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블로그 들어와봤다. 얼마나 오랜만이냐면 로그인 하는데 휴면계정 전환 메시지가 떴을 정도... 그리고 보통은 데드라인 때문에 바빠서 미칠 것 같을 때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러 들어온다. 그렇다. 코로나로 락다운 걸리고 시간이 흐르는 감각을 느끼지 못하다가 모처럼 아주 긴박한 데드라인 맞이를 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글만 쓰고 다시 일하러 가야지.
코로나가 터진 이후 그간 사본 적이 없는 재료들로 요리하는 일이 늘었다. 미국 상황이 너무 엉망이라 버스타고 장보러 나가기가 너무 두려워서 줄창 온라인으로 장을 보다보니 익숙한 재료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번 요리는 난생처음 양고기를 써본 요리다. 미국 기준으로 재료 수급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며, 아아아아주 낯선 식재료도 딱히 없고, 또한 조리가 어렵지 않고, 조리시간의 대부분은 그냥 기다리는 시간이므로 양고기에 거부감 없으시다면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요리법은 www.unicornsinthekitchen.com/khoresh-bademjan-persian-eggplant-stew/에서 가져왔다. 해당 사이트에 아주 자세하게 조리법 및 대체 가능한 식재료 (예: 가지 종류에 대한 질문 등)가 잘 나와있으니 영어에 부담 없는 분들은 직접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
재료 (5-6인분 정도 됨):
- 식용유
- 양파 두 개 (마트에 여러 종류의 양파가 있다면 yellow onion으로 고르자)
- 양고기 1파운드 (약 4-500g, 뼈가 붙어있다면 알아서 양을 늘리자... 뼈없는 부위가 다루기 쉽다. 양고기는 진짜 아무것도 몰라서 그냥 마트에서 가장 싼걸로 주문함.)
- 강황가루 1/2 티스푼 (turmeric이라고 불립니다)
- 소금, 후추
- 계피가루 1/4 티스푼
- 토마토페이스트 4 숟갈 혹은 토마토캔 하나 (약 500g정도 됨, unsalted면 될듯). 생토마토도 사용 가능할 것 같음.
- 물 6컵
- 가지 4개 (반드시 Chinese eggplant를 사용하라고 나와 있다. 뚱뚱하고 동그란 가지 말고 길쭉길쭉한 가지임.)
- 라임 (말린 페르시아 라임을 준비하라고 되어 있으나 없으므로 그냥 라임 사용)
- 토마토 1-2개 (나중에 밥과 함께 먹는 것이므로 필수는 아님.)
조리법:
1. 재료를 다듬는다.
- 양파는 잘게 다진다.
- 양고기는 사방 주사위 모양으로 깍뚝썰기한다. (대충 카레 먹는 기분으로)
- 가지는 깨끗하게 씻어서 반으로 자른다. 껍질을 벗겨라고 되어 있지만 난 귀찮아서 그냥 사용.
2. 큰 냄비에 식용유 2 숟가락 (밥숟가락)을 넣고 중불에 양파를 볶는다. 5분 이상 열심히 볶는다.
3. 같은 냄비에 양고기를 투하하고 고기가 갈색이 될때까지 익힌다 (라고 쓰고 여전히 양파가 있으므로 계속 볶는다...) 처음 이거 만들어 봤을 적 멍청하게 뼈있는 고기로 사서 난감했는데, 뭐 결론적으로는 괜찮았음. 뼈 없는 부위로 했을 때 더 먹기 편했다.
4. 강황 1/2 티스푼, 소금 1 티스푼, 후추 1/2 티스푼, 계피가루 1/4 티스푼을 투하한다.
5.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는다. 두번째 요리할 때엔 토마토 페이스트가 없어서 임기응변으로 canned diced tomato캔에 든 토마토를 넣어봤는데 오히려 더 맛있었던 것 같다...ㅋㅋ
6. 물 6컵을 넣고 내용물이 끓으면 불을 줄인다. 1시간 반 이상 불 위에 올려두고 약불로 졸인다.
7. 대충 시간이 다 되었다 싶을 때쯤, 후라이팬에 식용유 2큰술을 두르고 중불에 가지를 양면으로 잘 구워준다. (원래는 튀기기도 한다고 한다.)
8. 먹을만큼의 가지를 스튜에 넣고 5분 정도 더 끓인다.
9. 당장 먹을만한 양의 토마토를 썰어 후라이팬에 4분 정도 굽는다.
10. 밥에다가 가지스튜와 구운 토마토를 곁들어 낸다. 라임이나 레몬 등을 약간 뿌리면 느끼함도 잡을 수 있다!
한국 쌀밥보다는 불면 날리는 종류의 쌀로 지은 밥과 함께 먹으면 훠ㅓㅓ어얼씬 맛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쌀밥도 괜찮다. 해보면 진짜 카레보다 더 간단하면서도 맛있다. 아, 그리고 냉장고에 남는 버섯이 있어서 양고기 볶을 때 같이 넣어봤는데 상당히 괜찮았다. 난 버섯 넣는 것도 추천. 오히려 구운 토마토를 생략해도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혹시 냉장보관하면서 먹을 예정이라면, 이미 구워둔 가지는 따로 보관하고, 먹기 직전에 스튜와 함께 데워서 먹는 게 좋다. 물론 나는 매번 냄비 꺼내서 데우는 게 귀찮아서 그냥 그릇에 스튜랑 가지 넣고 전자렌지 돌렸다. 헿. 카레 보관하듯이 하면 되는 듯 하다.
이 레시피를 알려준 친구를 보아하니 요구르트 소스까지 끼얹어서 먹던데, 나는 그런 짓은 귀찮아서 하지 않았고 파슬리를 조금 뿌려서 먹었다. 라임을 뿌려먹으면 김치가 없어도 생각보다 잘 넘어갑니당. 한국에서는 양고기 구하기가 어려워서 좀 시도하기 힘들 것 같은데, 소고기나 닭고기 등으로 시도해도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요리가 아닌가 싶다. 아, 그리고 레시피에 나온 "중국가지"는 뚱뚱한 가지말고 길쭉한 가지니 꼭 맞는 걸로 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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