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사차면 올리고 나니까 갑자기 국수 생각이 간절해진다...
한국에서는 좀 생소할 수도 있겠다. 로면(卤面)이라고 하여 본적도 없는 생소한 한자를 쓰는 국수 요리다. 네이버 사전에 집어 넣으면 '진국 칼국수'라는 신박한 단어가 나오는데, 뭐 얼추 맞는 것도 같다. 바이두 뒤져보니 다른 지역에도 로면이 있지만, 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먹은 것은 복건성 남부 지역에서 주로 먹는, 국물 엄청 걸쭉하고 진한 칼국수다. 특히 천주(취앤저우 泉州)와 포전(푸티앤, 莆田)의 로면이 유명하다고. 내가 먹었던 것은 푸티앤 루미앤이었다.
함정은... 내가 사진이 없다... 엄청 배고플 때 붐비는 식당 들어가서 후딱 먹고 나온지라 사진 못 찍었다. 그릇당 10원이었는데 영수증 발급을 절대 해줄 수 없대서 영수증의 노예인 나는 그 뒤로 못감 ㅠㅠ 감동의 국물이었는데...
그래서 사진 퍼옴. 대충 내가 먹은 거랑 비슷한 비주얼로.
사진 출처로 가면 요리법도 나와있다: http://www.aicfms.com/a/jiankangtieshi/yinshishenghuo/506.html
이것도 사진 출처로 가면 요리법이... http://www.meichubang.com/web/201507/90842.html
내가 먹은 건 밑에 사진처럼 막 해산물에 고기 들어간 건 아니었고, 위의 사진에 가까웠다. 버섯과 배추, 채심 종류의 채소 잔뜩 들어간, 불투명하고 허연 국물... (면은 선택 가능) 처음엔 이게 뭐여 하고 먹었는데 어느새 폭풍 흡입하며 만족하는 스스로를 발견했더라지...
바이두를 찾아보니 푸티앤 루미앤의 경우 주로 노동인민(...) 등의 사람들이 먹던 그런 친근한 음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놈의 바이두 백과사전은 글의 퀄리티가 너무 들쑥날쑥하다보니, 푸티앤 루미앤 엔트리는 읽어도 이외의 내용은 영양가가 없다...
다만 만드는 법을 보니, 다른 국수들과의 차이는 바로 전분/녹말을 국물에 푼다는 점에서 오는 듯 하다. 애초에 시작할 때 녹말 푼 물에 소금 간장 등으로 간을 내서 끓다가 물이 끓기 시작하면 고기 등 육수거리를 넣고 끓여대는 것이다. 필수 재료랄 건 딱히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다만 표고는 반드시 들어가는 듯. 로면집에서 면의 종류는 다양하게 준 것으로 보아 칼국수도 좋고 뽑은 면도 괜찮은 것 같다.
아무튼 복건성 남부에 갈 일이 있다면, 한번 쯤 시도해볼만하겠다! 싸고 맛있다. 한국으로 치면 엄청 걸쭉한 칼국수 먹는 느낌? 물론 잘하는 집에 가야겠다...
그나저나 그 집은 진짜 제법 큰 공간에 빽빽하게 테이블과 의자가 들어서 있고, 사람들도 빽빽히 앉아 큰 소리로 주문하면 나오는 곳이었는데... 난 다른 아저씨와 함께 앉아서 에어컨 코앞에서 땀 뻘뻘 흘리면서 먹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용기로 그런 북적이는 곳에 들어갔나 싶다.
아 근데 생각할수록 침 고인다... 먹고 싶다... 이거 진짜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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