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빅 (4)
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7 - 로포텐제도
2010년 6월 3일 목요일
노르웨이 나르비크(Narvik) →→→→
 노르웨이 로포텐 (Lofoten) 제도의 오 (Å)



휴양지로 유명한 로포텐(Lofoten) 제도에 가기로 했다. 아침에 늦잠을 잤지만 무사히 버스를 탔다. 
날씨가 썩 좋지 못하다. 

하루종일 정말 버스만 죽어라 탄 날. 
아침에 나르빅에서 9시 20분에 버스 출발, 중간에 스볼베어(Svolvær)에서 갈아탄 후 다시 달려서 오후 5:30에 도착했다. 총거리는 393km, 정말 쉬지도 않고 계속 버스만 탔다. 
날씨는 흐리지, 아침도 못 먹고 오고, 점심도 못 먹고, 게다가 버스 신나게 달리는데 생리까지 터져가지고 아주 불쾌하고 지치는 버스여행이었다. 
혹시 버스 노선도에 관심있으신 분은: http://www.177nordland.no/ruter/r/23-750.aspx
솔직히 관대한 아저씨 덕분에 나르빅-스볼베어 학생할인 받았기에 망정이지; 버스비만 346 크로네가 나갔다. 한국돈으로는 한 6-7만원? 
할인 못받았으면 10만원 찍었을 것이니라.... ㅠ_ㅠ


날씨가 꾸리꾸리. 날씨 맑았으면 굉장히 멋졌을 것 같은데! 
그래도 처음에는 흐려도 예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나의 여행의 주제는 '길놀이'니까, 이 긴거리를 즐겨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있었을지도. 


이런 집도 보이고








급기야는 비가 오기 시작했다.
버스가 곳곳을 들렸는데, Gullesfjordbotn에서 안데네스Andenes 쪽으로 가는 애들이 버스를 갈아탔다. 
앞뒤에 앉았던 영국애(런던)와 스웨덴애(말뫼지역)에게 모두 인사하고 헤어졌다. 
정말 여긴 어디 나는 누구를 연상시키는 엄청난 곳에서 버스 환승을 했다. 
딱 미들 오브 노웨어라는 말이 맞아떨어지는 곳이었다.




버스는 계속 달렸다. 창도 큼직하고 사람도 없어서 쾌적했다.
하지만 나는 끙끙 앓았지...허헛



이런 풍경도 보이고


그래도 산에서 좀 내려오니까 푸른색이 보이긴 했다. 



날만 맑았어도!



이곳은 Fiskebøl. 저 앞에 주둥이 열린 배에서 사람들이 환승했기 때문에 처음으로 여기서 정차다운 정차를 했다. 
으흑흑...ㅠㅠ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곳이었다;



오로 향하면 향할수록 이런 길들이 나타나길 시작했다. 




포커스가 잘못 잡혔다...



영화 속 풍경갔다. 잘보면 사람도 있다.



날씨가 갑자기 한쪽에서 맑아졌다. 하지만 포커스 잘못 맞아서 역시 망함.



노르웨이 국기. 이상하게도 스웨덴, 노르웨이에는 저렇게 국기 달린 집들이 많더라.
그나저나 노르웨이 국기는 색깔이 참 예쁜 것 같다. 



양식장으로 생각된다.


오에 다 왔다.
한참 대구 말리는 시즌이라 저렇게 말린 생선들 잔뜩 볼 수 있었다.



바다에 산이 솟아있는거나 다름없어서 날씨가 아주 오락가락한다.




오(Å)의 숙소에서 찍은 사진.
정말 엄청 고생해서 도착했다.
오는 참 작은 동네였다.... 정말 작은....
로포텐 제도의 가장 끝자락 땅끝마을 삘의 동네.
아주 끝자락은 아닌데 여튼 E6도로가 끝나는 곳이다.
정말 뜬금없이, 아주 뜬금없이 길이 끝나버린다.
으읭?? 이런 느낌.

숙소는 로르부도 있고 유스호스텔 같은 것도 있었는데 나는 돈이 없으니 후자에 투숙.
원래라면 오가 아니라 모스케네스라든가 레크네스라든가 좀더 큰 동네였어도 좋았을텐데, 
돈이 없어서 그만 오에서 숙박해버렸다.
오가 제일 쌌거든. 게다가 국제유스호스텔 거기에도 가입되어있고.
우리 방에는 4명이 투숙했다. 프랑스인 두 명,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중국인 한 명, 그리고 나.
숙소는 예쁘긴 예뻤는데 조금 와일드한 곳이었다. (자세한 건 나중에...)




장작 쌓아놓기?








대구 말리기. 겨울 대구잡이가 큰 수입의 원천.




로르부들 밑에는 저렇게 배가 달려있었다.



갈매기가 둥지를 텄다.
저 건물의 정체는 알지 못했다.
폐가의 기운이 물씬.




멋있긴 멋있는 동네.





이렇게 보면 해떠있는 것 같은데
사실은 훼이크.
저것은 방 안의 전구가 비친 모습..





사진 촬영 시각 오후 11:41. 
이것이 백야.
백야 뭐 별거 없다.
그냥 해가 무진장 길게 떠있는 거다.
어찌되었든 그 반대보단 나으니까.


길놀이하면서 즐겼어야하는데, 도저히 즐길 수 없는 버스 여행.
그래도 좋은 기억은 있었다.

오에서 스볼베어까지 구간의 버스 운전사 아저씨가 정말 마음이 좋은 분이었다는 거! 
내 핀란드 학생증으로 할인도 받고(스볼베어-오는 할인 못받음...), 그리고 영국애가 현금이 없고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자 일단 버스에 태우고는 중간에 있는 Evenes 공항 ATM에서 돈 뽑고 버스비를 내게 해주었다. 신뢰의 힘인걸까? 마음의 여유?
그리고 나, 영국인 등을 배려해서 갖가지 버스 방송도 영어로 해줬다. 

일기를 보니 피요르드도 멋있고, 물색깔도 너무나 이쁘고, 생선 말리는 모습도 인상적이고 그랬다고 한다. 평소 안 좋아하는 황태국이 먹고 싶어졌다나 뭐라나..

스웨덴 애랑 영국애랑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헬싱키랑 다르게 여기 오니까 집에 가고파졌다고 한다... 여행 왜 한거지;;

폴란드+독일 혼혈(?)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다가 중국, 일본, 한국은 별로 차이가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이야기해서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진 기억이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있다. 



지금 와서 보니 이 동네, 아이슬란드보다 북쪽이다; 오메나;





  Comments,     Trackbacks
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6 - 나르빅
2010년 6월 2일
스웨덴 룰리오(Luleå) -> 르웨이 나르빅(Narvik)


대충 이쯤.



이곳은 나르빅(나르비크). 세계 최북단의 부동항. 고등학교 세계지리 시간 때 열심히 외웠었던 곳. 대항해시대 2에서는 보급항으로 나왔던 곳이었는데. 날씨가 우중충한게 좋지 않다. 롱리 플래닛에 따르면 노르웨이에서 가장 'ugly'한 마을이라고. 그런가? 흠. 



산, 바다와 함께 하는 나르빅.





교회도 보이고 그 앞에 기차도 보인다. 확실히 자원 수송의 요충지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AMFI의 슈퍼에 가서 봤다. 우와, 노르웨이에는 이런 것도 있구나! 신기해서 사진도 찍었다. 난 Mr.Lee니까 당연히 중국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국이었다. 쌀과 스파게티를 사서 나오는데, 계산대의 직원이 중국인이냐고 물어봤다. 아니라고,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북한이냐 남한이냐라고 물었다. 남한이라고 했더니, 'Evil Leader'가 사는 곳이 어디냐고 해서 친절히 북한이라고 답해줬다. 

AMFI 건물에서 나오는데 청소년들이 앉아있다가중국인 커플이 지나가자 또 니하오 니하오 거린다. 그 사람들이 인사를 받아주었다.  내가 지나가니까 역시나 니하오 니하오 거린다. 무시했다. 난 중국인이 아니거든. 아, 무시했다기 보다는 나는 중국인이 아니야!라고 말하고 지나갔던 것 같다. 중국은 정말 큰 나라.





나르빅에 서있던 표지판. 헬싱키에서 1245km, 불과 이틀만에 난 1245km나 온 것이다! 그것도 육로로! 우웩. 
이곳에 기록되어있는 도시들 이름을 보니, 나르빅이 얼마나 북쪽에, 외진 곳에 위치한 작은 곳인지를 알 수 있었다. 나르빅 사람들은 의외로 좁은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일지도. 베오그라드는 좀 의외다. 



바다 쪽으로 슬슬 걸어왔다.





내 생각엔 나르빅 꽤 예쁜 것 같은데? 




선사시대 암각화가 남아있다고 해서 한번 산책삼아 가봤다. 정말 주택가 사이의 생뚱맞은 곳에 있었다. 그런데 큰 돌에 덜렁 사슴 한 마리 그려져 있었다. 내가 딱히 유적에 발을 댄건 아니다! 공중부양시켜놓고 크기 비교 중. 

이 암각화를 본 것보다는 동네 마을 어슬렁거린 것, 꼬맹이가 날 보고 도망가고 할머니가 내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 문틈으로 나를 지켜본 것이 더 인상적이었다. 

암각화가 있는 곳은 유적지라기보다는 동네 뒷산 분위기.



나르빅 주택가.


malmbanen 철로를 놓은 사람들을 기리는 동상인 것 같다. 아니면 특정 인물을 기리거나. 




무덤. 인류학도로써 묘지는 흥미로운 곳이다. 
이곳 노르웨이에도 가족묘가 있구나 싶었다. 비석이 매우 깨끗하고 새거인 것으로 봐 주기적으로 비석을 바꿔주는건지, 아니면 전쟁으로 인해 묘들도 다 파괴되어서 새로 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이 때는 아이슬란드의 (바이킹 후예들의) 가족 이름들 생각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이름이 아들의 성이 된다. 예컨대 아버지 이름이 Erik면 아들 성은 Eriksson. 철자는 모르겠고. 인류학 시간에 배웠었는데 잘 생각이 안 나네.



오포텐 철로, Malmbanen, 어찌되었든 철로. 


물이 콸콸콸


물이 콸콸콸_2.jpg. 사실 이 물줄기의 정체는 끝까지 알지 못했다. 
처음엔 소방용인가 생각도 해봤는데 불도 안 나고 그래서...
도대체 뭐였을까?
궁금해서 가보려고 했는데 길이 공사중인데다가 너무 복잡해서 포기하고 내려왔다. 시간도 꽤 늦었었고.
참고로 사진을 찍은 시각은 오후 9:09. 
말로만 듣던 백야.

사실 헬싱키에서 이미 길어질대로 길어진 해를 실컷 감상하고 와서 백야에 대한 별 감흥은 없었다.
그래도 그 반대보다는 이게 백 배 나으니까....


숙소에서는 혼자 여행을 하고 있다는 호주인을 만났다. 일본 3개월 여행하고 북유럽 3개월 여행하러 왔다고 했나? 이미 핀란드와 스발바드(!)를 들렸다 온 모양이었다.
아이슬란드랑 패로 군도도 간다고 해서 무진장 배아팠다. 
사실 나도 여행계획 짤 때 스발바드, 아이슬란드, 패로 군도 다 찾아봤었는데 도저히 항공권 감당이 안 되어서 포기했었지...
부러웠다. 흥쳇.
그래도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재미난 이야기 많이 들었다.
철학을 전공하신 분이고 동생은 인류학 박사라고 했다.
왠지 모를 반가움. 그리고 나의 초라함. 

  Comments,     Trackbacks
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5 - 룰리오~나르빅
2010년 6월 2일
스웨덴 룰리오(Luleå) ->->-> 노르웨이 나르빅(Narvik)




보이는 것은 얼어붙은 호수와 눈가루 뿌려진 검은 산, 그리고 앙상한 나무들.


그래도 중간중간에 있는 마을 역 근처에 되면 이렇게 집들도 보이고...

아직도 스웨덴. 어비스코 Abisko면 나름대로 이 동네에선 꽤 규모있는 마을. 어비스코 국립 공원 때문에 관광객들이 꽤 오는 곳으로 알고 있다. 날씨가 안 좋아서 스산한 사진이 나와버렸다.



설마 말로만 듣던 U자곡...?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가. 

이 철로에서 최대의 미스테리. 도대체 VR 차가 여기 왜 와있는것인가. VR이면 핀란드 국철인데, 핀란드와 스웨덴은 철로 연결도 안 되어있는데 이 북쪽 동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진짜 궁금하다. 아직도.



가끔 저런 집들도 보이고... 여름 오두막은 아닌 것 같은데, 도대체 저런 곳에서 어떻게 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6월인데도 눈에 얼음에... 으으..


이 날씨에도 수많은 캠핑카가 보인다. 용케도 첩첩산중을 찾아왔구나...


점점 나르빅에 다가오고 고도가 내려갈수록 풍경이 푸르러진다.

오! 이것이 말로만 듣던 피요르드! 비록 노르웨이 남부의 피요르드들보다는 규모가 작아도 검은 산에 흰 눈만 줄창 봐오고, 산조차도 오랜만에 보는 나에게 있어 꽤나 감격스러운 장면이었다. 물 색깔도 예쁘고 말이다.


바다로 향하는 물길. 정말 피요르드식 해안이다. 뒷쪽으로는 급 해변가가 있었다. 




나르빅 역 도착. 날씨가 우중충한게 썩 좋지 않았다. 
R군과는 여기서 헤어졌다. R군은 다시 기차를 타고 어비스코로 향했다. 어차피 인터레일/유레일은 그냥 탑승할 수 있어서.
어느샌가 나는 노르웨이에 있었다. 
스웨덴 쪽 릭스그란센 역을 지나면 노르웨이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방송이 나온다. 오포텐 구간의 한쪽 끝인 릭스그란센 역은 전체 철로에서 스웨덴의 마지막 역이다. 

















  Comments,     Trackbacks
사진으로 보는 북유럽 여행기 4 - 룰리오~나르빅

2010년 6월 2일
스웨덴 룰리오(Luleå) ->->-> 노르웨이 나르빅(Narvik)





룰리오에서 노르웨이 나르빅으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노르웨이까지 가는 기차긴 하지만 룰리오~나르빅을 연결하는 이 기차구간은 스웨덴 국철 SJ에서 운영 중이다. 
이 노선은 Malmbanan이라고 부르고 중 릭스그란센(Riksgränsen)과 나르빅 간의 구간은 특별히 오포텐 선(Ofoten Line/Ofotbanen)이라고 불린다. 

원래 룰리오와 나르빅을 연결하는 철로 자체가 깔린 게 키루나 및 옐리보레 지역에서 채굴되는 철광석 수송을 위해서였다. 나르빅과 룰리오 모두 북쪽 지역의 중요한 교통요지기 때문이다. 나르빅은 세계 최북단의 부동항이고 (실제로 이거 때문에 러시아와 미국이 피터지게 전쟁 했었던 것 같다) 룰리오는 보스니아만을 끼고 있는 오래된 도시다. 19세기~20세기 초에 개통되었고, 기본적으로 여기를 달리는 기차들은 철광석 수송용이기 때문에 엄청난 하중을 견딜 수 있고 엔진파워도 장난아니라고. 

아무튼 유럽에서는 거의 최북단에 위치한 철로가 아닐까 싶다. 스웨덴 구간은 EU에서 최북단이라고 했는데 노르웨이나 아이슬란드는 EU 국가가 아니니....아이슬란드에도 철로가 있던가? @_@




보덴 역의 역사. 무슨 일에선지 여기서 정차를 좀 했다. 역사가 무척 특이하게 생겨서 (이 동네에선 안 특이하겠지만...) 좀 제대로 찍고 싶었는데. 바이킹을 연상시킨다.




일기장을 보니 ... "방금 전에 옐리보레를 지났는데 산! 녹음이 우거진 산을 봤다! 뫼!!"라고 되어있다. 산에서 자란 내가 핀란드에서 생활하면서 줄곧 산을 보지 못했으니 설렐만도 했지... 참고로 핀란드 남부는 무진장 평평하다. 


습지대인듯.






역을 거치고 거쳐 가는데 점점 기차가 추운 곳으로 진입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호수에 얼음 낀 것을 목격하기 시작했다. 으으, 내가 도대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거지.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