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주의!)
벌써 몽골서 돌아온 지 몇 주가 지났다. 여행을 떠나기 전, 다른 분들 블로그를 보면서 꿈(?)도 키우고 실제로 도움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나도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몽골 여행 관련 준비사항 등을 작성해본다. 참고로 우리는 7월 중순 8박 9일의 일정으로 여행했다.
원래 긴 글 쓰는 걸 즐기는 편이고, 이곳 인터넷 사정이 썩 좋지 않아서 아기자기한 이미지 넣는 걸 별로좋아하진 않는데 몽골은 정말 사진이 너무 멋지게 잘 나와서 중간중간에 이미지도 넣어본다! (*사진들은 PC화면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글자가 보이지 않으면 클릭해서 보자!)
몽골여행 준비 과정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며 순서가 바뀌어도 상관없는 것들도 있어서 도식으로 표현해보았다.
1. 몽골 여행 투어업체 선정 및 예약
2. 비행기표 발권
3. 몽골 비자발급
4. 네이버 "러브몽골" 카페에서 동행 구하기
5. 여행 사전조사 및 준비물 갖추기
6. 몽골 투그릭 및 미국 달러 환전
7. 여행자보험 가입하기
8. 기타사항
1. 몽골 여행 투어업체 선정 및 예약
이는 발권과 순서가 바뀌어도 상관없겠다.
투어업체 이용의 필요성
나도 사람이 천만 단위로 넘쳐나는 도시부터 인구 수백 단위의 시골 섬까지 방방곡곡 자유여행 많이 다녀봤다. 하지만 이 글을 보는 대부분의 여러분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몽골어를 못하고 같이 여행해 줄 현지인 친구가 없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도시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면 거의 필수적으로 투어업체를 이용하는 게 좋다. 언어 문제도 매우 크고 몽골은 전반적으로 자유여행을 위한 인프라가 약한 편이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라도 업체를 이용하도록 하자.
투어업체 섭외 및 연락방법
나는 2명의 대학교 친구들과 함께 여행했다. 우리는 몽골여행을 마음먹자마자 바로 발권한 후 업체 다섯 여군데로부터 8박 9일 견적을 받았다. 일정 및 인원수의 윤곽이 나오면 견적은 쉽게 받아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견적들이 인원 수 옵션을 다양하게 해서 보내주기 때문에 인원수는 후에도 변경할 수 있다. 다만 인원수가 많을 수록 경비가 줄어든다. 우리의 경우 원래 3명만 가기로 마음 먹고 700불대의 투어비를 예상했지만 마지막에 동행 2명을 더 붙여서 500불대의 투어비를 지불했다.
투어업체를 섭외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출발 전에 미리 한국에서 컨택을 해 예약을 하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현지에서 운영되는 투어에 조인하는 것이다. 동행을 구하기가 어렵다면 성수기에 한해 현지 숙소 등을 통해 후자의 방법도 충분히 쓸만 한 것 같다. 하지만 직장인들과 같이 휴가 기간이 딱 정해져있어 일정이 유연하지 못하고 하루라도 아까운 경우에는 미리 컨택을 해 예약을 하는 게 좋을 듯하다.
투어업체와의 연락은 주로 1) 네이버 "러브몽골" 카페 및 2) 울란바타르 게스트하우스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네이버 카페에 여행일정과 인원수를 올리면 여러 업체에서 견적서를 받아볼 수 있어 비교가 편하다. 또한 이들 업체의 경우 카톡과 이메일을 통해 한국어로 소통이 가능하니 다른 언어(예컨대 영어)가 수월하지 않다면 이 쪽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 좋을성 싶다.
울란바타르 현지 게스트하우스 및 한몽 이외의 해외 투어업체는 내가 이용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보통 이메일을 통해 소통하는 듯 하며, 영어가 주된 언어다. 미국인이나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투어패키지들을 살펴본 적이 있는데, 이들은 한국에 비해 단가가 비싸다는 인상을 받긴 했다. 그렇지만 프로그램 내용을 비교해본 것이 아니므로 꼭 가격이 더 비싸다고는 백프로 장담은 못하겠다. 참고로 겨울에 여행할 예정이고 동행이 좀체 구해지지 않는다면 유럽인들을 상대로 하는 투어 등을 알아보면 좋을 성 싶다. 가이드 분들이 하나같이 겨울에는 유럽인들이 비교적 많이 오는 편이라고 알려줬다.
투어업체 선택기준
대체로 투어업체마다 투어의 내용은 대동소이하지만, 조건들을 세세히 따져보면 은근 차이가 난다. 사람들마다 선택기준이 다를테니 우리가 고려했던 지점들만 나열해본다.
1) 금액: 우리의 경우 5인 기준 견적을 받았는데 대체로 미화 500불 중후반 부터 600불 중후반까지 금액이 대동소이 했으며, 그중에 간혹 숙박 시설 등이 더 좋아 금액이 확연히 비싼 경우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일수로 계산하며 여기에 인원과 일정을 고려해 금액이 변경되는 것으로 보인다.
2) 다른 사람들의 후기: 후기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임을 명심하자. 우리가 뭔가 선택권을 발휘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여행의 질은 무엇보다도 가이드와 운전수, 그리고 동행이 결정한다. (날씨, 자연재해 같은 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몇몇 여행사 및 게스트하우스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아주 오래 된 여행사는 없는 듯 했다. 또한 여러 가이드분들과 얘기해보았는데 대체로 장기적인 직업이기보다는 잠깐 거쳐가는 직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 했으며, 성수기에는 일손이 모자라서 대타나 알바 등을 고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특정 업체의 후기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 복불복일 가능성은 항상 있다. 특별히 가이드나 운전수를 지정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단 여행이 시작된 후에는 후기들이 결정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또한 몽골 한인 대상 여행사라는 게 숫자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차피 자기들끼리 다들 잘 아는 그런 바닥이다.
다만 여행 시작 직전과 직후까지의 문제들, 예컨대 일정의 유연성이나 일처리 방식, 속도, 문제 발생 시 대응태도 등은 유심히 살펴볼 만하다. 또한 업체 별로 가이드를 관리하는 노하우가 다를 텐데, 한국인의 문화나 취향 같은 것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들의 관리 노하우에 따라 여행 경험이나 질이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다. 특히 자신이 좀 까다로운 여행자라고 생각된다면 대충 날잡고 러브몽골 카페 및 각종 블로그 등의 후기들을 잘 뒤져보는 것도 좋겠다.
3) 차량: 울란바타르에서 가까운 테를지나 고속도로가 연결된 하르호린, 달란자드가드 등 도시만 왔다갔다 할 것이 아니라면 몽골 여행에서 차량 선택은 정말 매우 중요하다. 업체마다 제공하는 차량이 다르며, 성수기에 차량이 모자를 경우에는 역시 다른 운전수 분들을 잠깐 고용하거나 일손을 빌리기도 한다. 차량들은 기사님들 소유로 알고 있는데, 이 때문에 차량이 바뀌면 기사님도 바뀐다는 것을 명심하자.
다른 나라 사람들은 잘 모르겠고, 한국인들이 투어업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차량들은 주로 현대 그랜드스타렉스(4륜), 러시아 우아즈(UAZ) 사의 부한카 혹은 몽골명 "푸르공", 미쓰비시 델리카, 도요타 랜드크루저다. (여행하다보니 렉서스 4륜구동차도 여럿 봤는데 되게 잘 가서 부러웠다.) 동행까지 포함한 우리 다섯 명의 경우 평균연령 30살의 직장인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무조건 몸사릴 생각으로 스타렉스로 정했다. 하지만 여행 첫날 우리를 맞이한 것은 에어컨이 고장난 델리카였는데, 성수기라 업체 내에 스타렉스가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기사님이 친근하기도 하고 음악선정 센스도 엄청났지만 에어컨 고장을 버틸 수 없던 우리들은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 결과 업체에서 스타렉스를 모는 기사님으로 다음 날 바꿔줬는데, 알고보니 신문 광고에서 수배했다고 한다. 아무튼 델리카 1일, 스타렉스 8일을 타며 숱하게 다른 차들 구경하던 경험에 비춰봤을 때 각 차량의 장단은 다음과 같다. 어디까지나 약간의 경험과 보고 들은 것, 검색한 것을 바탕으로 했으므로 부정확한 정보가 있을 수 있으니 최종판단은 업체와의 상담과 개인의 취향 등을 고려해서 결정하자.
- 스타렉스: 델리카에 비해 승차감이 훨씬 낫다. 푸르공을 스타렉스와 승차감으로 비교하는 것은 스타렉스에게 실례다. 우리는 운전석-조수석 2개를 포함해 총 9인승 차량이었고, 총 탑승인원은 7명이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자리는 없는 것과 다름없으므로 실제로는 8인승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여기엔 작은 함정이 있는데, 운전석과 조수석을 제외하고 사람이 4명이 넘어가면 펴서 앉는 접이식 좌석에 앉아야한다. 이 자리는 고정이 잘 안되어 있고 목받이가 없기 때문에 수 시간 탈 경우 목이랑 허리가 작살나며, 좀체 잠들기 어려운 자리다. 우리는 돌아가면서 앉았다. 스타렉스의 에어컨이 빠방한 건 한 여름의 고비를 여행할 경우 진짜 큰 장점이며, 짐공간도 델리카에 비하면 넉넉한 편인 것 같았다. 또한 일단 포장도로에 올라가면 다른 차들보다 훨씬 잘 간다.
하지만 오프로드가 시작된 이후, 특히 날씨가 급격히 안 좋아졌을 때 우리는 미친듯이 걱정을 해야했는데, 암만 생각해도 스타렉스는 오프로드용 차량은 아닌 것 같다는 게 중론이었다. 시골에서 운전한 경험이 많은 기사님들이라면 운전을 잘 하시겠지만, 스타렉스는 정말 진짜 운전도 잘해야하고 길눈도 밝아야한다. 일단 차체가 낮고 힘이 딸리기 때문에 경사가 급한 곳이나 비가 온 곳, 험지 등은 거의 못 다닌다고 보면 된다. 또한 오프로드에서 다른 차량에 비해 속도가 월등하게 떨어지는 편이다. 한 번은 길에 낮은 돌이 있었는데, 다른 스타렉스 기사님이 이를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바람에 문제가 될 뻔한 적이 있다. 만약 차체가 높은 차량이었다면 크게 문제가 안 되었을 것이다. 우리 기사님은 진짜 정말로 운전을 잘하셔서 다른 스타렉스들보다는 훨씬 잘 다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오프로드용 차량에 비할 바는 못되었다. 초원이나 사막은 그럭저럭 다닐 만했지만, 비 온 후의 쳉헤르는 돌까지 많아서 진짜 식은 땀 흘렸다. 그 정말 말도 안 되는 돌 밭에서 타이어 펑크 안 난 게 진짜 대단하다....
- 푸르공: 외국인을 포함해 대부분의 여행자가 가장 많이 탑승한 차량이 바로 푸르공이었는데, 정말 오프로드에서는 힘도 세고 잘 다니더라. 여행 중 고장난 랜드크루저를 만난 적이 있는데 고장이 심하게 나서 다른 차가 견인해줘야만 했다. 하지만 때마침 멈춘 것은 우리 차와 다른 스타렉스였고, 결국 랜드크루저 운전하시던 분은 푸르공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는 후문. 쳉헤르에서는 비가 많이 왔었고, 설상가상으로 말도 안되게 큰 사이즈의 우박까지 내렸다. 그때 운 없이 정차해야했던 차가 푸르공 1대와 스타렉스 3대였는데, 비로 불은 하천과 진흙탕을 건널 때 푸르공이 선두에 서서 달렸다. 그 밖에 짐 실을 공간이 매우 넓다고 하며, 많이 다니기 때문에 추측컨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부품수급이나 수리 등에서 어느 정도 장점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 나는 말버릇처럼 다음에는 꼭 푸르공을 타겠다고 되뇌이고 다녔다. 물론 다음에 몽골 가면 우리 기사 아저씨 스타렉스 찾아서 도로 타려 들겠지만ㅋㅋㅋ 푸르공의 경우 사진빨은 보너스긴 한데 이건 남들 타고 다니는 푸르공 찍어도 된다.... (참고로 여행자들이 푸르공 위에 올라가서 사진 찍는 걸 기사님들이 무척 싫어하신다고 한다.)
푸르공은 내가 안 타봐서 잘 모르겠지만 승차감이 정말 헬이라고 한다. 스타렉스 조차도 오프로드 탈 땐 창문에 머리 박는 일이 엄청 흔했는데 하물며 푸르공은... 또한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고비지역을 간다면 많이 더울 것이다. 우리가 다닐 때엔 모래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창문을 열고 달리는 푸르공들을 여럿 봤는데, 모래바람이라도 많이 불면....
푸르공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은 다른 여행자분들의 후기를 참조하는 게 정확할 것 같다. 원래 이름은 우아즈 부한카라고 하는데, 몽골 사람들은 그냥 푸르공 푸르공 하더라.
- 델리카: 딱 하루, 그것도 울란바타르-테를지 구간만 탔기 때문에 장기여행엔 어떨지 모르겠다. 일단 추측컨대 푸르공보다는 편한 것 같고, 특히 2-3열 좌석이기 때문에 앞의 2열 좌석에 각각 앉는다면 꽤 편할 것 같다. 뒤 3열 좌석은 승차감이 뭐 아주 훌륭하지는 않다. 고작 테를지만 왔다갔다 했는데도 엉덩이가 꽤 아팠다. 그래도 푸르공보다는 아마 훨씬 나을 거다. 차체가 높고 오프로드용 차량이기 때문에 스타렉스보다는 확실히 잘 다닌다. 에어컨도 있다. 우리도 에어컨 고장 안 났으면 그냥 이 차 탔을 거다.
짐공간이 스타렉스보다 적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앞서 말했듯이 스타렉스만큼 승차감이 좋지는 못하며, 또한 차량의 좌석수가 적어서 동행 인원이 5명을 넘어간다면 델리카는 난감하다. 그리고 5명이라고 해도 뒤 3명좌석은 조금 비좁기 때문에 몸집이 크거나 하면 좀 힘들 수 있다.
오래 탄 게 아니라서 다른 장단은 잘 모르겠다.
- 랜드크루저: 나는 별로 아는 바가 없는 차량인데, 확실한 건 랜드크루저가 제일 좋고 비싼 선택이라는 점이다. 일단 잘 다니고 승차감도 좋다고 하며 에어컨도 있다. 길에서 간혹 도요타 랜드크루저나 렉서스 오프로드용 차량을 만나곤 했는데, 험지를 정말 잘 다녔다. 쳉헤르 진흙탕에 빠진 랜드크루저가 (엎어질 뻔했으나) 순전 차량의 힘으로 빠져나오는 걸 본 적도 있다. (우리 차는 그 곳을 건너지 못하고 결국 돌밭을 돌고 돌아 예정시간보다 몇 시간 늦게 숙소에 도착했다...) 푸르공이 더 힘은 세더라도 왠지 언덕길 같은 건 얘들이 더 잘 다닐 것 같아...
무슨 차량을 선택하건 어쨌든 제일 중요한 것은 기사님의 운전실력과 차량관리능력, 땅 상태, 기상상태다.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덧붙여 해당 차량과 기사님이 투어업체에 소속된 경우가 아니라면 관광청에 등록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 경우 경찰한테 잡히면 세월아 네월아가 될 수 있으니, 특히 일정이 짧다면 차량등록 여부를 확인해보도록 하자.
4) 일정: 업체들의 투어 내용 자체는 가는 곳만 같다면 대동소이한데, 생각보다 이동경로나 방문지역 등에서 차이가 컸다. 몽골 여행을 처음 한다면 지명이름만 듣고도 머리가 어지러울텐데, 당시 일을 하기 싫던 나는 잉여력을 발휘해 견적을 받은 5개의 업체의 루트를 모두 구글맵에 그려보았고 이게 생각보다 업체 선택에 도움이 되었다. 꼭 하고 싶은 것들과 꼭 보고 싶은 것들의 우선 순위를 정한 다음, 개인의 체력이나 여행스타일, 그리고 울란바타르 인아웃 일정을 고려하여 여행사 여정을 선택하면 되겠다.
참고로 우리 같은 경우 다음과 같은 부분이 고려되었다:
- 일행 중 한 명이 부산발 에어부산으로 점심 쯤 도착하는 일정이었고, 인천발 미아트항공을 탑승한 나머지 일행들의 체력 안배 등을 고려해 첫날 이동이 적은 일정을 선택. 그 결과 테를지를 맨 처음으로 갔으며, 후에 다른 지역들이 정말 너무 멋져서 우리 스스로의 선택에 매우 기뻐했다는 후문.
- 일행 중 두 명이 여행 마지막 날 저녁에 출국하는 일정이었으므로 마지막 날은 가급적 울란바타르에 일찍 들어와야 했음. 따라서 마지막 날 어딘가를 들리거나, 혹은 지나치게 이동거리가 긴 경우는 배제함.
- 기본적으로 모두가 고비사막을 가고 싶어했지만 온천에 대한 욕구가 큰 사람들도 있었음. 이동거리가 긴 것에 대해 비교적 개의치 않았기 때문에 고비사막에서 쳉헤르까지 들리는 일정을 선택. 다만 매일매일 짐을 싸고 푸는 것이 생각보다 귀찮았고, 특히 이동거리가 매우 긴 날 (바얀작-엉긴사원 하루만에 다 찍음)은 게르캠프에 늦게 도착해 게르부족으로 인원 중 일부가 민가(?) 게르에서 숙박하는 등의 애로사항이 있었음. 다음에는 어디 가서 진득하게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우리끼리 이야기함. 원래 동행을 하겠다고 하셨던 다른 분은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며 고비사막만 가는 팀으로 옮긴 걸로 알고 있다.
5) 숙박조건: 일단 나와 내 친구들은 게르 상태나 샤워횟수, 전기 사용 여부 등에 대해 크게 연연해하지 않아서 많이 고려하지 않았다. 극단적으로 전일정 샤워불가가 아닌 경우도 없었고, 실제로 몇몇 게르들은 깨끗한 수세식 화장실, 24시간 전기 및 온수 등 놀랄 정도로 호화(!)로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 며칠 정도는 현지 게르들 사정에 의해 전기 샤워 모두 전혀 불가능했는데, 카메라 충전 부분에서 살짝 문제가 되긴 했지만 게르들은 대체로 거기서 거기인 듯 하다. 아, 다만 여행자캠프의 경우 시설은 좋은데 관광객이 많아 밤에도 시끄러울 가능성이 높으며, 별밤 사진 촬영할 때 광원도 많은 편이고 여기저기서 후레쉬를 켜대서 조금 짜증날 수는 있다. 다만 우리 팀 중에 분명히 휴가를 내고 왔는데도 업무를 봐야하는 사람이 있었는데(ㅠㅠ), 뒤로 갈수록 신호도 신호지만 전기가 부족해 조금 힘들해하셨던 것 같다.
6) 기사 및 가이드: 원래 우리 세 명만 갈 생각이었는데 일정인원 이하면 기사와 가이드 두 명이 아닌 기사 겸 가이드를 붙여주는 업체가 있었다. 우리는 애초에 이를 제외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기사나 가이드 일 둘 중 하나만 해도 진짜 너무 힘들 것 같고, 또 몽골어를 못하는 우리와 하루종일 있으면 외국어를 써야하는 당사자도 너무 피로할 것 같다.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최소 2명이 붙는 게 좋은 것 같다.
7) 공항픽업/센딩: 일정이 빡빡하다면 공항 픽업 및 센딩이 가능한지, 금액은 어떤지 꼭 확인해보자.
8) 포함된 활동 내역: 지불할 금액에 포함된 액티비티가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돈이 드는 액티비티의 사례로 승마, 낙타타기, 박물관이나 사원 방문 등이 있을텐데 이중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은 선지불인지 현지에서 지불하는 건지 확인해보자. 참고로 승마는 테를지, 욜린암 등 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곳이니 혹시 취향이 확고하다면 어디서 하는지, 몇 번이나 타는지도 확인해 볼만하다.
9) 식사: 아마 업체별로 조건 자체는 대동소이 할테고, 가이드의 요리실력과 일정의 빡셈 정도에 따라 식생활이 달려있다. 일정이 빡세면 요리준비할 시간이 줄어들어서 퀄리티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 우리는 사실 몽골 음식을 더 많이 먹고 싶었는데 (몽골 감자 넘나 맛있는 것...) 가이드 분이 한식을 엄청 해주셨다. 이런 부분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말해서 조율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유명한 허르헉(발음 듣기엔 헐ㄹ허ㅋ 이런 느낌에 가까웠다.. 발음 진짜 어려움...)은 안 만들어주면 꼭 만들어주자고 하자. 진짜 꿀맛이다.
10) 게스트하우스: 위에는 까먹고 안썼는데, 울란바타르에서 하루 이상 숙박해야 한다면 투어업체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특히 에어부산으로 인한 동행 (은 나 ㅠㅠ)을 나머지가 6시간 이상 기다릴 장소가 필요했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 제공이 무척 중요했다.
이렇게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과 투어업체를 골랐다면, 예약금을 걸면 된다. 우리 같은 경우 총 금액 중 미화 100불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화로 환산해 국내 은행에 입금했다. 일행 중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은 역시 나ㅠㅠ)이 있어서 혹시 미화로 직접 입금할 통장은 없냐고 했더니 그건 안 된다고 했다. 남은 금액은 울란바타르 현지에 가서 미화현금으로 지불했다.
글은 길어졌는데 사실 적당히 가격과 일정보고 정하면 그만이다. 우리도 한 4-5일 고민한 후 그냥 적당히 하나 골랐다. 그리고 추측컨대 사소한 부분들은 투어업체와 적절히 조율이 가능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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