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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여행 준비하기 (1) 업체선정 및 예약
(긴글주의!)
1편에 이어서 계속해서 여행 준비하기 썰을 풀어본다. 우리는 2018년 7월 중순에 8박 9일의 일정으로 고비 사막 및 중부 일부 지역을 다녀왔다. 벌써 기억들이 많이 희미하다... (중간에 삽입된 이미지는 PC 환경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비행기표 발권과 몽골 비자 발급을 다뤄보겠다.
2. 비행기표 발권
위의 이미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비행기표 발권은 업체선정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발권을 하고 업체 예약을 거는 것을 추천하는데, 이는 항공권 가격이 날짜마다 변동이 있을 수 있고, 특히 지방이라든가 해외 등 서울 외 지역 출발의 경우 매일매일 비행기가 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 선택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원래 중국에서 출발할 계획이었는데 하필이면 북경보다 홍콩에 가까운 지역에 거주 중이었다. 중국에서 몽골로 가는 비행기는 크게 북경 아니면 내몽골 지역 정도 밖에 없고, 기타 지역의 경우 짤없이 북경 환승을 하거나 아니면 홍콩 출발을 해야한다. 그런데 이 홍콩발 몽골행 비행기는 왕복 100만원을 사뿐히 넘는 정말 자비없는 가격을 자랑했다... 그 돈이면 홍콩서 북미도 갈 수 있단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선을 타고 북경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는 것도 썩 싸지 않길래 그냥 과감하게 중국->한국->몽골행 비행기를 끊었다. 한국-몽골 비행기값도 진짜 더럽게 비싼데 그나마 한국은 항공사 3개 이상 취항 중이라서 조금 사정이 낫다. 기차 탈 거 아니면 정말 몽골행 비행기 값은 노답 수준이다.
나는 지방민이므로 부산-울란바토르 항공권을 찾아보았는데 그 덕분일까, 비교적 늦게 비행기표를 샀는데도 60만원 초반에서 간신히 왕복권을 끊었다. 사실 부산-울란바토르 항공권을 살 때 가장 무서웠던 것은 가격이 아니라 미친듯한 속도로 팔려나가는 표였다. 원래는 이틀 정도 빨리 가서 울란바토르 구경 좀 하려고 했는데 하루 늦게 결제하려고 들었더니 매진이 떠버렸다... 당시 나담의 영향도 있겠지만, 어쨌든 몽골행 항공기가 제한되어 있는 지방에서는 이런 이유에서라도 빨리 표를 살 것을 권한다. 아, 그리고 에어부산은 수 달 전에 결제하면 종종 서울발 비행기에서는 볼 수 없는 가격의 표가 뜨기도 한다.
또한 부산의 경우 비행기가 매일 뜨는 것이 아니므로 왕복 항공권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편도선을 두 장 끊는 것도 고려해볼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나도 일정 문제 때문에 갈 때는 에어부산, 올 때는 미아트항공을 탔다. 편도 두 장을 합쳐서 성수기에 60만원 초반대로 방어했으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몽골행 비행기표는 가격들이 사악하다. (일례로 시간이 약간 더 걸리는 홍콩행 비행기의 경우 운만 좋으면 2-30만원 대에 왕복권을 끊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항공업체 간 담합이라든가 정부시책 등의 문제가 한데 얽혀있는 듯 하다.
비행기표 검색은 스카이스캐너나 구글플라이트 등을 이용하면서 대충 가격대를 파악할 수도 있고, 아니면 직접 항공사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도 있다. 나는 그냥 에어부산과 미아트항공 사이트에서 바로 결제했는데 이는 표의 물량이나 시기 등에 따라 여러가지 바뀔 수 있는 것이니, 알아서 그때그때 가장 싼표를 구하면 될 것이다. 다만 각종 중개 사이트나 여행사 등의 업체를 통할 경우 표 변경 등에 항공사 지정 금액 외 별도의 수수료가 붙는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땅의 검정 부분들은 구름 그림자다!)
참고로 비행기 일정이 계절별로, 심지어는 주별, 월별로 매우 자주 바뀌기 때문에 출발 가능한 날짜 등을 하나하나 체크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또한 인천과 김해 외에도 간혹 청주나 무안, 양양 등 지방 공항에서 미아트항공 차터편으로 울란바토르 행 비행기가 뜨는 경우도 있다. 여행사 등에서 간혹 해당 표를 풀기 때문에 운이 좋다면 싼 가격에 집 근처에서 출발할 수 있다.
밥이나 서비스는 미아트 항공이 아주 살짝 더 나았지만, 둘다 좌석 너비는 괜찮았고 (이스타 항공 상상하면서 탔는데 에어부산은 좌석 폭은 다른 비싼 항공사보다 살짝 좁거나 비슷하게 느껴졌다. 진짜 이스타항공 좌석 내 인생 최고로 좁은 좌석이었다...나 키도 안 큰데...) 모두 몽골어,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들이 탑승 중이었다. 부산발이라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관광객보다는 주로 몽골인들과 사업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또한 적어도 내 경험상 부산발 미아트 항공 혹은 에어부산의 시간대는 인천발 미아트 항공 혹은 대한항공보다 시간대가 훨씬 좋았다.
에어부산 부산-울란바토르 기내식인 치킨순살볶음밥.
양 살짝 적고 맛은 그냥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다. 기내식답게 닭이 무척 퍽퍽했음.
미아트 항공 울란바토르-부산 기내식. 햄치즈류는 안 먹어서 모르겠고 저 감자가 진짜 꿀맛이다!
몽골은 감자가 너무 맛있다! 나름 훌륭한 기내식이었음!
비자 발급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 여권 원본: 유효기간 6개월 이상
- 여권용 사진 1매: 6개월 이내 촬영, 반드시 여권의 사진과 달라야 함, 단 여권이 6개월 이내 발급받은 것을 경우 예외. 규격은 3.5 X 4.5 cm
- 사증 신청서: 접수처에 가면 신청서가 마련되어 있음. 서식을 미리 한 번 살펴본 후, 현장에 가서 작성하는 것을 추천함. 인쇄해 올 경우 양면 인쇄. (신청서 양식: http://busan.consul.mn/index.php?moduls=27 등에서 다운 가능)
- 비행기표 왕복표 출력표
- 호텔 예약증
- 입금 확인증: 해당 발급처의 계좌로 급행의 경우 30,000원, 일반의 경우 15,000원 입금한 명세표가 필요함.
서울: 농협 301-0128-3473-21
부산: 우리은행 1005-002-920702
김해: 농협 301-0909-1001-71
이 중 아마 사람들이 혼란스워 하는 부분이 바로 호텔 예약증 부분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투어 업체 따라서 가는데 무슨 호텔 예약증...?
이 경우, 업체에게 일종의 투어 예약증 혹은 증빙서를 발급해달라고 하면 된다. 또한 지인의 집에서 묵을 경우 해당 사람의 신분증을 내라는 말도 있다. 우리 게스트하우스가 딱히 숙소 등록이 안 되어 있어서 투어업체 사장의 신분증 복사본을 같이 냈는데, 우리같은 경우 오히려 신분증을 내니까 영사관 직원이 혼란스러워 했다. 그냥 업체에서 발급해주는 일정표와 예약증 내면 비자 발급 받을 수 있다.
급행의 경우 오전 접수하면 당일 오후에 비자 수령이 가능하며, 일반의 경우 72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담 기간에는 대사관/영사관이 쉬기 때문에 비자 발급시 꼭 유의해야 한다. 비자 신청은 대리 신청 또한 가능하며, 여행사를 통할 경우 어쨌든 중간에 한 번 더 거치는 것이므로 하루 이틀 정도 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다른 곳은 모르겠으나 부산은 우편접수는 받지 않는다.
우리 그룹은 7월 초에 비자발급을 받았는데, 서울 비자 접수처 (대사관과 별도로 있다고 하니 주소를 반드시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의 경우 사람이 정말 말도 안 되게 많았다고 한다. 주중에 개장 1시간 후에 간 한 친구는 이미 대기번호가 100번 넘어가는 것을 보고 너무 충격을 먹었는데, 점심 때 자리를 비우지 않고 끈기 있게 앉아있었더니 간신히 이른 오후에 접수가 되었다고 했다.
반면 부산의 경우엔 정말 엄청 널럴했는데, 방문객이 오로지 나 한 명이었다... 다만 부산의 경우 무조건 오전 중에 가야만 오후에 비자 수령이 가능하며, 당일발급비자 수령 시간은 얄짤없이 오후 4시~5시 사이이므로 그냥 맘편히 하루 비운다고 생각해야 한다. 해운대 근처(?)니 심심하면 바닷가에 가도 좋고 그냥 옆에 롯데시네마에 가서 줄창 영화만 봐도 상관없지 않을까... 아, 근처에 맛있는 육회비빔밥집 하나 있더라.
그렇게 신청하고 별 일 없으면 비자 수령 받으면 된다.
4. 동행 구하기
엄청 밝은 빛을 켜놓고 잠을 자지 않던 다른 어느 다른 그룹...
우리는 체력이 저질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이들과 함께 했다면 잘 못 어울렸을 것이다.
(이들의 환한 빛 덕분에 중간에 사진 찍다가 포기했음...ㅠㅠ)
동행 구하기는 여행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언제든지 해도 상관없다. 다만 비행기표를 이미 발급받은 사람들이 있다면 중간에 구한 동행이 빠져나갈 염려는 다소 적다.
아는 사람들끼리 짜서 가는 것 외에 모르는 사람들을 동행으로 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네이버 "러브몽골" 카페 (https://cafe.naver.com/lovemongol)에서 구하는 것으로, 성수기엔 하루에도 수십 개씩 동행 구하는 글이 올라오니 일정이나 스타일 등이 맞는 사람을 구해서 가면 된다. 그리고 이 여행 스타일이라는 게 연령대에도 많이 좌우되어서 그런가, 대체로 연령대 비슷한 사람들끼리 가게 되는 것 같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현지 게스트하우스나 투어업체 등을 통해서 동행을 구하는 것으로, 여행 출발 전에 여행사에 문의해도 되고, 울란바토르에 도착한 후 현지의 게스트하우스들을 돌면서 구하는 방법도 있다. 정말 사람이 많은 성수기에는 영어 등 다른 외국어를 사용하는 게하까지 포함해 하루에도 몇 대씩 투어가 출발하니 사람을 정 구하기 어렵다면 이러한 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일정이 좀 더 여유로워야겠다. 4박 5일로 몽골에 가는데 울란바토르에서 투어를 구하려고 하면 아무래도 힘들 것이다.
참고로 때에 따라서 많게는 5-6명까지 한 게르에서 숙박하기도 하기 때문에 혼성일 경우 다소의 불편함은 감내할 각오가 있어야 하겠다. 정 불편하다면 동성끼리, 혹은 비율을 맞춘 대규모 여행단에 끼는 것도 방법이겠다. 아, 그리고 우리가 구하면서 느낀 건데 확실히 휴가 낸 직장인들과 학생들의 일정 및 씀씀이 감각은 대체로 다른 경향을 띤다. 직장인들의 경우 귀국 즉시 바로 일터 복귀기 때문에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고생 덜 하는 경우를 찾는 것 같고, 또한 최대한 영혼을 짜내 일정을 만들어도 8박 9일 (금요일 밤 출발, 그 다음 주 일요일 귀국)이기 때문이다. 반면 학생들은 금전적으로는 조금 더 빠듯해도 시간은 좀 더 여유로워 보였다.
같은 지역 동행들이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미리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3명이 모인 상태에서 동행을 받는 입장이었는데, 고작 1주일 정도 동행 모집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중간에 여러 번 깨졌다. 사실 우리는 동행이 없어도 우리끼리 가면 그만이라는 입장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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