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6)
[발트+터키] #1. 헬싱키, 그 해 겨울









추가 내용


 앞으로 올라올 포스팅들은 2009년 12월~2010년 1월 사이 약 3주 간의 여행의 기록들을 담고 있다. 기억이 더 이상 흐려지기 전에 어서 작성해야 할 것 같아 감행해보았다. 원래는 일반적인 여행기 형식으로 몇 번 포스팅 작성을 시도했지만,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영상 캡처 형식으로 글을 작성해보았다. 원래는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었지만 소지하고 있는 기록물들은 대개 사진이거나 글의 형태로 남아있어 녹록치 않았다. 서로 다른 사진들을 연결하고, 가진 사진들에 효과를 주는 식으로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의 변환 등을 상상하고 연결해보고자 했다. 일단은 영화나 드라마 캡션과 같이 글로 나래이션 효과를 시도해봤는데, 앞으로 몇 꼭지를 더 작성해보면서 조금씩 변형을 시도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컨대 EBS 지식채널 e 형식으로...?) 여행 중 작성했던 일기를 과연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지, 또 사진이 부족한 곳에서는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는 계속해서 고민을 해보아야겠지만 말이다.  

※이 포스팅은 2013년 1월에 작성되었다가 새로이 편집과 사진을 추가해 8월에 다시 작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본의 아니게 이 블로그로 흘러들어오시는 분들을 위해 여행정보도 간간히 삽입해볼까 싶습니다. 주로 교통편이나 숙박과 같은 좀더 실용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시기가 좀 많이 지나서 쓸모없는 정보도 있을 것 같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헬싱키-탈린 배편 정보 투척.



여행 정보


<헬싱키 - 탈린 배편 정보>

※제법 오래 된 정보이므로 참고만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헬싱키에서는 뚜르꾸 Turku 등의 핀란드 국내 도시 이외에도 근방의 다른 나라로 배를 타고 쉽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헬싱키와 에스토니아의 탈린 Tallinn을 오가는 배편 정보입니다. 정보 기준은 2009~2010년이므로 조금 변동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모든 배편에 공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터미널에 가서 사는 것보다는 미리 웹사이트에서 구매하는 것이 싸다는 점입니다. 터미널에서 구매하면 할인 특가가 적용되지 않거나 혹은 인건비가 붙어 더 비쌉니다. 



1. 에께뢰 라인 Eckerö Line

https://www.eckeroline.fi/


헬싱키-탈린을 오가는 배 중 가장 저렴하지만 동시에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비킹이나 실야에 비해 배의 크기도 작으며 약 1시간 정도 더 소요되는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배편이 하루에 한 대 밖에 없다. 헬싱키에서 당일치기 하기에는 가장 적절하다. 왕복편도 20유로 전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헬싱키의 에께뢰 라인 터미널은 지하철이나 트램을 타면 쉽게 갈 수 있다. 예전에는 영어 사이트도 없었는데 이제는 생긴 것 같으니 체크를 해보는 걸 추천. 직접 헬싱키 시내의 오피스에 찾아가서 표를 구매해도 무관하다. 이름 때문에 핀란드인들도 에스토니아 회사로 생각해버리곤 하기도 하는데, 사실 알고보면 핀란드 회사다. 하긴, 에스토니아 어에는 글자 ö가 없다. 



2. 비킹 라인 Viking Line

http://www.vikingline.fi/fi/suomi/


바이킹, 혹은 핀란드 식으로는 비킹 라인. 국내에 예약 대행사이트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용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추측컨대 직접 핀란드 사이트에서 구입하는 것이 쌀 거다. 인터넷 뒤져보면 분명히 영어 사이트도 있을 듯하다. 에께뢰 라인보다는 조금 비싼 대신 탈린 행 배가 하루에 두 대, 오전/오후에 운영되며, 소요시간도 1시간 정도 짧은 편이다. 터미널은 중앙역에서 걸어가면 가능은 한데 꽤 걸리므로, 그보다는 트램을 타면 좀 더 간편하게 갈 수 있다. 날이 좋은 날이라면 상관없지만 겨울날 눈이 오는 날에는 걸어가는 걸 비추천한다. 일단 추우니까.... 핀란드에서 운영하는 회사로, 올란드 섬의 Mariehamn을 모항으로 하며, 헬싱키-탈린 배는 스웨덴 국기를 달고 운항한다. 



3. 실야 라인 Silja Line

http://www.tallinksilja.com/


원래 가장 고급한 배편으로 여겨졌으나 2000년대 후반 에스토니아 탈린을 모항으로 하는 탈링크 사에 인수된 후 질이 조금 떨어졌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물론 핀란드 사람들의 인식이었으니 선입견이 강하게 반영되었을 수도 있다.) 비킹 라인보다 배가 살짝 빠른 걸로 아는데 실제로 이용을 해보지 않아서 뭐라 말하지 못하겠다. 가격은 제일 비싼 걸로 알지만, 유레일패스 같은 걸로 연계된 서비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확인 요망. 실야 라인 역시 국내 대행 사이트가 있는 것으로 안다. 실야 라인 터미널은 헬싱키 중앙역에서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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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종교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엔가 술렁술렁이는 이 분위기가 설레서 하드를 털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직전의 헬싱키. 산타의 등장으로 술렁이는 대성당 앞 골목.




헬싱키 대성당과 크리스마스 나무




에스토니아 탈린 구시가지 중심의 크리스마스 마켓과 나무. 




라트비아 리가 구시가지에서 만난 산타할아버지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크리스마스 트리. 아마 밤이 아니라 초저녁일듯...

하지만 밤의 빌뉴스는 위험합니다.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세영...




미국 OK 목장의 배경 툼스톤 Tombstone 의 크리스마스...




미국 OK 목장 영화 촬영지 툼스톤의 크리스마스... 뒤에 거대한 야자수 때문에 한 컷 더 넣어봄. 




미국 엘파소 El Paso 어느 교회의 크리스마스




미국 산타페 Santa Fe의 크리스마스 나무




미국 산타페의 크리스마스 모자... so swag





미국 앨버커퀴 Albuquerque 비행기 박물관의 크리스마스... 장식? 




미국 라스베가스 Las Vegas M&M 초콜렛 가게의 크리스마스... 물건 판매의 여신 같음. 





홍콩 시내의 크리스마스 나무. 






이건 보너스.... 레슬리 보고 싶습니다





홍콩 디즈니랜드의 크리스마스트리... 역시 놀이공원이라 꾸미긴 예쁘게 꾸며놨다.






그리고 수많은 하드의 사진들을 성찰하며 새삼 확인한 교훈:


크리스마스가 상업화 된 곳은 크리스마스에 여행 가도 되지만

그렇지 않고 정말 가족 명절인 곳은 여행가봤자임...

유럽과 미국의 크리스마스 여행은 쉽지 않았다...

어딘가 더 뒤져보면 크리스마스 사진들이 더 있을텐데 못찾겠다 꾀꼬리!



어쨌든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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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1 - 헬싱키-께미
여행하는 동안 일기장도 사서 꼬박꼬박 썼지만 어차피 공개 게시물은 기록보존용이라기보다는 말그대로 공개용이니까 사진으로 때웁니다.



여행루트. 2010년 5월 31일~6월 12일.

핀란드 헬싱키->께미, 토르니오/하파란다 스웨덴, 룰리오 -> 노르웨이 나르비크 -> 로포텐 섬 오 -> 나르비크 -> 스웨덴 얄리보레 -> 외스터순 -> 스톡홀름 -> 헬싱키. 

참고로 얄리보레 - 외스터순 - 스톡홀름 구간은 인란스바난/인란스버난 (Inlandsbanan) 이용했다.

결론적으로 무리한 여행이었다. 사실 원래 루트는 이게 아니었는데 시험이랑 레포트에 치여 너무 늦게 계획을 짜기 시작하는 바람에 그만 꼬여버렸다. 원래 가려고 했던 오슬로, 베르겐 등 노르웨이 남부 쪽에 숙박시설이 전혀 안 남아있었다.

계획을 틀어서 좀더 북쪽으로 가서 아예 트롬쇠를 가려고 했는데 그곳 마저 숙박시설이 남아있지 않았다. 아니, 숙박시설이야 언제든지 있지만 죄다 나의 예산범위를 초과하는 것들 뿐...

결국 이런 말도 안되는 일정을 짜게 되었다. 내가 짜면서도 이런 미친 일정을 봤나 하면서 욕을 있는대로 했었다. 북쪽 동네는 교통편이 시원찮아서 숙소에 이동편까지 세세하게 일정을 다 짰는데, 짜면서도 내가 이럴바에 헬싱키에 더 있으면서 여흥을 즐기고 만다는 생각이 많이 했었다. 

지금 와서 만약 다시 짠다면 나르빅 따위 버리고 로포텐 하루 줄이고 차라리 스웨덴 얄리보레에서 1박을 더 했을 것 같다. 얄리보레가 레알 숨겨진 천국이었다.

아니면 스톡홀름에 하루 더 투자하든가.

어쨌든 인터레일 샀고, 국제유스호스텔증을 가지고 있었으며 숙소는 할인이 되는 방향으로 미리 예약. 이번 여행의 주제는 '길놀이'. 여행할 때 딱히 주제를 정하고 다니는 건 아니지만, 어차피 루트도 이렇게 나왔고 북유럽에는 크게 관광지라고 할만한 것들이 많지 않으니 그냥 맘편하게 길 자체를 즐기자는 마음으로 계획을 짰다.

나는 핀란드 학생증과 인터레일 덕분에 그래도 비교적 싸게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었다. 북유럽은 하여튼 너무 비싸다.




2010년 5월 31일 월요일
헬싱키(Helsinki) -> 께미 (Kemi)

VR Junalippu

헬싱키에서 께미로 가는 표하고 밑에는 영수증. 핀란드 학생증 덕분에 학생표로 사서 싸게 갈 수 있었다.

밤차였고 2등석이었는데 이때 이미 고생길의 전조임을 알았어야 했다. 

한국으로 치면 간지나는 KTX 타고 슝슝 이런게 아니라 무궁화호 타고 밤차 달린 셈. Pikujuna 저게 한국어로는 대충 익스프레스 트레인인데 그냥 오래된 기차라고 생각하면 된다. 편하긴 한데 장거리로 달리면 쬐매 힘들다.




일기장. 나름 열심히 꼬박꼬박 썼다. 

다 채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반 정도 밖에 못 채웠다.




애증의 헬싱키 중앙역. 이젠 쬐끔 그립기도.



기차의 최종목적지는 로바니에미. 탐페레랑 오울루 경유하는 기차. 



노을이 지는 헬싱키 중앙역. 참고로 시간은 오후 10시 17분. 



기차 내부. 밤차+2등석 조합. 자리는 잠깐 같이 여행했던 싱가포르인 R군. 

밤차+2등석 조합은 이렇게 된다. ↓↓↓



잠은 이렇게 자면 된다. 그래도 얘네는 KTX로 치면 동반자 좌석이다.

나나 R군은 그냥 자리 두 개 차지해서 새우잠을 잤다.

다음 날 허리 휘어 아파 죽는 줄 알았음....





대충 이런 포즈. 앞 좌석의 할아버지도 그렇게 취침 중.

안전한 핀란드지만 그래도 모르니까 가방은 끌어안고 잤다. 인형이나 베개라고 생각하기로 했는데 좀 무거웠었지...






기차 vs 해. 북쪽으로 갈수록 해는 길어질 뿐이고! 기차는 열심히 달릴 뿐이고!

결국 밤이 잠깐 왔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밤'기차가 아니잖아, 이거....

탐페레를 지나면서 창밖으로 찍은 사진인데, 참고로 시간은 오전 1:25. 






2010년 6월 1일 화요일.

오전에 9시 좀 넘어서 께미 도착. 기차에서 내렸다. 

기차 맨 뒤는 차량 칸이었는데 저렇게 차를 싣고 달렸던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진귀한(?!) 차량.

공기가 상당히 차가웠고 비록 7부바지를 입어 추웠지만 상쾌했었다.




께미 기차역. 

대기실도 있지만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여기에 옴으로써 이전에 갔던 피엑사마끼(Pieksämäki)보다 훨배 북쪽인 기차역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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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크만 백화점의 'Hullut Päivät"

1년에 한 번 있는 Hullut Päivät (Crazy Days)! 

무엇인고 하니, 한국으로 치자면 바겐대세일 쯤 되겠다. 시내에는 온통 노란색 봉지/가방을 들고다니는 사람으로 빼곡했다. 매년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5일간 진행되며, 매일 날마다 세일품목이 조금씩 달라진다. 별의 별 물건이 세일 품목으로 올라가는데, 뭐 옷이라든가, 가전기기, 음식 등등이 있겠다. 아, 그리고 특히 비행기표 특가할인이 또 있겠다.



요렇게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난리도 아니다. 온통 노란색으로 도배해놨다. (아마 예전까지는 5일동안 하지 않았나보다. 원래 헬싱키시내 가게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일요일엔 거의다 문을 닫았었는데 올해부터 일요일에도 낮에 잠시 문을 열게 되었다.) 밑에 있는 저 버튼들을 클릭하면 광고 책자가 촤라락 뜬다. 스토크만 1층에 있는 책방도 포함되어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딱히 싼지는 모르겠다. 비행기 티켓은 그래도 좀 싸긴 싸던데 (서울 생각만큼 싸지는 않았음) 나머지는 글쎄... 
사실 브로셔 보다가 마침 DVD에 '바시르와 왈츠를' DVD를 5유로에 판다고 해서 낚여서 어제 다녀왔다. 




사진이 임팩트가 약하다 쯔쯔... 실제로 보면 굉장하다. 아주 노란색으로 난리도 아니다. 빵 코너에 가면 Hullut Päivät용 케이크(케이크라기보단 torttu...)도 만들어 팔고, 과자니 빵이니 온통 노란색 아이싱으로 도배를 해놨다. 점원들도 모두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열심히 돌아다니고. 
그리고 사람들도 그렇게 많을 수가 없다.
사진에는 무척 적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꽤나 정신적으로 지치게 만들 정도의 인원이 복닥복닥 모여있다. 맨 밑에 사진에도 티는 잘 안나지만 노란 봉투를 손에 든 사람이 셋 넷 있다. 길가다보면 가관이다. 진짜 다들 하나씩 들고 다니는 것 같은 기분.

어쨌든 바시르와 왈츠를 DVD에 낚여서 스토크만에 갔고, 나는 정작 그 DVD는 찾지 못한 채 엉뚱한 것만 사왔다. 원래 사려고 벼르고 있던 이어폰 하나랑 (근데 사자마자 소리가 한 쪽만 들리는건 뭥미? 교환받으러 가야겠다) 음악 CD 두 장, 핀란드 영화 DVD 하나.(FC Venus라고, 내 남자 길들이기인가? 독일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쉽게 말해서, 낚였사옵나이다 허허허허ㅓ DVD 몇 장 더 낚아오려고 했는데 대부분이 미국 영화였고, 그나마 있는 핀란드 영화도 뭐 아는게 있어야 사오지 싶어서 말았다. 

이 스토크만의  Hullut Päivät과 관련해여 흥미로운 이야기를 몇 가지 들었는데;

1. 헬싱키 시내에는 백화점이 몇 개 있다. 그 중 또 하나가 Sokos (소코스) 백화점인데, 요 소코스에서는 스토크만을 견제하기 위해서  Hullut Päivät 2주 전쯤에 '3+1 Days'라는 세일기간을 가진다고 한다. 하지만 그 위력은 스토크만의  Hullut Päivät에 미치지 못함.

2. 스토크만의  Hullut Päivät에 대해서는 이 말 저 말이 많은 모양이다. 일단 하나, 스토크만은 이미 비싼 백확점이다. 얘네가 세일해봤자 얼마나 싸겠는가의 문제가 있다. 실제로 옷이라든가 음식물이라든가, 별로 싸다는 느낌을 못받았다. DVD랑 CD는 확실히 쌌다만...
둘, 스토크만 백화점의  Hullut Päivät에 대한 일종의 고정관념이 있다. 그거슨 바로!!!!!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 간다는 것이었다.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 노란 가방 여러 개를 들고 엄청 천천히 걸어다닌다는 그런 거? 그래서 내가  Hullut Päivät에 스토크만에 다녀온다/다녀왔다고 했을 때 대단하다, 살아돌아왔네 등의 말을 듣고 오히려 내가 깜짝 놀랬다.

3. 사실 이번에 서비스직원노조(PAM)에서 24시간동안 파업을 했다. 금요일부터 토요일 새벽 6시까지. 그리하여 모든 가게는 아니더라도 각종 크고 작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었다. 물론 스토크만은 닫지 않았음.


왠지 한국의 대바겐세일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위력을 발휘하는 행사인 것 같다. 오늘 이어폰 환불과 CD랑 DVD 보려고 갔다가 식겁하고 그대로 돌아왔다. 사람이 어찌 그리 많을 수 있는지; 헬싱키에 이리도 사람이 많았었나 싶기도 할 정도로. 

헬싱키는 은근 숨은 저력을 발휘하는 곳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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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핀란드 원자력발전소

요즘 왜 이리 원자력 깡통도 돌아다니고 사람들도 얘기하는가 했더니 원전 짓는 걸로 말이 좀 많은가보다. 이번에 핀란드에서 6번째 원자력발전소를 짓는데, 여기에 반대하는 움직임들을 나도 좀 봐왔으니까. 얼마 전에 YLE (핀란드 국영방송사… 만약 민영이라면 아마 지분의 대부분을 국가가 갖고 있을 것이다. 여기는 이런 곳.)에서 핀란드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정확히는 YLE가 여론조사 회사에다가 하청한거지만 여튼!) 결과보니 반 정도는 반대하고, 30퍼센트 정도는 찬성하는 모양이었다.

학교에서 밥 먹고 있는데 쳐들어온(?) 원전 깡통들. 그 때는 뭔가 했는데 생각해보니 원자력 발전소 반대 시위 (찬성…일 수도 있나? 찬성은 아닐 것 같은데;) 였던 것 같다. 학생들이 안에 들어가서 뭐라고 말하는데 학교 식당이 시끄러워서 하나도 안 들렸음 ㅠ

 

요건 엊그제 토요일에 Earth Hour 행사를 Esplanadi에서 한다고 해서 갔을 때 본 거. 사람들이 들고 있었다. 사진이 잘 보이나 모르겠다. Turn off Nuclear Power and not just for 1 hour. 1시간만이 아니라 (계속) 원자력 전기를 꺼주세요 … 뭐 대충 그렇게 말하면 될라나. 참고로 Earth Hour은 지구를 생각한다는 취지에서 1시간 동안 소등하는 방식으로 일시적으로 전기 사용량을 확 줄이는 전세계적인 행사다.

 

요건 관계가 있다면 있는거고 없다면 없는거인듯. 핀란드에서의 우라늄 채굴 반대 내용이다. 독일계 NGO에서 배부한 것 같은데. 주소는 핀란드 노동 경제부…라고 해야 하나.

 

핀란드 떠날 때 다되어가니까 이런 사회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전까지는 그냥 뉴스고 뭐고 모르고 지냈는데;ㅋㅋ 올해 들어서는 나름대로 뉴스도 따라가고 있어서 뿌듯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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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장기 (한국식 장기와의 비교)

이 곳 헬싱키에는 비교적 외국인이 적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꼬마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쳐다본다거나 하는 일은 많이 겪어봤다. 하지만! 그런 핀란드 역시 선진 정보화 국가를 표방하는바 –_-ㅋ 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리고 곧 더더욱 그러할 중국의 손아귀에서 자유롭지는 않았다! 몇 년 전부터 중국은 자국의 문화 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전세계에 ‘공자 센터’ 를 설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헬싱키대학교 역시 예외가 아니며, 헬싱키대학교에는 버젓이 ‘공자 센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헬싱키대학교 공자센터 - hyvaamatkaa.tistory.com

 

여기서도 볼 수 있듯이 알렉산테리 산하 기관이다.

우리 핀란드어 수업 중엔 리 사라는 중국 언니가 있는데, 이 언니 어머니가 이 공자센터에 방문학자 비슷한 걸로 계시는 모양이었다. 만나 뵙기 전까진 몰랐지만서도. 여튼! 언니 말로는 토요일에 중국식 장기 어쩌고가 있다고 놀러 오라고 했다. 중국식 장기! 저번에 얼핏 다른 중국애한테 설명을 들었는데 뭔가 이것저것 달랐던 것 같긴 하다. 나른한 토요일 오후, 실컷 늦잠 자고 뒹굴뒹굴 하다가 이렇게 살면 안될 것도 같고 중국식 장기 한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서 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곳에 가니 알고보니 무슨 장기두기 대회가 있었던 것이었다. 어쨌든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꽤나 반겨준다. 대부분이 중국인이었고 몇몇 핀란드인들도 있었고. 공자센터 원장이라는 분이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까지 반겨주셨다. 이분 일본에서 11년이나 사셔서 일본어도 잘하신단다 후덜덜. 엄청 서글서글해보이시는 할아버지였다. 어찌되었든 나는 리 사 언니와 빈 테이블 하나 차지하고 앉아서 장기를 두기 시작했다.

중국식 장기판 - hyvaamatkaa.tistory.com

 

리 사 언니와 두던 장기. 원래 난 한국식 장기도 잘 못 둔다. 중학교 때 어깨너머로 배운 게 전부이기도 하고, 원래 머리 쓰는 게임을 잘 못한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생각보다 중국식 장기가 많이 달랐던 것이다! 아니 엄청 다른 건 아닌데 디테일이 틀리니까 나도 헷갈리고 너도 헷갈리고 모두가 헷갈리고 ㅠ 마침 거기 있던 핀란드 분 하나가 한국식 장기도 알고 계셔서 이것 저것 설명해주셨기에 망정이지. 마치 처음부터 다 배우는 기분이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중국식 장기와 한국식 장기의 차이점에 대해서 논해봅시당!

1. 먼저 장기판이 다르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전체적인 모양은 같지만, 중국식 장기판엔 중간에 ‘강’이 흐른다. 내가 어제 배운 바로는 이 강이 쫄에게만 중요해진다. 한국식 장기와는 다르게 쫄/병은 강을 건너야만 가로로 다닐 수 있게 된다.

2. 배열이 살짝 다르다.

2-1) 한국식 장기에서는 상과 마의 위치가 바뀔 수 있다. 하는 사람 마음이지 뭐. 그런데 중국식 장기에서는 이 자리가 고정이 되어있다. 반드시 차-마-상의 순서여야 한다.

2-2) 장군의 위치가 다르다. 한국식 장기는 장군이 X자를 그리는 저 칸 가운데에 들어 앉아 있지만 중국식 장기는 맨 뒷줄에 다른 말들과 함께 쪼르르 서있게 된다. 즉, 장기 두는 사람에게 가장 가까운 줄은 차-마-상-사-장군-사-상-마-차 의 순서로 말이 놓이게 된다. 한국식 장기에서는 차-상(마)-마(상)-사-없음-사-마(상)-상(마)-차의 순서인데 말이다.

3. 룰이 살짝 다르다.

다른 룰은 모르겠고, 중국식 장기에서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면 패배라고 한다. 한국식 장기에서는 그냥 대충 한 수 무르고 계속 하기도 하는데 말이다.

4. 장기말이 다르다.

장기판에서 보면 글자가 다르다. 예컨대 한국식 장기에는 초나라의 초(楚)와 한나라의 한(漢)이 각각의 장군에 쓰여져 있는데 중국식 장기에선 장수 장(將)과 장수 수(帥)가 각각의 장군에 새겨져 있다. 또한 한국 장기는 초나라 진영은 초서체인가 여튼 다른 글자체로 쓰여져 있다. (덕분에 한자에 약한 저는 처음에 헷갈려서 쥐쥐 많이 쳤습니다 ㅠㅠ) 중국식 장기는 딱히 그렇다기 보단 오히려 동음이의어를 써두었다. 예컨대 사만 해도 한쪽은 선비 사(士)를, 다른 한쪽에는  벼슬할 사(仕)를 새겨놨다. 상 역시 하나는 코끼리 상(象)으로 해놓고 다른 하나는 相을 새겨놨다.

5. 말들의 움직임이 다르다.

요건 말로 설명하면 복잡하니까 사진을 좀 써먹어야겠다 두둥.

5-1) 졸(卒)의 움직임

쫄 움직임 - hyvaamatkaa.tistory.com 

(노가다의 산물이다. 사진 잘 보면 스탬프 자국이 덕지덕지 –_- 억지로 쫄을 움직이느라;)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쫄은 강을 건너기 전까지는 전진만 가능하다. 강을 건넌 후에서야 횡으로도 움직일 수 있다. 한국식 장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첫 수 중에 하나가 쫄을 가로로 움직인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장기 두는 입장에서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일례로 노가다의 산물인 사진을 잘 들여다보면, 쫄병 가의 경우 좌우로는 움직일 수 없고 O가 표시되어있는 곳으로만 전진이 가능하다. 물론 움직이는 순간 앞의 쫄에게 먹히겠지.
반면 쫄병 나의 경우 한국식 장기와 같이 전진도 가능하고 좌우(이 경우엔 우)로도 움직일 수 있다. 전진하면 저 쫄병은 먹을 수 있겠지. 여기서 재밌는 것은, 쫄병 나가 우로 움직여도 저쪽 쫄은 쫄병 나를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저쪽 쫄병은 강을 건너지 않았기 때문! 중국식 장기를 둘 땐 이 점을 잘 숙지해야 안 헷갈릴 것 같다;

5-2) 포(砲/包)의 움직임

  포의 움직임이 한국과는 좀 많이 다르다. 여기서 전 무지 헷갈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포는 상대 말을 잡아 먹을 때 말고는 말을 뛰어넘을 수 없다. (달리 말하자면 말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건 상대 말을 먹을 경우.)
-포가 상대 말을 잡아 먹지 않을 때는 차와 같이 가로 세로로 움직인다.
-그러나 차와 같이 가로 세로로 움직이면서 말을 먹을 수는 없다.
-포는 (물론 상대 말을 잡아 먹을 때) 포를 뛰어넘을 수 있다.

말로만 하면 감이 안 오니까 또 사진을 참고해봅시당.

포 움직임 - hyvaamatkaa.tistory.com

이 사진에서 포 [가]는 O를 친 곳으로는 움직일 수 있게 된다. X를 친 곳으로는 움직일 수 없다. 한국 장기였다면 병 먹는 거 말고는 O를 친 어느 곳으로도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X 친 곳으로 가능했겠지만 말이다.

좀더 리얼하게 보기 위해서 다음 사진을 보자면:

 

포 움직임_2 -hyvaamatkaa.tistory.com

먼저 포 [나]를 보자. 포[나]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는 모든 곳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한국 장기와는 반대로 오히려 X를 친 곳으로는 이동이 불가하다. 한국 장기와의 아주 결정적인 다름이라면 다름이다. 복습을 좀 하자면, 포[나]의 왼쪽에 있는 병은 포[나]를 건드릴 수 없다. 강을 아직 안 건너서 횡으로의 움직임이 불가능하다.

다음 포[다]를 보자. 포 [다]는 현재 좌 우 한 칸 씩 움직일 수 있으며, 피비린내 나는 –_-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 병을 건너 뛰어서 상대방 졸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X를 친 곳으로는 이동이 불가능하다. 오히려 한국 장기였다면 이동이 가능했겠지만. 만약에 다와 상대방의 졸 사이에 있는 병이 포라면? 그래도 여전히 포[다]는 졸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 장기에선 포가 포를 뛰어 넘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결국 중국식 장기에서의 상대편 말을 먹을 때 외의 포의 움직임은 한국식 장기와는 또 정반대가 되어버린다; 리 사 언니랑 장기 두면서 포 때문에 엄청 물먹었다; 헷갈려서;;

 

5-3) 상(象)의 움직임

지금 이 글 시작한 거 엄청 후회 중이다; 2시간째야 2시간 째;

포에 이어 상의 움직임도 상당히 다르다. 요건 사진 한 방이면 될 듯.

상움직임 - hyvaamatkaa.tistory.com

중국식 장기의 상은 저렇게 2X2 정사각형의 대각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아마도 한국식 장기 혹은 마와 마찬가지로 막혀 있으면 못 지나갈 듯.) 한국식 장기였다면 사진의 X가 그려진 곳으로 움직일 수 있었겠지만 (아 물론 움직인 순간 상대편 마에게 먹히겠다만-_-) 중국식 장기에서는 O가 그려진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확실히 한국의 상과는 성질이 많이 다르다.

 

5-4) 장군과 사(士)의 움직임

일단 앞에 나온 위치 얘기부터 언급하고 지나가자. 만약에 요게 한국식 장기였다면 장군의 위치는 달랐을 것이다:

장군 위치 - hyvaamatkaa.tistory.com <- 요렇게.

그러나 이거슨 중국식 장기 후훗. 중국식 장기에서의 장군과 사의 움직임은 한국식 장기보다 빡빡한 편이다.

사 움직임 - hyvaamatkaa.tistory.com

사(士)는 대각선 줄을 따라서만 이동이 가능하다. 물론 한 번에 한 칸. 따라서 사진의 X 부분은 중국식 장기에서 사가 죽었다 깨어도 갈 수 없는 곳들이다. 한국식 장기라면 어느 방향이든지 X도 한 두 번 움직이면 다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말이다.

장군_움직임 - hyvaamatkaa.tistory.com

장군은 가로 세로로만 이동이 가능하며, 대각선 이동이 불가능하다. 요건 포샵으로도 건들기 지나치게 귀찮아서 그냥 그림만 그렸다… 다음 CS5인가 여튼 그거 나오면 극복 가능할지도.. 여튼! 만약 장군이 정중앙에 있다고 치자. 장군이 사각형 오른쪽 위나 왼쪽 위의 구석탱이로 가고 싶다면 한국식 장기에선 한방에 대각선줄 타고 가면 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식 장기에선 장군은 대각선 줄을 타지 못하므로 위로 갔다가 옆으로 가든, 옆으로 갔다가 위로 가든 2번 움직여야 할 것이다.

 

 

 

헉헉 이제 다 한 듯… 말과 차의 움직임에서는 한국식이나 중국식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가운데 흐르는 강은 그냥 쫄에 관한 것이 아니고서야 무시해주면 된다.

이 밖에 다른 점이 또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난 좀 날림으로 배워서;;

처음에 딱 시작할 때, 한국식 장기였다면 난 잘 못하니까 일단 쫄을 옆으로 움직이고 봤을텐데 중국식 장기에서는 어찌해야할지… 리 사 언니가 그러는데 보통 포를 장군 앞쪽으로 이동 시킨 후, 상대방은 마를 쫄을 먹지 못하는 위치로 움직인다고 한다. 뭐 그렇다고.

 

아이고야 괜히 글쓰기 시작했다 ㅠ 여튼 어제 언니한테 처음엔 승승장구하다가 나중에 깨지고, 기념품으로 무슨 유리에 달만한 조그마한 인형 받아왔다 ㅋㅋ 그나저나 장기판 탐나더라 큼직큼직한 것이…. 난 언제쯤 장기고 체스고 좀 잘 둘 수 있게 될까 ㅠㅠ 솔직히 전 머리 쓰는게 너무 힘듭니다 ㅠㅠ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할 때도 무조건 물량공세로 나갑니다; 전략같은거 못 세움;; 심지어 중학교 시절 친구와 체스를 둘 때 내가 뭔 말을 움직이면 친구가 ‘내 니 그리로 갈 줄 알았다’ 하고 보란듯이 발라버리곤 했었다죠 ㅠ 흑흑 ㅠ

여튼 2시간 반? 3시간 만에 글 하나 완성.. 이제 나갈 시간!

혹시 틀린 점 있거나 추가해야할 점 있을랑가 모르겠습니다. 알게 되면 또 추가해야지! 이상 끝!

 

+진짜 근성으로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불펌하지 말아주세요 ㅠㅠ

 

장기 두는 사람들 - hyvaamatkaa.tistory.com

(2010년 3월 27일 토요일, 헬싱키대학교 공자센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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