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동네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한인마트는 고사하고 아시안마트 접근성도 제법 떨어진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그래도 날잡아 대중교통이나 남의 차 이용해서 다닐 만도 했는데, 코로나 터지고 다 조졌다. 내가 해먹고 싶어도 신선식품의 한계 때문에 못해 먹는 음식도 많다. 미국 사람들은 고기를 다르게 잘라서 취급하고 (죄다 스테이크... 아니면 스튜...), 채소류도 많이 다른데다가, 여긴 내륙지방이라 해산물 접근성도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서... 가끔 동부나 서부의 한인마트 체인의 온라인 배송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신선식품은 언감생신이고 냉장이나 냉동보관이 필요한 반찬류 등도 배송이 힘들다... 그래서 내가 시켜먹을 수 있는 것이라곤 주로 라면류나 건조식품, 가공식품을 사먹곤 한다. 참고로 우리가 먹는 쌀, 라면 등의 부식은 아마존보다 한인마트에서 주문하는게 그나마 싼 편이다. (아마존은 가격 뻥튀기 심한 경우가 너무 많다...)
아무튼 미국 라면 값도 싸지 않고, 코로나도 한동안 갈 것 같으니 앞으로 온라인 쇼핑에 참고하기 위해 한 번 써봅니다. 미국에서 사먹는 (수출용) 한국 라면 리뷰! 다음에 또 새로운 라면 시도하면 업데이트 해서 올려 보겠음. 예전에 가끔 아시안마트 다녀오면 일본 라면들도 가끔 쟁여뒀는데, 요즘엔 도대체 어디서 구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일본인 친구들도 아시아 식재료들은 그냥 H마트나 중국계 마트에서 주문해먹던데... 한국라면들이 다양해져서 다행 ㅋㅋㅋ
* 비빔라면 계열
1. 팔도 비빔면: 한국 거랑 맛 똑같다. 양도 똑같아서 하나 먹으면 은근 배가 고프기 때문에 삶은 달걀에 오이 채썰어서 같이 얹어 먹으면 내가 한국에 있는 것 같다! 참고로 피클용 오이 사먹고 그 맛에 놀랐다면 English cucumber을 사먹자... 조금 비싸도 이게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오이 맛이 납니다.
2. 농심 찰비빔면: 한국 거는 안 먹어봐서 모르겠고, 팔도 비빔면보다 덜 새콤하고 약간 참기름 맛 더 나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난 입맛이 까다롭지 않고, 한인마트는 언제 어떤 재고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걍 있는 거 아무거나 사먹는데, 팔도가 좀 더 기억에 잘 남는 맛인듯.
3. 농심 짜왕: 수출용이라 그런가? 어째 3년 전하고 면도 바뀌고 맛이 많이 바뀐 듯? 면은 예전 면이 더 내 취향인데, 어라? 바뀌었네? 한 것 외에는 별 기억이 안 났던 걸로 봐서 사먹어도 안 사먹어도 그만이 아닐까 싶다. 짜왕은 좀 비싼편이라서... (참고로 지금은 어째 전혀 안 보이는 농심 우육탕면 엄청 좋아했는데, 그때 짜왕이랑 우육탕면 면발이 같았던 걸로 기억한다. 되게 괜찮았는데 왜 이제 안 나오니...?) 중국인 마트 쪽에서도 구하기 쉬운 편.
4. 팔도 일품 짜장면: 걍 무난하다. 가끔 달달한 거 땡길 때 달걀 오이 넣고 짜장면 흉내내서 먹는다.
5. 오뚜기 진짜장: 아시아계 캐나다 친구 하나가 이 라면이 맛있더라고 추천해줘서 사먹어봤는데 면이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짜장 시리즈 중에는 이게 내 취향인데, 좀체 한인마트 쇼핑몰엔 안 들어와서 걍 팔도 것만 계속 사먹게 되는 듯.
6. 농심 짜파게티: 나도 알고 여러분도 아는 그 짜파게티다. 유성스프도 들어있다. 은근 잘 안 팔던 것 같은데 짜파구리 때문에 요즘 좀 잘 보이는 듯. 일요일은 짜파게티지!
7. 청수 비빔냉면: 라면 아닌 거 아닌데, 일단 배송 가능하다는 점과 값이 라면들과 또이또이 하다는 점에서 라면이나 다름 없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런 아주 흔하디 흔한 고명없는 비빔냉면의 맛. 농심 둥지냉면 그런 거 구하기 힘드니까 그냥 이거 사먹자.
8. 대만 아샤 하카 라면 (客家板條): 동부의 H모 체인 홈페이지에 올라와있길래 한 번 큰 맘 먹고 시켜봤다. 원래 중국계 라면은 잘 안 시켜먹는데, 비빔면이라고도 하고, 면발도 좋아보이고, 내가 객가 음식을 좋아하기도 해서 시켜봄. 대만 라면이라는데, 음 제 점수는요....
값도 안 싼데 이걸 굳이...???라는 생각이 드는 라면이었다고 한다. 나도 중국서 기름비빔면 많이 먹고 다녔고 좋아하지만, 아아아주 순한 나트륨 맛(?)에 가깝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있다고 하기도 미묘한 그런 맛? 그리고 양도 적음... 진짜로 라면 사이즈가 그냥 작다.
아, 근데 면 자체의 퀄리티는 괜찮은 편이라서 다른 거 해먹을 때 사리로 써먹든가, 아니면 여기에 내가 재료 더 추가해서 비빔면 해먹어도 괜찮을 것 같긴 하다. 유탕면이 아니라 건조면 같은 삘임. 하지만 가격이 싸지도 않은 라면을 굳이...?
그래도 혹시 사먹어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끓이는 법 번역해드림. 자비 없이 중국어로만 나와 있음...
1) 팔팔 끓는 물에 면을 집어 넣고 30초 정도 익힌다.
2) 젓가락으로 가볍게 저어서 면을 풀어준다.
3) 면이 익은 후 꺼낸다. (약 4분 끓임)
4) 그릇에 넣고 조미소스를 넣어 비벼 먹는다.
칼로리가 봉지당 295kcal로 낮다는 게 인상적인데, 그건 양이 적기 때문이다... 진짜야...
- 사실 신라면과 육개장 정도를 제외하면 불닭라면 계열이 해외에서는 비교적 구하기 쉬운 편에 속하는데, 내가 불닭라면을 전혀 안 먹어봤다....
* 국물라면 계열
1.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 순한맛: 한국 거랑 맛 다른 거 잘 모르겠음. 순한 맛은 가끔 간식으로 생라면으로 먹는다 ㅋㅋ
2. 농심 신라면: 미국서 제일 구하기 쉬움. 심지어 일반 슈퍼에도 종종 들어와있다.
3. 농심 너구리 (순한 맛, 매운 맛): 난 순한 맛을 더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매운 맛이 더 구하기 쉬운 것 같다. 원래도 일반 슈퍼에도 가끔 보일 정도로 그렇게 구하기 어려운 라면은 아니었는데, 짜파구리 덕분에 더 구하기 쉬워진듯. 많이들 알려져있지만 한국 버전과는 다르게 다시마가 따로 안 들어있고 분쇄되어 스프안에 들어가있다. 아, 다시마가 아니라 미역인가 싶을 때도 있음. 그래서 맛이 미묘하게 다른 것 같은데, 굳이 따지면 난 한국버전이 더 좋음... 그래서 걍 내가 내 다시마 넣어 먹는다 ㅋㅋㅋ 볶음 너구리는 안 먹어봐서 모르겠다.
4. 오뚜기 진짬뽕: 인터넷 추천 믿고 질러봤는데, 앞으로 내 짬뽕 라면은 이거다. 해산물도 구하기 힘들고 그래서 짬뽕은 정말 먹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그간 먹어본 짬뽕 라면 중에 이게 제일 괜찮았다. 다만 이건 진짜 값이 세서 자주 먹기는 무리...
5. 팔도 불짬뽕: 예전에 주로 먹었던 짬뽕계열 라면인데... 그냥 무난하다. 구해져서 먹은 거에 가까움... 불맛? 같은 게 나긴 한데 약간 인공적이다.
6. 농심 얼큰 장칼국수: 이게 따로 수출용인가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면발 먹어보고 놀랐다. 면발 진짜 괜찮고, 마지막에 넣는 별첨 스프 넣기 전에는 삼삼한 칼국수 맛 나서 괜찮다. 별첨 스프 넣으면 되게 빡세지는데, 자연스러운 매운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땀 뻘뻘 흘리면서 먹기 괜찮다. 하지만 역시 값이 좀 세다...
6. 농심 안성탕면: 어릴 때 신라면이 아니라 주로 안성탕면을 먹고 자라서... 나에겐 가장 기본적인 라면이라는 인상인데 신라면 만큼 쉽게 구할 순 없다. 안성탕면 먹으면 고향 온 기분이다 ㅋㅋ 걍 한국거랑 맛 똑같은 듯.
7. 농심 감자면: 맛있고 잘 질리지 않는 맛. 한국서 먹던 그 감자면 맛이다. 면이 쫄깃쫄깃하고 해장용으로 좋을 듯. 사실 무파마를 더 좋아하지만 무파마 요즘 잘 안 보인다...?
8. 농심 감자탕면: 친구가 추천해줘서 비싸지만 한 번 사먹어봤다. 2% 부족한 감자탕의 맛이 나는데, 2%고 자시고 감자탕 자체가 없는 동네에 사니까 이 정도로도 대리만족이 가능하다. 감자랑 시래기 넣고 끓이면 아주 훌륭할 듯. 시래기는 없으니 감자라도 넣고 끓여봐야겠다.
9. 풀무원 육개장 칼국수: 면이 건조처리 된거라서 좀 덜 더부룩한 느낌. 근데 국물 맛이 아련하게 생각이 안 나는 걸로 봐선 별로 인상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값이 비싸서 잘 못 사먹음;;;
10. 농심 멸치칼국수: 안 매워서 안 질리고 잘 먹는 편. 내가 칼국수 해먹기는 귀찮으니까....
* 기타
1. 청수 물냉면: 비빔냉면과 마찬가지로 값도 라면이랑 별 차이 없어서 그냥 넣어봄. 육수는 그 흔하디 흔한 식초 양파 캐러멜 조합이기 때문에 별로 특이할 건 없지만, 이런 면 자체를 먹는 데에서 오는 기쁨이 큰 편. 오이, 삶은 달걀 등의 토핑 얹어 먹으면 훌륭한 대용 식품이다. (이 동네 무/다이콘 구하기도 힘든 거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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