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0. 23:03, 지구 어딘가/북유럽
2010년 6월 1일 께미 -> 토르니오/하파란다 (Tornio/Haparanda) -> 룰리오 (Luleå)
다시 말해, 핀란드 -> 스웨덴.
께미에서 토르니오/하파란다로 가는 버스 탑승.
창이 큼직큼직한 게 정말 마음에 들었던 버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터레일 패스 소지자는 해당 버스 공짜. 유레일 가지고 있던 R군도 공짜로 탑승.
1시간 정도 달렸던 것 같다.
여행 통틀어서 가장 기분 좋았던 버스 구간.
스웨덴 하파란다(Haparanda).
핀란드/스웨덴 국경에 있는 쌍둥이 도시 토르니오(Tornio 핀/Torneå 스)와 하파란다(Haparanda 스 /Haaparanta 핀).
원래는 Torneå(발음은 아마도 토르니오)라는 제법 큰 도시가 있었는데, 스웨덴이 러시아에게 패배해 핀란드 땅을 넘길 때 이 도시마저 넘어가버렸다. 그래서 스웨덴은 궁여지책으로 토르니오 건너편에 하파란다(Haparanda)라는 쌍둥이 도시를 만든다.
그러나 이래저래 딸리는 하파란다. 현재까지도 토르니오에게 딸린다고 한다. 술집도 죄다 토르니오 쪽에 있다고.
오늘날에는 국경이 유명무실해서 하파란다 사람들이 토르니오로 술마시러 많이 간다고 한다. 세계에 유일한 국경을 넘나드는 골프장이 있다고.... 그리고 일단은 공식적인 쌍둥이 도시. 로밍조차 안되는 몹쓸 나의 사우나라흐띠 폰도 하파란다에서는 잘 터졌다. 우왕.
참고로 토르니오는 핀란드 땅, 하파란다는 스웨덴 땅. 시차는 1시간. 조그만 강 하나 왔다갔다하면 시계가 1시간 앞뒤로 왔다갔다 하고 인도유럽어(=스웨덴어)와 우랄어(=핀란드어)가 뒤바뀌는 상황인 게다. 스웨덴에서 핀란드어 하는 꼬맹이들을 마주치고 핀란드에서 스웨덴어 쓰는 청소년들을 마주칠 수 있다.
핀란드어와 스웨덴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인류학적으로 연구하기에 굉장히 재밌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2차 대전 때 핀란드는 핀란드의 미래 보장을 위해 자국 어린이들을 스웨덴에 대거 입양시킨다. 그 때 토르니오와 하파란다를 통해서도 애들이 많이 넘어갔다. 그거 기념비.
1939년-1945년 때 입양된 약 80000명의 핀란드 아이들에게 바치는 동상....이라는 설명 같다.
어쨌든 영어도 없고 핀란드어랑 스웨덴어 밖에 없는데 핀란드어 보고 대충 뭔지 알아들은 내 자신이 무진장 대견스러웠던 순간이었다. 핀란드어 헛배운 거 아니었어!
아가가 우는 동상.
참고로 이와 관련해 <나의 어머니(Klaus Härö 감독, 2005년, 핀란드, 원제 Äideistä parhain)>라는 영화 추천. 꽤 잘 만든 영화니 역사적 배경에 관심이 없어도 재밌게 볼 수 있다.
우회전하면 시내, 직진하면 하파란다-토르니오 인포메이션 센터, 그리고 핀란드. 참고로 하파란다에서 찍은 사진.
이제는 유명무실한 세관. 근무자가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 보면서 세관에서 근무하다가 좌천되면 여기로 오게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시내니까 시속 40km로. 이쪽은 토르니오. 다리 하나 건넜을 뿐인데 난 어느새 핀란드에.
핀란드와 스웨덴을 가르는 강. 습지? 늪지? 그런 삘. 내가 갔을 때는 초등학교 애들이 실험관찰 같은 거 나와있었다.
탁 트인게 참 기분 좋은 곳이었다.
사진에는 작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스웨덴 쪽 강가에 있는 저 파란 건물은 엄청난 위압감을 준다.
그 파란 건물의 정체는 유명한 스웨덴 회사 IKEA. 핀란드식으로는 이께아. 스웨덴식으로도 이케아.
진짜 말도 안 되게 엄청 큰 무시무시한 곳.
핀란드야 핀란드어랑 스웨덴어 모두 국어로 삼고 있지만 스웨덴은 스웨덴어만 국어로 삼고 있다. 그렇지만 이곳에서는 스웨덴어와 핀란드어가 공존하고 있었다. 이께아에도 말이다!
위는 스웨덴어, 아래는 핀란드어. 쇼핑 카트는 여기에다 놓아주세요 감사합니당!
이께아, 그리고 핀란드 가는 길.
24시간 운영 중인 쉘 주유소.
스웨덴어(Öppet)와 핀란드어(Auki) 모두모두 사이좋게 공존하는 모습.
최종 목적지가 Sundsvall(순스발?)이여서 헷갈린 나머지 놓칠 뻔했다.
아슬아슬하게 간지 폭풍 2층 버스에 탑승, 룰리오로 향했다. 인터레일은 이번에도 꽁짜. 유레일 가진 R군도 꽁짜 탑승.
이거 탈 때는 아슬아슬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표 검사조차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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