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llut Päivät (1)
스토크만 백화점의 'Hullut Päivät"

1년에 한 번 있는 Hullut Päivät (Crazy Days)! 

무엇인고 하니, 한국으로 치자면 바겐대세일 쯤 되겠다. 시내에는 온통 노란색 봉지/가방을 들고다니는 사람으로 빼곡했다. 매년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5일간 진행되며, 매일 날마다 세일품목이 조금씩 달라진다. 별의 별 물건이 세일 품목으로 올라가는데, 뭐 옷이라든가, 가전기기, 음식 등등이 있겠다. 아, 그리고 특히 비행기표 특가할인이 또 있겠다.



요렇게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난리도 아니다. 온통 노란색으로 도배해놨다. (아마 예전까지는 5일동안 하지 않았나보다. 원래 헬싱키시내 가게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일요일엔 거의다 문을 닫았었는데 올해부터 일요일에도 낮에 잠시 문을 열게 되었다.) 밑에 있는 저 버튼들을 클릭하면 광고 책자가 촤라락 뜬다. 스토크만 1층에 있는 책방도 포함되어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딱히 싼지는 모르겠다. 비행기 티켓은 그래도 좀 싸긴 싸던데 (서울 생각만큼 싸지는 않았음) 나머지는 글쎄... 
사실 브로셔 보다가 마침 DVD에 '바시르와 왈츠를' DVD를 5유로에 판다고 해서 낚여서 어제 다녀왔다. 




사진이 임팩트가 약하다 쯔쯔... 실제로 보면 굉장하다. 아주 노란색으로 난리도 아니다. 빵 코너에 가면 Hullut Päivät용 케이크(케이크라기보단 torttu...)도 만들어 팔고, 과자니 빵이니 온통 노란색 아이싱으로 도배를 해놨다. 점원들도 모두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열심히 돌아다니고. 
그리고 사람들도 그렇게 많을 수가 없다.
사진에는 무척 적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꽤나 정신적으로 지치게 만들 정도의 인원이 복닥복닥 모여있다. 맨 밑에 사진에도 티는 잘 안나지만 노란 봉투를 손에 든 사람이 셋 넷 있다. 길가다보면 가관이다. 진짜 다들 하나씩 들고 다니는 것 같은 기분.

어쨌든 바시르와 왈츠를 DVD에 낚여서 스토크만에 갔고, 나는 정작 그 DVD는 찾지 못한 채 엉뚱한 것만 사왔다. 원래 사려고 벼르고 있던 이어폰 하나랑 (근데 사자마자 소리가 한 쪽만 들리는건 뭥미? 교환받으러 가야겠다) 음악 CD 두 장, 핀란드 영화 DVD 하나.(FC Venus라고, 내 남자 길들이기인가? 독일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쉽게 말해서, 낚였사옵나이다 허허허허ㅓ DVD 몇 장 더 낚아오려고 했는데 대부분이 미국 영화였고, 그나마 있는 핀란드 영화도 뭐 아는게 있어야 사오지 싶어서 말았다. 

이 스토크만의  Hullut Päivät과 관련해여 흥미로운 이야기를 몇 가지 들었는데;

1. 헬싱키 시내에는 백화점이 몇 개 있다. 그 중 또 하나가 Sokos (소코스) 백화점인데, 요 소코스에서는 스토크만을 견제하기 위해서  Hullut Päivät 2주 전쯤에 '3+1 Days'라는 세일기간을 가진다고 한다. 하지만 그 위력은 스토크만의  Hullut Päivät에 미치지 못함.

2. 스토크만의  Hullut Päivät에 대해서는 이 말 저 말이 많은 모양이다. 일단 하나, 스토크만은 이미 비싼 백확점이다. 얘네가 세일해봤자 얼마나 싸겠는가의 문제가 있다. 실제로 옷이라든가 음식물이라든가, 별로 싸다는 느낌을 못받았다. DVD랑 CD는 확실히 쌌다만...
둘, 스토크만 백화점의  Hullut Päivät에 대한 일종의 고정관념이 있다. 그거슨 바로!!!!!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 간다는 것이었다.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 노란 가방 여러 개를 들고 엄청 천천히 걸어다닌다는 그런 거? 그래서 내가  Hullut Päivät에 스토크만에 다녀온다/다녀왔다고 했을 때 대단하다, 살아돌아왔네 등의 말을 듣고 오히려 내가 깜짝 놀랬다.

3. 사실 이번에 서비스직원노조(PAM)에서 24시간동안 파업을 했다. 금요일부터 토요일 새벽 6시까지. 그리하여 모든 가게는 아니더라도 각종 크고 작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었다. 물론 스토크만은 닫지 않았음.


왠지 한국의 대바겐세일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위력을 발휘하는 행사인 것 같다. 오늘 이어폰 환불과 CD랑 DVD 보려고 갔다가 식겁하고 그대로 돌아왔다. 사람이 어찌 그리 많을 수 있는지; 헬싱키에 이리도 사람이 많았었나 싶기도 할 정도로. 

헬싱키는 은근 숨은 저력을 발휘하는 곳 같다.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