캔디들만 먹은 생각만 나고 먹은 기억이 없다. 역시 치즈와 햄이 들어있고 엄청 짰던 기억이... 




딱봐도 별로 감흥 없어 보이는 기내식. 정말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나리타 -> 부산행 기내식 사진이 남아있질 않다. 안줬거나, 아니면 급하게 먹었거나. 



2013년 6월 부산 -> 북경 OZ




별로였던 기억이 난다. 잡탕밥 같은 느낌이었는데... 위에 케이크 옆에 있는 건 모밀국수. 메밀소스를 넣어 먹으면 된다. 흘리지 않게 조심조심! 





양배추와 고기. 별 기억이 나질 않는 걸로 보아 무난했던 모양. 마카로니 샐러드는 마요네즈 범벅의 사라다였던 것으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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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산타들

크리스마스 직전에 뉴욕을 다녀왔다.









머리털 나고 이렇게 산타가 많은 건 처음 봤다. (아, 영화에서 빼고... )

뉴욕에서 미처 찍지 못해 무척 아쉬워했던 장면이 두 개인데, 하나는 중국인 할아버지가 잿빛의 흐린 날 조용한 주택가에서 "I'm on my way to Hong Kong"이라는 총천연색 홍콩 면세점 가방을 들고 느릿느릿 걸어가는 모습이었고, 다른 하나는 산타복장을 입은 젊은이가 시티바이크를 타고 뉴욕 택시들 사이를 질주하던 모습이었다.










한 두 명 수준이 아니다. 열 명 수준도 아니다. 수 백명의 산타가 거리에 쏟아져 나와 곳곳에서 왁자지껄 떠들고 사진찍고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다 지나가던 애기한테 사탕을 주고 있다. 

산타만 아니라 산타도우미, 루돌프도 있다. 

뉴욕에 도착한 첫 날이었는데 매우 당황했다.







알고보니 2013년 산타콘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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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터키] #1. 헬싱키, 그 해 겨울









추가 내용


 앞으로 올라올 포스팅들은 2009년 12월~2010년 1월 사이 약 3주 간의 여행의 기록들을 담고 있다. 기억이 더 이상 흐려지기 전에 어서 작성해야 할 것 같아 감행해보았다. 원래는 일반적인 여행기 형식으로 몇 번 포스팅 작성을 시도했지만,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영상 캡처 형식으로 글을 작성해보았다. 원래는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었지만 소지하고 있는 기록물들은 대개 사진이거나 글의 형태로 남아있어 녹록치 않았다. 서로 다른 사진들을 연결하고, 가진 사진들에 효과를 주는 식으로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의 변환 등을 상상하고 연결해보고자 했다. 일단은 영화나 드라마 캡션과 같이 글로 나래이션 효과를 시도해봤는데, 앞으로 몇 꼭지를 더 작성해보면서 조금씩 변형을 시도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컨대 EBS 지식채널 e 형식으로...?) 여행 중 작성했던 일기를 과연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지, 또 사진이 부족한 곳에서는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는 계속해서 고민을 해보아야겠지만 말이다.  

※이 포스팅은 2013년 1월에 작성되었다가 새로이 편집과 사진을 추가해 8월에 다시 작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본의 아니게 이 블로그로 흘러들어오시는 분들을 위해 여행정보도 간간히 삽입해볼까 싶습니다. 주로 교통편이나 숙박과 같은 좀더 실용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시기가 좀 많이 지나서 쓸모없는 정보도 있을 것 같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헬싱키-탈린 배편 정보 투척.



여행 정보


<헬싱키 - 탈린 배편 정보>

※제법 오래 된 정보이므로 참고만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헬싱키에서는 뚜르꾸 Turku 등의 핀란드 국내 도시 이외에도 근방의 다른 나라로 배를 타고 쉽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헬싱키와 에스토니아의 탈린 Tallinn을 오가는 배편 정보입니다. 정보 기준은 2009~2010년이므로 조금 변동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모든 배편에 공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터미널에 가서 사는 것보다는 미리 웹사이트에서 구매하는 것이 싸다는 점입니다. 터미널에서 구매하면 할인 특가가 적용되지 않거나 혹은 인건비가 붙어 더 비쌉니다. 



1. 에께뢰 라인 Eckerö Line

https://www.eckeroline.fi/


헬싱키-탈린을 오가는 배 중 가장 저렴하지만 동시에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비킹이나 실야에 비해 배의 크기도 작으며 약 1시간 정도 더 소요되는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배편이 하루에 한 대 밖에 없다. 헬싱키에서 당일치기 하기에는 가장 적절하다. 왕복편도 20유로 전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헬싱키의 에께뢰 라인 터미널은 지하철이나 트램을 타면 쉽게 갈 수 있다. 예전에는 영어 사이트도 없었는데 이제는 생긴 것 같으니 체크를 해보는 걸 추천. 직접 헬싱키 시내의 오피스에 찾아가서 표를 구매해도 무관하다. 이름 때문에 핀란드인들도 에스토니아 회사로 생각해버리곤 하기도 하는데, 사실 알고보면 핀란드 회사다. 하긴, 에스토니아 어에는 글자 ö가 없다. 



2. 비킹 라인 Viking Line

http://www.vikingline.fi/fi/suomi/


바이킹, 혹은 핀란드 식으로는 비킹 라인. 국내에 예약 대행사이트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용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추측컨대 직접 핀란드 사이트에서 구입하는 것이 쌀 거다. 인터넷 뒤져보면 분명히 영어 사이트도 있을 듯하다. 에께뢰 라인보다는 조금 비싼 대신 탈린 행 배가 하루에 두 대, 오전/오후에 운영되며, 소요시간도 1시간 정도 짧은 편이다. 터미널은 중앙역에서 걸어가면 가능은 한데 꽤 걸리므로, 그보다는 트램을 타면 좀 더 간편하게 갈 수 있다. 날이 좋은 날이라면 상관없지만 겨울날 눈이 오는 날에는 걸어가는 걸 비추천한다. 일단 추우니까.... 핀란드에서 운영하는 회사로, 올란드 섬의 Mariehamn을 모항으로 하며, 헬싱키-탈린 배는 스웨덴 국기를 달고 운항한다. 



3. 실야 라인 Silja Line

http://www.tallinksilja.com/


원래 가장 고급한 배편으로 여겨졌으나 2000년대 후반 에스토니아 탈린을 모항으로 하는 탈링크 사에 인수된 후 질이 조금 떨어졌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물론 핀란드 사람들의 인식이었으니 선입견이 강하게 반영되었을 수도 있다.) 비킹 라인보다 배가 살짝 빠른 걸로 아는데 실제로 이용을 해보지 않아서 뭐라 말하지 못하겠다. 가격은 제일 비싼 걸로 알지만, 유레일패스 같은 걸로 연계된 서비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확인 요망. 실야 라인 역시 국내 대행 사이트가 있는 것으로 안다. 실야 라인 터미널은 헬싱키 중앙역에서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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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종교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엔가 술렁술렁이는 이 분위기가 설레서 하드를 털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직전의 헬싱키. 산타의 등장으로 술렁이는 대성당 앞 골목.




헬싱키 대성당과 크리스마스 나무




에스토니아 탈린 구시가지 중심의 크리스마스 마켓과 나무. 




라트비아 리가 구시가지에서 만난 산타할아버지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크리스마스 트리. 아마 밤이 아니라 초저녁일듯...

하지만 밤의 빌뉴스는 위험합니다.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세영...




미국 OK 목장의 배경 툼스톤 Tombstone 의 크리스마스...




미국 OK 목장 영화 촬영지 툼스톤의 크리스마스... 뒤에 거대한 야자수 때문에 한 컷 더 넣어봄. 




미국 엘파소 El Paso 어느 교회의 크리스마스




미국 산타페 Santa Fe의 크리스마스 나무




미국 산타페의 크리스마스 모자... so swag





미국 앨버커퀴 Albuquerque 비행기 박물관의 크리스마스... 장식? 




미국 라스베가스 Las Vegas M&M 초콜렛 가게의 크리스마스... 물건 판매의 여신 같음. 





홍콩 시내의 크리스마스 나무. 






이건 보너스.... 레슬리 보고 싶습니다





홍콩 디즈니랜드의 크리스마스트리... 역시 놀이공원이라 꾸미긴 예쁘게 꾸며놨다.






그리고 수많은 하드의 사진들을 성찰하며 새삼 확인한 교훈:


크리스마스가 상업화 된 곳은 크리스마스에 여행 가도 되지만

그렇지 않고 정말 가족 명절인 곳은 여행가봤자임...

유럽과 미국의 크리스마스 여행은 쉽지 않았다...

어딘가 더 뒤져보면 크리스마스 사진들이 더 있을텐데 못찾겠다 꾀꼬리!



어쨌든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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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식 시나몬롤 꼬르바뿌스띠 Korvapuusti
핀란드식 시나몬롤 꼬르바뿌스띠!

스웨덴 거 이런 거랑 들어가는 거는 별로 안 다른데 모양이 다르다.



꼬르바뿌스띠의 좋은 예:

 


핀란드인 친구 라우라네 집에서 해먹었던 꼬르바뿌스띠. 내가 사진을 진짜 못 찍었구나 흑흑흑




꼬르바뿌스띠가 아닌 예:



그렇습니다. 오늘은 꼬르바뿌스띠 만들기에 도전해봤습니다... 집에 내려오면 자취방에서는 볼 수 없는 재료와 조리기구(라 쓰고 오븐이라고 읽음)가 있지요...


비록 빵이 과자로 변하고 겉이 갈색에 속이 하얀 빛깔이어야 하는 것이 아래는 까맣고 위는 하얀 기적...을 일으켰지만 뭐 레시피는 레시피니까.


양은 엄청 많음. 혼자서는 다 못 먹을 정도의 양. 인터넷에서는 14개짜리라고 함. 
친구가 준 레시피는 자취방에 버려두고 와서....


*오븐이 필요하고 이스트, 시나몬, 한국에서 좀체 구하기 힘든 향신료 따위가 들어가는 요리임. 자취생이 자취방에서 해먹을 수 있는 그런 거 아님....
*집에 부모님 등등이 계신다면 안 하는 게 좋아요... ㅋㅋㅋ...ㅋㅋ...ㅋ....
*재료 보면 알겠지만 먹으면 바로 돼지 될 것 같다.. 이걸 먹는 순간 너의 피하지층은 두터워지고 이걸 먹는 순간 너의 혈관은 좁아질 것이니...


[준비물]
뿔라 반죽: 우유 한 , 버터 양껏 (작은 숟갈 4숟갈), 드라이 이스트, 설탕 반 컵, 소금 찔끔, 카다뭄 한~두 숟갈, 달걀 두 개 다목적 밀가루 4컵 정도, 크리스탈 설탕
   => 뿔라pulla는 핀란드 식 빵으로, 카다뭄이랑 설탕이 양껏 들어가서 달달한 게 커피랑 먹으면 배가 든든해지는 빵임. 

안에 집어넣는 거: 버터 1/4컵, 황설탕 3/4컵, 시나몬 가루 2스푼.... 이라고는 하지만 버터는 적당히 1/5~1/4컵, 설탕이랑 시나몬 가루는 자기 맘대로 준비하면 됨.


집에 버터랑 황설탕 없어서 쌩쌩 부는 찬바람에 맞서가며 슈퍼에도 다녀왔음. 버터는 참 비싸다... 

밑에 핀란드어로 써 있는 건 각각 이스트랑 계피가루. 대형 마트 같은 곳에 가면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굳이 핀란드 거를 쓰려고 한 건 아니고 예전에 친구가 줬는데 유통기한이 아슬아슬해져셔...



이것이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향신료다. 핀란드어로는 Kardemumma까르데뭄마라고 하고 영어로는 카다뭄이라고 읽는 것 같다.
네이버에서 카다뭄, 카다몸, 카다맘 이래보면서 검색 해봤는데 한 군데인가에서 꽤 비싼 가격에 가루 파는 걸 목격했다.
한국어로는 소두구라고 한다. 대항해시대 할 적에 육두구만 봤는데....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식 빵에는 얘가 거의 다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현실은 동남아산 향신료.

얘는 집에 좀 많다. 향이 약한 편은 아니라 생각보다 많이 안 쓰여서... (어제 글뢰기 해먹으면서 한 웅큼 넣었는데 아직도 갈길이 구만리이다. 사실 유통기한도 한 일주일 지났다. 참고로 내가 만든 글뢰기는 망했음. 아까운 포도주 ㅠㅠㅠ) 



[만드는 법]


버터를 작은 숟갈 4숟갈 만큼 녹여준다. 우유도 데파↗준다. (끓이지 않고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내 친구 라우라가 분명 버터를 적당히 어떻게 하라고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으니 우리는 무조건 녹여준다.



 
큰 그릇에다가 우유, 설탕(백설탕임!!! 으아 난 황설탕 쑤셔넣었다...), 이스트 작은 숟갈 2+1/4 숟갈, 버터를 넣고 섞어준다.

찾아보니 이스트는 스테인리스 그릇을 안 좋아한다고 하니 유리나 도자기를 쓰자. 팔랑귀는 인터넷에서 시키는대로 해야한다.

이불 밑 따뜻한 곳에 넣어두고 기포가 올라올 때까지 기다린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
.....
.......

기포가 안 올라온다. 
그래서 이불 밑 전기장판을 켰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여전히 기포가 안 올라와서 전자렌지에 30초 돌렸다.

기포 같은 게 생겼다.


왠지 이러면 안 될 것 같으니까 전기장판 온도를 올리고 기다린다.

뭔가 올라오긴 올라왔다.



달걀을 푼다. 아마 이 사진이 전체 과정샷에서 가장 아름다운 샷일게다.




달걀 푼거랑 소금 꼬집이랑 밀가루를 앞에 애먹인 그릇에다가 넣는다. 이건 그냥 계량하는 모습이다. 카다뭄도 두 숟갈 넣는다. 난 카다뭄을 좋아해서 더 넣었는데, 넣고 싶은 만큼 넣는다. 



어?
봉지가 텅↘ 비었네↗?

다행히 내가 필요한 만큼은 있는데
아...
어머니....



밀가루는 한 번에 다 넣지 말고 조금씩 넣자. 
넣으면서 잘 섞어준다. 처음에는 드럽게 찐득거리다가 조금씩 찐득거리는 것도 사라지고 맨들맨들해진다. 
그 반죽해주는 드르륵거리는 기계가 있는 분은 그걸 쓰시면 된다. 한 7분 돌려주라고 하는데 나는 기계가 없어서 잘 모르겠다.



하다보니 찐뜩거리던게 반죽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주방도 헬스키친 되어간다.






반죽한 거에 젖은 행주나 키친타올 같은 거 올려두고 아랫목에 또 넣고 1시간 정도 기다린다. 
이건 이불 사진. 반죽 사진인 줄 알았지?




크리스마스니까 즐겁게 케빈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시간이 지나면 

반죽이 두 배 부풀어오르면 끄집어 내서 반죽을 두 덩이로 나누어 준다.

한 덩이씩 차례로 밀어준다. 밀 곳이 없어서 어머니가 김장 담근 후 김치 설 때 쓰는 도마를 썼다.....
 



직사각형으로 밀어준다.




녹인 버터를 치덕치덕 바른다. 



황설탕과 시나몬 가루를 뿌려준다. 알아서 뿌리면 된다. 계량 자체를 포기하고 해서 얼마나 뿌렸는가 잘 모르겠다...


이걸 돌돌돌(?) 말아서 칼로 자른다. 

자른 후에는 양 손 혹은 숟가락 같은 걸로 가운데를 눌러준다. 
 


이렇게 눌러준다. 그런데 경험상 더 눌러줘야 한다. 꾹꾹 눌러준다.

카모메 식당 보니까 세모로 잘라주던데, 뭐 그래도 되고 여튼 내가 먹은 애들은 다 네모낳게 잘라서 가운데를 눌러준 모양이었다. 

꼬르바뿌스띠 자체가 무슨 귀 모양 흉내낸거라고 하니까....


여기다가 다시 젖은 행주나 키친타올을 덮고 1시간 정도 기다린다.

한 시간 안 기다려도 된다. 한 30분 기다렸다.

그런데 귀찮아서 밥솥에 그릇째 넣어버렸더니 저렇게 한 상태였는데 반죽이 다 질척질척해져서 매우 당황했따 ㅠㅠ

여튼 기다리면 또 커진다.


그러면 팬에다가 유산지를 깔고 기름을 치덕치덕 발라준 다음에 (조금만 발라줘도 떨어지긴 잘 떨어짐...) 빵을 올려둔다.

올린 상태에서 남은 달걀 하나를 풀어서 위에다 발라주고 수정 설탕? 이 있으면 걔도 조금씩 올려준다.

한국에선 아직 요 설탕을 못 봤는데 커피용 설탕인가하는 보석같이 생긴 설탕이 좀 비슷하다. 

그거 올려도 되는데 난 안 해봤으니 장담 못함.

 



그러고나서 200도 정도로 예열된 오븐에다가 넣고 15~20분 굽는다. 갈색을 띨 때까지 구우면 된다.

210도로 원래 했는데 망해서(빵이 과자가 되었다 어익후 ㅠㅠ) 180도로 해서 덜 망했다. 


기다리다가 꺼내서 식히고 커피랑 드링킹 드링킹 할 상상만 하면서 반은 쓰레기통에 버린다 흑흑 ㅠㅠㅠ




쨌든 결과물이다. 


 한 판은 그럭저럭 빵처럼 나왔고 맛도 비슷하다. 나머지 한 개는 완전히 망했다.


 


왼쪽은 대 참사물, 오른쪽은 조금 덜 망한 거.



여튼 원래는 이렇게 나오면 안 된다 흑흑휴ㅡㄱ ㅠㅠㅠㅠㅠㅍ

이렇게 나는 아까운 재료를 한껏 날렸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날 이거 씹으면서 핀란드 추억이나 되살려야지...






시도해보실 분들을 위한 레시피 정리:

1. 이스트 2+1/4컵, 따뜻한 우유 한 컵, 설탕 반 컵, 녹인 버터 작은 숟갈 네 숟갈을 그릇에 넣고 섞은 후 기포가 생길 때까지 기다린다. 

2. 기포가 올라오면 달걀 한 개 푼 것과 소금 한 꼬집, 카다뭄 두 스푼 정도 넣는다. 그리고 밀가루 4~5컵 정도를 조금씩 넣는다. 반죽이 질척이는 정도를 판단하며 넣는다. 반죽이 달라붙지 않고 윤기가 좔좔좔 흐를 때쯤이면 그만 넣을 타이밍이다. 반죽 돌려주는 기계 있으면 기계를 사용하세요...

3. 기름칠한 그릇에 반죽을 놓고 1시간 정도 기다린다. 두 배로 부풀 때까지 기다린다.

4. 반죽을 두 덩이로 나눈다. 반죽을 판에 대고 직사각형으로 밀어준다.

5. 황설탕과 계피가루를  솔솔솔 뿌려준다. 

6. 말아준다.

7. 자른 후에 손가락으로 가운데를 눌러준다.

8. 젖은 수건이나 키친타올을 덮고 또 부풀 때까지 기다린다.

9. 달걀 푼 거를 발라주고 결정화된 설탕이라고 해야하나? 여튼 그거 있으면 위에 솔솔 뿌려준다.

10. 200도 플러스 마이너스 된 오븐에 15~20분가량 구워준다.

 


결론: 난 돈을 많이 벌어서 이런 건 사먹어야 한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라도.... 


참고 레시피: http://www.food.com/recipe/korvapuusti-finnish-cinnamon-rolls-428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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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리투아니아 트라카이의 호수에서
공부하다 생각나서 올림....
꼼은 보아라.
사진을 잘보면 우리도 어딘가에 들어있다.
더 이쁜 사진은 나중에 올릴게.
트라카이 호수만 올리기 심심해서 성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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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터키 여행기


발트 3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과 터키 여행 기록. 북유럽 여행기 업로드도 안했는데, 삘 받아서(?) 올리기로 함.
그냥 둘을 묶어서 여행한 거라 한 폴더에 넣어두지만 실제로는 따로 분리해서 올려야겠다.

다음은 여행 개요: 

여행 기간: 2009년 12월 23일 ~ 2010년 1월 12일

여행한 사람: 나랑 대학교 친구. (친구는 가명으로 꼼 씨라고 해두자.)

여행 컨셉: 무계획 

여행 동기: (아니 도대체 왜 이런 요상스러운 여행을 하게 되었는가?)

1) 난 당시 핀란드 헬싱키에 거주하던 교환학생이었다. 그래서 발트 3국은 언젠가는 가봐야겠다고 굳게 마음은 먹고 있었다. 에스토니아야 쉽사리 다녀올 수 있었지만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는 가기가 좀 귀찮아서 여간 기회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때마침 겨울 방학이 다가 오고 있었다! 3주짜리 겨울방학이지만 겨울방학이다!

2) 때마침 친구 꼼씨가 헬싱키로 비행기를 타고 오겠다고 선언했다. 내가 있을 때 핀란드를 가보지 않으면 기회가 없으리라는 결의였다. 내가 있으면 숙박비도 공짜고 식비도 절약되고 북유럽 다닐 때 베이스캠프가 생기므로...

3) 원래 꼼씨는 동유럽(구소련이라고 하는 지역들)에 관심이 많았다. 예컨대 우크라이나. 그런데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발트 3국은 가야지!라고 빡빡 우겼다. 발트 3국은 합의가 되었다. 문제는 터키. 사실 난 해를 못 본지 너무나 오래되어 곰팡이가 되어 가고 있었다. 해가 너무 보고 싶었다. 때마침 에어발틱에서 터키 표가 싼 게 나왔고, 나는 꼼씨를 어르고 달래고 협박하여 터키 여행을 가게 되었다.

4) 계획 따윈 없ㅋ음ㅋ 어차피 에스토니아 가는 거야 3시간 반 짜리 배타면 그만이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계획이자 예약된 내역이라곤 오로지 빌뉴스-이스탄불 비행기와 이스탄불-헬싱키 비행기. 숙소도 예약하지 않았다. 어차피 비수기인걸 흥흥 하면서.

5) 나아가 당시 시험 기간이었던 나는 만화책을 보고 터키에 미쳐있었다. 물론 당시 꼼씨에게는 비밀이었다. 만화책의 배경이 되는 동네에는 근접하지도 못했으나, 매우 만족했던 경험들. 이래서 역사물을 작작 봐야한다. 암만 생각해도 복수 전공은 역시 동양사나 서양사를 해야 했어...

여행 루트:

먼저 발트 3국


12/23 핀란드 헬싱키 - 에스토니아 탈린
12/24 탈린
12/ 25 탈린 - 빌얀디 - 빼르누
12/26 빼르누 - 라트비아 리가
12/27 리가
12/28 리가 - 리투아니아 샤올라이 - 빌뉴스
12/29 빌뉴스
12/30 트라카이
12/31 빌뉴스 - (리가) - 터키 이스탄불

그 다음으로 터키 여행 일정:


(근데 터키 이거 은근 여행루트 표기가 잘못 된 것 같은데;;; 음.... )

1/1 이스탄불
1/2 이스탄불
1/3 이스탄불
1/4 이스탄불 - 괴레메
1/5 데링커유
1/6 그린투어 (데링커유, 이흐랄라 계곡, 셀림?)
1/7 괴레메-아바노스-파샤바-괴레메-데니즐리
1/8 데니즐리-파묵칼레-셀축
1/9 셀축
1/10 셀축-이스탄불
1/11 이스탄불
1/12 이스탄불 - (리가) - 헬싱키


참고사항: 우리는 정말 일정이 없어서 심지어 버스 정류장에 가서 다음 종착지를 결정하곤 했다. 이 여행 일정은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냥 끌리는대로 다니던 "결과"다. 이스탄불...에 오래 머문 것은 마음에 들어서였다... 숙소를 옮겨다니면서까지...ㅋ
원래 나는 여행할 때 정말 세세한 동선까지 다 짜는 편인데(북유럽 여행 때는 정말 장난 없었음...) 이 때는 정말 단순히 시간이 없어서 계획이고 나발이고 다 포기했다. 공부를 안 해갔다. 나중에 후회도 좀 했다. 하지만 이런 여행도 이런 여행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더라... 그리고 이런 게 통한 것은, 순전히 터키가 관광대국이라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이고, 나름대로 믿는 구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공부하고 계획잡고 가는 걸 추천.

여튼 이러합니다.

참고로 여행 중에 꽤나 성실하게 일기를 썼다. 그래서 기록들이 꽤 알차게 남아있는 편. 기록들에 근거해 재구성하는 여행기임.

이제부터 슬그머니 한 둘 올려야지.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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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 SNUV - 총장실 프리덤

SNU Freedom from Nahm Goong June on Vimeo.




(혹시 버퍼링 많이 먹을 시엔 http://www.youtube.com/watch?v=ZZdvTNpaQ9U&feature=player_embedded )

[가사]
이만 학우 여러분! 더 이상의 날치기는 없다!
더 이상의 총장도 없다! 우리가 점거했다! SNUV OYC!
요즘 심심할 때 뭐해, 따분할 때 뭐해 어디서 시간 때우나
중도 너무 사람 많아, 중전 너무 더워, 신양은 자리 부족해
다 알려주겠어 다 말해주겠어 새로운 세상, 본부를 말해 봐
야식이 있어 또 이불도 있어 책상이 있어. 나에게 말해 줘

학우들은 점거중!
총장님은 부재중!
언론들은 왜곡중!
모두모여 본부로! (X2)

총장실 프리덤! 저 빛나는 지성 (총장님!) 오 연 @#@
총장실 프리덤! 젊음이 가득한 세상~ 
총장실 프리덤!

다 알려주겠어 다 말해주겠어 새로운 세상, 본부를 말해 봐
자치가 있어 또 질서도 있어 실천이 있어. 나에게 말해 줘

학우들은 행정관!
총장님은 CJ관!
내이름은 정봉권!
모두모여 본부로! (X2)

총장실 프리덤! 저 빛나는 지성 (총장님!) 오 연 @#@
총장실 프리덤! 경륜이 부족한 세상~ 
총장실 프리덤!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보고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뮤비 만드자는 말이 나오긴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진짜로 만들 줄이야!!!! 으잌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센스 쩐다 ㅠㅠㅠ
나도 뮤비 메이킹에 동참하고프군 ㅠㅠㅠㅠㅠ
가사도 깨알같고 ㅠㅠㅠ

 

[혹시 서울대 본부 점거 사태를 모르는 분들을 위한 가사 해설]

이만 학우 여러분! 더 이상의 날치기는 없다!  
국립서울대에 대한 법인화안의 날치기 통과로 인해, 민주주의적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학생들이 암만 요리 찔러보고 저리 찔러봐도 학교에서 얘기를 안 들어주자 결국 비상총회를 통해 '본부 점거'라는 초강수를 택하게 됨. 학생 측 요구는 본부측의 학생들과의 대화 및 법인화설립준비위원회 해체.
더 이상의 총장도 없다! 우리가 점거했다! SNUV OYC!   OYC = 오 총장님
요즘 심심할 때 뭐해, 따분할 때 뭐해 어디서 시간 때우나
중도 너무 사람 많아, 중전 너무 더워, 신양은 자리 부족해 
다 알려주겠어 다 말해주겠어 새로운 세상, 본부를 말해 봐
야식이 있어 또 이불도 있어 책상이 있어. 나에게 말해 줘  점거농성이라고 하면 뭔가 빡센 이미지들이 연상되는데, 이번 본부 점거만큼은 그렇지 않음. 명명백백히 제 2 학관화, 제 2 중도화가 되어가고 있음. 그냥 들어가서 밥먹고, 노래부르고, 열람실을 조성해 거기서공부도 하고, 이불 깔고 잠도 자고, 선생님들 강의도 듣고... 학생들 출입은 자유롭기 때문에 공강 시간에 오며가며 들리는 곳이 되었음.점거 이래로 현재까지 파손된 기물은 방충망 2개. 이것도 곧 수리예정. 

학우들은 점거중!
총장님은 부재중!
언론들은 왜곡중! 언론은 자극적인 걸 참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많은 힘있는 언론들은 기성권력 편... 아오 ㅠㅠㅠ
모두모여 본부로! (X2) 

총장실 프리덤! 저 빛나는 지성 (총장님!) 오 연 @#@
총장실 프리덤! 젊음이 가득한 세상~ 
총장실 프리덤! 

다 알려주겠어 다 말해주겠어 새로운 세상, 본부를 말해 봐
자치가 있어 또 질서도 있어 실천이 있어. 나에게 말해 줘 

학우들은 행정관!  
행정관 = 본부
총장님은 CJ관!  총장님이 업무를 볼 수 없게 되자 대외협력본부가 있는 건물에다가 임시 본부를 건립하심. 그 건물은 CJ에서 지어주어 CJ관이라고 명명했으며, CJ는 총장의 약자라는 후문이 있음. 이를 두고 아관파천과 비하기도 함. 
내이름은 정봉권!  ???!?
모두모여 본부로! (X2)

총장실 프리덤! 저 빛나는 지성 (총장님!) 오 연 @#@
수많은 기성 언론에서 학생들을 두고 '반(反)지성'이라고 까기도 했고, 총장단도 수차례 보낸 이메일에서 지성의 전당에서 이럴 수 있느냐고 말했음.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지성은 눈앞에 문제가 뻔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침묵하고 권력이 하라는대로 해야 지성인거야?
총장실 프리덤! 경륜이 부족한 세상~   오 총장님의 경륜 드립. 6.6 토론회에서 "설준위는 상징성 있는 것이고 경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라는 말을 해 많은 비난을 삼. 학생들은 경륜이 부족해서 토론할 가치도 없는 존재들인건가.... 이는 회의 후반에 "학생들은 경륜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배우는 학생 수준에서 다양한 경륜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다만 아까 말슴드린건 나이를 기준으로 한 경륜이었는데이에 대해서 혹시 학생들이 오해가 있다면 제가 시정하겠습니다."라는 발언을 통해 확인사살까지 했음.... 이 발언 이후로 경륜왕 오연천, 오염왕 경륜천 등 다양한 별명이 생김.
총장실 프리덤! 


추가사항: 뮤비를 잘보면 총학생회장님이 등장한다... 처음에 긴가민가했는데 두번쯤 돌려보고 깨달음ㅋㅋ 이런 깨알같은 편집...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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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교육부총장 박명진 / 연구부총장 이승종 교수로부터의 편지
SNULife 유저분들은 당연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들 아실테지만, 아직 여기에 해당 메일의 전문이 올라오진 않은 것 같아 제가 직접 타이핑쳐서(원문은 그림파일입니다) 올립니다. 아주 치가 떨리네요. 설령 본부 점거에 찬성하지 않는 학우들이라고 해도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해서는 분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서울대 가족 여러분.

 

언론 등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겠습니다만, 지난 5월 30일(월)밤 이후 대학 행정관 건물 점거 사태로 인하여 대학 본부 행정 업무가 전면 중단되고 있는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신입생 맞춤형 장학금, 근로장학금 등 장학 업무, 시간강사 선생님들에 대한 강사료, 일용직원들에 대한 급여, 국제학술대회의 참가경비 등의 지급 업무가 수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경제적 불편 등을 겪고 계시는 분들에게 죄송한 말씀을 올립니다.

 

본부 처·국 각 과의 전화 응대를 비롯한 모든 민원업무가 불가능한 상태이니 이 점 또한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행정 서비스가 불가능한 대학 주요 업무는 아래와 같사오니, 불편함이 있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각 업무와 관련된 교수님들과 학생들께 개별적으로 전해드려야 합니다만, 모든 자료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이오니 이점 또한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본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조만간 긴급 대책반을 마련할 예정입니다만, 여건상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여러분의 많은 이해를 바랍니다.

 

 

2011. 6. 2.

교육부총장 박명진

연구부총장 이승종

 

 

 

<장학>

· 학생 장학금 미지급

- 신입생 맞춤형 장학금 151명 3억 1천만원(6.3자)

- 근로장학금 1,120명 2억 8천만원(6.3자)

 

<행정일반>

· 중앙부서와의 공문 수발 중단

· 교수·직원 각종 증명 발급 중단

· 서울대 대표전화 불통(안내 불가): 교환실 근무 불가

 

<인건비>

· 시간 강사료 미지급 1,437명 9억 9천만원(6.3자)

· 일용직 인건비 미지급(매월 말일)

 (예, 버스기사 12명 2천 4백만원)

· 청소, 경비 용역비 지급 불가 8천만원(6.5 예정)

· 공사, 준공에 따른 경비 및 시설관리 용역비 지급 불가

 - 24동 화장실 보수공사 외 9건 8억 6천만원

 

<연구지원>

· 국제 학술회의 참가경비 미지급 28명 9천 8백만원

 

<인사>

· 연구원 임명 지연 196명(차량 주차, 도서관 출입 중단)

· 교수, 직원 인사발령 지연(승급, 휴·복직 등)

· 명예교수, 연구원 등 주차등록 및 연장신청 불가

 

<대외교류>

· 한국교원대학교와의 학술교류협정 체결 불가능(연기)

  (당초 6.1 자 예정)

 


 

이 메일만 보면 현재 본부 점거로 인하여 학생들과 교직원 분들을 포함한 적지 않은 분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수업 시간에 배우는 것처럼 '맥락을 따라' 읽으면 전혀 다른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사실관계 확인부터 하겠습니다. 본부점거 현장을 직접 가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신입생 맞춤형 장학금(많이들 아시겠지만 정말로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이 학생들의 삶에 장학금 지급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및 근로장학금을 직접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복지과는 현재 점거 및 봉쇄 대상이 아닙니다. 더불어 복지과와 함께 있는 "각종 증명 발급"을 해주는 서울대학교 학사과 또한 현재 점거 및 봉쇄 대상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예산에 좀 더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대학교 재무과는 점거 당해있지 않는가를 물을 수 있습니다. 분명 점거 대상입니다만, 어제 총학생회 및 총운영위원회에서 밝힌 바를 따르면 해당 과의 소속 직원들이 '꼭 필요한 업무'라고 말할 경우 일시적으로나마 본부로의 진입을 허용해주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관리과 또한 마찬가지고요. 더불어서, 서울대저널의 몇몇 기사를 따르면 이미 중앙전산실 2층 및 3층과 CJ국제협력본부(152동) 등에서 서울대학교 본부 및 총장실이 운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리하자면, 위와 같은 '업무불가' 선언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못 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할 수 있지만 안 하겠다는 게 이 메일을 읽을 때 가장 정확한 요점입니다. 어떻게든 노력을 했는데 할 수 없더라, 라고 한다면 모르겠지만 이것은 매우 파렴치한 행위입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 '업무불이행 선언'을 통해 누가 피해를 보는지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신입생 맞춤형 장학금을 받아야하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151명이고 그들의 삶을 위해 꼭 필요한 3억원 상당의 장학금이 '지급거부' 되었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포함해 일을 하고 정당하게 그 대가를 받아야 하는 근로장학생들이 1,120명이고 그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2억 8천만원의 임금이 '지급거부' 되었습니다.

 

진실로 어려운 환경에서 연구하고 계시는 시간강사 분들 1,437명이 그분들의 노동에 따라 정당하게 지불되어야 할 9억 9천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코 높지 않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학교 생활 전반을 위해 힘써 일해주시는 일용직 노동자 분들, 청소, 경비 노동자 분들의 임금 최소 1억 4백만원 이상이 지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말해, 서울대학교 본부가 자신들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본부 점거 투쟁에 대응하기 위한 '인질'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서울대학교의 약자들 뿐입니다. 이 분들 중에 정말로 지급되지 않은 임금 및 장학금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분들이 적지 않으리라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으며, 따라서 서울대학생들은 본부 점거를 하면서도 위와 같은 경우에 대해서는 특별히 예외를 삼아 업무가 속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 본부는 자신들의 의무를 수행하길 '거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한 마디의 형용사면 충분합니다. 비열하지 않습니까? 다른 곳도 아닌 바로 서울대학교 본부가 그들이 책임져야 할 약자들의 인질로 삼고 있다는 것이! 저는 제 이해타산과 무관하게 진실로 화가 납니다. 지금도 SNULife 에서는 임금을 지급받지 못해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학우들의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의조차도 내버리고 있는 이들에게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는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많은 학우들이 이 비열한 응대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올바른 응답을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더불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서울대학교 본부 측에서 조속히 '비열한 인질극'을 포기하고 자신의 의무를 다 해주기를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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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 SNUV - 총장실 프리덤  (1) 201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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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7 - 로포텐제도
2010년 6월 3일 목요일
노르웨이 나르비크(Narvik) →→→→
 노르웨이 로포텐 (Lofoten) 제도의 오 (Å)



휴양지로 유명한 로포텐(Lofoten) 제도에 가기로 했다. 아침에 늦잠을 잤지만 무사히 버스를 탔다. 
날씨가 썩 좋지 못하다. 

하루종일 정말 버스만 죽어라 탄 날. 
아침에 나르빅에서 9시 20분에 버스 출발, 중간에 스볼베어(Svolvær)에서 갈아탄 후 다시 달려서 오후 5:30에 도착했다. 총거리는 393km, 정말 쉬지도 않고 계속 버스만 탔다. 
날씨는 흐리지, 아침도 못 먹고 오고, 점심도 못 먹고, 게다가 버스 신나게 달리는데 생리까지 터져가지고 아주 불쾌하고 지치는 버스여행이었다. 
혹시 버스 노선도에 관심있으신 분은: http://www.177nordland.no/ruter/r/23-750.aspx
솔직히 관대한 아저씨 덕분에 나르빅-스볼베어 학생할인 받았기에 망정이지; 버스비만 346 크로네가 나갔다. 한국돈으로는 한 6-7만원? 
할인 못받았으면 10만원 찍었을 것이니라.... ㅠ_ㅠ


날씨가 꾸리꾸리. 날씨 맑았으면 굉장히 멋졌을 것 같은데! 
그래도 처음에는 흐려도 예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나의 여행의 주제는 '길놀이'니까, 이 긴거리를 즐겨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있었을지도. 


이런 집도 보이고








급기야는 비가 오기 시작했다.
버스가 곳곳을 들렸는데, Gullesfjordbotn에서 안데네스Andenes 쪽으로 가는 애들이 버스를 갈아탔다. 
앞뒤에 앉았던 영국애(런던)와 스웨덴애(말뫼지역)에게 모두 인사하고 헤어졌다. 
정말 여긴 어디 나는 누구를 연상시키는 엄청난 곳에서 버스 환승을 했다. 
딱 미들 오브 노웨어라는 말이 맞아떨어지는 곳이었다.




버스는 계속 달렸다. 창도 큼직하고 사람도 없어서 쾌적했다.
하지만 나는 끙끙 앓았지...허헛



이런 풍경도 보이고


그래도 산에서 좀 내려오니까 푸른색이 보이긴 했다. 



날만 맑았어도!



이곳은 Fiskebøl. 저 앞에 주둥이 열린 배에서 사람들이 환승했기 때문에 처음으로 여기서 정차다운 정차를 했다. 
으흑흑...ㅠㅠ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곳이었다;



오로 향하면 향할수록 이런 길들이 나타나길 시작했다. 




포커스가 잘못 잡혔다...



영화 속 풍경갔다. 잘보면 사람도 있다.



날씨가 갑자기 한쪽에서 맑아졌다. 하지만 포커스 잘못 맞아서 역시 망함.



노르웨이 국기. 이상하게도 스웨덴, 노르웨이에는 저렇게 국기 달린 집들이 많더라.
그나저나 노르웨이 국기는 색깔이 참 예쁜 것 같다. 



양식장으로 생각된다.


오에 다 왔다.
한참 대구 말리는 시즌이라 저렇게 말린 생선들 잔뜩 볼 수 있었다.



바다에 산이 솟아있는거나 다름없어서 날씨가 아주 오락가락한다.




오(Å)의 숙소에서 찍은 사진.
정말 엄청 고생해서 도착했다.
오는 참 작은 동네였다.... 정말 작은....
로포텐 제도의 가장 끝자락 땅끝마을 삘의 동네.
아주 끝자락은 아닌데 여튼 E6도로가 끝나는 곳이다.
정말 뜬금없이, 아주 뜬금없이 길이 끝나버린다.
으읭?? 이런 느낌.

숙소는 로르부도 있고 유스호스텔 같은 것도 있었는데 나는 돈이 없으니 후자에 투숙.
원래라면 오가 아니라 모스케네스라든가 레크네스라든가 좀더 큰 동네였어도 좋았을텐데, 
돈이 없어서 그만 오에서 숙박해버렸다.
오가 제일 쌌거든. 게다가 국제유스호스텔 거기에도 가입되어있고.
우리 방에는 4명이 투숙했다. 프랑스인 두 명,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중국인 한 명, 그리고 나.
숙소는 예쁘긴 예뻤는데 조금 와일드한 곳이었다. (자세한 건 나중에...)




장작 쌓아놓기?








대구 말리기. 겨울 대구잡이가 큰 수입의 원천.




로르부들 밑에는 저렇게 배가 달려있었다.



갈매기가 둥지를 텄다.
저 건물의 정체는 알지 못했다.
폐가의 기운이 물씬.




멋있긴 멋있는 동네.





이렇게 보면 해떠있는 것 같은데
사실은 훼이크.
저것은 방 안의 전구가 비친 모습..





사진 촬영 시각 오후 11:41. 
이것이 백야.
백야 뭐 별거 없다.
그냥 해가 무진장 길게 떠있는 거다.
어찌되었든 그 반대보단 나으니까.


길놀이하면서 즐겼어야하는데, 도저히 즐길 수 없는 버스 여행.
그래도 좋은 기억은 있었다.

오에서 스볼베어까지 구간의 버스 운전사 아저씨가 정말 마음이 좋은 분이었다는 거! 
내 핀란드 학생증으로 할인도 받고(스볼베어-오는 할인 못받음...), 그리고 영국애가 현금이 없고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자 일단 버스에 태우고는 중간에 있는 Evenes 공항 ATM에서 돈 뽑고 버스비를 내게 해주었다. 신뢰의 힘인걸까? 마음의 여유?
그리고 나, 영국인 등을 배려해서 갖가지 버스 방송도 영어로 해줬다. 

일기를 보니 피요르드도 멋있고, 물색깔도 너무나 이쁘고, 생선 말리는 모습도 인상적이고 그랬다고 한다. 평소 안 좋아하는 황태국이 먹고 싶어졌다나 뭐라나..

스웨덴 애랑 영국애랑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헬싱키랑 다르게 여기 오니까 집에 가고파졌다고 한다... 여행 왜 한거지;;

폴란드+독일 혼혈(?)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다가 중국, 일본, 한국은 별로 차이가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이야기해서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진 기억이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있다. 



지금 와서 보니 이 동네, 아이슬란드보다 북쪽이다; 오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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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6 - 나르빅
2010년 6월 2일
스웨덴 룰리오(Luleå) -> 르웨이 나르빅(Narvik)


대충 이쯤.



이곳은 나르빅(나르비크). 세계 최북단의 부동항. 고등학교 세계지리 시간 때 열심히 외웠었던 곳. 대항해시대 2에서는 보급항으로 나왔던 곳이었는데. 날씨가 우중충한게 좋지 않다. 롱리 플래닛에 따르면 노르웨이에서 가장 'ugly'한 마을이라고. 그런가? 흠. 



산, 바다와 함께 하는 나르빅.





교회도 보이고 그 앞에 기차도 보인다. 확실히 자원 수송의 요충지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AMFI의 슈퍼에 가서 봤다. 우와, 노르웨이에는 이런 것도 있구나! 신기해서 사진도 찍었다. 난 Mr.Lee니까 당연히 중국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국이었다. 쌀과 스파게티를 사서 나오는데, 계산대의 직원이 중국인이냐고 물어봤다. 아니라고,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북한이냐 남한이냐라고 물었다. 남한이라고 했더니, 'Evil Leader'가 사는 곳이 어디냐고 해서 친절히 북한이라고 답해줬다. 

AMFI 건물에서 나오는데 청소년들이 앉아있다가중국인 커플이 지나가자 또 니하오 니하오 거린다. 그 사람들이 인사를 받아주었다.  내가 지나가니까 역시나 니하오 니하오 거린다. 무시했다. 난 중국인이 아니거든. 아, 무시했다기 보다는 나는 중국인이 아니야!라고 말하고 지나갔던 것 같다. 중국은 정말 큰 나라.





나르빅에 서있던 표지판. 헬싱키에서 1245km, 불과 이틀만에 난 1245km나 온 것이다! 그것도 육로로! 우웩. 
이곳에 기록되어있는 도시들 이름을 보니, 나르빅이 얼마나 북쪽에, 외진 곳에 위치한 작은 곳인지를 알 수 있었다. 나르빅 사람들은 의외로 좁은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일지도. 베오그라드는 좀 의외다. 



바다 쪽으로 슬슬 걸어왔다.





내 생각엔 나르빅 꽤 예쁜 것 같은데? 




선사시대 암각화가 남아있다고 해서 한번 산책삼아 가봤다. 정말 주택가 사이의 생뚱맞은 곳에 있었다. 그런데 큰 돌에 덜렁 사슴 한 마리 그려져 있었다. 내가 딱히 유적에 발을 댄건 아니다! 공중부양시켜놓고 크기 비교 중. 

이 암각화를 본 것보다는 동네 마을 어슬렁거린 것, 꼬맹이가 날 보고 도망가고 할머니가 내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 문틈으로 나를 지켜본 것이 더 인상적이었다. 

암각화가 있는 곳은 유적지라기보다는 동네 뒷산 분위기.



나르빅 주택가.


malmbanen 철로를 놓은 사람들을 기리는 동상인 것 같다. 아니면 특정 인물을 기리거나. 




무덤. 인류학도로써 묘지는 흥미로운 곳이다. 
이곳 노르웨이에도 가족묘가 있구나 싶었다. 비석이 매우 깨끗하고 새거인 것으로 봐 주기적으로 비석을 바꿔주는건지, 아니면 전쟁으로 인해 묘들도 다 파괴되어서 새로 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이 때는 아이슬란드의 (바이킹 후예들의) 가족 이름들 생각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이름이 아들의 성이 된다. 예컨대 아버지 이름이 Erik면 아들 성은 Eriksson. 철자는 모르겠고. 인류학 시간에 배웠었는데 잘 생각이 안 나네.



오포텐 철로, Malmbanen, 어찌되었든 철로. 


물이 콸콸콸


물이 콸콸콸_2.jpg. 사실 이 물줄기의 정체는 끝까지 알지 못했다. 
처음엔 소방용인가 생각도 해봤는데 불도 안 나고 그래서...
도대체 뭐였을까?
궁금해서 가보려고 했는데 길이 공사중인데다가 너무 복잡해서 포기하고 내려왔다. 시간도 꽤 늦었었고.
참고로 사진을 찍은 시각은 오후 9:09. 
말로만 듣던 백야.

사실 헬싱키에서 이미 길어질대로 길어진 해를 실컷 감상하고 와서 백야에 대한 별 감흥은 없었다.
그래도 그 반대보다는 이게 백 배 나으니까....


숙소에서는 혼자 여행을 하고 있다는 호주인을 만났다. 일본 3개월 여행하고 북유럽 3개월 여행하러 왔다고 했나? 이미 핀란드와 스발바드(!)를 들렸다 온 모양이었다.
아이슬란드랑 패로 군도도 간다고 해서 무진장 배아팠다. 
사실 나도 여행계획 짤 때 스발바드, 아이슬란드, 패로 군도 다 찾아봤었는데 도저히 항공권 감당이 안 되어서 포기했었지...
부러웠다. 흥쳇.
그래도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재미난 이야기 많이 들었다.
철학을 전공하신 분이고 동생은 인류학 박사라고 했다.
왠지 모를 반가움. 그리고 나의 초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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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5 - 룰리오~나르빅
2010년 6월 2일
스웨덴 룰리오(Luleå) ->->-> 노르웨이 나르빅(Narvik)




보이는 것은 얼어붙은 호수와 눈가루 뿌려진 검은 산, 그리고 앙상한 나무들.


그래도 중간중간에 있는 마을 역 근처에 되면 이렇게 집들도 보이고...

아직도 스웨덴. 어비스코 Abisko면 나름대로 이 동네에선 꽤 규모있는 마을. 어비스코 국립 공원 때문에 관광객들이 꽤 오는 곳으로 알고 있다. 날씨가 안 좋아서 스산한 사진이 나와버렸다.



설마 말로만 듣던 U자곡...?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가. 

이 철로에서 최대의 미스테리. 도대체 VR 차가 여기 왜 와있는것인가. VR이면 핀란드 국철인데, 핀란드와 스웨덴은 철로 연결도 안 되어있는데 이 북쪽 동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진짜 궁금하다. 아직도.



가끔 저런 집들도 보이고... 여름 오두막은 아닌 것 같은데, 도대체 저런 곳에서 어떻게 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6월인데도 눈에 얼음에... 으으..


이 날씨에도 수많은 캠핑카가 보인다. 용케도 첩첩산중을 찾아왔구나...


점점 나르빅에 다가오고 고도가 내려갈수록 풍경이 푸르러진다.

오! 이것이 말로만 듣던 피요르드! 비록 노르웨이 남부의 피요르드들보다는 규모가 작아도 검은 산에 흰 눈만 줄창 봐오고, 산조차도 오랜만에 보는 나에게 있어 꽤나 감격스러운 장면이었다. 물 색깔도 예쁘고 말이다.


바다로 향하는 물길. 정말 피요르드식 해안이다. 뒷쪽으로는 급 해변가가 있었다. 




나르빅 역 도착. 날씨가 우중충한게 썩 좋지 않았다. 
R군과는 여기서 헤어졌다. R군은 다시 기차를 타고 어비스코로 향했다. 어차피 인터레일/유레일은 그냥 탑승할 수 있어서.
어느샌가 나는 노르웨이에 있었다. 
스웨덴 쪽 릭스그란센 역을 지나면 노르웨이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방송이 나온다. 오포텐 구간의 한쪽 끝인 릭스그란센 역은 전체 철로에서 스웨덴의 마지막 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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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4 - 룰리오~나르빅

2010년 6월 2일
스웨덴 룰리오(Luleå) ->->-> 노르웨이 나르빅(Narvik)





룰리오에서 노르웨이 나르빅으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노르웨이까지 가는 기차긴 하지만 룰리오~나르빅을 연결하는 이 기차구간은 스웨덴 국철 SJ에서 운영 중이다. 
이 노선은 Malmbanan이라고 부르고 중 릭스그란센(Riksgränsen)과 나르빅 간의 구간은 특별히 오포텐 선(Ofoten Line/Ofotbanen)이라고 불린다. 

원래 룰리오와 나르빅을 연결하는 철로 자체가 깔린 게 키루나 및 옐리보레 지역에서 채굴되는 철광석 수송을 위해서였다. 나르빅과 룰리오 모두 북쪽 지역의 중요한 교통요지기 때문이다. 나르빅은 세계 최북단의 부동항이고 (실제로 이거 때문에 러시아와 미국이 피터지게 전쟁 했었던 것 같다) 룰리오는 보스니아만을 끼고 있는 오래된 도시다. 19세기~20세기 초에 개통되었고, 기본적으로 여기를 달리는 기차들은 철광석 수송용이기 때문에 엄청난 하중을 견딜 수 있고 엔진파워도 장난아니라고. 

아무튼 유럽에서는 거의 최북단에 위치한 철로가 아닐까 싶다. 스웨덴 구간은 EU에서 최북단이라고 했는데 노르웨이나 아이슬란드는 EU 국가가 아니니....아이슬란드에도 철로가 있던가? @_@




보덴 역의 역사. 무슨 일에선지 여기서 정차를 좀 했다. 역사가 무척 특이하게 생겨서 (이 동네에선 안 특이하겠지만...) 좀 제대로 찍고 싶었는데. 바이킹을 연상시킨다.




일기장을 보니 ... "방금 전에 옐리보레를 지났는데 산! 녹음이 우거진 산을 봤다! 뫼!!"라고 되어있다. 산에서 자란 내가 핀란드에서 생활하면서 줄곧 산을 보지 못했으니 설렐만도 했지... 참고로 핀란드 남부는 무진장 평평하다. 


습지대인듯.






역을 거치고 거쳐 가는데 점점 기차가 추운 곳으로 진입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호수에 얼음 낀 것을 목격하기 시작했다. 으으, 내가 도대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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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4 - 룰리오

2010년 6월 1일 께미 -> 토르니오/하파란다 (Tornio/Haparanda) -> 룰리오 (Luleå) 


다시 룰리오 시내로 돌아왔다. R군과 나는 개별행동. R군은 마트 찾아 떠났고 나는 바다 구경 갔다. 



원래도 발트 해는 내해라서 염도가 무척 낮은데, 거기다 안쪽에 위치한 보스니아만의 안쪽인지라 (안쪽의 안쪽...) 그런지는 몰라도 바다 특유의 짠내가 전혀 나지 않았다. 






시내 중심에서 걸어서 약 15분이면 당도할 수 있다.

다시 항구....는 아니고 뭐라고 해야할까, 여튼 부두에서 발을 돌려 마을 중심부로 향했다. 그렇게 작은 동네는 아니다. 


길가다보니 이런 것도 있다. 중국인 식당도 봤다. 태국인이야 워낙 많은 것 같으니 이상할 게 없었지만. 

우리도 유럽인들, 서양인들 다 똑같이 보이는 것처럼 얘네도 동양애들은 다 똑같이 보이나보다. CHINATOWN이라고 이름을 걸어놓고 정작 파는 건 피카추, 헬로키티. 오히려 일본 가게라고 하면 내가 믿을텐데. 하기사, 그 옆엔 또 치파오를 팔고 있다. 

동양인이 동양틱한 가게 사진을 찍는 게 왠지 모르게 민망했다. 차이나 타운인 점을 감안, 내가 중국인처럼 비춰질까봐도 겁이 났던 모양.

지금 와서 얼굴 박힌 사진들 보면 그 때 내가 얼마나 피폐하고 초라해보였을지 알 수 있다... 흐미;



한적한 룰리오 시내. 보이긴 이렇게 보여도 사진 촬영 시간은 오후 8시 04분. 시계를 안 고친 것이라면 오후 7시 4분. 

날씨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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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3 - 룰리오

2010년 6월 1일 께미 -> 토르니오/하파란다 (Tornio/Haparanda) -> 룰리오 (Luleå) 
다시 말해, 핀란드 -> 스웨덴.


2층 버스는 물 건너고 들판 건너고 계속 달렸다. 산은 안 넘었으므로 패스...

여러 창밖 풍경들....





사람들이 오르락 내리락하고, 숱한 마을들을 지나며 나는 헤드뱅잉을 하고...

그런 끝에 도착한 스웨덴의 룰리오(Luleå). 인구 5만 좀 안 되는 마을이지만 이 동네에선 상당히 큰 축에 속한다. 보스니아 만의 끝자락 쪽에 위치한 곳. 






아마도 룰리오교회. 들어가보진 못했다. 마을의 랜드마크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룰리오에서 가장 높은 건물. 




룰리오의 시내 거리. 꽤나 한산하다. 하지만 확실히 북쪽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시퍼런 느낌의 마을. 잔잔한 바다도 있고, 이래저래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여유 여유 여유!

생각보다 일찍 룰리오에 도착한 덕분에 생각치도 못한 장소에 갈 수 있었다. Gammelstads kyrkstad, 영어로는 대충 Old Church Town. 정말 여기에 대한 정보가 티끌만큼도 없었기 때문에 버스도 대충 아무거나 타고 향했다. 핀란드어도 아니고 스웨덴어가 창궐(!)하는 지역에서 뭔 용기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정보가 티끌만도 없었던 것은, 이번 여행의 전체적인 구조와 가장 기본이 되는 숙소 및 교통편은 모두 세밀하게 짰으나 관광지 같은 건 알아볼 생각도 없었기 때문...

유네스코 지정 마을이고 룰리오의 전신이자, 과거 북유럽에서 쉬이 찾아볼 수 있었던 마을 형태가 잘 보존된 곳이라고 한다. 



Gammelstads kyrkstad의 가장 중심이 되는 교회, Nederluleå kyrka. 15세기에 지어졌으며 스웨덴 북부 지방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교회라고 한다. 어쨌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중심 되는 것도 같고 크고 그래서 일단 갔다.



문이 열리지 않아요....!
시간이 좀 늦어 버려 여기까지 와서 가장 중심이 되는 교회조차 보지 못하고 가는 상황 발생. 

하지만 운좋게도 고위 공무원(?)인지 교회 높은 사람인지와 함께 동행해서 온 캐나다 할머니들 덕분에 특별히 출입이 가능해졌다. 그 공무원 같은 분이 캐나다 할머니들을 가이드 해주고 있었는데, 내가 할머니들의 영어 악센트를 듣고 캐나다 사람인 걸 알아챈 덕분에 급작스럽게 라뽀가 형성될 수 있었다. 덕분에 사람들이라곤 달랑 고..공무원? 분 한 분, 할머니 두 분, R군, 나, 이렇게 5명에서 여유롭게 교회 구경. 중간중간에 설명도 주워들을 수 있었다. 



교회 내부. 이렇게 보면 티가 잘 안 나지만, 벽에 덧칠을 덕지덕지 한 것이나 그런 걸 보았을 때 꽤나 오래된 곳이라는 느낌이 들긴 했다.





가운데 천장에 달린 예수상은 여기저기 창(?)에 찔린 상처가 너무나 적나라했었다. 할머니 분들이 아무래도 열렬한 교회 신도이든지 관계자이신듯. 이것저것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하지절 때 천장인가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이 정확하게 이 예수상을 비추면서 굉장히 성스러운 장면이 연출된다고 한다. 설계의 힘!

다른 설명도 많이 들었는데 교회나 종교에 관한 용어를 잘 몰라서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할머니들이 너무 독실해 보여서 뭔가를 강요당할까봐 바짝 쫄아있었다. 그리고 내 눈으로 이 기계를 스웨덴에서 볼 줄이야. 한편으로는 스웨덴에 참 어울리기도 하지만. 말로만 듣던 헌금납입기. 


교회에서 나와 할머니들한테 몇 얘기 더 듣고 (St.Lucia?인가? 하튼 그 무슨 빛의 천사 기념일에 촛불 머리에 쓰고 놀았다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헤어졌다. 운이 참 좋았다. 

그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마을 탐방에 나섰는데... 별로 볼 건 없었다. 일기장에 의하면 무척 어려진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왜였을까?


요렇게 교회가 중심이 되는 마을이다.




옹기종기

이런 집엔 사람들이 살고 있진 않았다. 몇몇 큰 집들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지만.




기념품점. 관광지는 관광지니까.


어지럽게 늘어져 있는 표지판.






Gammelstads kyrkstad 자체는 막 다이나믹하고 하지는 않는데, 룰리오에 왔다면 들려볼만 한 곳인 것 같았다. 날씨 탓도 있지만 정말 날잡고 오면 좋은 사진들을 많이 건질 수 있을 법한 곳이었다. 난 사진기술도 없고 렌즈 얼룩 때문에 망했지만 말이다. 친구 하나가 겨울에 여길 갔었는데 겨울 풍경은 매우 달랐다고 한다. 어땠을지 궁금하군.

공부를 좀 했고, 인포메이션 센터가 문이 열려 있어 브로슈어도 있고 그러면 나름 아기자기하게 구경할 게 많은 동네.



까띠 언니가 꽃 이름 가르쳐줬는데 까먹어버렸다. 향기가 정말 좋은 꽃. 이젠 더 이상 그 향기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윽 분량조절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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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2 - 토르니오/하파란다

2010년 6월 1일 께미 -> 토르니오/하파란다 (Tornio/Haparanda) -> 룰리오 (Luleå) 
다시 말해, 핀란드 -> 스웨덴.



께미에서 토르니오/하파란다로 가는 버스 탑승. 

창이 큼직큼직한 게 정말 마음에 들었던 버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터레일 패스 소지자는 해당 버스 공짜. 유레일 가지고 있던 R군도 공짜로 탑승. 

1시간 정도 달렸던 것 같다.

여행 통틀어서 가장 기분 좋았던 버스 구간.




스웨덴 하파란다(Haparanda). 

핀란드/스웨덴 국경에 있는 쌍둥이 도시 토르니오(Tornio 핀/Torneå 스)와 하파란다(Haparanda 스 /Haaparanta 핀). 

원래는 Torneå(발음은 아마도 토르니오)라는 제법 큰 도시가 있었는데, 스웨덴이 러시아에게 패배해 핀란드 땅을 넘길 때 이 도시마저 넘어가버렸다. 그래서 스웨덴은 궁여지책으로 토르니오 건너편에 하파란다(Haparanda)라는 쌍둥이 도시를 만든다. 

그러나 이래저래 딸리는 하파란다. 현재까지도 토르니오에게 딸린다고 한다. 술집도 죄다 토르니오 쪽에 있다고.

오늘날에는 국경이 유명무실해서 하파란다 사람들이 토르니오로 술마시러 많이 간다고 한다. 세계에 유일한 국경을 넘나드는 골프장이 있다고.... 그리고 일단은 공식적인 쌍둥이 도시. 로밍조차 안되는 몹쓸 나의 사우나라흐띠 폰도 하파란다에서는 잘 터졌다. 우왕.

참고로 토르니오는 핀란드 땅, 하파란다는 스웨덴 땅. 시차는 1시간. 조그만 강 하나 왔다갔다하면 시계가 1시간 앞뒤로 왔다갔다 하고 인도유럽어(=스웨덴어)와 우랄어(=핀란드어)가 뒤바뀌는 상황인 게다.  스웨덴에서 핀란드어 하는 꼬맹이들을 마주치고 핀란드에서 스웨덴어 쓰는 청소년들을 마주칠 수 있다.

핀란드어와 스웨덴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인류학적으로 연구하기에 굉장히 재밌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2차 대전 때 핀란드는 핀란드의 미래 보장을 위해 자국 어린이들을 스웨덴에 대거 입양시킨다. 그 때 토르니오와 하파란다를 통해서도 애들이 많이 넘어갔다. 그거 기념비. 

1939년-1945년  때 입양된 약 80000명의 핀란드 아이들에게 바치는 동상....이라는 설명 같다.

어쨌든 영어도 없고 핀란드어랑 스웨덴어 밖에 없는데 핀란드어 보고 대충 뭔지 알아들은 내 자신이 무진장 대견스러웠던 순간이었다. 핀란드어 헛배운 거 아니었어!


아가가 우는 동상. 

참고로 이와 관련해 <나의 어머니(Klaus Härö 감독, 2005년, 핀란드, 원제 Äideistä parhain)>라는 영화 추천. 꽤 잘 만든 영화니 역사적 배경에 관심이 없어도 재밌게 볼 수 있다.



우회전하면 시내, 직진하면 하파란다-토르니오 인포메이션 센터, 그리고 핀란드. 참고로 하파란다에서 찍은 사진.


이제는 유명무실한 세관. 근무자가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 보면서 세관에서 근무하다가 좌천되면 여기로 오게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시내니까 시속 40km로. 이쪽은 토르니오. 다리 하나 건넜을 뿐인데 난 어느새 핀란드에.






핀란드와 스웨덴을 가르는 강. 습지? 늪지? 그런 삘. 내가 갔을 때는 초등학교 애들이 실험관찰 같은 거 나와있었다.



탁 트인게 참 기분 좋은 곳이었다.




사진에는 작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스웨덴 쪽 강가에 있는 저 파란 건물은 엄청난 위압감을 준다. 





그 파란 건물의 정체는 유명한 스웨덴 회사 IKEA. 핀란드식으로는 이께아. 스웨덴식으로도 이케아. 

진짜 말도 안 되게 엄청 큰 무시무시한 곳.






핀란드야 핀란드어랑 스웨덴어 모두 국어로 삼고 있지만 스웨덴은 스웨덴어만 국어로 삼고 있다. 그렇지만 이곳에서는 스웨덴어와 핀란드어가 공존하고 있었다. 이께아에도 말이다! 

위는 스웨덴어, 아래는 핀란드어. 쇼핑 카트는 여기에다 놓아주세요 감사합니당!






이께아, 그리고 핀란드 가는 길.




 24시간 운영 중인 쉘 주유소.

스웨덴어(Öppet)와 핀란드어(Auki) 모두모두 사이좋게 공존하는 모습.




최종 목적지가 Sundsvall(순스발?)이여서 헷갈린 나머지 놓칠 뻔했다. 

아슬아슬하게 간지 폭풍 2층 버스에 탑승, 룰리오로 향했다. 인터레일은 이번에도 꽁짜. 유레일 가진 R군도 꽁짜 탑승. 

이거 탈 때는 아슬아슬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표 검사조차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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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1 - 헬싱키-께미
여행하는 동안 일기장도 사서 꼬박꼬박 썼지만 어차피 공개 게시물은 기록보존용이라기보다는 말그대로 공개용이니까 사진으로 때웁니다.



여행루트. 2010년 5월 31일~6월 12일.

핀란드 헬싱키->께미, 토르니오/하파란다 스웨덴, 룰리오 -> 노르웨이 나르비크 -> 로포텐 섬 오 -> 나르비크 -> 스웨덴 얄리보레 -> 외스터순 -> 스톡홀름 -> 헬싱키. 

참고로 얄리보레 - 외스터순 - 스톡홀름 구간은 인란스바난/인란스버난 (Inlandsbanan) 이용했다.

결론적으로 무리한 여행이었다. 사실 원래 루트는 이게 아니었는데 시험이랑 레포트에 치여 너무 늦게 계획을 짜기 시작하는 바람에 그만 꼬여버렸다. 원래 가려고 했던 오슬로, 베르겐 등 노르웨이 남부 쪽에 숙박시설이 전혀 안 남아있었다.

계획을 틀어서 좀더 북쪽으로 가서 아예 트롬쇠를 가려고 했는데 그곳 마저 숙박시설이 남아있지 않았다. 아니, 숙박시설이야 언제든지 있지만 죄다 나의 예산범위를 초과하는 것들 뿐...

결국 이런 말도 안되는 일정을 짜게 되었다. 내가 짜면서도 이런 미친 일정을 봤나 하면서 욕을 있는대로 했었다. 북쪽 동네는 교통편이 시원찮아서 숙소에 이동편까지 세세하게 일정을 다 짰는데, 짜면서도 내가 이럴바에 헬싱키에 더 있으면서 여흥을 즐기고 만다는 생각이 많이 했었다. 

지금 와서 만약 다시 짠다면 나르빅 따위 버리고 로포텐 하루 줄이고 차라리 스웨덴 얄리보레에서 1박을 더 했을 것 같다. 얄리보레가 레알 숨겨진 천국이었다.

아니면 스톡홀름에 하루 더 투자하든가.

어쨌든 인터레일 샀고, 국제유스호스텔증을 가지고 있었으며 숙소는 할인이 되는 방향으로 미리 예약. 이번 여행의 주제는 '길놀이'. 여행할 때 딱히 주제를 정하고 다니는 건 아니지만, 어차피 루트도 이렇게 나왔고 북유럽에는 크게 관광지라고 할만한 것들이 많지 않으니 그냥 맘편하게 길 자체를 즐기자는 마음으로 계획을 짰다.

나는 핀란드 학생증과 인터레일 덕분에 그래도 비교적 싸게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었다. 북유럽은 하여튼 너무 비싸다.




2010년 5월 31일 월요일
헬싱키(Helsinki) -> 께미 (Kemi)

VR Junalippu

헬싱키에서 께미로 가는 표하고 밑에는 영수증. 핀란드 학생증 덕분에 학생표로 사서 싸게 갈 수 있었다.

밤차였고 2등석이었는데 이때 이미 고생길의 전조임을 알았어야 했다. 

한국으로 치면 간지나는 KTX 타고 슝슝 이런게 아니라 무궁화호 타고 밤차 달린 셈. Pikujuna 저게 한국어로는 대충 익스프레스 트레인인데 그냥 오래된 기차라고 생각하면 된다. 편하긴 한데 장거리로 달리면 쬐매 힘들다.




일기장. 나름 열심히 꼬박꼬박 썼다. 

다 채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반 정도 밖에 못 채웠다.




애증의 헬싱키 중앙역. 이젠 쬐끔 그립기도.



기차의 최종목적지는 로바니에미. 탐페레랑 오울루 경유하는 기차. 



노을이 지는 헬싱키 중앙역. 참고로 시간은 오후 10시 17분. 



기차 내부. 밤차+2등석 조합. 자리는 잠깐 같이 여행했던 싱가포르인 R군. 

밤차+2등석 조합은 이렇게 된다. ↓↓↓



잠은 이렇게 자면 된다. 그래도 얘네는 KTX로 치면 동반자 좌석이다.

나나 R군은 그냥 자리 두 개 차지해서 새우잠을 잤다.

다음 날 허리 휘어 아파 죽는 줄 알았음....





대충 이런 포즈. 앞 좌석의 할아버지도 그렇게 취침 중.

안전한 핀란드지만 그래도 모르니까 가방은 끌어안고 잤다. 인형이나 베개라고 생각하기로 했는데 좀 무거웠었지...






기차 vs 해. 북쪽으로 갈수록 해는 길어질 뿐이고! 기차는 열심히 달릴 뿐이고!

결국 밤이 잠깐 왔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밤'기차가 아니잖아, 이거....

탐페레를 지나면서 창밖으로 찍은 사진인데, 참고로 시간은 오전 1:25. 






2010년 6월 1일 화요일.

오전에 9시 좀 넘어서 께미 도착. 기차에서 내렸다. 

기차 맨 뒤는 차량 칸이었는데 저렇게 차를 싣고 달렸던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진귀한(?!) 차량.

공기가 상당히 차가웠고 비록 7부바지를 입어 추웠지만 상쾌했었다.




께미 기차역. 

대기실도 있지만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여기에 옴으로써 이전에 갔던 피엑사마끼(Pieksämäki)보다 훨배 북쪽인 기차역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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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여행기 -6- (께미~토르니오/하파란다~룰리오)

북유럽 여행기 -6-
<경계선>

2010년 6월 1일 화요일
날씨: 짱짱 맑음
께미(Kemi) → 토르니오/하파란다(Tornio/Haparanda) → 룰리오 (Luleå)




밤 기차에서 옆 좌석 할아버지가 너무 코를 골으시는 바람에 중간에 여러 번 깼다. 그리고 내 앞에 앉은 아저씨, (갖가지 소리를 내기도 하고 흘끗흘끗 쳐다보기도 하는 것이) 왠지 불쾌해서... 이렇게 살면 안되겠지만 피곤하다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서 그런지 짜증이 났다. 

창밖으로 드문드문 보이는 숲이나 호수들은 참 예뻤지만 난 종종 기절하곤 했다. 피곤하니 어쩔 수 없지... 오울루(Oulu)를 거쳐 께미(Kemi)로! 날씨가 쨍하고 맑았지만 께미는 생각보다 많이 추웠다. 으스스스..... 

원래 시간표대로라면 께미에서 핀란드-스웨덴 국경선 지역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선 1시간을 기다려야했지만 놀랍게도 버스에 바로 탈 수 있었다. 원래라면 1시간 남는 시간 동안 역 근처의 프리스마 마트에 장보려 다녀오려고 했는데 그냥 버스를 타게 되었다. 인터레일 티켓 소지자에겐 무료로 운영하는 버스였는데, 인터레일 티켓에 날짜 기재도 안했는데 그대로 탈 수 있었다. (덧붙여 유레일 패스를 가지고 있던 R군도 무료로 버스탑승을 했다. 자세한 내용은 맨 밑의 박스 참조!) 덕분에 예상보다 매우 일찍 하파란다(Haparanda)에 떨어졌다.


버스가 비록 오래 된 차였지만 창문이 큼직큼직한 것이 버스타는 것 만으로도 왠지 기분이 좋았다. 버스에서 창밖 구경하고, 친구들에게 문자 보내고 하다보니 시간이 금새 갔다. 께미에서 토르니오/하파란다까지는 약 50분 정도 걸렸다. 




버스 정류장에서 룰리오로 가는 버스 시간을 확인해보니 꽤 오래 기다려야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시차를 고려하지 않아서 버스 한 대를 놓쳤던 것 같다.) R군과 나는 버스 정류장에서 빈둥거리다가 돌아가면서 토르니오(Tornio)에 걸어다녀왔다. 스웨덴과 핀란드 사이의 국경 넘기! 토르니오와 하파란다는 각각 핀란드와 스웨덴에 있는 쌍둥이 도시다. 원래는 토르니오(원래 이름은 Torneå)라는 제법 큰 마을이 있었는데 스웨덴이 러시아에게 패배하여 핀란드 영토를 넘길 때 토르니오도 넘어가버렸다. 그리하여 거기에 맞서서 세운 도시가 하파란다(Haparanda, 핀란드어 명칭 Haaparanta). 그러나 여러 면모에서 많이 밀렸고, 지금도 그러하다고. 하지만 이제는 국경이 유명무실하기 때문에 누구든지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다. 전세계에 유일하게 국경을 넘나드는 골프장도 이 동네에 있다고 한다. 다만 스웨덴과 핀란드의 시차가 1시간이라는 거? 심지어 해외에선 죽어도 터지지 않는 내 핀란드 핸드폰 (사우나라흐띠)이 하파란다에선 마치 핀란드에 있듯이 잘 터진 것만 보아도 거리를 알 수 있는 것 같다... 

어쨌든 R군이 먼저 나갔다 돌아온 후 나도 토르니오에 갔다. 중간에 동상도 있었는데, 핀란드어로 된 설명을 읽어내는 내 자신이 너무나 대견스러웠다. 핀란드 아이들을 이 토르니오-하파란다를 통해 스웨덴으로 보냈다는 내용이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2차 대전 때 핀란드는 자국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핀란드 어린이들을 스웨덴에 입양 등을 통해 많이 피난시켰었는데, 그 때 아이들이 이곳으로 와서 국경을 건넜다는 이야기였다. (혹시 이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나의 어머니'[Klaus Härö 감독, 2005년, 핀란드, 원제 Äideistä parhain]라는 영화를 추천해드립니다. 시중에서 혹은 온라인에서 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핀란드 영화인데 마침 다루고 있는 내용이 바로 요겁니다.)




그나저나 스웨덴에서 핀란드어를 듣고 핀란드에서 스웨덴어를 듣는다는게 기분이 참 이상했다. 스웨덴에서 길을 걷다가 고등학생 쯤 되어보이는 남자애들이 핀란드어로 떠들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거나, 핀란드에서 길을 걷다가 초등학생들이 스웨덴어로 떠들고 있는 것을 듣는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국경이라는 것이 참 의식적인 것인 것 같다. 만약 인류학적 현지조사를 한다면 토르니오/하파란다의 일상에 대해서 써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가? 스웨덴어와 핀란드어는 무척 다르기도 하고, 더군다나 이들은 인위적으로 갈려있는 다른 시간에 살고 있기도 하지만 정작 생활권은 하나니까 말이다. 하파란다에는 술집이랄게 없어서 토르니오로 술 먹으러 간다던데. 게다가 핀란드인들은 스웨덴어 교육을 받지만 스웨덴인들은 핀란드어 교육을 받지 않으니 어떤 방식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을지... 덧붙여 스웨덴 쪽 강변의 이케아(IKEA)는 마치 '내가 바로 스웨덴이오'라고 광고하는 듯 해서 참 압박스럽기도 했고 말이다. 이 동네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상상이 잘 안 되었다.





다시 하파란다 역으로 돌아와 R군과 앉아있었다. 밖에는 Sundsvall 행 2층 버스가 도착해있었다. 우리 버스가 올 때가 다되었는데,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우리 버스도 저 버스처럼 좋은 버스면 좋겠는데.... 순스발로 가는 버스 아저씨가 짐칸 문을 닫고 출발하시려는 듯 운전석으로 향하셨다. 그런데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출발시각이 우리랑 비슷하다. 게다가 버스 번호가.... 같다! 아저씨게 냉큼 뛰어가서 여쭤봤다. 혹시 이 버스 룰리오로 가는 버스인가요? 그렇다고 한다. 아! 여태껏 보고만 앉아있었던 우리는 뭐가 되는 걸까! 급하게 버스에 짐을 싣고 2층으로 올라가 앉았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룰리오 행 버스를 탔다. 게다가 검표도 제대로 안하신 채 우리 말만 듣고 인터레일/유레일 패스 무료 혜택을 해주셨다. 올레!!

버스 창에서 밖을 보니, 지나가는 풍경들은... 핀란드와 어찌 다른지 구체적으로 집어낼 수 없었지만 여튼 멋있었다. 그래도 몇 가지 신기한 점이 있었다면 유독 스웨덴 국기가 펄럭이는 집들이 많았다는 점과 태국 국기가 걸린 집, 혹은 태국 음식점이 눈에 많이 띄었다는 것 정도였다. 나는 안 자야지 안 자야지 하다가 결국 헤드뱅잉을 좀 했다. 아마 중간에 탔던 스웨덴 청년(이라고 해봤자 고등학생들)들은 웬 아시아인이 스웨덴 구석까지 와서 정신없이 자는 모습이 신기했지 않았을까 싶다. 나라도 신기햇을 것 같아.... 


<다음에 계속...>




유명무실한 세관. 도대체 이 곳에선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무척 궁금했다. 막 여기로 배정받으면 좌천 받은 기분이지 않을까, 아냐 오히려 평온할거야, 그래도 전쟁나면 바로 제 기능해야할텐데? 그치만 막는 길도 없는 걸...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많이 했었지.... 



하파란다(Haparanda)에서 찍은 사진들. 아무래도 토르니오와 바싹 붙어있고 실질적으로는 거의 한 마을이나 다름없어서 그런지 이곳저곳에 핀란드어도 같이 병행해서 많이 기재를 해두었었다. 핀란드의 경우 스웨덴어 사용 인구가 일정 수준이 넘으면 스웨덴어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스웨덴은 그렇지 않다. 위의 사진에서도 밑의 회색글자는 핀란드어고, 밑의 Auki라는 것도 핀란드어다. 



2층버스 만세! 맨 앞자리였다면 더 좋았을텐데.... 날씨가 무척 좋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께미에서 탄 1시간짜리 버스가 가장 기분 좋은 버스 여행이었던 것 같다.





NOTE |  께미(Kemi) - 토르니오/하파란다 (Tornio 혹은 Torneå / Haparanda 혹은 Haaparanta), 하파란다 - 룰리오 (Luleå, 발음은 저도 모릅니다ㅋ 그냥 제 마음대로 부릅니다.) 구간은 인터레일, 유레일 패스 소지자의 경우 특정 버스 노선에 한해 무료탑승이 가능합니다. (역순도 가능)

먼저 께미에서 스웨덴으로 이동하는 방법(혹은 반대)에 대해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아무래도 나름 국경을 넘는 버스인지라 생각만큼 간단하게 정보를 찾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핀란드 내에서 버스 이동을 할 때에는 www.matkahuolto.fi 에서 검색하시면 손쉽게 정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가 고전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특정 버스 회사'의 정보를 제대로 찾지 못해서였습니다. 인터레일 패스 소지자의 경우(R군의 경우를 보았을 때 유레일패스도 해당하는 듯 합니다) Veljekset Salmela Oy 버스에 한해 Kemi-Tornio/Haparanda 구간을 무료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교통비가 살인적인 북유럽에서 이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죠! 이 회사의 버스를 타시면 어떤 건 토르니오까지, 어떤 건 하파란다까지 이동을 합니다. 둘 사이의 거리가 그리 멀지는 않지만, 저의 친구 홍처럼 겨울에 오신다거나, 혹은 짐이 있으시다면 어떻게든 발로 움직이는 거리를 줄이는 게 좋겠죠. 시간표는 미리 확인하고 갑시다. 버스 시간표는 다음 사이트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1) Matkahuolto (http://www.matkahuolto.fi)
핀란드의 전 노선 시간표를 모아둔 사이트입니다. 제 생각엔 핀란드 정부에서 운영하는 뭐 그런 것인 것 같은데, 여튼 그건 넘어가고, 각종 회사의 시간표들을 거진 다 검색할 수 있습니다. 영어 서비스도 있으니 무척 간편해서 자주 애용했습니다.

2) Veljekset Salmela Oy 버스 웹사이트 (http://www.veljeksetsalmela.fi)
인터레일 패스 및 유레일 패스 소지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버스 회사 사이트입니다.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면 핀란드어 서비스만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어차피 버스 사이트까지 들어가시는 경우는 저처럼 공짜버스를 이용하시기 위한 것일테니 께미-토르니오/하파란다 및 왕복 시간표 링크만 걸어드리겠습니다. 
http://www.veljeksetsalmela.fi/hakemisto.html 에 가시면 전체 노선 구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중에서 선택하시면 되는데, Talvi는 겨울, Kesä는 여름을 뜻합니다.
http://www.veljeksetsalmela.fi/ketokesa.htm 께미-(토르니오)-하파란다(Kemi-Haparanda) 2010년 여름 시간표입니다. 
http://www.veljeksetsalmela.fi/tokekesa.htm 하파란다-(토르니오)-께미(Haparanda-Kemi) 2010년 여름 시간표입니다.
참고로 M-P는 월-금을, L는 토요일, S는 일요일 운행을 뜻하고, 시간표에 기재된 모든 시간은 핀란드 시간을 기준으로 작성되어있습니다. 그리고 RT.AS (Rautatieasema)는 기차역, L-A.AS(Linja-auto asema)는 버스역을 뜻합니다. 꽤 자주 출발하긴 합니다. 참고로 께미역의 경우 께미역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쭉 화살표 따라 걸어가니 주차장 쪽에 버스가 서있더군요. 

어떤 방식이든 토르니오/하파란다 구역을 넘어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계를 한 시간 당기거나 늦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핀란드에서 스웨덴으로 넘어갈 땐 한 시간을 당기고, 반대로 스웨덴에서 핀란드로 넘어갈 땐 한 시간을 늦춥니다. 핀란드가 오후 3시일 때 스웨덴은 오후 2시입니다. 핀란드가 한 시간 빨라요. 이거 까먹으면 버스 정류장 등에서 계피보는 수가 생깁니다....


덧붙여서 하파란다(Haparanda)에서 룰리오(Luleå) 구간의 무료 운행은 Länstrafiken Norrbotten 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딱 그 구간만 가능합니다. (http://www.ltnbd.se/, 영어 페이지도 있습니다.) 여기로 가셔서 노선 이름들을 잘 살피시면 됩니다:  http://www.ltnbd.se//?pageid=14

이 동네 버스 시간표를 보실 때 주의해야할 점은 운행 날짜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겨울, 여름 등 시즌에 따라 운행 일정이 많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날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스웨덴어의 경우 M-F는 월-금, L은 토요일, S는 일요일을 뜻합니다. 스웨덴어는 영어랑 비슷하니 나머지는 뭐 문제 없을겁니다. 



※사진, 글 등 모든 내용의 저작권은 디디에게 있습니다. All Rights Reserved by DeeD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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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크만 백화점의 'Hullut Päivät"

1년에 한 번 있는 Hullut Päivät (Crazy Days)! 

무엇인고 하니, 한국으로 치자면 바겐대세일 쯤 되겠다. 시내에는 온통 노란색 봉지/가방을 들고다니는 사람으로 빼곡했다. 매년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5일간 진행되며, 매일 날마다 세일품목이 조금씩 달라진다. 별의 별 물건이 세일 품목으로 올라가는데, 뭐 옷이라든가, 가전기기, 음식 등등이 있겠다. 아, 그리고 특히 비행기표 특가할인이 또 있겠다.



요렇게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난리도 아니다. 온통 노란색으로 도배해놨다. (아마 예전까지는 5일동안 하지 않았나보다. 원래 헬싱키시내 가게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일요일엔 거의다 문을 닫았었는데 올해부터 일요일에도 낮에 잠시 문을 열게 되었다.) 밑에 있는 저 버튼들을 클릭하면 광고 책자가 촤라락 뜬다. 스토크만 1층에 있는 책방도 포함되어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딱히 싼지는 모르겠다. 비행기 티켓은 그래도 좀 싸긴 싸던데 (서울 생각만큼 싸지는 않았음) 나머지는 글쎄... 
사실 브로셔 보다가 마침 DVD에 '바시르와 왈츠를' DVD를 5유로에 판다고 해서 낚여서 어제 다녀왔다. 




사진이 임팩트가 약하다 쯔쯔... 실제로 보면 굉장하다. 아주 노란색으로 난리도 아니다. 빵 코너에 가면 Hullut Päivät용 케이크(케이크라기보단 torttu...)도 만들어 팔고, 과자니 빵이니 온통 노란색 아이싱으로 도배를 해놨다. 점원들도 모두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열심히 돌아다니고. 
그리고 사람들도 그렇게 많을 수가 없다.
사진에는 무척 적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꽤나 정신적으로 지치게 만들 정도의 인원이 복닥복닥 모여있다. 맨 밑에 사진에도 티는 잘 안나지만 노란 봉투를 손에 든 사람이 셋 넷 있다. 길가다보면 가관이다. 진짜 다들 하나씩 들고 다니는 것 같은 기분.

어쨌든 바시르와 왈츠를 DVD에 낚여서 스토크만에 갔고, 나는 정작 그 DVD는 찾지 못한 채 엉뚱한 것만 사왔다. 원래 사려고 벼르고 있던 이어폰 하나랑 (근데 사자마자 소리가 한 쪽만 들리는건 뭥미? 교환받으러 가야겠다) 음악 CD 두 장, 핀란드 영화 DVD 하나.(FC Venus라고, 내 남자 길들이기인가? 독일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쉽게 말해서, 낚였사옵나이다 허허허허ㅓ DVD 몇 장 더 낚아오려고 했는데 대부분이 미국 영화였고, 그나마 있는 핀란드 영화도 뭐 아는게 있어야 사오지 싶어서 말았다. 

이 스토크만의  Hullut Päivät과 관련해여 흥미로운 이야기를 몇 가지 들었는데;

1. 헬싱키 시내에는 백화점이 몇 개 있다. 그 중 또 하나가 Sokos (소코스) 백화점인데, 요 소코스에서는 스토크만을 견제하기 위해서  Hullut Päivät 2주 전쯤에 '3+1 Days'라는 세일기간을 가진다고 한다. 하지만 그 위력은 스토크만의  Hullut Päivät에 미치지 못함.

2. 스토크만의  Hullut Päivät에 대해서는 이 말 저 말이 많은 모양이다. 일단 하나, 스토크만은 이미 비싼 백확점이다. 얘네가 세일해봤자 얼마나 싸겠는가의 문제가 있다. 실제로 옷이라든가 음식물이라든가, 별로 싸다는 느낌을 못받았다. DVD랑 CD는 확실히 쌌다만...
둘, 스토크만 백화점의  Hullut Päivät에 대한 일종의 고정관념이 있다. 그거슨 바로!!!!!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 간다는 것이었다.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 노란 가방 여러 개를 들고 엄청 천천히 걸어다닌다는 그런 거? 그래서 내가  Hullut Päivät에 스토크만에 다녀온다/다녀왔다고 했을 때 대단하다, 살아돌아왔네 등의 말을 듣고 오히려 내가 깜짝 놀랬다.

3. 사실 이번에 서비스직원노조(PAM)에서 24시간동안 파업을 했다. 금요일부터 토요일 새벽 6시까지. 그리하여 모든 가게는 아니더라도 각종 크고 작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었다. 물론 스토크만은 닫지 않았음.


왠지 한국의 대바겐세일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위력을 발휘하는 행사인 것 같다. 오늘 이어폰 환불과 CD랑 DVD 보려고 갔다가 식겁하고 그대로 돌아왔다. 사람이 어찌 그리 많을 수 있는지; 헬싱키에 이리도 사람이 많았었나 싶기도 할 정도로. 

헬싱키는 은근 숨은 저력을 발휘하는 곳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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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신용카드를 분실했을 때!
으허헝 ㅠㅠㅠㅠ 얼마 전에 뚜르꾸 놀러갔다 왔는데 정신차려보니 지갑에 신용카드가 없다. 한국카드, 핀란드현지카드 둘 다 없다!!!으허헣허헣헣 별 일 없이 평화롭게 살다 귀국하는군! 하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런 대형사고를 터뜨릴 줄이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드 분실을 발견한 것은 저번 주 목요일 저녁 (4월 1일)이었다. 4월 2일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쭉- 은행이 부활절 휴일기간으로 인해 문을 안 여는데 말이다.

잠시 패닉했지만 사람도 별로 없는 핀란드에서 잃어버렸으니 도둑맞은 것은 아닌 것 같아 다시 진정했다.

한국 카드의 경우 손쉽게 카드 정지를 시킬 수 있었다. 내껀 농협 BC 카드였는데, 해외 사용자들을 위해 24시간 콜센터가 있어서 곧바로 연락을 취했고 카드는 정지되었다. 하지만... 카드 재발급을 위해서는 직접 방문을 해야한다는 것이 큰 문제였다. 나는 때마침 무슨 가족 서비스에 가입이 되어있어서 가족 중 한 명이 은행에 방문하여 카드를 재발급 받고 나에게 우편으로 부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무슨 위험한 소리란 말인가. 어쨌든 이는 뒤로 미뤄두고...문제는 핀란드 카드인데...

나는 Nordea 은행에서 발급받은 Visa Electron. 외국인이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라고 해봤자 이 정도인 걸로 알고 있다. 곧바로 Netbank (온라인 뱅킹)에 접속해보니 빠져나간 돈은 없는 듯 했다. 은근 뭔가 많이 헷갈리게 되어있는 Nordea 홈페이지를 뒤져보니 번호가 나와있다.

Nordea 신용카드 분실시: 
-업무시간 내 (월-금 10.00-16.30) : 0200 70 000
-업무시간 외 (24/7) : 020 333

나는 업무시간 외였기 때문에 후자에 전화했다. 질문 내용을 되새겨보니 아무래도 020 333 이건 중앙집중형 카드분실센터인 것 같다. 즉, Nordea 만이 아니라는 거. 어쩌면 정부 유관 기관일지도 =_= 왜냐하면 내 Social security number을 물어봤다. 

자,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보통 social security number가 있으면 바로 카드를 정지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단기체류 학생이자 외국인인 나에겐 그런 번호가 없었고, 이 사람들도 곧바로 카드 정지를 시킬 수 없었다. 그리하여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Nordea에 연락은 취해놓겠지만 은행이 문을 여는 다음 주 화요일에나 처리가 될거라고 말했다.

아...
이런 -_-

난 매우 열받았었지만 내 업보인걸. 카드를 누가 훔쳐간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ㄷㄷㄷㄷ 카드 분실 상태로 알면서도 5일을 대기해야하는 심정 ㅠㅠㅠ

그리하여 오늘 화요일이 되었고 난 은행을 갔는데...
카드 정지가 안되어있었다! 분실신고고 뭐고! 제기랄!!! 그 자리에서 바로 정지시키고 새 카드를 신청했다. 새 카드를 신청하면 1~2주가 걸린다고 한다. 그 때까진 직접 은행가서 돈 빼써야한다 OTL (핀란드 은행에서 돈 뺄 때 필요한 것은 통장과 신분증이 아닙니당.. 여권 하나면 오케이!) 

그리고 한국 신용카드의 경우 정지는 되었지만 한국 돌아가기 전까지 발급 받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부모님께서 처리해주셔도 좋지만 어차피 우편으로 보내기엔 너무 위험부담이 크다.

결론:

1. 한국 카드를 잃어버렸을 경우 : 
-해당 회사의 해외 이용객 전용 번호를 이용한다. (인터넷 전화여서 그런가; 한국 센터에서 민번 넣는 데에서 자꾸 오류가 ㅠㅠ) 
-하지만 해외에 있는 동안 재발급 못받는 수가 생긴다. 

2. 핀란드 현지 카드를 잃어버렸을 경우:
-되도록이면 영업시간 내에 은행을 방문하거나 은행 고객 센터에 연락을 한다. (그래야 즉각적인 처리가 가능하다. 당신은 외국인이다... 잊지마시길....2년 이상 계시는 분들은 SSN이 있으니 문제 없을 수도 있지만...)
-부득이하다면 24/7 서비스에 전화를 걸어 신고를 한다. 신고를 하고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은행에 찾아가서 정지 여부 및 잔고를 확인한다.

3.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
 잃어버리지 말자...


진짜 5일 동안 서랍에 꿈쳐놓은 내 피같은 비상금을 깼다. 이 비상금 마저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은행이 4~5일 간 문을 닫으니 돈을 꺼내러 갈 수도 없고 ㅠㅠ 진짜 해외에서 돈 없으니 답도 없고 캐서럽더라...

앞으로 2주간 은행 가야겠구나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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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특별한 음식

제목 맞게 썼나 모르겠다. 핀란드어 시간에 배운 걸 어디 써먹을 곳이 있어야지... 애꿎은 불로그에나 맨날 쓰는 것 같다. 어쨌든! 이 나라 사람들은 뭔가 특별한 날만 되면 특별한 빵… 같은 걸 잘 먹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야 설날엔 떡국, 추석엔 송편- 같은 게 있지만, 여긴 유난히 더 그런 것도 같고. 처음엔 정신 없어서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이기 시작한 이 범상치 않은 음식들! 일단 사진을 가지고 있는 것들만…

 

1. 글뢰기 (Glögi)

크리스마스 쯤 되면 마시는 음료. 크리스마스 마켓이 서거나 하면 종종 팔곤 한다. 따뜻한 와인에 계피 등등을 넣어서 마시는 건데, 때때로 와인이 아니라 포도 주스를 이용하기도 하는듯. 이거 진짜 누가 만들어 파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맛있는 글뢰기는 진짜 크 ~~ 또 먹고 싶다! 마시면 정말 온 몸이 따뜻해지는게, 북유럽에 이렇게 어울리는 음료도 없을 듯! 핀란드에선 글뢰기라고 하지만 스웨덴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선 글뢰그(Glögg)라고 부르는 듯 하다. 영어로는 주로 Mulled Wine이라고 부름. 간혹 Hot Wine 등을 팔기도 하는데, 낚이지 말자. 라트비아 리가에서 Hot Wine이라고 하길래 글뢰기인줄 알고 사서 마셨는데… 진짜 와인을 따뜻하게 데운 것이었다. 흐…

크리스마스 기간이 되면 마트에 요렇게 팩에 넣어서 나오기도 한다:

(참고로 오른쪽은 핀란드산 우유다. 마트에 가면 핀란드산이랑 스웨덴산 우유가 있는데, 핀란드산이 몇 센트 차이로 좀 더 비싸다. 핀란드산 우유를 마시면 핀란드 낙농업에 기여한다고 광고하는 걸 본듯하다. 핀란드가 또 유난히 국내산 / 수입산에 민감함…)

2. 라스키아이스뿔라 Laskiaispulla

Laskiais sunnuntai(라스끼아이스 일요일)랑 Laskiais tiistai(라스끼아이스 화요일)쯤에 먹는 빵이다. 솔직히 말해서 Laskiais가 뭔지 아직도 모르겠다. 종교적인건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여튼 Laskiais 이 날에는 썰매를 타거나 스키를 타는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고 요 Laskiaispulla를 먹는다. Pulla(뿔라)란 핀란드식(?) 달콤한 빵을 말한다. Sweet bun… 주로 커피 마시면서 먹곤 한다. 얌냠! 다음에 Laskiaistiistai에 찍은 사진을 좀 올려야겠구만ㅋㅋ 참고로 썰매 타는 것을 핀란드어로 läskiä라고 했…던 것 같다. 기억이 가물가물 –_-뭐 비슷한 말이었다. 영어로 Laskiaistiistai는 Shrove Tuesday라고 부른다. 대충 2월 중순경이었다… 2월 15일? 16일 그 쯤!'

 

3. 루네베린또르뚜 Runebergintorttu

크~ 내가 여기 와서 먹어본 ‘특별한’ 빵들 중에 가장 좋아했던 거 +_+ 핀란드의 ‘민족적인’ 시인 루네베리를 기념하는 Runebergin Päivä (루네베리의 날)에 먹는 빵이다. 빵이라기보단 케이크라고 해야하나? 생각보다 무거운 빵?케이크?타르트? 뭐 그런건데 맛있다! 얘도 어디서 구하느냐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지만, 싸구려로 구입한 내 것조차 맛있었으니 비싼 건 더 맛있지 않을까… 기회가 되면 나도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임 ㅎㅎㅎ 별로 달지도 않고!

 

4. ????

제발 누가 이름 좀 알려주세요!

크리스마스 때 먹는 빵인 거 같은데!

 

5. 개봉박두 맘미 Mämmi

이제 곧 부활절이다. 부활절이 되면 핀란드인들은 초콜렛 달걀 (suklaa muna)…을 먹는다. 애들이 먹는다 애들이. 부활절 달걀. 그리고 무엇보다도 맘미/맴미 Mämmi 라하는 공포의 음식을 먹는다. 이거 아직 내 냉장고에 고이 앉아계신다. 다음에 시식 후기를 사진과 올리겠다. 어떻게 생겼나면, 말그대로 진흙처럼 생겼다. 묽기도 진흙같은데… 진짜 보고 앗 저거슨 진흙! 심지어 소똥같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헛헛. 맛은…. 엄청나다고 한다. 참고로 핀란드 음식들은 대부분 그리 맛있는 편은 아니다. 약간 칼로리로 승부하는 느낌. 맘미의 경우 우유나 생크림을 넣고 같이 먹는다고 한다. 취향에 따라 설탕도 듬뿍 넣는 모양. 참고로 유툽에서 보니까 고든램지가 맘미 먹은 후에 쌍욕을 남발하덥디다. 아 물론 마음에 든건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것…..

 

핀란드 음식… 별로 기대도 안했고 솔직히 기대할 것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pulla 종류랑 글뢰기는 너무 좋았다! 물론 루네베리 케이크도! (근데 이건 비싸서 안습 ㅠ) 핀란드는 가공식품보단 베리 (marja)나 버섯 같은 것들이 맛있다. 특히 야생베리의 천국이다! 한국에선 듣도보도 못한 베리들을 잔뜩 먹을 수 있다! 블루베리도 미국산과 다르게 조그마한게 맛있다! 다음에 베리 특집도 올려야지.

 

이젠 전 과제하러 갑니다 바이킹에 대해서 리딩해야해용 뿅.

 

덧) 핀란드도 바이킹 권이긴 하지만 딱히 바이킹문화/스칸디나비아문화중심지라곤 할 수 없다… 여긴 또 문화 언어 이런걸로 들어가면 스칸디나비아와는 다른 곳이라서 ㅎㅎ;; 솔직히 핀란드는 변방임 변방… 그래도/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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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핀란드 원자력발전소

요즘 왜 이리 원자력 깡통도 돌아다니고 사람들도 얘기하는가 했더니 원전 짓는 걸로 말이 좀 많은가보다. 이번에 핀란드에서 6번째 원자력발전소를 짓는데, 여기에 반대하는 움직임들을 나도 좀 봐왔으니까. 얼마 전에 YLE (핀란드 국영방송사… 만약 민영이라면 아마 지분의 대부분을 국가가 갖고 있을 것이다. 여기는 이런 곳.)에서 핀란드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정확히는 YLE가 여론조사 회사에다가 하청한거지만 여튼!) 결과보니 반 정도는 반대하고, 30퍼센트 정도는 찬성하는 모양이었다.

학교에서 밥 먹고 있는데 쳐들어온(?) 원전 깡통들. 그 때는 뭔가 했는데 생각해보니 원자력 발전소 반대 시위 (찬성…일 수도 있나? 찬성은 아닐 것 같은데;) 였던 것 같다. 학생들이 안에 들어가서 뭐라고 말하는데 학교 식당이 시끄러워서 하나도 안 들렸음 ㅠ

 

요건 엊그제 토요일에 Earth Hour 행사를 Esplanadi에서 한다고 해서 갔을 때 본 거. 사람들이 들고 있었다. 사진이 잘 보이나 모르겠다. Turn off Nuclear Power and not just for 1 hour. 1시간만이 아니라 (계속) 원자력 전기를 꺼주세요 … 뭐 대충 그렇게 말하면 될라나. 참고로 Earth Hour은 지구를 생각한다는 취지에서 1시간 동안 소등하는 방식으로 일시적으로 전기 사용량을 확 줄이는 전세계적인 행사다.

 

요건 관계가 있다면 있는거고 없다면 없는거인듯. 핀란드에서의 우라늄 채굴 반대 내용이다. 독일계 NGO에서 배부한 것 같은데. 주소는 핀란드 노동 경제부…라고 해야 하나.

 

핀란드 떠날 때 다되어가니까 이런 사회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전까지는 그냥 뉴스고 뭐고 모르고 지냈는데;ㅋㅋ 올해 들어서는 나름대로 뉴스도 따라가고 있어서 뿌듯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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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장기 (한국식 장기와의 비교)

이 곳 헬싱키에는 비교적 외국인이 적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꼬마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쳐다본다거나 하는 일은 많이 겪어봤다. 하지만! 그런 핀란드 역시 선진 정보화 국가를 표방하는바 –_-ㅋ 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리고 곧 더더욱 그러할 중국의 손아귀에서 자유롭지는 않았다! 몇 년 전부터 중국은 자국의 문화 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전세계에 ‘공자 센터’ 를 설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헬싱키대학교 역시 예외가 아니며, 헬싱키대학교에는 버젓이 ‘공자 센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헬싱키대학교 공자센터 - hyvaamatkaa.tistory.com

 

여기서도 볼 수 있듯이 알렉산테리 산하 기관이다.

우리 핀란드어 수업 중엔 리 사라는 중국 언니가 있는데, 이 언니 어머니가 이 공자센터에 방문학자 비슷한 걸로 계시는 모양이었다. 만나 뵙기 전까진 몰랐지만서도. 여튼! 언니 말로는 토요일에 중국식 장기 어쩌고가 있다고 놀러 오라고 했다. 중국식 장기! 저번에 얼핏 다른 중국애한테 설명을 들었는데 뭔가 이것저것 달랐던 것 같긴 하다. 나른한 토요일 오후, 실컷 늦잠 자고 뒹굴뒹굴 하다가 이렇게 살면 안될 것도 같고 중국식 장기 한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서 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곳에 가니 알고보니 무슨 장기두기 대회가 있었던 것이었다. 어쨌든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꽤나 반겨준다. 대부분이 중국인이었고 몇몇 핀란드인들도 있었고. 공자센터 원장이라는 분이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까지 반겨주셨다. 이분 일본에서 11년이나 사셔서 일본어도 잘하신단다 후덜덜. 엄청 서글서글해보이시는 할아버지였다. 어찌되었든 나는 리 사 언니와 빈 테이블 하나 차지하고 앉아서 장기를 두기 시작했다.

중국식 장기판 - hyvaamatkaa.tistory.com

 

리 사 언니와 두던 장기. 원래 난 한국식 장기도 잘 못 둔다. 중학교 때 어깨너머로 배운 게 전부이기도 하고, 원래 머리 쓰는 게임을 잘 못한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생각보다 중국식 장기가 많이 달랐던 것이다! 아니 엄청 다른 건 아닌데 디테일이 틀리니까 나도 헷갈리고 너도 헷갈리고 모두가 헷갈리고 ㅠ 마침 거기 있던 핀란드 분 하나가 한국식 장기도 알고 계셔서 이것 저것 설명해주셨기에 망정이지. 마치 처음부터 다 배우는 기분이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중국식 장기와 한국식 장기의 차이점에 대해서 논해봅시당!

1. 먼저 장기판이 다르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전체적인 모양은 같지만, 중국식 장기판엔 중간에 ‘강’이 흐른다. 내가 어제 배운 바로는 이 강이 쫄에게만 중요해진다. 한국식 장기와는 다르게 쫄/병은 강을 건너야만 가로로 다닐 수 있게 된다.

2. 배열이 살짝 다르다.

2-1) 한국식 장기에서는 상과 마의 위치가 바뀔 수 있다. 하는 사람 마음이지 뭐. 그런데 중국식 장기에서는 이 자리가 고정이 되어있다. 반드시 차-마-상의 순서여야 한다.

2-2) 장군의 위치가 다르다. 한국식 장기는 장군이 X자를 그리는 저 칸 가운데에 들어 앉아 있지만 중국식 장기는 맨 뒷줄에 다른 말들과 함께 쪼르르 서있게 된다. 즉, 장기 두는 사람에게 가장 가까운 줄은 차-마-상-사-장군-사-상-마-차 의 순서로 말이 놓이게 된다. 한국식 장기에서는 차-상(마)-마(상)-사-없음-사-마(상)-상(마)-차의 순서인데 말이다.

3. 룰이 살짝 다르다.

다른 룰은 모르겠고, 중국식 장기에서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면 패배라고 한다. 한국식 장기에서는 그냥 대충 한 수 무르고 계속 하기도 하는데 말이다.

4. 장기말이 다르다.

장기판에서 보면 글자가 다르다. 예컨대 한국식 장기에는 초나라의 초(楚)와 한나라의 한(漢)이 각각의 장군에 쓰여져 있는데 중국식 장기에선 장수 장(將)과 장수 수(帥)가 각각의 장군에 새겨져 있다. 또한 한국 장기는 초나라 진영은 초서체인가 여튼 다른 글자체로 쓰여져 있다. (덕분에 한자에 약한 저는 처음에 헷갈려서 쥐쥐 많이 쳤습니다 ㅠㅠ) 중국식 장기는 딱히 그렇다기 보단 오히려 동음이의어를 써두었다. 예컨대 사만 해도 한쪽은 선비 사(士)를, 다른 한쪽에는  벼슬할 사(仕)를 새겨놨다. 상 역시 하나는 코끼리 상(象)으로 해놓고 다른 하나는 相을 새겨놨다.

5. 말들의 움직임이 다르다.

요건 말로 설명하면 복잡하니까 사진을 좀 써먹어야겠다 두둥.

5-1) 졸(卒)의 움직임

쫄 움직임 - hyvaamatkaa.tistory.com 

(노가다의 산물이다. 사진 잘 보면 스탬프 자국이 덕지덕지 –_- 억지로 쫄을 움직이느라;)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쫄은 강을 건너기 전까지는 전진만 가능하다. 강을 건넌 후에서야 횡으로도 움직일 수 있다. 한국식 장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첫 수 중에 하나가 쫄을 가로로 움직인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장기 두는 입장에서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일례로 노가다의 산물인 사진을 잘 들여다보면, 쫄병 가의 경우 좌우로는 움직일 수 없고 O가 표시되어있는 곳으로만 전진이 가능하다. 물론 움직이는 순간 앞의 쫄에게 먹히겠지.
반면 쫄병 나의 경우 한국식 장기와 같이 전진도 가능하고 좌우(이 경우엔 우)로도 움직일 수 있다. 전진하면 저 쫄병은 먹을 수 있겠지. 여기서 재밌는 것은, 쫄병 나가 우로 움직여도 저쪽 쫄은 쫄병 나를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저쪽 쫄병은 강을 건너지 않았기 때문! 중국식 장기를 둘 땐 이 점을 잘 숙지해야 안 헷갈릴 것 같다;

5-2) 포(砲/包)의 움직임

  포의 움직임이 한국과는 좀 많이 다르다. 여기서 전 무지 헷갈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포는 상대 말을 잡아 먹을 때 말고는 말을 뛰어넘을 수 없다. (달리 말하자면 말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건 상대 말을 먹을 경우.)
-포가 상대 말을 잡아 먹지 않을 때는 차와 같이 가로 세로로 움직인다.
-그러나 차와 같이 가로 세로로 움직이면서 말을 먹을 수는 없다.
-포는 (물론 상대 말을 잡아 먹을 때) 포를 뛰어넘을 수 있다.

말로만 하면 감이 안 오니까 또 사진을 참고해봅시당.

포 움직임 - hyvaamatkaa.tistory.com

이 사진에서 포 [가]는 O를 친 곳으로는 움직일 수 있게 된다. X를 친 곳으로는 움직일 수 없다. 한국 장기였다면 병 먹는 거 말고는 O를 친 어느 곳으로도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X 친 곳으로 가능했겠지만 말이다.

좀더 리얼하게 보기 위해서 다음 사진을 보자면:

 

포 움직임_2 -hyvaamatkaa.tistory.com

먼저 포 [나]를 보자. 포[나]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는 모든 곳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한국 장기와는 반대로 오히려 X를 친 곳으로는 이동이 불가하다. 한국 장기와의 아주 결정적인 다름이라면 다름이다. 복습을 좀 하자면, 포[나]의 왼쪽에 있는 병은 포[나]를 건드릴 수 없다. 강을 아직 안 건너서 횡으로의 움직임이 불가능하다.

다음 포[다]를 보자. 포 [다]는 현재 좌 우 한 칸 씩 움직일 수 있으며, 피비린내 나는 –_-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 병을 건너 뛰어서 상대방 졸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X를 친 곳으로는 이동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한국 장기였다면 이동이 가능했겠지만. 만약에 다와 상대방의 졸 사이에 있는 병이 포라면? 그래도 여전히 포[다]는 졸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 장기에선 포가 포를 뛰어 넘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결국 중국식 장기에서의 상대편 말을 먹을 때 외의 포의 움직임은 한국식 장기와는 또 정반대가 되어버린다; 리 사 언니랑 장기 두면서 포 때문에 엄청 물먹었다; 헷갈려서;;

 

5-3) 상(象)의 움직임

지금 이 글 시작한 거 엄청 후회 중이다; 2시간째야 2시간 째;

포에 이어 상의 움직임도 상당히 다르다. 요건 사진 한 방이면 될 듯.

상움직임 - hyvaamatkaa.tistory.com

중국식 장기의 상은 저렇게 2X2 정사각형의 대각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아마도 한국식 장기 혹은 마와 마찬가지로 막혀 있으면 못 지나갈 듯.) 한국식 장기였다면 사진의 X가 그려진 곳으로 움직일 수 있었겠지만 (아 물론 움직인 순간 상대편 마에게 먹히겠다만-_-) 중국식 장기에서는 O가 그려진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확실히 한국의 상과는 성질이 많이 다르다.

 

5-4) 장군과 사(士)의 움직임

일단 앞에 나온 위치 얘기부터 언급하고 지나가자. 만약에 요게 한국식 장기였다면 장군의 위치는 달랐을 것이다:

장군 위치 - hyvaamatkaa.tistory.com <- 요렇게.

그러나 이거슨 중국식 장기 후훗. 중국식 장기에서의 장군과 사의 움직임은 한국식 장기보다 빡빡한 편이다.

사 움직임 - hyvaamatkaa.tistory.com

사(士)는 대각선 줄을 따라서만 이동이 가능하다. 물론 한 번에 한 칸. 따라서 사진의 X 부분은 중국식 장기에서 사가 죽었다 깨어도 갈 수 없는 곳들이다. 한국식 장기라면 어느 방향이든지 X도 한 두 번 움직이면 다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말이다.

장군_움직임 - hyvaamatkaa.tistory.com

장군은 가로 세로로만 이동이 가능하며, 대각선 이동이 불가능하다. 요건 포샵으로도 건들기 지나치게 귀찮아서 그냥 그림만 그렸다… 다음 CS5인가 여튼 그거 나오면 극복 가능할지도.. 여튼! 만약 장군이 정중앙에 있다고 치자. 장군이 사각형 오른쪽 위나 왼쪽 위의 구석탱이로 가고 싶다면 한국식 장기에선 한방에 대각선줄 타고 가면 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식 장기에선 장군은 대각선 줄을 타지 못하므로 위로 갔다가 옆으로 가든, 옆으로 갔다가 위로 가든 2번 움직여야 할 것이다.

 

 

 

헉헉 이제 다 한 듯… 말과 차의 움직임에서는 한국식이나 중국식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가운데 흐르는 강은 그냥 쫄에 관한 것이 아니고서야 무시해주면 된다.

이 밖에 다른 점이 또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난 좀 날림으로 배워서;;

처음에 딱 시작할 때, 한국식 장기였다면 난 잘 못하니까 일단 쫄을 옆으로 움직이고 봤을텐데 중국식 장기에서는 어찌해야할지… 리 사 언니가 그러는데 보통 포를 장군 앞쪽으로 이동 시킨 후, 상대방은 마를 쫄을 먹지 못하는 위치로 움직인다고 한다. 뭐 그렇다고.

 

아이고야 괜히 글쓰기 시작했다 ㅠ 여튼 어제 언니한테 처음엔 승승장구하다가 나중에 깨지고, 기념품으로 무슨 유리에 달만한 조그마한 인형 받아왔다 ㅋㅋ 그나저나 장기판 탐나더라 큼직큼직한 것이…. 난 언제쯤 장기고 체스고 좀 잘 둘 수 있게 될까 ㅠㅠ 솔직히 전 머리 쓰는게 너무 힘듭니다 ㅠㅠ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할 때도 무조건 물량공세로 나갑니다; 전략같은거 못 세움;; 심지어 중학교 시절 친구와 체스를 둘 때 내가 뭔 말을 움직이면 친구가 ‘내 니 그리로 갈 줄 알았다’ 하고 보란듯이 발라버리곤 했었다죠 ㅠ 흑흑 ㅠ

여튼 2시간 반? 3시간 만에 글 하나 완성.. 이제 나갈 시간!

혹시 틀린 점 있거나 추가해야할 점 있을랑가 모르겠습니다. 알게 되면 또 추가해야지! 이상 끝!

 

+진짜 근성으로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불펌하지 말아주세요 ㅠㅠ

 

장기 두는 사람들 - hyvaamatkaa.tistory.com

(2010년 3월 27일 토요일, 헬싱키대학교 공자센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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