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신 (1)
지름신 기록 - 웬디 1TB 외장하드 + 키보드 + LED 스탠드

개강 스트레스 때문에, 갑자기 미친 지름신이 들어서 아마존에서 꼭 필요한 것만은 아닌 물건을 엄청 사댔다... 


1. WD My Passport Ultra 1TB 


http://www.amazon.com/Passport-Ultra-Portable-External-WDBGPU0010BBK-NESN/dp/B00W8XXRPM/ref=sr_1_1?ie=UTF8&qid=1443016629&sr=8-1&keywords=wd+my+passport+1tb


외장하드는 어차피 살 거였다. 문제는 시게이트를 다시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였지...

사실 나의 외장하드 역사는 매우 길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에 입학했을 적 아버지의 노트북을 물려받았는데 그 노트북의 HDD 용량은 자그마치 40GB. 400이 아니라 40기가였다. 

운영체제를 깔고 남은 20기가도 채 안되는 컴퓨터로 아무리 갖은 수를 써봤자, 용량의 압박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 사이에도 해프닝은 많았다. 1TB짜리 외장하드를 사서 대학교 4-5학년 시절의 사진을 넣어뒀는데, 미국에 비지팅 올 때 TSA가 빼가서 그대로 대학 졸업 전 마지막 2-3년치의 사진이 몽땅 소실되는 매우 유감스러운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었다... 


아무튼 미국에는 총 두 개의 외장하드를 들고 왔던 것 같다. 무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사용한 히타치 (?) 300GB HDD와 시게이트 1TB짜리. 

히타치라고는 썼는데 뭔지 잘 모르겠다. 왜냐면 하드랑 케이스를 따로 샀는데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하지만 멍청하게도 제작년에 룸메이트와 침대에 컴퓨터와 외장하드를 올려놓고 영화 가위손을 보다가 300기가 짜리가 바닥으로 낙하하였고 그렇게 사망하셨다... 정말 용케 오래도 버틴 하드였는데.


하지만 이 때를 대비하여 나는 모든 자료를 시게이트 1TB짜리에 백업해 둔 상태였기 때문에 매우 안심하였다. 

그리고 나는 곧 1TB짜리를 또 하나 질러서 이중백업을 했다.


그리고 또다시 비극이 반복되었다. 교훈을 체득하지 못하고 침대에서 이번엔 영화 화양연화를 보다가 1TB짜리 외장하드가 낙하한 것이다. 그리고 외장하드는 그렇게 사망하시는가...하였으나 용케도 살아남으셨다! 이때의 일 뒤로는 절대 침대에서 영화를 보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튼 내게는 두 개의 1TB짜리 외장하드가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둘다 시게이트였고, 모델은 살짝 달랐지만 뭐 근본적으로 큰 차이는 없는 모델들이었다.  그러나.. 낙하를 하기 전부터 한국에서 가져온 외장하드는 조금 이상했다. USB 연결 인식이 아주 제멋대로여서, 한 다섯 번 꼽았다 뺐다 꼽아야 간신히 연결이 되곤 했다. 낙상을 입은 뒤로는 증상이 더 심해졌다. 불안함을 느낀 나는 나머지 외장하드에 자료를 몽땅 카피해서 집어넣어 이중으로 백업을 해뒀다.


그리고 작년 겨울, 친구들이 놀러와서 같이 무간도를 보던 와중, 무간도 3편의 초입에서 외장하드가 그대로 뻑나버렸다. 떨어트리지도 않았고 그저 컴퓨터에 연결해뒀는데 거짓말처럼 맛이 가버린 것이다. 복구 비용을 알아봤지만 너무 비싸기도 했고, 내 기억에는 새로 마련한 외장하드에 웬만한 건 다 백업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그냥 방치하였다.


그리고 올해 여름, 사정이 생겨 잠깐 외장하드를 뒤지면서 꺠달았다. 백업되지 않은 자료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나의 졸업식 사진들.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 이런 것들이야, SNS에도 친구들이 올려줘서 괜찮은데 문제는 가족 사진이었다. 부모님이 먼 길 차를 끌고 오셔서 졸업식에 와주셨다. 가족이 다같이 찍은 사진이 고등학교 졸업식 이후로 없다시피한데, 그 사진을 홀랑 날린 것이다. 우리 세대의 부모님께 자식의 대학 졸업의 의미가 각별하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 속상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미국에서 복구를 하기에는 너무 비쌌다. 내년이 될지, 내후년이 될진 모르겠지만 한국에 들어갈 때 복구의뢰를 해봐야겠다는 마음만 먹었다.


일단은 지금 백업이라도 된 자료를 위해서라도 외장하드를 하나 더 사야겠다 싶었던 것이었고, 그래서 질렀다. 안전 백업이 무조건 우선인 상황인지라, 시게이트에겐 이미 뒤통수 맞아본 적도 있고, 위험 분산 차원의 의미에서 고심 끝에 WD를 사게 된 것이다. 물론 컴퓨터에 백업 소프트웨어가 두 개나 있는 것은 매우 싫었지만 (그래서 여태껏 시게이트만 줄창 사댄 것이었다.) 프로그램 목록이 길어지더라도 백업은 안전히...가 중요하니까. 원래는 NAS 구축을 해볼까 했지만 나의 비루한 컴퓨터 실력과 우리 집 인터넷 성격상 그냥 관뒀다.


아무튼 그래서 받았다. 예전엔 태국 홍수 나자마자 외장하드 사서 진짜 비쌌는데, 요즘엔 가격이 많이 내려왔다. 





상면만 반짝반짝 유광처리가 되어있다. 작정하고 잡으면 지문 좀 생길 듯. 




왼쪽부터 옵지폰, 시게이트 1TB 외장하드, WD마이패스포트 울트라 1TB. 다들 사이즈는 아담하다. 시게이트가 살짝 더 작지만 메탈 케이스라 다소 무겁다. 그래도 다들 가볍고 작다. 시게이트가 더 슬림하고 잘빠진 느낌이 들긴 한다. 마이패스포트 처음 봤을 땐 예쁘다 생각했는데 시게이트 옆에 두니 오징어....

하지만 어차피 백업 기능이 중요한 것이므로 상관 음슴. 




핸드폰과 마이패스포트 두께 비교. 마이패스포트가 살짝 더 두껍지만 그래도 뭐 훌륭하다. 갑자기 접속불량 증세를 보였던 예전의 고플렉스 외장하드를 생각해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ㅠㅠ


백업 소프트웨어의 경우, 시게이트가 이것저것 조작도 편하고 기능도 많이 제공한다. 그에 비해 WD 소프트웨어는 단촐하고 예쁘진 않지만, 그래도 백업 기능만 있어서 프로그램이 매우 가볍게 느껴진다. 뭐가 어찌되었든간         부디 둘다 잘 버텨주세요...


그러고보니 WD 마이패스포트 사면 애드온으로 케이스가 무료인데 이걸 신청하지 않았다.... 하.... 머리가 이렇게 안 돌아가는 거니...



2. 로지텍 K360 키보드 


http://www.amazon.com/Logitech-Wireless-Keyboard-K360-Glossy/dp/B007PJ4PN2/ref=sr_1_1?ie=UTF8&qid=1443019265&sr=8-1&keywords=logitech+k360




노트북 화면 들여다보면서 타이핑하려니 목 상태가 너무 안좋아질 것 같아 키보드를 마련하였다. 

어제 24시간 동안 타임세일 했는데 그 전에 결제해서 무려 7불을 아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ㅋㅋㅋㅋ

외장하드 케이스 못 산 것도 슬픈데 ㅠㅠ


그저 가격과 리뷰만 보고 질렀다. 맨날 노트북 키보드로 치다가 이거 치니까 좋긴 하다. 

특히 키보드 상단의 음악 재생 정지 버튼과 볼륨 버튼, 그리고 몇몇 펑션키가 제법 유용하다. (물론 몇몇만...)

사이즈가 살짝 작아서 책상 공간 조금 아낄 수 있고, 예쁘게 생긴 것도 좋다. 





그러나 단점도 명확하다. 


1. 키가 작고 간격이 넓다. 키 크기가 노트북 키패드만한데, 그 간격은 더 넓어서 적응이 잘 안된다. 키감도 썩 훌륭하진 않다... 뭐 이건 적응의 문제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2. 진짜 한 5초간 반품을 고민했던 것은 다름 아닌 키소음. 진짜 시끄럽다. 룸메들과 공동생활 해서 가능하면 좀 조용한 키보드를 사고 싶었는데, 뭐에 혹해서 이걸 샀는지 싶을 정도다. 키스킨이라도 사야하는가.... 

무소음과는 굉장히 거리가 먼 키보드다. 아오 빡쳐. 


그래도 이왕 샀으니 열심히 써야지. 배터리가 3년 간다고 하니 한 번 두고봐야겠다. 

그나저나 로지텍 키보드를 샀더니 이번엔 로지텍 마우스가 사고 싶네...

소중한 손목 (예전에 IT회사서 정말 잠깐 있을 때 손목이 나갔다)을 생각해서 참아야한다. 참을 인 참을 인.  




3. 다이아소닉 DL-51 혹은 Lumiy Lightline 1250 (Artic White)


http://www.amazon.com/Lightline-1250-Lumiy-Diasonic-Brightness/dp/B00FE3H6YQ/ref=sr_1_13?ie=UTF8&qid=1443019695&sr=8-13&keywords=diasonic


사실 얼마 전 한인마트 뉴스레터로 LED 스탠드 한국 직수입품 광고가 왔다. 

평소 쓰는 스탠드에 좀 불만이 있었던지라 (아니 일단 전원 터치 스위치가 전혀 먹히지 않아서 매번 전기 코드를 꼽았다 뺐다 하면서 사용 중이다) 눈이 팽팽 돌아갔다. 

물론 새로운 품목의 물건들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한 80%쯤 됐을 것이다...


포엘디자인 제품이었는데, 예쁜 것도 좋고 LG LED를 쓴다 어쩐다 하는 것도 다 좋았지만 일단 한국에 비해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좀 셌고, 크기가 좀 작아서 공부용으로 얼마나 적합할 지 감이 오질 않았다. 그리고 스탠드 목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 치명적인 결함이었다. 기왕이면 좀 상위 버전으로 수입하지...


아무튼 그래서 그때부터 아마존과 구글을 까뒤집는 과정에 다이아소닉 제품을 발견하였다. 물론 한국 제품인지는 전혀 몰랐지만, 포엘디자인사 거와 가격도 비슷하면서 목조절이 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검색을 해보니, 미국에는 루미이...라는 기괴한 이름으로 유통이 되지만 암만 봐도 한국 회사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지름. LED는 전구를 갈지 않아도 될 것이야! 난 눈이 더럽게 나쁘니까 내 눈을 보호해야지! 이런 말도 안되는 자기 합뢰화를 통해서 거금 50불...(ㅎㄷㄷ)을 주고 질렀다. 



혹시 사이즈가 궁금한 분들을 위한 친절한 사진. 모니터의 글들은 부끄러우니 블러 처리. 

광원 사이즈가 대략 13인치 노트북 가로 사이즈보다 조금 짧은 수준이고, 우려했던 것만큼 어둡지는 않다. 사이즈가 사이즈다보니 여태껏 쓰던 미제 형광등 스탠드 (...)보다야 덜 밝을 수 밖에 없지만 어차피 방에 불켜두고 작업하니 쓸법할 것 같다.


그리고 USB 충전단자가 내장되어 있어서 핸드폰 충전도 할 수 있다. 이제 원래 쓰던 충전헤드는 외장배터리 충전용으로... (50불짜리 충전헤드를 구입했습니다) 


아무튼 며칠 더 써보면 대충 각이 나오지 싶다. 공간 차지가 적어서 매력적이긴 하다. 


그나저나 아마존에서 박스를 받았을 땐, 심지어 Lumiy라는 이름은 눈을 씻고도 볼 수 없고 누가 봐도 한국 제품인 박스가 왔다. 겉면이 죄다 한국어. 

순간 내가 아마존에서 주문한 건지, 지마켓에서 주문한 건지 구분이 가질 않았다..





이제 대량으로 질렀으니 공부를 해야겠다. 그리고 긴축재정 돌입...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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