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유리에 기스가 어마어마하게 난 바람에 수리를 위해 검색하다 보니 이 시계에 대한 리뷰가 하나도 안 보여서 내가 해봄. 작년 12월 초인가 샀고 거의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차고 다녔다.
https://www.skagen.com/en-us/hald-connected-leather-hybrid-smartwatch-skt1205
모델명은 Skagen Connected Hybrid Hald고 모델번호는 SKT1205, 무슨 슼 폰 같다. 스카겐 커넥티드(Connected)라고도 불린다. 당시에 할인가에 샀는데 정확히 얼마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시계 크기나 두께가 영 감이 안와서, 또 이런 반쪽짜리 스마트워치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주저주저 했던 기억이 난다.
딴에는 리뷰 쓸 거라고 개봉샷도 찍어놨네...
뒤로는 아마 예전에 차던 카시오 시계인 듯. 스카겐 직전에 찾던 카시오는 이마트에서 산 만원짜리였는데 무난해서 괜찮았다.
이것저것 기능이 많은 척 하고 있지만 사실 그렇게 많지는 않음.
나름 고급지게 포장되어서 왔다. 뒤에는 두꺼운 설명서와 품질보증서였던 것 같음.
요렇게 생겼다. 시계줄이 실리콘 같이 나왔는데 가죽이다. 분명히 가죽인게, 무더운 여름에 차고 다녔더니 노답이었다...
일단 여성용으로 분류해두긴 했는데 손목 가는 편인 남성도 무난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시계 사이즈는 40mm로 큰 편에 속한다. 두깨가 무려 10mm라서 스카겐답지 않게 상당히 두꺼운 편. 시계줄은 20mm짜리 표준사이즈로 줄갈이도 얼마든지 가능. 배터리는 CR2412로 얇은 원형 배터리를 쓰는데, 그냥 슈퍼가서 사면 한 1500원 2000원이면 살 수 있고, 경험상 짧게는 3개월 정도, 길게는 5-6개월 정도 버티는 것 같다. 포인트는 얼마나 자주 폰과 블투 연결을 해서 데이터를 받느냐인 것 같다. 2년 전세계 워런티인데 시계유리나 줄 등은 대상이 아니니 그냥 시계 자체에 문제가 생길 때 받는 것으로. (게다가 우편으로 부쳐야해서 귀찮음...)
이 사용기를 검색해서 들어온 사람들이 궁금해만한 것들을 한 번 작성해본다. 당시 나도 궁금했거든...
1. 시계 두께는 어떤지, 무게는 어떤지, 시계 페이스가 너무 큰 건 아닌지?
처음에 받았을 때엔 두께에 놀라긴 했다. 평범한 시계에서는 볼 수 없는 두께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 일단 차고다니니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실제로 시계가 예쁘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예전에 수업할 때 학생 하나가 유난히 이 시계를 마음에 들어함) 시계 두께 때문에 코멘트 받아본 적은 없으며, 무게도 두께에 비해 그다지 무겁지는 않다. 보통 이 시계가 스마트워치임을 눈치채는 포인트는 크게 1) 시계에 세 개나 달린 버튼 혹은 2) 시계바늘이 혼자 돌아가는 것을 목격한 경우였다. 별 생각 없이 살면 시계 무겁다!!라고 생각할 일은 없는 듯.
시계 페이스가 그렇게 작은 편이 아닌지라 손목이 정말 매우 가는 여자분이 차기에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을 것도 같다. 참고로 내 손목은 가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굵지도 않은 평범한 굵기의 손목...인 것 같다. 남자로 치면 약간 가는 편일 것 같다. 일단 차고 다니면 디자인이 그렇게 튀지 않기 때문에 생각만큼 눈에 띄지는 않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 다만 버튼이 상당히 튀어나와 있어서 초반에는 가끔 손목 젖히다가 버튼을 누르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고, 아주 간혹 부피가 크고 무거운 짐 같은 거 들고 다닐 때엔 시계의 두께가 느껴지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래서 격한 노동을 해야할 때엔 꼭 빼고 다님.
다만 평소 시계차는 습관이 없는 사람이 갑자기 이 시계로 시작하면 손목이 조금 무겁다고 느낄 수는 있을 것 같다.
전신샷 그런 건 좀 거시기하고 시계 착샷 크롭해서 올려봄. 실제로 내가 차고 다니던 사진들 크롭한 것들이다. 보통 내가 내 카메로 내 자신을 찍을 일이 없어서 사진이 그리 많지는 않은데 그래도 대충 시계나온 것들 엄선해봤다. 참고로 팔에 걸린 분홍끈 파란끈은 머리끈이다.
워터마크 빡세게 박아서 좀 그렇긴 한데 사진 보면 대충 크기는 감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리 타오바오에서 물건 사다보면 별별 사진 영상들 다 퍼와서 자기네들 꺼인 척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된다... 이렇게라도 워터마크 박지 않으면 이런 착샷들은 펌질 당하기 딱 좋고, 펌질 당해도 그냥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음...
사진에서 보듯이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두께가 그렇게 튀지는 않는다. 대충 어떤 느낌인지 도움이 되려나.
2. 하이브리드 스마트시계의 용도
사실 하이브리드 스마트시계라고 하는데 그냥 시계라고 생각하고 산다. 이 시계는 스카겐 커넥티드라는 앱을 사용해서 몇 가지 기능을 설정하고 열람할 수 있는데, 크게 다음 정도의 기능이 있다.
- 걸음수 측정기
- 수면시간 측정기
- 물 마시기 혹은 운동 목표 측정기
- 버튼에 기능 설정하여 사용하기: 앱 알림, 음악제어, 듀얼타임존, 사진 촬영, 폰 찾기 등
- 배터리 정보 조회 (대략적인 잔량, 모델명 등)
앱과는 블루투스로 연결하며, 측정된 걸음 수 및 수편시간을 앱에 업데이트 하려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야하고 GPS도 켜져 있어야 한다. 블루투스 연결 자체가 시계 배터리를 많이 먹는 것 같진 않은데, 이 업데이트가 엄청 배터리를 먹는 것 같다. 그래서 잘 업데이트 안함.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내가 쓰는 기능은 가끔 걸음수 측정 (V20에서도 자동측정해주는데 걸음수에서 아주 드라마틱한 차이는 나지 않는다), 폰 찾는 버튼, 앱 알림 정도다. 예전엔 음악제어도 썼는데 이것도 약간 골치 아픈 점이 있어서 때려치웠다.
앱 알림을 설정하게 되면 최대 4개인가 6개인가까지 설정된 앱에 알림이 올 때마다 시계가 진동을 한다. 진동은 미약한 편이지만 그래도 아주 정신 팔고 있는 게 아니면 대충 느껴지는 정도다. 안 느껴질 때도 있긴 함. 원래는 카톡이랑 위챗 같은 것들 설정해놨었는데 너무 자주 오는 것도 귀찮고 그래서 그냥 이메일만 설정해뒀다. 이메일도 이미 많음. 어차피 폰에 블루투스 연결해둬야 알림이 오니까. 배터리 잔량은 그냥 간단하게 초록색-황색-빨간색 정도로 체크가 가능한데, 빨갛게 되면 뭐 대충 배터리 갈 준비를 하면 된다.
버튼에 설정한 기능 중에 사진 촬영은 무슨 스파이를 연상하지만 사실 거의 쓸 일은 없는 것 같다. 멀리서 찍거나 하는 건 타이머가 차라리 낫다. 음악제어의 경우 잘 쓰면 괜찮을 수도 있지만, 버튼 한 개에 할당할 수 있는 것은 한 기능 (예컨대 음악재생/볼륨업/볼륨다운 등) 밖에 없고, 또 기본 음악앱에서만 사용가능하다. 멜론 등으로 스트리밍해 듣는다면 재생 등은 크게 의미가 없지 않나 싶다.
그나마 꿀기능은 폰찾기 알림이다. "전화걸기"라고 되어 있는데 이 기능은 사실 폰에다가 알람을 걸어줘서 소리가 나게 하는 기능이다. 맨날 폰 어디있는지 잘 찾지 못하는 내게는 나름 유용한 기능.
사실 이 시게를 쓰면서 가장 만족하는 기능은 여행할 때 시계 조절이 폰에 맞춰서 알아서 된다는 점이다. 여행지나 출장지에 도착해서 시계 바늘 돌리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지만 이것도 한 두 번이지, 한 쪽으로만 돌아가는데 11시간 돌려야 하고 그러면 사람 미친다. 하지만 폰만 있다면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시계가 알아서 시간을 맞춰줘서 참 편하다. 출장이 잦거나 이동이 잦은 사람에게 좋을 것 같다.
스카겐 하이브리드 라인은 다 같은 앱을 쓰고 기능도 대동소이하니 다른 블로그들 찾아보면 자세한 앱 후기 찾아볼 수 있다.
3. 결론
결론적으로 "스마트"한 시계가 아닌 그냥 시계를 산다는 마음으로 사야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손목시계를 샀는데 뭔가 기능이 한 두 개 더 붙어있네? 뭐 딱 이 정도 느낌.
시계줄이 20mm 규격이고 무난한 디자인이라 줄질하기도 좋은 듯.
결론적으로 난 할인 때 싸게 잘 산 것 같고, 잘 차고 다닌다. 간단한 생활방수 정도는 되니까 그냥 평소 다른 시계 차고 다니듯 있는 듯 없는 듯 하게 잘 차고 다니고 있다. 두께나 크기 등에서 스포츠시계 찬 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스포츠시계는 아니라서 험한 환경에서는 좀 걱정되는 면이 있긴 하다.
아닌 게 아니라 얼마 전 몽골 여행 갔을 때, 멍청하게 모래 바람 엄청 날리는 사구에 시계 차고 갔다가 시계유리 다 갈고 왔다. 기스가 어마어마한데 수리할만한 곳도 딱히 못찾겠고 자가수리하다가 방수 안될 까봐 겁나서 기스난 대로 그대로 쓰고 있음. 최근엔 싸구려 나토밴드 하나 구해서 갈아끼웠는데 무난한 디자인 덕분에 얼추 다 어울리는 것 같다.
그나저나 기스 엄청 난 이 시계유리를 어쩌면 좋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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