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 3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과 터키 여행 기록. 북유럽 여행기 업로드도 안했는데, 삘 받아서(?) 올리기로 함.
그냥 둘을 묶어서 여행한 거라 한 폴더에 넣어두지만 실제로는 따로 분리해서 올려야겠다.
다음은 여행 개요:
여행 기간: 2009년 12월 23일 ~ 2010년 1월 12일
여행한 사람: 나랑 대학교 친구. (친구는 가명으로 꼼 씨라고 해두자.)
여행 컨셉: 무계획
여행 동기: (아니 도대체 왜 이런 요상스러운 여행을 하게 되었는가?)
1) 난 당시 핀란드 헬싱키에 거주하던 교환학생이었다. 그래서 발트 3국은 언젠가는 가봐야겠다고 굳게 마음은 먹고 있었다. 에스토니아야 쉽사리 다녀올 수 있었지만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는 가기가 좀 귀찮아서 여간 기회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때마침 겨울 방학이 다가 오고 있었다! 3주짜리 겨울방학이지만 겨울방학이다!
2) 때마침 친구 꼼씨가 헬싱키로 비행기를 타고 오겠다고 선언했다. 내가 있을 때 핀란드를 가보지 않으면 기회가 없으리라는 결의였다. 내가 있으면 숙박비도 공짜고 식비도 절약되고 북유럽 다닐 때 베이스캠프가 생기므로...
3) 원래 꼼씨는 동유럽(구소련이라고 하는 지역들)에 관심이 많았다. 예컨대 우크라이나. 그런데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발트 3국은 가야지!라고 빡빡 우겼다. 발트 3국은 합의가 되었다. 문제는 터키. 사실 난 해를 못 본지 너무나 오래되어 곰팡이가 되어 가고 있었다. 해가 너무 보고 싶었다. 때마침 에어발틱에서 터키 표가 싼 게 나왔고, 나는 꼼씨를 어르고 달래고 협박하여 터키 여행을 가게 되었다.
4) 계획 따윈 없ㅋ음ㅋ 어차피 에스토니아 가는 거야 3시간 반 짜리 배타면 그만이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계획이자 예약된 내역이라곤 오로지 빌뉴스-이스탄불 비행기와 이스탄불-헬싱키 비행기. 숙소도 예약하지 않았다. 어차피 비수기인걸 흥흥 하면서.
5) 나아가 당시 시험 기간이었던 나는 만화책을 보고 터키에 미쳐있었다. 물론 당시 꼼씨에게는 비밀이었다. 만화책의 배경이 되는 동네에는 근접하지도 못했으나, 매우 만족했던 경험들. 이래서 역사물을 작작 봐야한다. 암만 생각해도 복수 전공은 역시 동양사나 서양사를 해야 했어...
여행 루트:
먼저 발트 3국
12/23 핀란드 헬싱키 - 에스토니아 탈린
12/24 탈린
12/ 25 탈린 - 빌얀디 - 빼르누
12/26 빼르누 - 라트비아 리가
12/27 리가
12/28 리가 - 리투아니아 샤올라이 - 빌뉴스
12/29 빌뉴스
12/30 트라카이
12/31 빌뉴스 - (리가) - 터키 이스탄불
그 다음으로 터키 여행 일정:
(근데 터키 이거 은근 여행루트 표기가 잘못 된 것 같은데;;; 음.... )
1/1 이스탄불
1/2 이스탄불
1/3 이스탄불
1/4 이스탄불 - 괴레메
1/5 데링커유
1/6 그린투어 (데링커유, 이흐랄라 계곡, 셀림?)
1/7 괴레메-아바노스-파샤바-괴레메-데니즐리
1/8 데니즐리-파묵칼레-셀축
1/9 셀축
1/10 셀축-이스탄불
1/11 이스탄불
1/12 이스탄불 - (리가) - 헬싱키
참고사항: 우리는 정말 일정이 없어서 심지어 버스 정류장에 가서 다음 종착지를 결정하곤 했다. 이 여행 일정은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냥 끌리는대로 다니던 "결과"다. 이스탄불...에 오래 머문 것은 마음에 들어서였다... 숙소를 옮겨다니면서까지...ㅋ
원래 나는 여행할 때 정말 세세한 동선까지 다 짜는 편인데(북유럽 여행 때는 정말 장난 없었음...) 이 때는 정말 단순히 시간이 없어서 계획이고 나발이고 다 포기했다. 공부를 안 해갔다. 나중에 후회도 좀 했다. 하지만 이런 여행도 이런 여행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더라... 그리고 이런 게 통한 것은, 순전히 터키가 관광대국이라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이고, 나름대로 믿는 구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공부하고 계획잡고 가는 걸 추천.
여튼 이러합니다.
참고로 여행 중에 꽤나 성실하게 일기를 썼다. 그래서 기록들이 꽤 알차게 남아있는 편. 기록들에 근거해 재구성하는 여행기임.
이제부터 슬그머니 한 둘 올려야지.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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