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블로그 커버 사진과 프로필 사진을 바꿔봤다.
이 물고기 사진은 말 그대로 물고기 사진이다.
더 큰 사진을 크롭한 것이다. 사진을 찍고 다시 돌려본 순간에서부터 이 물고기에 유난히 눈이 갔더란다.
이것이 원본 사진이다.
2010년 6월 노르웨이 북쪽 로포텐 제도의 '오'라는 곳에서 고통받으며 여행할 적 유스호스텔에서 찍은 사진이다. 참고로 로포텐 제도는 대구가 많이 잡히는 곳이다. 시기를 잘 맞춰가면 곳곳에서 대구 말리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예컨대 이런 거: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모르긴 몰라도 대구잡이가 이쪽 생계유지수단의 큰 원천 중 하나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진짜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자신이 없다.
다음으로 블로그 스킨 커버 역시 고르고 고르다보니 역시 북유럽에서 찍은 사진이긴 하다.
이것은 스웨덴 중부를 관통하는 기차 인란스바난을 타며 찍은 사진이다. 시기 탓인지는 몰라도 외스터순에서 말뫼까지 가는 이 기차에는 손님이 오로지 나 하나였다. 기차 탑승인원은 나, 기차 스태프인 린다와 투리드, 그리고 운전수 올라프 아저씨 넷 뿐이었다.
원래라면 린다와 투리드가 돌아가며 안내 방송을 하는 관광열차였으나 결국 우리는 그냥 수다나 떨고 말았다. 심지어 객실서 수다 떨다가 올라프가 있는 차장실에 가서 앉아서 노닥거렸다. 바로 그 때 기차 차장실에서 찍은 기찻길의 사진.
올라프에게 잠시나마 이런저런 얘기를 들었는데, 아직까지 기억나는 몇 가지 이야기들이 있다.
하나는 올라프가 전직 스웨덴 국영철도 (SJ) 기차 차장이었다는 것이고 은퇴 후 인란스바난을 운전을 소일거리 삼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둘째는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KTX에 관한 다큐를 봤다며 KTX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다는 것이었다. 역시 기차 차장...!
셋째는 올라프에게 들은 건지 린다에게 들은 건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순록과 무스의 구분법이었다. 비록 인란스바난이 느리긴 해도 기차는 기차인지라 가속도가 붙으면 세우기가 힘들다. 그렇다보니 간혹 동물들이 기찻길에 있다가 사고를 당하고는 한다. 이때 바로 순록과 무스의 차이가 드러나는데, 무스의 경우 기차가 다가오면 기찻길을 건너서 기차를 피한다고 한다. 하지만 순록은 기찻길을 따라서 기차를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 많이들 죽는다고...
반농담이겠거니와 했지만 어쨌든 결론은 순록이 무스보다 멍청한 것으로...
아무튼 두 사진을 블로그에 건 이유는 그저 마음에 들어서다.
특히 기차 사진의 경우, 모니터도 유리로 만들어졌고 창문 또한 유리로 만들어졌다는 점에 착안해서 찍은 사진이기도 하고, 물방울이 창문에 남길 수 있는 여러 자욱들을 담을 수 있었기 때문에, 또 좀체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라는 점에서 애착이 아주 많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