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기 (1)
[개봉기 및 간략한 사용기] 구글 넥서스 6 (리펍)

매년 비자발적으로 3-4개국을 찍고 다니면서 핸드폰 심카드 관리 때문에 무척 골치가 아팠다. 그중에서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중국의 경우 폐쇄적인 인터넷 환경, 노답 통신요금제 정책 (실명 등록 및 해지 의무화, 잦은 정책변화, 레알 노답 성省별 업무 분할 시스템 등등), 그리고 폰 없이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생활 환경 때문에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 게다가 최근 카톡은 물론이고 심지어 업무 이메일 (지메일 아니다!!!)에 VPN까지 종종 막아버리는 정신 놓은 상황. 그래서 고심 끝에 프로젝트 파이 가입을 결심했다. (티모바일망 쓰면서 티모바일보다 훨씬 싸네... 진작 할 걸...)

프로젝트 파이 가입을 위해서는 구글폰이 필요한데, 나는 진성 헬지의 노예로서 V10 듀얼심 모델을 잘 쓰고 있다. 잘 쓰고 있는 건가 모르겠지만 어쨌든 쓰고 있다. 게다가 프로젝트 파이 페이지에서 파는 구글폰들은 죄다 비싸다. 제일 싼 게 최근에 올라온 모토로라 X4 (안드로이드 원 모델)인데 그나마도 399.99달러. (참고로 X4의 아마존의 광고포함 모델은 329.99불로 훨씬 싼데, 프로젝트파이가 돌아가지는 않는다.) 어차피 메인폰이 있기에 굳이 좋은 폰이 필요 없기도 했고, 메인폰으로 승격시키기엔 아직 V10이 잘 굴러가고 있는 상황이고, 설령 새로 메인폰을 뽑아도 듀얼심 폰으로 갈 생각이었다. 아니, 픽셀2의 사진퀄리티를 보고 좀 혹하긴 했는데, 이어폰 단자도 없고 어쨌든 듀얼심도 필요한 상황이라 마음을 간신히 접었다. 그렇게 프로젝트파이가 돌아가는 가장 가격이 싼 폰을 찾는 것이 이번 폰 구입의 유일한 목표였다. 

사실 처음엔 넥서스 5X가 제일 쌀 줄 알았는데, 의외로 무려 2014년에 나온 넥서스 6가 아직도 리펍으로 풀리고 있었다. 넥서스 6 너 진짜 안 팔렸었구나... 곧 있으면 블프니 아마 더 싸게 풀리겠지만, 이사 일정이다 뭐다 시간에 쫓기므로 그냥 아마존에서 질렀는데도 194불. 아... 내가 찾아볼 땐 없었는데 지금보니 5X 리펍 (certified refurbishment)도 199.99불이네... 하지만 5X는 무한부팅 문제가 있고, 나의 메인폰인 V10도 시한폭탄이므로 미련은 갖지 않겠다!

그리고 어차피 서브폰으로 카톡 쓰고 인터넷 할 폰인데, 3년 전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사양은 차고 넘치는 데다가 누가 업데이트도 먹었다. (5X였다면 오레오...) 물론 명확한 단점들도 있다. 단점이라면 이거 고장나면 자가 수리 말곤 답이 없는데 부품도 구하기 힘들다는 점, 배터리 일체형, 보안 업데이트가 올 10월로 공식 종료 됐다는 점, 엄청난 크기, AMOLED 번인 문제 등 여러가지가 있다. 하지만 내겐 프로젝트 파이의 셔틀일 뿐이기 때문에 들고다닐 생각도, 대단한 걸 할 생각도 없으므로 무조건 싼 가격으로 모든 것이 합리화되는 상황. 그리고 뭐 벽돌같은 V10 (192g)도 쓰는데 넥서스6 (184g)은 심지어 미묘하게 더 가벼우니 어떻게 되지 않을까...?


아마존 리펍 제품답게 원래 박스 따위 존재하지 암ㅎ음. 그냥 흰 골판지 박스에 담겨져 왔다. (여기다 에어캡+아마존 박스)



모토로라 넥서스 6 XT1103 Certified Refurbished - New라고 찍혀져있다. XT1103은 미국 모델인데, 프로젝트 파이가 사용한 모델은 오로지 미국 모델 뿐이다. (다만 픽셀2 및 픽셀2XL은 모델별 나라제한이 없는데, 이게 단일모델로 출시된 건지 뭔지 잘 모르겠음.) 


박스를 열어보니 이런저런 구성품들이 널부러져 있다.



구성품들이 죄다 시꺼먼 색이니 종이를 깔아봤다. 들어있는 내용물은 다음과 같다: 넥서스 6 미드나잇 블루 모델 (블루는 194불이고 다른 색은 조금 더 가격이 나간다.), 마이크로 usb 충전기, 마이크로 usb to usb 케이블, 심트레이 핀, 아마존 리펍 인증카드. 넥서스6은 뾱뾱이에 예쁘게 쌓여있다. 




아마존 리펍 카드에는 문제 발생시 연락할 수 있는 셀러의 연락처가 나와있다. 리펍 제품이므로 90일짜리 워런티가 딸려온다.



넥서스 6에는 얇은 필름 하나 붙어서 오는데, 따로 필름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난 어차피 이 폰으로 대단한 것을 할 생각이 없으므로 생폰으로 쓰겠음. 아마도.


메인폰인 V10과의 크기 비교. 넥서스 6가 가볍다는 건 확실히 느껴지는데, 넥서스 6가 더 옆으로 길어서 그립감에서는 오히려 V10이 나은 것 같다. 솔직히 난 손도 작은 편이라 V10도 버겁단 말이다...그래도 미묘하게 V10보다 가볍게 느껴지는 점은 플러스. 미묘한 굴곡이 있어서 일단 손에 쥐면 그래도 좀 달라붙는 느낌이 든다. 안전감이 있다고는 말 못하겠다. 

뒷면에 지문 묻는 게 진짜 끝판왕 수준이다. 이거 메인폰으로 쓰려면 지문 때문에라도 케이스 하나 있어야 할 것 같다. 왜 미드나잇 블루가 제일 가격이 싼지 알 것 같다. 기기는 예쁘게 잘 나온 것 같은데, 뒷면에 얼룩덜룩 묻은 지문 때문에 매력이 한 -50정도 반감당하는 느낌 ㅠ_ㅠ 


박스 구성품에 충전기와 USB케이블이 모두 들어있어서 의아해 할 수 있는데, 이 충전기가 선과 머리가 분리가 안되는 일체형이라 케이블이 별도로 하나 더 들어있는 모양이다. 참고로 모토로라 터보파워 충전기 (25W)라고, 고속충전이 되는 모델인데 충전기 선이 어딘가 단선이 되었거나 접촉불량 상태로 와서 고속충전은 커녕 충전도 버겁다. 음 충전기 재배송요청을 해야하나... 아마존에 해당 제품 찾아보니 단선으로 유명하긴 하네... 

그나저나 넥서스 6도 고속충전 되는 건가..? 고속충전 중이라는 말이 전혀 뜨지를 않는데... 10분에 10프로면 고속충전이라고 봐야하나? 



휴대폰 자체는 거의 완충상태로 왔다. 휴대폰을 키고 이런저런 계정 등록절차를 거쳐간 후, 시스템 업데이트 시도를 해봤다. (기존빌드는 마시멜로.) 아마 마지막 업데이트일, 10월 보안패치 및 누가 7.1.1 업뎃 파일 다운이 가능하다. 거의 1G짜리 파일인데, 이거 다운받는 동안 배터리 엄청 쳐묵쳐묵 함. 


누가로 업데이트 되었다. 누가 7.0에 머물러있는 V10보다 니가 낫다 ㅠㅠ


누가 업데이트와 함께 배경화면도 바뀌었다. 아무 것도 깔지 않은 상태인데, 기본적으로 구글앱 및 핸드폰 고유앱 (계산기라든가...)들이 한 44개 정도 깔려서 옴. 오른쪽 앱리스트를 내려보면 프로젝트 파이도 기본적으로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구글앱 업데이트를 하면 되긴 된다. 몇 번 해보고 바로 끔. 나에겐 알렉사가 이미 있기 때문에... 후훗. 

메모리는 3기가고 시스템이 먹는게 1기가가 조금 안되는 모양이다. 가용 용량은 총 29.12 GB 마이너스 3.68 GB. V10의 광활한 용량만 쓰다보니 갑자기 적어진 느낌인데, 뭐 상관없다. 어차피 이걸로 쓰는 거 뭐 없음... 


기타 몇 가지 인상들: 

- 폰을 들면 시계랑 날짜가 뜬다. 편한 기능은 맞는데, V10의 세컨스크린과 더블탭에 익숙해져서 이마저도 불편하게 느껴진다 ㅠㅠ

- 스피커가 미쳤다. 볼륨 엄청 짱짱하다. 카톡 깔아봤는데, 우렁차게 울리는 거 듣고 깜놀. 

- 발열... 이거 난로의 기질이 다분히 보이는 폰이다. 

- 레퍼런스 폰은 처음 써보는데 정말 하나하나 짜다시 다 깔아줘야 한다. 다음에 시간 날 때 붙잡고 셋업하는 걸로....


게임 같은 건 안 돌려봤고 돌릴 생각도 없는데, 생각보다 실사용으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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