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도 걸어도 (1)
[영화] 걸어도 걸어도 (2008) / Open Tables (2015) / 동주 (2015)

최근 영화 볼 일이 좀 많았었음. 그래서 일단 몰아서 조금씩 리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 (歩いても、歩いても), 시카고 기반의 즉흥코미디극(improv comedy) 영화 Open Tables, 이준익 감독의 동주. 

긴 리뷰는 언젠가 하는 것으로.


<걸어도 걸어도 > 歩いても、歩いても
    2008, 일본. 114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키키 키린, 아베 히로시, 나츠카와 유이, 하라다 요시오 등


영화관에서 10년의 세월을 살아낸 것 같다. 작은 조각들이 모여 삶을 이뤄내듯이, 그리고 서로 다른 삶들이 모여 가족을 기워내듯이, 섬세한 손짓과 말짓들이 모여 114분 짜리 한 편의 영화를 이뤄냈다. 
영화든 글이든, 작품을 만든다면 이렇게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감독의 인내가 겸비된 관찰력과 노련함이 매우 인상적이다.
지독하게도 현실적이게 평범한 가정이라 보는 내내 기분이 이상했다. 제목 뜻의 풀이 또한 무척 궁금하다. 

배우들의 연기들이 대부분 훌륭했지만, 특히나 여자 배우들의 연기들이 무척 인상깊었다.


<Open Tables> 
   
2015, 미국. 76분.
    Jack C. Newell 감독. 
    Desmin Borges, Beth Lacke, David Pasquesi, Joel Murray 등등

뚜렷한 주제의식, 목적이 분명한 실험, 그리고 좋은 제작진의 만남은 좋은 작품으로 이어진다. 영화와 즉흥극(improv) 장르가 만났을 때 발생하는 화학은 실로 멋진 것이고, 또한 그것이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순간의 눈빛과 몸짓 중에는 분명히 즉흥극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이 있으리라. (즉흥) 코메디 장르인만큼 한글 자막이 없다면 좀 많이 힘들 수 있지만, 언젠가 한 번쯤은 꼭 목격해볼 만한 실험이다.

참고로 시카고의 유명한 즉흥코미디 극단 Second City쪽과 관련이 깊은 인디 필름으로, 감독인 잭 뉴웰은 최근 개시한 Second City의 영화학교에서 활동하는 중이다. . 

인디 영화라 구하기 힘들 것 같아서 예고편도 본문에 삽입해 봅니다. 




<동주>
    2015. 한국. 110분.
    이준익 감독.
    강하늘, 박정민 등 

분명 노련하게 빚어진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미묘한 곳에서 미흡함이 보인다는 점이 답지 않다. 그러나 윤동주 시인의 맑은 글들과, 그 글들에 대한 애정이 사진처럼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그 글들과 마음들이 그러한 단점들을 대부분 작품의 일부로 개워내준다. (윤동주의 글이 와닿지 않는 관객들에게는 영화는 다른 일제시대 영화와 크게 다르지 못할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해 소재가 영화를 하드캐리 했다는 뜻이기도 함. 매력적인 소재인만큼 함정도 많으니 말이다...) 이처럼 아름다움과 부족함 모두가 분명한 영화지만, 일단은 시와 문학으로 지새운 어둠들이 더 마음에 남는다. 

아, 박정민이라는 배우의 간절함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만 여배우들, 특히 신윤주의 국어책 읽기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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